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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오디오에 호감이 가면 그 제작자 인터뷰도 미리부터 설렌다. 도대체 어떤 설계철학을 가졌길래 이런 사운드가 나올 수 있는지 묻고 싶은 게 한두가지가 아닌 것이다. 해서 인터뷰 전날은 묻고 싶은 것들을 정리하느라 까맣게 밤을 지새우곤 한다. 

 

올닉오디오의 박강수 대표를 만나러가는 길도 그랬다. 올닉(ALLNIC). 국내보다도 해외에서 더 유명한 진공관앰프와 카트리지, 스피커 제작사다. 외국 몇몇 전문지에서는 박강수 대표를 ‘에어리언’(외계인)이라고까지 했다. 올닉의 기술력에 감복한 결과다. 이미 미국의 세계적인 오디오잡지 스테레오파일은 지난해 올닉의 300B 인티앰프 T-1500을 앰프부문 A클래스에 올려놓았다. 찰스 한센의 에어(Ayre), 댄 다고스티노의 댄 다고스티노(Dan D’agostino), 넬슨 패스의 패스(Pass), 일본의 곤도(KONDO) 등 오디오파일들에게는 드림이라 할 만한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실제로 T-1500을 듣다보면 물리적으로 이해불가한 대목이 너무 많다. 3극관 300B를 싱글로 구동해 12.5W의 출력을 내는데, 말러의 5번 교향곡을 그야말로 빵빵 터뜨려준다. 5극관 EL34를 푸쉬풀 구동하는 T-1800 역시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 4악장을 놀랄만큼 입체적으로 들려준다. 팀파니가 슬슬 왼쪽에서 앞으로 걸어나오는데 그야말로 환장할 지경이다. 더욱이 두 앰프가 울린 스피커는 다름아닌 올닉의 풀레인지 스피커 S-9000과 동축 스피커 S-6000이었다는 사실. 여기에 올닉이 프리앰프와 DAC은 물론 카트리지와 승압트랜스, 포노앰프까지 만들고, 심지어 스피커케이블까지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으니까 제대로 인터뷰를 하려면 질문 100개로도 모자랄 판이다. 

 

어쨌든 최근 경기 성남시 올닉 사무실에서 박강수 대표를 만나 일기일회의 각오로 인터뷰를 했다. 그가 꾸는 꿈은 크고 높았다. 

 

 

 

박강수 대표 : 하하. 

 

 

박강수 대표 : 얼마전 미국의 노부부로부터 이메일이 왔습니다. 손잡이가 달려서 앰프를 옮길 때 무척 편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인간중심의 설계라는 말까지 하더군요. 무게중심이 맞아서 들기 편하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이제는 손잡이가 없는 올닉은 생각할 수도 없게 됐습니다. 음각 디자인 역시 서양에서 카피할 정도입니다. 디자인의 모든 것은 철저히 계산된 결과입니다.

 

 

박강수 대표 : 그게 없으면 외국에 수출을 할 수가 없습니다. 진공관과 유저,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 

 

 

박강수 대표 : 1990년 4월 (올닉의 전신이라 할) 실바웰드(Silvaweld)를 만들었습니다. 당시 무역회사를 다니던 문학도(불문학 전공)였는데 공학 출신은 아니지만 클래식음악을 좋아했고 음반도 많이 모은 상태였습니다. LP가 만 장을 넘었으니까요. 초등학교 때 이미 6BQ5로 진공관앰프를 자작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기계를 설계할 줄 아는 상태에서 다른 기계들을 보니까 허망했습니다. 외제들도 분석해보니 역시 실망스러웠습니다. ‘아니올씨다’ 였던 거죠. 그래서 앰프류를 전문으로 하는 제작사를 직접 만들자 해서 만든 게 실바웰드였습니다. 친구와 함께 창립한 실바웰드는 1994년까지 했는데, 좋아하는 것을 하니까 역시 너무 좋았습니다. 실바웰드에서 만든 진공관 프리앰프 SWP100은 일본의 유명한 오디오잡지 MJ에 실리기도 했습니다. 그때가 94년 9월이었으니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못할 일입니다. 이 프리는 일본에 수출되기도 했습니다. 

 

 

박강수 대표 : 회사가 커지니까 오히려 제 꿈을 이룰 수 없게 된 겁니다. 비용절감 얘기도 많이 나오고. 오디오는 이러면 안됩니다. 싼 부품을 써서 비용을 줄인다? 절대 안됩니다. 그래서 97년 10월에 올닉을 따로 창립했습니다. 

 

 

박강수 대표 : 맞습니다. 하지만 회사 매출은 그 때도 많았습니다. 물론 환율 영향도 있었겠지만, 수출이 잘 됐습니다. 아시겠지만 오디오 수출은 그냥 되는 게 아닙니다. 유럽의 경우 인증을 받아야 합니다. 그것도 영어로. CE마크, UL마크 받는데 몇년이 걸렸습니다. 그때부터 올닉 홈페이지는 영문으로 만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국내시장을 적게 봤기 때문에 국내에 신경 쓸 시간과 정력이 없었거든요. 선택과 집중이었던 셈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국내시장도 충분히 성숙했다고 판단합니다. 

 

 

박강수 대표 : 오디오멘토스는 올닉 마케팅 전문회사입니다. 제품 홍보 및 광고 유통 수출을 맡고 있죠. 국내 뿐만 아니라 동남아 수출까지 맡아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제품 디자인에도 같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성진 대표 : 올닉은 오디오 제조회사로서 드물게 카트리지 부터 승압트랜스, 포노앰프, 프리, 파워앰프에 다가 스피커 까지 전품목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한품목의 모델도 다양합니다. 포노앰프만 해도 4종류에 파워앰프는 10여종이나 되지요.  직원이 7명이나 되는 비교적 큰 오디오 제조회사라 해도 박 사장님 혼자서 신제품 개발, 디자인, 생산, 수출관리, 마케팅 등 모두를 관리하기에는 물리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시대는 계속 변하니까 새로운 제품도 만들어내야 하고. 그래서 유통 전문회사를 함께 만들게 된 겁니다.

 

 

박강수 대표 : ‘고향으로 돌아가자’는 기본 모토입니다. 오디오는 녹음을 재생하는 겁니다. 그러면 그 기본은 ‘이 녹음이 어떻게 이뤄졌을까’부터 시작돼야 합니다. 예를 들어 LP 녹음은 커터헤드로 소리골을 파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이 때 커터헤드에서 아주 강력한 힘이 나와야 합니다. 그런데 자석을 하나만 사용하는 간접방식으로는 그 강력한 힘이 나올 수가 없어 통상 커터헤드에는 자석을 2개 사용하는 직접방식을 씁니다. 그러면 카트리지도 답이 나옵니다. 자석을 2개 사용하는 커터헤드 방식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녹음 정보량과 재생 정보량이 비슷해지게 됩니다. 그래서 올닉 카트리지로 음반을 재생하면 왜곡이 없게 되는 겁니다. 

 

 

박강수 대표 : 제가 묻겠습니다. 자연의 소리에 ‘피드백’이 있나요? 동굴이라면 모를까, 음은 발생하면 사라지게 돼 있습니다. 리볼빙(revolving)이 안된다는 겁니다. 하지만 현대 오디오기기들은 하나같이 ‘네거티브 피드백’(Negative Feedback. NFB)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거의 모든 트랜지스터 앰프에는 피드백이 다 걸려 있습니다. 트랜지스터 자체가 찌그러짐이 큰 소자이기 때문에 트랜지스터 앰프는 왜곡을 줄이고 S/N비를 늘이기 위해 태생적으로 피드백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피드백은 음악적으로 반대되는 일입니다. 이에 비해 진공관 앰프는 기술이 좋으면 피드백을 안 걸 수 있습니다. 소자로서 진공관이 찌그러짐이 낮기 때문이죠. 올닉의 프리, 파워, DAC에는 일체의 피드백이 없습니다. 

 

박강수 대표 : 제가 보기에 오디오 기술은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고향을 벗어나서 황야를 헤매고 있습니다. 스피커의 고향, 소리의 입구는 바로 ‘마이크로폰’입니다. 올닉을 비롯해 모든 오디오 재생기기 업체가 바로 마이크 때문에 존재합니다. 자, 봅시다. 마이크는 기본적으로 플레인지입니다. (고역 따로 중역 따로 저역 따로 녹음하는) 멀티 웨이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일본에서 1970년대에 3웨이 마이크를 만들었는데 결국 실패했습니다. 한마디로 스피커도 풀레인지로 만들어야 합니다. 네트워크가 스피커를 죽입니다. 네트워크를 거치면 음은 완전 똥물이 됩니다. 마이크에 어디 네트워크가 있나요. 멀티웨이는 자연에 반하는 겁니다.

 

 

박강수 대표 : 하하. 둘 다 맞는데 ‘올 니켈’이 브랜드 작명 취지에 더 가깝습니다. 니켈은 모든 물질 중에서 자석에 제일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이를 초투자율(Initial Magnetic Permeability)이라고 하는데 니켈은 초투자율이 아주 높습니다. 쉽게 말하면, 일반 쇠는 전기를 줘서 전자석이 됐다가 전기를 끊으면 전자석 성질이 천천히 없어집니다. 이에 비해 니켈은 전기가 끊어질 경우 순식간에 전자석 성질이 사라집니다. 이러한 니켈의 스피드 때문에 음악을 정확히 표현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좀더 전문적으로 얘기해볼까요? 일반 철심의 BH곡선(가로축에 자계의 세기 H, 세로축에 자속의 밀도 B를 표시해 상관관계를 표시한 곡선. 한마디로 전자석에 교류를 흘려보냈을 때 자속의 양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은 완만한 곡선인데, 니켈은 수직선을 보입니다(=초투자율이 10만에 달할 정도로 높다). 이는 다시 말해 철은 왜곡덩어리이고 니켈은 음악이라는 얘기입니다. 마이크에 니켈 트랜스가 들어간 이유이자, 니켈이 철보다 100배 비싼 이유이기도 합니다. 

 

 

박강수 대표 : 일부 사람들이 오도하고 있습니다. ‘니켈 트랜스에서는 저음이 안나온다’는 식으로 말이죠. 하지만 정반대입니다. 저음은 초투자율에 비례합니다. 니켈 코어는 댐핑력과 스피드가 좋습니다. 철은 싸서 쓰는 겁니다. 저음을 내려면 무조건 니켈을 써야 합니다.

 

(1. 이와 관련해 자료를 찾아보니 20세기 최고의 명기로 불리는 웨스턴 일렉트릭(WE) 제품들이 철과 니켈을 융합해 만들어낸 퍼멀로이(Permalloy)를 사용했다. 1916년 당시 WE의 기술자였던 구스타프 엘만(G.E.Elmen)이 오디오 신호를 전송하는 최적의 소재를 개발하다 이 퍼멀로이를 합금해낸 것으로 알려졌다.)

 

(2. 올닉오디오는 수많은 실험과 테스트를 통해 니켈 최고의 합금비율을 찾아냈고 이어 본격적으로 니켈 트랜스를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통상의 커패시티(콘덴서)라는 소재를 버리고 니켈 트랜스 제작에 뛰어든 것은 니켈 트랜스는 잘만 만들 경우 광대역을 거의 손실없이 전달해줄 수 있기 때문. 이에 비해 커패시티는 신호의 최대 5%만 쓰고 나머지는 열에너지로 방출한다. 니켈 트랜스를 사용한 프리앰프는 출력단에 연결된 기기에 어떠한 과전압이 흐르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내구성과 안전성면에서도 탁월하다.)

   

박강수 대표 : 기본적으로 트랜스는 코일을 적게 감을수록 좋습니다. 코일을 많이 감을수록 음들이 찌그러지고 변수가 많아집니다. 그런데 철코어는 코일을 적게 감으면 L값(전자력을 형성하는 능력)이 안나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코일을 많이 감아야 합니다. 이에 비해 니켈은 코일을 적게 감아도 L값이 높게 나옵니다. WE가 유명한 이유도 트랜스가 다 니켈심을 활용했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 모든 승압트랜스가 니켈을 쓰는 이유입니다. 철 트랜스와 니켈 트랜스는 소리가 완전 다릅니다. 오디오는 과학입니다. 

 

 

박강수 대표 : 전원 트랜스는 주파수가 60Hz로 정해져 있으니까 철심으로 충분합니다.   

 

 

(1. 올닉오디오는 프리앰프의 심장인 볼륨 분야에도 승부수를 던졌는데, 다름 아니라 어테뉴에이터를 직접 제작한 것이다. 볼륨 스텝마다 각각의 접점을 만들어 음량을 조절하는 어테뉴에이터는 순수 아날로그 진공관 앰프의 이상을 꿈꾸는 올닉으로서는 절대 포기할 수 없었던 부분이었던 것. 올닉은 당초 일본 동경광음전파의 어테뉴에이터를 사용하려 했지만 올닉이 원하는 퀄리티에 미흡해 사용을 포기했다. 접점이 2개씩 있어 음질면에서 최상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알프스나 블루벨벳 등 대중적인 볼륨 모듈은 처음부터 성에 안찼다. 그래서 결국 자체 제작해낸 결과물이 모든 접점부를 전도율이 뛰어난 은으로 처리하고 접점부를 1개로 혁신한 41단 어테뉴에이터였다.)

 

(2. 41단 어테뉴에이터는 올닉의 최상급 레퍼런스 프리앰프인 L-5000DHT부터 베스트셀링 인티앰프인 T-1500, 최근 출시된 T-1800에도 채용됐다.)  

 

박강수 대표 : 어테뉴에이터를 자체 제작하는 앰프 메이커는 어큐페이즈, 에어 등 몇 안되는데 진공관앰프 메이커는 올닉밖에 없습니다. 어테뉴에이터 제작은 금속학 기계학 전자학 등 3개가 조합된 굉장히 어려운 학문이거든요. 사실 회사를 만들고 가장 먼저 투자한 게 앰프가 아니라 어테뉴에이터였습니다. 90년대 초에 1억원을 투자했으니까요. 프리앰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회로이고 그 다음이 어테뉴에이터입니다. 올닉이 만든 41단 어테뉴에이터가 기존 볼륨보다 좋은 것은 접촉부분이 은이어서 저항이 매우 낮다는 겁니다. 이에 비해 일반 볼륨은 접촉부분이 탄소나 구리여서 저항이 너무 높습니다. 어테뉴에이터 자체는 저항이 필요한 것이지만 접촉부분만큼은 저항이 없어야 합니다. 

 

 

박강수 대표 : WE에서 처음 어테뉴에이터가 나온 지 이미 100년이 됐습니다. 사실 100년 동안 그 구조는 변한 게 없었습니다. 어테뉴에이터는 안쪽 링, 바깥쪽 접점부, 이렇게 접촉단자가 2개입니다. 쉽게 말해 2번 거쳐서 소리가 나오는 구조입니다. 일종의 왜곡인 셈이죠. 그래서 올닉에서는 이 접점을 하나로 줄였습니다. 안쪽 링에 돌아가며 접촉하던 구조를 고정 케이블로 바꿈으로써 결과적으로 접점부가 바깥쪽 단 1개로 줄어든 것이죠. 당연히 소리가 훨씬 좋아졌습니다. 

 

박강수 대표 : EL34를 좋아하는 분들을 위해 만들었습니다. 아시다시피 5극관의 단점은 저음이 풀어지고 무르다는 겁니다. ‘EL34의 예쁜 중고역을 살리면서 양질의 저음을 끄집어낸다’, 이게 T-1800의 목표였습니다. 기존 진공관 인티앰프는 대부분 3단 이상 증폭을 한 뒤에 출력관으로 들어갑니다. 하지만 올닉은 단 2단으로만 드라이브를 겁니다. 2단으로 게인이 나온다는 얘기입니다. 이렇게 경로가 짧아지니까 왜율이 줄어들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니켈 트랜스와 새로운 회로를 활용해 충분한 저음을 얻었습니다. 

 

 

박강수 대표 : T-1800은 PP로 40W 출력을 냅니다. 말이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5극관은 내부저항 때문에 싱글로 쓰면 안됩니다. 가짜 저음이 나오거든요. 또한 싱글로 쓰면 임피던스 매칭도 안됩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예를 들어 수도관을 연결할 때 받는 놈은 주는 놈보다 지름이 같든지 크든지 해야된다는 겁니다. 주는 쪽이 1이면 받는 쪽은 1 이상이어야 로스(loss)가 없게 됩니다. 받는 쪽은 클수록 좋은데 보통 5, 10배 정도 됩니다. EL34의 경우 내부저항이 18k옴(주는 쪽)인데 출력 트랜스는 5k옴(받는 쪽)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이를 싱글로 쓰면 임피던스 매칭이 안돼 저음이 늦게 나오면서 벙벙거리고 찌그러지게 되는 겁니다. 

 

 

박강수 대표 : 스피커케이블의 가장 큰 존재이유가 뭐겠습니까. 앰프에서 나온 음악신호를 스피커에 0.1%의 손실도 없이 전달해준다는 것 아닐까요. 그런데 기존 스피커케이블에는 큰 왜곡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찌그러짐이 그렇게나 많은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한번 보실까요? (박강수 대표는 이날 인터뷰 자리에서 이미 거의 완성된 올닉 스피커케이블을 보여줬다) 제가 생각한 스피커케이블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단자와 선재 사이에) 접촉저항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기존 스피커케이블이 채택해온 납땜 방식은 납이 구리에 비해 전도도가 16분의 1밖에 안되기 때문에 안좋습니다. 전달저항이 크다는 얘기죠. 압착방식도 안좋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공기 때문에 부식이 되고 이로 인해 전도도가 떨어지는 만큼 납땜보다 더 나쁩니다. 

올닉에서는 1000도 이상 열을 가해 구리로 용접을 했습니다. 선재와 단자가 1개의 컨덕터로, 다시 말해 동일 구리로 돼 있다고 보면 됩니다. 단자 역시 진동을 흡수하는 구조로 만들어 특허까지 받았습니다. 게다가 한번 스피커 터미널에 꽂아놓으면 10년 후에도 그대로 붙어있을 수 있는 그런 구조입니다. 조만간 올닉 스피커케이블이 세상에 나오면 아마 다들 깜짝 놀라게 될 겁니다. 안들리던 소리가 들릴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박강수 대표 : 대한민국도 이제는 기술 독립국이 돼야 합니다. 예를 들어 카트리지의 경우도 100% 수입해왔습니다. 하지만 올닉이 만든 카트리지가 세상을 놀래켰습니다. 자존심 센 일본 메이커들도 올닉 카트리지를 몰래몰래 수입할 정도입니다. 올닉 앰프도 마찬가지입니다. T-1500이 스테레오파일 A클래스에 오른 것도 300B로 저음을 내주니까 그랬던 겁니다. 

이런 얘기를 제가 하면 좀 부끄럽지만, 외국에서는 저를 ‘지니어스 오브 사우스 코리아’라고 합니다. ‘에어리언’이라는 말까지 들었습니다. ’성남공장에는 외계인이 산다’는 말도 하더군요(웃음). 이제는 스피커와 스피커케이블 차례입니다. 어서 외국 의존도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턴테이블과 암도 만들 겁니다. ‘고향’으로 돌아가는 그런 기계를 만들 겁니다. 올닉의 꿈이요? 세상에서 가장 자연스럽고 솔직한 소리를 내는 겁니다. (콘서트 같은) 현장에서 가장 좋은 자리에 앉아 들었을 때와 가장 근접한 소리를 올닉을 통해 듣는 것, 바로 그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