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과 은으로 빚어낸 중립과 합리의 결정체 DYNAMIQUE Tempest Analogue Interconn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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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과 은으로 빚어낸 중립과 합리의 결정체
DYNAMIQUE Tempest Analogue Interconnect

하이파이 역사가 시작된 이례로 지금처럼 오디오 케이블이 번성한 적이 없는 듯 하다. 하이엔드라는 개념이 정립된 이후 지금 그 오래전 국내에 출간되었던 [The Complete Guide To High-End Audio] 의 케이블 편을 보면 이런 글이 쓰여 있다. “음악적으로 적합한 케이블과 인터커넥트를 선택하는 일은 시스템에 대한 최종적인 손질로 검토되어야합니다. 톱과 대패, 그리고 줄을 사용하는 가구 장인은 매우 고운 샌드페이퍼와 솔로 작업을 마무리합니다. 하지만 케이블을 이런 방식으로 사용하지는 마십시오. 잘못 선택한 기기를 위한 처방약보다는 시스템을 올바른 방향으로 약간 조정하는 최종적인 수단으로 접근하십시오.” 그리고 이어 결정적인 한마디가 뒤를 잇는다. “케이블은 기본적으로 음악적이거나 전기적 부조화를 교정해 주지는 못합니다. 예를 들어 출력단의 임피던스가 높은 파워앰프로 전류를 많이 소비하는 스피커를 구동한다면 아마도 저역이 연약하고 다이내믹스도 제한될 것입니다. 스피커 케이블은 이런 문제를 교정해 주지는 못합니다.” 평론가 로버트 할리(Robert Harley)가 1998년 이 책을 펴냈으니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의 주장이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케이블에 대해 너무나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다. 실제로 많은 케이블 메이커가 진보적인 기술을 개발해냈고 이를 케이블에 적용해 유의미한 퍼포먼스의 향상을 가져왔다. 그러나 최근 초고가 케이블 열풍에는 가끔 머리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메이커도 분명 있다. 문득 오디오퀘스트, 킴버, 와이어월드, XLO 등에서 합리적인 가격에 뛰어난 성능을 보여주던 케이블들이 생각난다. 그런데 요즘 보면 위에 언급한 케이블 메이커에서 출시한 것 중 당시 중급 정도의 성능을 내주던 케이블은 이제 상급 라인으로 올라가있다. 시장은 우리 경제와 사회처럼 양극화되었다. 케이블의 실용주의를 굳건히 주장하며 엔트리 급에 머무는 쪽이 있다면 다른 한 편에서는 케이블 하나에 수백 수천만 원을 아끼지 않는 유저들이 부지기수다. 그 때 그 시절처럼 적당한 가격대에 어떤 특별한 착색 없이 정직한 소릴 내주는, 말 그대로 기본기가 제대로 된 합리적인 가격대 케이블은 무엇이 있을까 ?

▲Tempest XLR

최근 처음 접하게 된 다이내믹 오디오(Dinamique Audio)는 그러한 조건에 부합하는 케이블 브랜드 중 하나다. 영국 East Sussex 지역에 본사 외 공장을 두고 있는 이 자그마한 케이블 메이커는 창립 이래 케이블의 구조와 원리 등에 대한 기본 개념을 정리하고 직접 도체를 만들어 제작하기 시작했다. 대게 이 정도 가격대의 제품들만을 제작할 경우 타사의 케이블을 OEM 으로 받아서 사용하는 곳이 많은 걸 고려하면 나름대로의 철학이 분명하다고 볼 수 있다. 사운드스테이지, 하이파이 초이스, 앱솔루트 사운드 등 유명 매거진에서의 호평 등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으나 국내엔 미처 소개되지 못하다가 국내에 수입되어 리뷰를 진행하게 되었다.

▲Tempest RCA

먼저 다이내믹 오디오의 설계 철학부터 살펴보니 케이블에 대한 전통적인 기본 개념과 기준이 명확하다. 그 어떤 새로운 시도나 미세한 특유의 튜닝을 거쳐 수천 불에 파는 그런 브랜드가 아니다. 기본에 충실하며 웬만한 소재는 직접 제작하는 등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통해 최종 제품을 양산한다. 당연히 가격적인 거품은 없을 수밖에 없다. 확실히 실용적인 영국인들의 취향에 부합하는 제작 방식이다.

▲Tempest 3.5mm

다이내믹 오디오의 모든 케이블은 순은 또는 은도금 동선을 도체로 사용한다. 이들이 은을 사용하는 이유는 일반적인 OCC, OFC 보다 디테일, 다이내믹스, 뮤지컬리티 등에서 동보다 항상 앞선다는 믿음 때문이다. 실제로 순도가 높은 순은 또는 최소 100마이크론 단위의 은도금 등 모든 케이블은 은을 함유하고 있다. 다이내믹 오디오는 이 외에도 절연, 지오메트리, 차폐와 진동 댐핑과 필터, 터미네이션과 방향성 그리고 번인에 이르기까지 케이블의 도체에서부터 시작해 최종 사용상의 주의 점까지 깨알 같은 가이드라인을 설파하고 있다.

▲Tempest XLR

이번 리뷰는 다이내믹 오디오의 수십여 가지 케이블 라인업 중 템페스트(Tempest) 인터케이블에 관한 것으로 최상급인 Zenith 에서부터 시작해 Neo 에 이르는 총 여섯 종류의 인터케이블 중 위에서 네 번째 아래에서 세 번째 서열에 있는 모델이다.

▲Tempest RCA

템페스트의 스펙을 잠시 정리하자면 우선 도체는 다이내믹오디오가 직접 제작한 4N 급 순은선과 7N급 은도금 OFC 선재를 사용하고 있다. 특이한 것은 이 각각의 도체를 두 가닥씩(XLR 은 각각 2가닥/3가닥)을 사용하고 있다. 내부 케이블 지오메트리는 더블 밸런스, 스타 워드 방식으로 구성했으며 절연은 불소 수지로 대게 우리가 듀퐁사의 테프론으로 익숙한 PTFE(폴리테트라 풀루오로에틸렌)을 사용한 AIR-SPACED PTFE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가장 이상적인 절연체인 공기 중에 대부분의 도체가 떠 있게끔 도체보다 훨씬 굵은 테프론 에어 튜브를 내부에 투입한 것이다. 이는 전기적인 미세 공진을 줄여주며 임피던스 영향이 없어 케이블로 인한 왜곡을 최소화한다. 실제로 템페스트 케이블이 담긴 조그만 나무 상자를 열고 케이블을 꺼내 들어보니 굉장히 가볍고 유연한데 도체는 24AWG 정도로 상당히 가는데다 대부분의 공간을 테프론 에어 튜브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을 좀 더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오디오퀘스트와 유사한 지오메트리를 보인다.

▲Tempest 3.5mm

그런데 케이블을 테스트하려고 보았더니 중간에 일종의 필터 또는 스플리터 같은 것이 장착되어 있다. 알아보니 이것은 일종의 댐퍼이자 필터 기능을 담고 있다. 이것을 제작해 장착하게 된 이유는 무엇보다 마이크로포닉 효과에 대처하기 위한 것인데 가장 적합한 방법은 도체 사이에 면(Cotton)을 충진시키는 것이지만 내부에 별도의 공간을 할애하기엔 무리가 있었는 판단에서 별도의 댐퍼를 제작해 장착해놓았다. 알루미늄 빌렛으로부터 CNC 밀링 작업을 통해 만든 후 아노다이징 처리한 댐퍼는 공진과 진동을 흡수시켜 노이즈 플로어를 감소시킴으로서 해상도를 향상시키는 효과를 얻어냈다.

▲Tempest RCA

언밸런스 케이블의 단자 부분은 인 하우스 개발 방식으로 제작한 RCA 커넥터가 장착되어 있으며 밸런스 케이블은 뉴트릭 단자를 사용하고 있다. 다이내믹 오디오는 케이블의 그레이드에 따라 자체 제작 또는 WBT, 후루텍, 와트게이트, 뉴트릭 등 다양한 단자를 사용하고 있다. 즉 중급 정도까지는 자체 제작한 단자를 사용해 가격 대비 성능을 높이고 상급으로 가면 WBT Nextgen 0152 Ag 외 카본/로듐 커넥터 등 최고급 그레이드의 커넥터를 사용해 케이블 등급을 확연히 구분해놓았다.

▲Tempest XLR

청음은 포컬 일렉트라 1008BE 와 스텔로 AI500iu 그리고 심오디오 네오 380D DSD DAC를 사용해 진행했고 푸바2000으로 재생하며 RCA/XLR 모두 번갈아 들어가며 테스트했다. 개인적으로 레퍼런스 케이블로 사용하는 어쿠스틱 젠의 실버 레퍼런스, 레퍼런스 실버/코퍼 등이 구비되어 있어 비교해보면서 청음했다.

아이유 - 한낮의 꿈

IU - 3집 Modern Times

우선 아이유의 최근작 [Modern Time] 중 ‘한낮의 꿈’을 들어보면 은이 절반 이상 들어간 도체를 사용하는 케이블치고는 토널 밸런스가 중립적이다. 보컬의 음상 크기 모두 정확하게 잡아주어 생각보다 훨씬 더 중립적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아주 담백한 소릿결을 보여주어 은선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음이 날린다거나 지나치게 고역이 밝다거나 얇은 느낌은 어디에도 없었다. 최근 어쿠스틱 젠의 여러 케이블을 테스트해보았지만 피치 자체는 비슷하다. 또한 초롱초롱 빛나는 끝단의 미음이 그렇다. 중립적이라고는 하지만 비교적 그렇다는 것이고 두텁고 임팩트 있는 남성적인 동선 타입은 아니며 예쁜 고역에 담백한 중역 등은 역시 은을 머금고 있음을 증명한다.

Schubert for Two - Goran Sollscher & Gil Shaham

Schubert for Two - Gil Shaham & Goran Sollscher

기타리스트 외란 쇨셔 (Goran Sollscher)와 바이올리니스트 길 샤함 (Gil Shaham)이 함께한 [Schuberto For Two] 에선 현의 끝단에 은선의 맑게 살랑이는 텍스쳐가 더욱 돋보인다. 이에 비해 기타는 맑고 강건하며 또렷하다. 동과 은의 장점이 적절하게 융화된 소리다. 대신 탁 트인 고역은 아니고 약간 말아 올라가는 롤 오프가 포착된다. 되려 이러한 특성 덕에 단시간의 쾌감은 적지만 장시간의 감상엔 적합하다.

Elmer Bernstein - Magnificent Seven

Round-Up - Cincinnati Pops Orchestra, Erich Kunzel & Frankie Laine

에리히 쿤젤(Erich Kunzel)과 신시네티 팝스 오케스트라(Cincinnati Pops Orchestra)가 함께한 엘머 번스타인(Elmer Bernstein)의 ‘Magnificent Seven’을 들어보면 어느 대역 하나 과장되거나 뭉치는 등의 현상은 보이지 않는다. 최근 특정 대역에 에어지가 몰려 오묘한 쾌감을 자아내는 등의 튜닝이 이루어진 모델에 비하면 상당히 정직한 소리다. 반대로 전 대역을 최대한 넓혀 표현해주는 광대역은 아니고 적당한 수준에서 듣기 좋은 질감과 대역 밸런스를 들려주어 안정감이 느껴진다. 밀도감이나 펀치력보다는 전 대역 밸런스가 평탄하며 모난 곳 없는 모범생의 면모를 착실하게 밟아나간다.

▲Tempest XLR

하이엔드 시스템으로 올라갈수록 시스템은 예민한 성격의 애완동물처럼 조그만 조건과 환경의 변화에도 섬세하게 반응하며 까다롭게 군다. 바로 그러한 성격 때문에 케이블로 인해 시스템을 조정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그래서 단 1% 의 음질 변화에도 천국과 지옥을 넘나들며 울고 웃은 예민한 오디오파일들은 1%를 위해 시스템 전체 금액의 절반을 케입블과 악세사리에 투자하곤 한다. 음악과 오디오는 개인적인 취미고 도락의 끝엔 한계가 없다. 그러나 객관적인 근거 없이 만들어진 케이블들이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시스템을 혼탁하게 만들곤 한다. 다이내믹 오디오는 겉치레 없이 기본에 충실하며 절대 얕은 지식과 오묘한 튜닝으로 시스템을 농락하지 않는다. 이번 리뷰는 상급 Zenith 인터커넥트도 기회가 된다면 일청하고 싶어지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오랜만에 미들 클래스에서, 그것도 영국에서 발견한 참신한 케이블이다.

Tempest Analogue Interconnect Specification
CONDUCTOR TYPE	Pure Silver (4N) &Silver-plated OFC copper (7N)
CONDUCTOR GAUGE (RCA)	2 x 24 AWG (Ag) & 2 x 24 AWG (SPC)solid cores per channel
CONDUCTOR GAUGE (XLR)	2 x 24 AWG (Ag) & 3 x 24 AWG (SPC)solid cores per channel
DIELECTRIC	Teflon, air-spaced
GEOMETRY	Star-quad, double-balanced
DAMPING	1 x resonance damper per channel
CONNECTORS (RCA)	Dynamique RCA-2 low-mass
CONNECTORS (XLR)	Neutrik XX series

Tempest 3.5mm Interconnect Specification
CONDUCTOR TYPE	Pure Silver (4N) & Silver-plated OFC copper (7N)
CONDUCTOR GAUGE	2 x 22 AWG (Ag) & 2 x 22 AWG (SPC) solid cores
DIELECTRIC	Teflon, air-spaced
GEOMETRY	Star-quad, balanced design
CONNECTORS (3.5mm)	Neutrik NYS231L
CONNECTORS (RCA)	Dynamique RCA-2 low-mass
Tempest Analogue Interconnect
수입사	탑오디오
수입사 연락처	070-7767-7021
수입사 홈페이지	http://www.topaudi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