SIAS 2015에 대한 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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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AS 그리고 SIAS
오디오쇼가 3주 간격으로 KHAS 그리고 SIAS 두 개가 열려서 나름 정신없이 시간이 흘러간 느낌이다. 그 와중에도 두 쇼 모두 나오는 업체는 극히 제한적이라 그 만큼 국내 오디오시장이 생각보다는 크다는 이야기인데 이 정도 규모의 시장을 대표하는 오디오쇼가 반드시 하나여야 할 필요는 당연히 없다. 다만 같은 장소에서 3주라는 간격으로 개최된 두 쇼는 오디오파일 입장에서는 좀 헷갈릴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면 사실이다.
SIAS보다 3주 먼저 열린, 메이저 수입원들이 거의 총출동한 KHAS에서 접할 수 있었던 것은 초하이엔드, 주로 억대의 오디오조합이었다. 아무래도 행사 자체의 인지도가 압도적인 SIAS를 의식해서인지 전반적으로 부스의 어깨에 힘이 들어간 듯. 최고가를 지향하는 일견 비현실적일 수도 있는 시스템의 청음을 갈구하는 수요에는 충분한 볼 거리를 제공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오디오파일들에게 '아 이 정도면 나도 마련해 볼 수 있겠다' 싶은 연관성을 가져봄직한 조합에의 가능성은 과시를 위해 힘이 들어간 어깨와 정확하게 반비례했던 것도 사실이고 그 만큼 어느 정도의 구매의지를 가지고 실제로 무엇을 해 보려는 사람들에게 KHAS는 거리감이 있는 행사로 비쳤을 개연성 또한 충분하다. 개인적으로는 언급한 연관성의 부재로 인한 아쉬움을 채우기 위해 이번 SIAS를 기대하고 있었다. SIAS는 어떻게 다를까...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역시 관록의 SIAS
SIAS의 첫인상은 역시 행사 몇 달전부터 액션 플랜까지 짜고 움직인 SIAS는 '제대로 준비된 행사'라는 것이다. SIAS는 확실히 모든 면에서 제대로 준비가 되어 있었다, 동일한 유니폼을 입고 행사를 안내하는 수십명은 되어보이는 진행요원들부터 곳곳에 차려진 배너, 사은품을 받는 절차까지 등 모든 것이 일사불란하게 돌아가는 SIAS는 확실히 제대로 된 오디오 쇼의 격을 갖추고 있었다. 적어도 입장료를 받는 행사라면 이 정도의 진행능력은 보여주어야 한다. 이런 점은 개최 몇주전까지 행사개최에 대한 홍보도 제대로 없고 고작 대여섯명의 인원을 배치한 것으로 보이던 KHAS가 배워도 한참 배워야 하는 점이다. 두 쇼에서 관람객의 차이는 괜히 나는 것이 아닌듯 하다.
신선함 & 다양성
그 다음 SIAS에서의 느낌은 신선함과 다양성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작은 업체들의 집결로 보여지는 다양성은 쇼의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아무래도 작은 여러업체들이 집결한 행사라 그런지 프레젠테이션부터 소리까지 구태의연함을 벗어난 개성들이 제법 있었다. KHAS에서 느낀 '목에 힘주고 기기 자랑하기'라던가 '음악은 한 곡 잠깐 틀어주고 한참 떠들기'만 하기는 확실히 SIAS쪽이 덜했고 시연하는 음악도 뻔한 것이 아닌, 신선한 것들이 많았다.
대기업 참여 및 타업종간의 콜라보레이션
이제는 더 이상 낯설지 않은, 라이프스타일 기기를 들고 나온 LG와 야마하 부스 (비슷한 시도는 델핀 부스에서 작년부터 선보인 전통적인 스피커 메이커 루악의 변신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라던가 이번에 새로 참여한 혼다 자동차/크렐 코너는 볼거리의 확장 뿐 아니라 오디오를 잘 모르는 사람의 눈길도 충분히 잡아둘만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이미 오디오가 생활 속의 무엇으로의 부분적 변화를 시도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니라 매우 긍정적으로 보인다.
작지만 강한 기기들의 선전
많은 사람들에겐 여전히 오디오는 무엇인가 거대하고 존재감을 내뿜는 존재여야 하고 또한 그런 수요의 소멸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오디오 세상의 한 편에선 이러한 전통적 조합에 대한 반란에의 시도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다만 지금까지의 시도는 정통 오디오파일의 기대치에 미흡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대부분 시도에 그쳤던 것 역시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SIAS에서 본 것은 작고 간단한, 그러나 강력한 기기들의 반란에 가까운 선전이었다. 정통 오디오 제작을 기반으로 한 작고 간단한 그러나 강력한 기기들은 여느 거대한 오디오조합 못지않게 무시무시했다. 이번 쇼에 출품된 린데만의 뮤직북이나 드비알레 (역설적으로 드비알레가 내세워야 하는 건 용모가 아니고 성능이다. 안들어보고 평할만한 정도의 물건이 절대 아니다)로 이루어진 조합은 이미 하이엔드 사운드를 내어주면서 지나치게 비현실적인 가격 (KHAS 최고 조합 가격의 1/10미만)도 아니라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소리는 무지 좋은데 작고 편하고 거추장스럽지 않다'. 주렁주렁하고 거대한 것들을 피하는 시각을 비웃던 전통적 오디오쟁이의 확고한 신념에, 비웃음을 돌려줄 시기는 이미 도래한 셈이다. 그 가능성을 이번 SIAS에서 잘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아쉬움은 남는다
이 모든 것을 느낄 수 있었음에도 아쉬운 건 여전히 3주라는 KHAS와의 간격. 다행스럽게도 SIAS 주최측에서 아예 SIAS 2016의 일자를 미리 고정한 것은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고 따라서 금년과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공은 이제 KHAS쪽으로 넘어갔다). 위에서 밝혔듯이 오디오쇼가 반드시 하나여야 할 이유는 없지만 어느 정도의 간격은 분명히 쇼를 준비하는 입장, 쇼에 나오는 업체들 그리고 관람객들에게 다 필요하다. 보다 많고 의미있는 볼거리를 제공하는 2016년을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