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엔드의 모든것을
T+A James Shannon 세일즈 부회장
독일 하이엔드 오디오 제작사 T+A가 국내에 본격 론칭했다. 지난 3월3~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7 멜론 서울국제오디오쇼가 T+A의 본격 데뷔무대. T+A의 플래그십 ‘HV 시리즈’의 프리앰프 P300HV, 파워앰프 A3000HV, 파워서플라이 PS3000HV, 그리고 SACD/CD 플레이어 겸 DAC인 PDP3000HV를 선보여 크게 주목을 받았다. 오디오쇼를 맞아 내한한 T+A의 제임스 샤논(James Shannon) 세일즈 부회장을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T+A는 독일 하노버공대에서 플라즈마 물리학과 전기음향을 전공한 지크프리트 암프트(Siegfried Amft)가 1978년 독일 베스트팔리아주 헤르포르트(Herford)에 설립했다. 사명 ‘T+A’는 ‘이론과 응용’을 뜻하는 독일어 ‘Theorie und Anwendung’에서 따왔다. 인터뷰어 : 김편 인터뷰이 : 제임스 샤논(James Shannon) -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T+A는 유럽이나 미국, 일본에서는 잘 알려진 하이엔드 브랜드인데 한국에서는 아직 생소합니다. 회사 소개부터 부탁드립니다. James Shannon : 안녕하세요. 저는 T+A의 세일즈 부회장인 제임스 샤논(James Shannon)이라고 합니다. T+A의 역사부터 말씀드릴까요? T+A는 한국에서 아직 낯설지만, 독일과 유럽에서는 역사가 깊은 제작사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내년이면 40주년이 되니까요. 회사는 완벽한 오디오 시스템을 꾸미길 원했던 한 엔지니어(지크프리트 암프트)에 의해 설립됐습니다. 처음에는 돈이 없어 한가지 제품만을 만들어야 했고 그래서 스피커를 선택했습니다. 제작비용은 앰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가는 반면 이익이 높다보니 5년 동안 여러 스피커를 개발, 판매하면서 T+A를 성장시켰습니다. - T+A의 출발이 스피커였던 셈이군요. 흥미롭습니다. James Shannon : 처음 개발했던 트랜스미션 라인(스피커의 저역 확보를 위한 미로형 구조)은 지금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른 베이스 리플렉스 스피커에 비해 저역 부분을 더 효율적으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T+A는 이후 앰프가 장착된 액티브 스피커를 개발했고, 이후 프리앰프, 파워앰프, 디지털 기기, 턴테이블, CDP, 포노스테이지, 케이블까지 출시함으로써 비로소 ‘완벽한 오디오 시스템’이라는 처음 의도했던 목적을 달성했습니다. 조만간 디지털 입력이 되는 액티브 스피커를 내놓을 예정입니다. 현재 앱 개발중에 있습니다. - 현재 회사 규모는 어느 정도입니까. James Shannon : 엔지니어가 12명이고, 전체 직원은 메카니컬 레이아웃, 디지털, 아날로그, 스피커 분야에 100여명이 일하고 있습니다. 아마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오디오 제작사일 겁니다. - T+A가 25주년을 맞아 지난 2003년에 내놓은 진공관 인티앰프 ‘V10’은 정말 멋있었습니다. James Shannon : 디자인뿐만 아니라 사운드도 멋진 앰프였습니다. - 그런데 이후 진공관 앰프 대신 솔리드 스테이트 앰프만 제작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James Shannon : 좋은 진공관을 구하기가 점점 힘들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4년 전부터 진공관 앰프는 안하는 것으로 정했습니다. 하지만 T+A의 엔지니어들은 여전히 진공관 사운드를 좋아합니다. 진공관 앰프만이 전해줄 수 있는 하모닉스와 다이내믹스의 비결을 알아보니 결론은 하나였습니다. 그것은 바로 진공관이 고전압(high voltage)에서 작동한다는 것입니다. 트랜지스터가 80V에서 작동한다면 진공관은 300~400V에서 작동합니다. 이렇게 고전압으로 솔리드 스테이트 앰프를 만들면 좀더 리니어(linear)하고 왜곡은 적으며 다이내믹한 사운드를 얻을 수 있습니다. ‘HV 시리즈’가 탄생하게 된 배경입니다. ▲ T+A PDP 3000HV SACD/CD Player - ‘HV 시리즈’의 PDP3000HV는 기본적으로 SACD/CD 플레이어인데 DAC 성능이 꽤 높습니다. PCM은 32비트, 384kHz까지, DSD는 최대 DSD512까지 지원합니다. T+A가 디지털쪽에도 일가견이 있는 것 같습니다. James Shannon : 네 맞습니다. DSD512 음원을 지원하기 위한 ‘트루 1비트 DSD 디코더’를 개발한 것은 물론 DSD 스트리밍 플랫폼까지 자체 개발해놓은 상태입니다. 고해상도 비디오 스트리밍 플랫폼도 갖고 있습니다. ▲ T+A PS 3000 HV PowerSupply - 파워서플라이 PS3000HV도 눈길을 끕니다. 하이파이클럽 시청실에서 파워앰프 P3000HV에 물려 들어봤는데 소리가 훨씬 좋아져 깜짝 놀랐습니다. James Shannon : 아시겠지만, 파워앰프와 인티앰프는 전압증폭단과 전류증폭단으로 나눠집니다. 음질적인 부분은 전압증폭단에서 좌우되고, 전류증폭단은 스피커를 구동시키는 역할만을 할 뿐입니다. T+A의 파워앰프와 인티앰프는 오랫동안 이 전압과 전류증폭단에 각각 전원을 공급하는 구조였습니다. 앰프 내부의 별도 파워서플라이로 전류증폭단에 전원을 공급함으로써 스피커 드라이빙 능력을 키우려 했던 것이죠. 그런데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PS3000HV를 붙이면 어떻게 될까요. 24만 마이크로패럿에 달하는 PS3000HV의 전원은 오로지 앰프의 전류증폭단에만 쓰여지고, 파워앰프와 인티앰프 내부의 파워서플라이는 순전히 전압증폭단에만 쓰여지게 됩니다. 때문에 음질이 비약적으로 좋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참고로 PS3000HV는 ‘HV시리즈’의 파워앰프와 인티앰프에만 물릴 수 있습니다. - 이밖에 T+A 앰프의 특징이라면 어떤 걸 꼽을 수 있을까요. James Shannon : OP앰프가 아니라 100% 디스크리트 부품만 쓴다는 것, 글로벌 피드백이 제로라는 것, 풀 밸런스 설계라는 것, 섀시가 전부 알루미늄이라는 것, 내부 격실 구조를 통해 완벽한 쉴딩 시스템을 갖췄다는 것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또한 바이어스를 조절해 앰프 내부의 온도를 최적으로 유지시켜주는 ‘초정밀 서멀회로’(thermal circuit)도 특징이죠. 고전압(HV) 회로는 앰프 내부의 온도가 적절히 유지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파워앰프와 인티앰프의 경우 30~40W까지는 퓨어 클래스A로 작동한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 T+A G2000R Turntable - T+A에서는 턴테이블(G2000R)도 만듭니다. 이유가 있나요? James Shannon : 아직 많은 분들이 LP로 음악을 듣기 때문입니다. 제 경우에도 재즈와 클래식을 주로 듣는데, LP가 약 4000장 정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G2000R을 쓰고 있습니다. - 아, 본인 소개도 부탁드립니다. James Shannon : 하하. 저는 12년 전에 T+A에 합류했습니다. 처음에는 미국에서 오디오 딜러로 일을 시작했고 이어 마크 레빈슨(Mark Levinson)에서 8년 동안 해외영업을 했습니다. 이후 와디아(Wadia)에서 7년, 트랜스페어런트(Transparent Audio)에서 또 7년을 일했습니다. T+A에 합류해보니 정말 가족적인 회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회사가 저를 비롯해 직원들 모두를 가족처럼 대해줍니다. 이런 태도가 그대로 고객들한테도 전해진다고 생각합니다. T+A에 최대한 오래 있고 싶습니다(웃음). - T+A 본사가 있는 헤르포르트는 어떤 곳입니까. James Shannon : 독일 북서부 베스트팔렌주에 있는 소도시입니다. 하이엔드 주방가구인 포겐폴(Poggenpohl)로 유명한 도시이기도 합니다. 지멘스(Siemens) 공장도 헤르포르트에 있습니다. 또한 컴퓨터 기판을 만드는 회사도 있어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 평소 궁금했던 것인데 T+A는 ‘티 플러스 에이’로 읽나요, ‘티 앤 에이’로 읽나요? James Shannon : 하하. ‘티 플러스 에이’로 부르면 됩니다. 영어 사용권 국가에서 ‘티 앤 에이’(T+A)는 가슴과 엉덩이(tits and ass)를 뜻하거든요. 하지만 한국에서는 ‘티 앤 에이’로 해도 됩니다. ▲ 지난 2017 멜론 서울국제오디오쇼에서 T+A와 락포트 테크놀로지 스피커와의 매칭장면 - 끝으로 이번 서울국제오디오쇼에서 T+A 앰프는 미국 락포트(Rockport)의 ‘Atria 2’ 스피커에 물렸습니다. 소리가 마음에 드셨나요? James Shannon : 매우 좋았습니다. 사실 락포트의 CEO인 앤디 페이어(Andy Payor)와 저는 친구 사이입니다. 락포트 사운드는 중립적이고 자연스럽죠. 
▲ T+A V10 II 진공관 인티앰프
- T+A에 대해 좀더 잘 알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긴 시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James Shannon : 조만간 꼭 한번 T+A 본사를 방문해주세요. 규모와 시설, 그리고 직원들의 열정에 깜짝 놀랄 것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