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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업계에서 고급 케이블 및 커넥터로 유명한 후루텍(Furutech)은 산하에 알파 디자인 랩(Alpha Design Lab)이라는 브랜드로 헤드파이 관련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ADL 브랜드의 제품 중에는 이어폰, 헤드폰, 케이블류 및 휴대용&거치형 DAC과 앰프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본 리뷰를 통해 알아볼 X1 DAC&앰프는 24bit/192kHz 고해상도 음원을 지원하는 중급 포지션의 휴대&거치 겸용 제품이다.

  

  

X1은 애플 기기용 디지털 연결에 최적화된 모델로, 안드로이드 연결용 모델인 A1에 비해 DSD 및 32비트 PCM 음원 지원이 빠져 있으며 성능도 그에 맞춰 합리적으로 최적화시킨 모델이다. 모바일 기기와의 아날로그 연결 및 애플 기기와의 디지털 연결을 중심으로 하며, PC와의 연결은 최신 트렌드에 발맞추어 XMOS 마이크로컨트롤러를 통한 USB Class 2.0을 지원한다. 원래가 케이블 전문 회사인 후루텍답게, 애플/안드로이드 기기용 USB 케이블, 3극/4극 아날로그 케이블, PC 연결용 USB 케이블까지 5종류의 다양한 케이블을 지원하는 점이 눈에 띈다. 휴대용 앰프를 위한 짧은 길이의 케이블은 시중에서 따로 구하려면 꽤 까다롭기에, 다양한 종류의 케이블을 지원하는 점이 반갑게 느껴진다. 다만 iDevice 단자를 통한 안드로이드 기기 연결은 지원하지 않는 제품인데 안드로이드용 OTG 케이블을 기본 제공하는 것은 다소 혼동의 여지가 있다.

 
PC와의 연결은 USB 미니-B타입 단자를 사용하며, 애플 기기와의 디지털 연결은 USB 표준 A타입 단자를 사용한다. USB 단자들까지 금도금 처리가 되어 있어 만족감을 높여주는 부분은 역시 후루텍 답다는 느낌이다. 또한 구성물품 중에는 각 USB 단자에 대한 마개도 준비되어 있으며, 본체 중에 사용하지 않는 3.5mm 미니스테레오 단자에 장착하여 사용하는 스트랩 고리도 제공된다. 다만 3.5mm 단자용 스트랩 고리의 경우 쉽게 빠지는 편이므로 실제 사용에는 다소 주의를 요한다. 이외에도 소스기기와 앰프를 하나로 묶기 위한 전용 벨트도 제공되어, 휴대용 앰프로써 제공할 수 있을만한 거의 모든 종류의 악세사리를 제공한다.

 
기타 단자 배치는 스위치 겸용 볼륨 노브와 함께 아날로그 입/출력 단자가 각각 전면에 위치하며, 후면에는 광출력 겸용 아날로그 출력 단자가 USB 단자들 옆에 위치한다. 후면의 아날로그 및 광출력 단자는 X1을 거치형 USB DAC으로 활용할 경우 별도의 DAC이나 앰프 등을 연결할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전면에는 GND TRRS라는 이름의 스위치가 눈에 띄는데, 이는 4극 아날로그 출력 단자의 그라운드 핀 위치를 바꿈으로써 헤드폰 측의 애플용 및 안드로이드용 AP 리모트 케이블 어느 쪽으로나 호환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휴대용 앰프로써 상당히 실용적인 기능이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부드러운 촉감의 우레탄 소재를 사용하면서 상판에는 헤어라인 알루미늄을 사용하고 현재 재생중인 샘플링 레이트 표시 LED를 위치시켜, 미니멀한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상판에서 포인트를 주고 있다. 내장 배터리는 2600mA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로 최대 7.5시간의 음악 재생 시간을 제공한다. 충전시간은 공급 전원에 따라 4~7시간으로, 급속 충전보다는 배터리 수명을 염두에 둔 설정이다.

  

  

  

내부 회로에 탑재된 핵심 칩은 USB 연결을 위한 XMOS 마이크로 컨트롤러, 24bit/192kHz 음원 지원을 위한 ESS ES9023 DAC, 낮은 RF 잡음 및 저전압 특성을 가진 Maxim MAX9724 헤드폰 드라이버, EMI 내성 특성을 가진 TI LMV832 고속 OP앰프의 구성이다. 상위모델인 A1보다 음질적 스펙은 다소 낮되 전체적으로 휴대용으로써 저전력으로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기 위한 구성을 보여준다.

X1의 기본적인 소리 특성은 저음과 고음의 끝을 부드럽게 다듬어 편안한 소리를 들려주는 인상이다. 기본적으로 저음에서 0.5dB 가량의 롤오프 특성이 발견되며, USB 입력 시에는 고음에서도 0.5dB 정도의 롤오프가 발생한다. 휴대용 앰프는 그 성격상 음악을 집중해서 듣기보다는 가볍게 듣기 위한 목적이 강하므로, 장시간 음악 청취 시에도 귀를 편안하게 해주는 소리를 의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가청주파수 내의 변화폭이 1dB 이하로 적으므로 롤오프의 영향이 체감상 아주 큰 것은 아니며, 초저음에서 초고음에 이르기까지 광대역 재생 특성을 가진 고음질 헤드폰에서 그 영향을 비교적 쉽게 느낄 수 있다. 

노이즈나 왜율 특성은 휴대용에 최적화된 설계를 감안하면 평이한 수준으로 다듬어져 있다. 음악을 감상함에 있어서 화이트 노이즈가 들린다던가 하는 일은 물론 겪을 수 없었는데, 때로는 중저음에서 소리의 입자가 약간 거친 인상을 받기도 했다. 체감적으로 차이가 크지는 않지만 기본적으로는 외부로부터 전원을 공급받지 않는 상태의 아날로그 입력의 음질이 USB 입력 시보다 좋은 편이다. 이는 전원 공급원이 자체 배터리로 전환됨에 의해 나타나는 특성이며 대부분의 휴대용 앰프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특징이기도 하다.

 
부드러운 인상의 주파수응답과 살짝 터프한 하모닉스 특성이 만나, 소리가 편안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특히 중저음 영역에서 소리에 미묘한 현장감을 더해준다. 극단적으로 객관적인 소리 보다는 앰프 자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개성을 표출하는 느낌이다. 기본적으로는 트랜지스터 기반의 설계이되 약간은 진공관의 특성과 닮은 아날로그적인 맛을 느끼게 해 주는 이러한 특징은, 소리의 중립성을 강점으로 하는 여타 XMOS 기반의 USB DAC 내장 앰프들과 비교했을 때 꽤나 독특하게 느껴진다.

앞서도 언급했다시피 X1은 기본적으로 애플 기기와의 연결에 최적화되어 있는데, 애플 기기들은 현재는 16bit/48kHz의 CD 음원 수준의 샘플링 스펙까지만 지원하고 있다. 따라서 X1은 낮은 샘플링 스펙에서 무의미하게 음질 성능을 올리기 보다는 낮은 샘플링 스펙에 알맞게 음질적 성능을 최적화시키면서 저전력 동작에 주력한 인상이다. 만약에 애플 기기를 사용중이고 휴대용으로써의 합리적인 앰프를 원한다면 X1이, 거치형 DAC 겸 앰프로 활용하기 위해 보다 본격적인 음질을 원한다면 A1 모델이 나은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휴대용 헤드폰 앰프들은 아날로그 입출력만을 갖춘, 앰프라는 역할 자체에 충실한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회로만 가지고 있었다. 그러던 것이 휴대용 기기들이 스펙이 높아지는 과정에서 디지털 출력을 지원하는 기기들이 많아지면서, 점차적으로 디지털 입력에 중점을 둔 휴대용 헤드폰 앰프들이 트렌드를 이루고 있다. X1은 그런 트렌드에 잘 부합하면서, 거치형으로의 사용까지 가능하여 다용도로 활용이 가능한 제품이다.

  

  

  

음질과 저전력 사이의 적절한 최적화

헤드폰 출력단의 낮은 출력 임피던스

휴대용 앰프이면서도 PC에 USB 연결 시 고해상도 PCM 음원 및 광출력 지원

  

일부 다소 애매한 기본 구성물품

후면 아날로그 출력 단자가 라인아웃이 아닌 헤드폰 용으로 설계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