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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 최고의 DAC, 칼리오페

 

그리폰은 소스기기, 프리앰프, 파워앰프 그리고 스피커에 이르기까지 강렬한 인상을 주는 '마성(魔性)'의 오디오를 만들어 내는 회사이며, 그리폰은 소스기기가 소리 재생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 잘 알고 있어서 1998년 CDP-1, 2001년에 아다지오 CDP, 2003년에 미카도 CD플레이어를, 2008년에 미카도 시그너처 CD플레이어를 출시해서 프리미엄 제품을 찾는 고객을 만족시켜왔다. 그 이후 소스기기에서 파일재생 기능을 갖추는 것이 트렌드가 되었고 그리폰에서도 그런 흐름에 부응하는 DAC를 출시하게 된다.
 
그리폰에서 만든 첫 번째 DAC에는 그리스 신화에서 '아름다운 음성'이라는 뜻을 가진 뮤즈의 이름을 따서 '칼리오페'라고 이름 붙였다.

칼리오페 DAC의 중앙부는 디지털 신호를 프로세싱하는 부분이며 양 옆은 전원에서 출력에 이르기까지 완전하게 모노럴 회로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각 섹션마다 오디오 신호의 간섭을 억제시키도록 격벽이 설치되어 있다. 아날로그 섹션에는 그리폰이 보유한 아날로그 회로의 설계 노하우가 반영되어 있다. 칼리오페 DAC의 곳곳은 철두철미하게 최적화시키고 물량투입 시켜놓아서 세부설계를 일일이 설명하기에는 리뷰 원고분량을 초과하게 되므로 그 중에서 특이한 점만 골라 설명해야 할 것 같다.

 

32비트 384kHz PCM신호와 DSD신호를 처리할 수 있는 asynchronous USB 입력부와 D/A컨버터 칩은 모듈식으로 되어 있어 추후에 IT기술의 발전에 따라 더 향상된 부품으로 교체할 수 있게 해 두었으며, USB 입력부는 컴퓨터에서 발생한 5V DC USB전력 공급을 받지 않도록 아이솔레이션 시키도록 설계했다. 뿐만 아니라 USB 모듈의 전원부에 12.5 패러드 용량의 슈퍼캡 파워서플라이를 두어 흡사 배터리 서플라이로 동작하는 것처럼 USB 모듈에 안정된 전원을 공급할 수 있게 했다. 디지털 필터는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롤오프를 급격하게 또는 완만하게 처리할 수 있으며 아날로그 필터링을 거치는 특이한 과정을 거치면서 알리어싱 디스토션을 제거시키게 된다고 한다.

오늘 출전한 모든 제품과 필자가 기억하는 다른 제품까지 다 포함해서 칼리오페 DAC가 피아노 소리를 가장 피아노답게 표현했다. 그래서 어떤 상상력도 필요하지 않았고 이 소리가 맞는 것인지 의문을 가지지 않고 그대로 음악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재생하는 악구를 음미하면서 다음 악구에는 어떻게 표현이 될지 기대하면서 리뷰가 아닌 감상을 하는 모드로 듣게 된다. 이런 경험은 마치 김연아의 피겨스케이팅을 보면서 가슴 졸이면서 끝까지 숨죽이며 관람하는 것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칼리오페 DAC로 재생되는 음악을 들을 때는 음악이 연주되는 현장에 가있는 것이라도 한 것처럼 숨죽이며 음악을 듣게 된다.

 

You'd be so nice to come home에서는 연주자가 자지러지게 표현하는 의도가 잘 전달되었고 금관악기가 가져야 하는 두께를 이상적으로 표현했다. 악구를 유연하게 넘기기도 하고 가슴을 졸이도록 조였다 풀었다 하는 연주악단의 상승된 에너지에 청취자가 같이 공명하게 된다. 연주를 듣는 동안 악단원 사이에서의 호흡과 소통을 느낄 수 있다 싶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연주자와 청취자 사이에도 교감이 흐르게 만들었던 것 같다. 음악을 듣고 나서는 '좋은 연주를 들려준 연주자들에게 뭐라도 대접해서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된다.

그리폰은 누구나 꿈꿔볼 수 있는 제품은 아니고 프리미엄 제품에 해당된다. 프리미엄 제품이라면 다 좋은 게 아니겠느냐고 짐작하실 분들이 많으실 줄 알지만 필자가 접해보기로는 꼭 그렇지는 않았다. 프리미엄 제품 중에서도 납득이 되지 않거나 기괴한 제품도 있었다. 그러나 칼리오페 DAC에서는 그런 비정상이 감지되지 않는다. 칼리오페 DAC는 슬루레이트가 높고, 광대역이고, 트랜지언트 특성이 뛰어나고, 페이즈가 정확하며, 힘이 부족할 때가 없고, 세부의 표현능력이 좋은 섬띵 스페셜 수퍼 DAC이 틀림 없다.

 

그리폰이 선사하는 또하나의 역작

 

그간 여러 기기를 시청하면서 동시에 좋다는 제품도 있었고, 그렇지 않다는 것도 있었다. 그러나 서로가 취향이 다른 만큼, 많은 기기들에 대한 평이 약간씩 엇갈린 편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그것도 탄복을 하며 들은 모델이 바로 본 기다. 이 제품에 대해선 일체의 이론이 없었다.

사실 만듦새라던가, 가격이라던가, 성능이라던가, 아무튼 여러 면에서 본 기의 빼어난 능력은 불가사의하다. 경쟁자들을 멀리 따돌릴 만큼 엄청난 실력을 보여줬는데, 디지털 기기의 특성상 그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아직도 디지털 쪽은 발전의 여지가 많다는 뜻도 되리라.

개인적으로 본 기를 처음 접했을 때엔, 일종의 토탈 시스템 개념으로, 그리폰에서 나온 앰프, 스피커 등을 짝을 이룬 상황이었다. 따라서 전체적인 퀄리티가 스피커 때문인지 앰프 때문인지 짐작하기가 쉽지 않았다. 어쨌든 본 기를 단품으로 들은 지금, 이 기기가 기여한 부분이 상당하다고 생각된다.

 

첫 곡으로 들은 베토벤부터 심상치 않다. 일단 스케일이 크면서 온갖 음성 정보로 가득차 있다. 마치 스피커와 앰프를 교체해서 보다 대형기로 바꾼 듯하다. 그리고 압도해온다. 그 장악력이 대단하다. DAC 하나로 어떻게 이렇게 전체 시스템이 달라질 수 있는지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피아노로 말하면, 영롱하면서, 잔향이 깊고, 에너제틱하다. 여태 들은 모든 DAC의 장점이 다 수용된 듯하다. 오케스트라의 경우, 화려하게 공간을 감싸는 숱한 악기들의 등장이 눈부시며, 그 각각이 내는 절묘한 개성과 앙상블은 귀를 한껏 즐겁게 한다. 게다가 일종의 카리스마가 있어서, 듣는 이를 옴싹달싹하지 못하게 한다.

페퍼를 들으면, 단단하면서도 빠르고 또 호방한 알토를 만난다. 블로잉의 파워뿐 아니라 순발력도 좋고, 중간중간 치고 빠지는 솜씨도 대단하다. 연주자의 실력이 부쩍 향상된 느낌이라고나 할까? 리듬 섹션의 단단함과 어택감도 좋고, 바닥을 치는 더블 베이스의 존재도 또렷하다. 워킹할 때의 스윙감이 자연스럽게 우러나온다.

 

마지막으로 살레나. 시작부터 더블 베이스가 심상치 않다. 중앙에 단단히 자리잡은 채, 깊은 울림과 힘을 드러낸다. 그 박력에 움찔할 정도. 이어서 보컬이 나오면, 엄청난 흡인력으로 공간을 장악한다. 한 소절 한 소절, 굽이굽이 꿈틀거리는 폼이 우리의 창과 다를 바 없을 정도. 노래하면서 감정 이입을 한 부분이 진하게 펼쳐진다. 그러면서 드러나는 수많은 디테일과 다양한 기척, 숨소리 등에 대해선 두 말하면 잔소리. 솔직히 이런 가격표가 좀 심하지 않나 싶었는데, 소리를 들은 다음 싹 잊고 말았다. 역시 그리폰이다.

 

Specification
Converters	2 x 32bit /384KHz
Formats	PCM & DSD
S/N Unweighted, 20-20000hz	< -115dB
Distortion (THD+N)	<0,0070% @ 0dB
Input Impedans, balanced (AES/EBU)	110 Ohm
Input Impedans, single ended (SPDIF)	75 Ohm
Balanced digital (AES/EBU) input	1
Single ended digital (SPDIF) inputs	3
Digital balanced output (AES/EBU)	1 x XLR (110Ohm)
Analog output Impedans (20-20000Hz)	30 Ohm
Balanced analog outputs	1 x XLR
Single ended analog outputs	1 x RCA
Size (W x H x D) cm, netto	48x13.5x38.7
Weight, netto	10.6 kg

Gryphon Kalliope DAC
수입사	DST korea
수입사 연락처	02) 719-5757
수입사 홈페이지	http://www.dst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