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FICLUB, High-end Internet

아날로그 시절에는 케이블에 따른 음질 차이가 인터커넥터 케이블이던 스피커 케이블이던 흔히 얘기하는 막선과는 확연한 차이가 났지만 디지털 시대에 들면서 소비자들은 다소 혼란스러워 했다. 디지털에 대한 장점으로 음질 열화가 있을 수 없다는 점들을 계속 강조하다 보니 당연히 0과 1을 전달하는 디지털 케이블에서의 음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때문이었다.

  지금에 와서는 기대와는 다르게 디지털 세계에서도 케이블에 따라 음질 변화가 상당히 크다는 것을 많은 오디오파일이 느끼고 있다. 또한 하이엔드 오디오 케이블 제작사들도 디지털 케이블의 라인업을 늘리고 있는 것을 보면 더이상 디지털 케이블에 대해 논쟁할 필요가 없을 듯 싶다.

 

필자의 PC-FI 시스템은 네임 오디오의 DAC-V1을 맥미니와 연결, 아이튠즈를 소스로 하여 ‘BitPerfect’라는 플러그인 프로그램까지 추가로 구입하여 lossless로 음악을 감상을 하고 있지만 맥미니와 네임 오디오 사이에는 흔히 얘기하는 ‘막선 USB 케이블’이 연결되어 있다. 

 
‘BitPerfect’까지 추가로 설치했음에도 왠지 소리가 탁하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특별히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가 이번 리뷰 의뢰가 들어 온 USB 케이블을 통해 원인을 찾게 되었다.

 

솔리톤이라는 회사는 이미 잘 알려진 순수 국내 케이블 브랜드로, 단결정 선재를 사용한 인터커넥터나 파워케이블들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단결정 선재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리뷰에서 자세한 설명이 있었는데, 다시한번 간단히 설명하자면 금속을 원자단위부터 균일하게 쌓아올리는 방식으로 제작하는 '초크랄스키 공법'을 사용하여 구조적으로 이상적인 금속화합물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금속은 결손조직이나 불규칙한 구간이 없이 입자구성이 균일하고 정교하게 배열되게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단결정 선재는 신호전송에 있어서 뛰어난 성능을 발휘 할 것이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사실 필자는 솔리톤의 제품을 처음 사용해 보기 때문에 솔리톤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특징이나 성향은 알 길이 없다. 때문에 제품의 기술적인 백그라운드보다는 순전히 제품 자체의 리뷰에만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제품은 사진에서 보듯이 단자부는 붉은색 압착튜브 감싸져 있는데, 핸드메이드같다는 느낌이지만 오히려 공장에서 천편일률적으로 찍어내는 제품보다 장인정신을 느낄 수 있어 더 신뢰가 간다. 연결선재의 마감은 검은색과 붉은색이 어우러진 피복 위에 매쉬 소재의 익스펜더가 고급감이 느껴진다.

 

선재로는 당연하게도 솔리톤의 단결정선재를 사용하는데 엠씨랩이 최근 개발한 미세선재로 0.5mm * 0.5mm의 심선을 사용한다. 신호선과 전원선이 동시에 들어가는 USB 케이블은 차폐가 상당히 중요한 부분인데, 솔리톤 USB케이블은 테프론으로 1차 마감을 하고 이중피복으로 마감하여 차폐에 상당한 공을 들인것으로 보인다.

 

언급한대로 네임 DAC-V1과 맥 미니를 기존의 막선과 본 케이블을 한 곡씩 비교해보았다. 말그대로 아날로그 막선과 고급 인터코넥트와를 비교하는 것과 같은 정도의 차이를 다이아나 크롤의 한곡만 들어봐도 쉽게 알 수 있었다. 그것도 A,B 실시간 스위칭이 아니라 케이블을 완전히 뽑았다가 다시 연결하는 시간적 공백이 있었음에도 말이다.

 

기존의 소리가 탁하고 보컬과 악기 사이의 어딘가가 뭉쳐있는 듯 한 느낌을 받았다면 케이블을 업그레이드하니 명료하고 깨끗하면서 악기간 확연히 분리된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보다 응집된 저역은 물론 전반적인 해상도가 훨씬 좋아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필자가 솔리톤의 제품을 처음 접하기에 기존의 솔리톤 USB-SC4 구리 케이블과 정확한 비교는 할 수 없지만 ‘은’이라는 가장 빠른 소재 사용으로 틀림없이 동선에 비해 음의 완성도가 더 뛰어날 것임에 의심이 없다.

몇 가지 추가로 들어 본 클래식 음악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바이올린 현소리의 디테일이었는데, 산만했던 소리들을 하나하나 명확하게 잡아주고 있어 음악 듣는 맛을 훨씬 더 배가시켜 준다.

 

데이터 전송용 케이블이라고 방심하다가는 아무리 무손실 192/24이던 DSD 파일을 듣던 전달되는 패스가 자체가 잘못되었다면 PC와 파일 수집에 투자한 노력이 헛될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오디오파일이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 PC-FI를 하면서 PC와 헤드폰 앰프이건 USB DAC이던 무심코 아무 USB 케이블을 연결해 놓은 독자가 있다면 이번 기회에 꼭 솔리톤 제품을 체험해보시라고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