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FICLUB, High-end Internet

마치 영국산 명차 벤틀리의 로고를 떠올리게 하는 유사 로고 디자인의 맘바 오디오는 드물게 보이는 스페인 출신 브랜드이다. 금속의 가공과 선재의 추출, 피복과 조립에 이르는 공정을 모두 수작업으로 제조되는 동사의 케이블들은 일본 푸루텍의 단자로 터미네이션을 한다는 점 또한 이색적이다. 제품의 라인업은 용도별로 총 8개 시리즈에 이르는 다양한 제품들이 개발되어 있으며 각 등급의 용도를 명시해서 적합한 기기에 사용하도록 안내되어 있다.

시청 제품을 예를 들면, 파워블라스트 파워케이블은 프리앰프 이외의 모든 앰프와 디지털 기기에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제작을 시작한 지 아직 오래되지 않은 신생브랜드이기도 하고 스페인과 포르투갈 이외에는 독일 오스트리아 그리고 대한민국이 유일한 유통국가로서 아직은 유럽계 케이블로만 알려져 있어 보이는 바, 전계와 자계 노이즈를 제거하는 데 제작철학을 둔 브랜드로서 제품과 회사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반면 하이엔드 케이블 업계에 신선한 스타일이 될 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

 

독특한 출신 만큼 사운드 또한 영미계 케이블들과 다른 스타일을 보인다. 다양한 환경에 맞게 테스트를 해서 제작을 한다는 컨셉에 따라 특정 장르적 특색을 발휘한다거나 하지 않고 보편적인 하이엔드의 덕목을 잘 갖추고 있어 보인다. 스페인 제품이라고 해서 무언가 화려한 사운드를 기대할 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연예인 기질을 보이지는 않는다. 

왜소하거나 풍성하지 않고 안정적인 울림으로 유연하고 자연스럽게 소스의 내용을 표현한다고 할 수 있겠다. 현미경을 대고 보여주는 해상도나 거리가 멀어서 모호한 전망같은 분명치 않은 부분도 물론 없다. 하지만 소스에 있는 소리를 쉽게 그대로 드러내주는 성향을 두고 가장 스탠더드한 하이엔드라고 하면 적절한 표현이 될 지도 모르겠다.

‘Another Country’ 도입부의 기타연주는 배경이 잘 정돈되어 들린다. 단정하면서도 다이나믹스 특성이 좋은 케이블의 전형을 보인다. 보컬이 등장한 이후에도 이런 성향은 크게 다르지 않게 유지되고 있다. 저역의 양감이 늘어나고 아니고의 차이만큼이 존재한다. 보컬의 음상이 다른 케이블에 비해 다소 크게 그려진다는 느낌을 받지만 스테이징은 여전히 입체적이다. 다른 악기들의 사이즈는 차이가 거의 없는 채로 다만 보컬의 사이즈가 늘어난 듯 해서 오히려 입체감은 좀더 드라마틱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마드리드의 야간행군’는 양감이 많게 들린다. 낮은 대역 뿐만 아니라 전 대역에서 살집이 있는 스타일로 느껴진다. 두터운 만큼 질감표현이 좋게 들린다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할 것 같다. 현은 굵게 들리지만 악기의 입자감은 적극적으로 느껴진다. 해상도와 분해력 등은 중립적인 성향으로 평범한 편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눈에 확 띠게 들려주는 부분도 없지만 특정 대역이 마스킹이 되어 분명치 않게 들리는 부분도 없다. 대신 공간에 대한 표현이 좋아서 두터운 입자감의 악기들이 입체감있게 공간 속에 잘 떠오르는 편이다. 

‘High Life’에서도 스테이징이 우선 귀에 들어온다. 중앙을 중심으로 무대를 스피커 뒤쪽에 입체적으로 띄워올리는 느낌이 좋다. 이 곡에서도 역시 악기의 입자와 동작이 두텁게 그려지지만 빠른 운행으로 둔탁하거나 답답하지 않고 산뜻한 인상을 준다. 또한 유연한 스트록으로 매끄럽게 움직인다. 특정 대역에 대해 부각되거나 위축되는 경우가 없어서 전체 곡의 분위기가 고르고 안정된 느낌을 준다.  

말러의 교향곡에서는 투티에서의 해상도와 분해력이 눈에 뜨인다고 할 수 있다. 스테이징도 단정하고 마치 원래 곡에 담긴 수치 만큼을 보여주는 듯 스피커 뒤쪽으로 스테이징을 쉽게 만들어 낸다. 앞서 시청한 곡들에서의 느낌과 연장선상에 있다. 딱히 부각되는 대역도 모자라는 대역도 없이 고른 대역특성을 보인다. 연예인 기질을 보인다거나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고 개성을 발휘하지 않는 대신 어느 곡이나 무난히 들려주는 스타일이다. 이런 성향의 시스템이나 사운드를 추구하는 오디오파일들이 꽤 있어서, 오히려 찾아내려면 없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으로 테스트한 Mamba Audio 는 스페인에 근거지를 둔 케이블 메이커다. 이 메이커는 현재까지 총 여덟 개 케이블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으며 자국을 중심으로 유럽 쪽에서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기본적인 케이블 설계 철학은 확고해 보인다. 모든 케이블은 자국 내에서 제조하며 케이블 단자 부분만 일본의 후루텍(Furutech)으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또한 최상의 음질과 특성을 만들어내기 위해 여러 다른 환경에서 테스트 후 출시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Mamba Audio 의 케이블 제조 철학은 단순 명확하다. 특히 모든 도체들에 전류가 흘러갈 때 도체 표면에서 발생하는 안테나 효과를 제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안테나 효과는 고역 성분에 영향을 주며 또한 전송 속도를 불규칙하게 만들어내며 여러 대역에 걸쳐 디스토션을 일으킨다.

Mamba Audio 는 신호 전송 과정에 나타나느 기생 전기장과 전자기장을 효율적으로 제거하는 데 있어 독자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하모닉스를 포함한 모든 대역의 주파수 성분을 왜곡 없이 전달하며 각 악기들의 템포를 정확히 시스템 내에서 구현해주는 것을 그 목표로 하고 있다. 중간에 설치된 필터가 그 역할의 많은 부분을 담당한다.

이들이 현재까지 구축한 라인업은 Powerflow, Powerblast, Powerfringe, Bluelight, Bigbang, Wormhole, Essential, Stratosphere 등으로 파워케이블, 인터케이블, 스피커케이블, 디지털 케이블 등에 걸쳐있다. 이번 시청에서 테스트한 것은 Bigbang XLR 인터커텍트와 Powerblast 전원 케이블 그리고 Stratosphere 스피커케이블 등 핵심 라인업 3종이다.

동사의 총 세 개 케이블이 동시에 투입된 상황에서 변화는 상당히 크게 다가왔다. 토널 밸런스, 음결은 물론 두께, 윤곽감, 스테이징 등 모든 것들이 새로운 양상으로 변화했다.

우선 카산드라 윌슨의 ‘Another Country’ (24bit/192kHz, Flac)를 재생하면 평균적인 토널 밸런스보다 아래쪽으로 그 무게 중심이 내려오며 굵직한 음의 덩어리들이 활기차게 움직인다. 하지만 기형적인 주파수 특성을 보인다든가 특별히 커다란 착색을 만들어내지 않는다. 어떤 부분에서는 트랜스페어런트와 유사한 밸런스 감각을 보이기도 한다.

[Die Rohre - The Tube] 중 ‘La Musica Notturna delle strade di Madrid’(24bit/192kHz, Flac)에서 돋보이는 것은 공간 안에서 악기들의 움직임과 이미징이다. 대역과 공간에 따른 악기 움직임의 동적구조는 그 크기가 크고 이미징이 명확하다. 약음과 강음의 대비가 명확하 컨트라스트가 상당히 강조된 소리다. 미국적인 호방한 성향이 적극적으로 표현된다. 현악이나 피아노의 미세한 마이크로 다이내믹스보다는 큰 폭의 운행을 보이며 시원하게 공간을 장악하는 특징이 부각된다.

[Jazz at the Pawnshop] 중 'High Life’(16bit/44.1kHz, Flac)을 들어보면 과장이 없이 당시 그대로의 환경을 떠올리게 만든다. 80여석 규모의 펍에서 벌어지는 라이브 콘서트 현장의 특징, 즉 주위에서는 건배를 하며 떠들썩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흥겨운 장소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만든다. 약간 건조하며 산만한 분위기를 필터링 없이 여과를 거치지 않는 모습이다. 더 럭셔리하지도 던 선명하지도 않으며 무대 공간의 사이즈를 과장하지도 않는다. 그 자리에서 그 시간에만 단 한 번 즐겼던 공연을 흑백 필름에 생생하게 인화해놓은 듯 그 표정이 무척 사실적이다. 

내부 도체에 대한 부분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사운드 표면과 입자의 움직임 등을 고려할 때 동선일 확률이 높아 보이다. 또한 동사의 특징 중 하나인 중간 필터 장치가 음질적인 부분에 상당히 많이 관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계속해서 테스트하는 중간에 느끼는 것은 시스템에서 자리 잡기까지 꽤 긴 번인 타임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총 세 종의 케이블이 동시에 테스트했지만 실제 사용할 경우엔 여타 케이블과의 혼용을 통해 색다른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도 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