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 영국 스피커 6종 특집리뷰
6부 - ATC SCM 100SLT
| 0. 프롤로그 - 리뷰어 인터뷰 |
| 1. PMC Twenty 26 - 오승영, 코난 |
| 2. ProAc Response D48 - 오승영, 코난 |
| 3. Tannoy Kensington GR - 오승영, 코난 |
| 4. Wilson Benesch A.C.T - 오승영, 코난 |
| 5. Harbeth Monitor 30.1 - 오승영, 코난 |
| 6. ATC SCM 100SLT - 오승영, 코난 |
하이파이클럽 기획특집 - 영국 스피커 6종 특집리뷰
6부 - ATC SCM 100SLT
코난
지금은 그럴 일을 잘 만들지 않는 편이지만 한 때 시쳇말로 ‘도장깨기’처럼 제어가 힘든 스피커에 도전하던 때가 있었다. 그 중에서도 영국의 ATC 는 그야말로 십자가를 짊어지고 골고다 언덕을 오르는 듯한 험난함의 메타포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시대가 흐르고 ATC 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유닛이 변경되었고 버전을 다양화하면서 이른바 구동이 힘든 저능률 모니터라는 편견에서 조금은 벗어났다.
이번 특집 리뷰에서 만난 ATC SCM 100SLT 만해도 SCM 100이라는 초기 모델을 베이스로 액티브 타입과 패시브 타입이 존재하며 SL 버전이 이후 출시되었으며 여기에 더해 타워형 라인업을 따로 만들어내면서 출시된 버전이다. 스탠드 마운트가 아닌 플로어스탠딩 형태로 세 개의 유닛을 투입한 대형 3웨이 스피커다.
고역은 25mm 슈퍼 돔 트위터가 담당하며 ATC 사운드의 핵심인 중역 대역은 75MM 슈퍼 돔 미드레인지가 담당하다. 여기에 무려 314mm SL 베이스 우퍼가 탑재된 ATC 플로어스탠딩의 대표 모델이다. 공칭 임피던스 8옴으로 커다란 용적과 개당 68kg 의 육중한 무게에 비하면 음압은 90dB를 넘지 않는 88dB 에 그치고 있다. 재생대역은 +/-6dB 조건에서 저역이 32Hz 까지 내려가는 대형기의 면모를 과시한다.
ATC를 대표하는 단어를 꼽아보자면 저능률로 인한 저역 제어의 어려움, 유닛 크기보다 더 큰 마그넷을 탑재한 미드레인지의 끈적끈적한 질감, 바닥을 해머로 내리치는 듯 밀도감으로 충만한 헤비한 저역 그리고 약간은 어두운 토널 밸런스 등이 떠오른다. 하지만 유닛과 크로스오버 등 여러 개선으로 인해 최근 ATC 는 구형보다 제어가 조금은 수월해졌으며 여전히 미드레인지의 중독성 넘치는 사운드는 유효하다. 그리고 비파를 쓰던 시절 어두운 고역은 다소 밝아졌다. 이러한 여러 특성들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주요한 모델이 ATC SCM 100SLT 스피커다.
크로스오버는 380Hz 와 3.5kHz에서 끊고 있으며 SPL 최대 수치는 115dB 에 이르고 후면 바인딩포스트는 세 개 유닛을 따로 구동해 바이앰핑 할 수 있도록 트라이와이어링에 대응한다. 가히 레퍼런스급다운 풍채와 전통적인 3웨이 설계기법으로 커다란 포트가 전면 하단에 설치되어있어 후면 폭 운용에 여유가 있는 편이다.
Livingston Taylor - Isn't She Lovely
Livingston Taylor - Ink
시청한 스피커 중 가장 상급 그레이드로 오디오넷과의 매칭에서도 상당히 이점을 가진 케이스다. 오디오넷으로 충분한 드라이빙이 이루어졌으며 이는 리빙스턴 테일러의 ‘Isn't she lovely’(24bit/96kHz, Flac)를 재생하자마자 표출된다. 휘파람의 호흡이 더 깊고 내뱉는 숨소리부터가 더 힘 있게 느껴진다. 중역 대역을 맡은 강력한 마력의 미드레인지 덕에 남성 보컬의 중심 대역인 중역대역에서 호흡과 힘의 강약 조절이 더욱 대비되어 들린다. 호소력이 높고 힘차며 충분한 추진력이 음악을 더욱 박력 있게 만든다. 보컬의 끈기와 핵이 느껴지며 기타 사운드는 그 어느 때보다도 스트링이 크고 텐션이 넘친다. 오디오넷 앰프가 중립적이며 타이트한 성향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역동적인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Diana Krall - Temptation
Diana Krall - The Girl In The Other Room
다이애나 크롤의 ‘Temptation’(24bit/96kHz, Flac)에서 힘 있게 내딛는 드럼 풋웍에서부터 손가락 움직임이 보일 것 같은 더블 베이스의 역동적인 피킹 등 묵직한 에너지가 리스닝 룸을 휘감는다. 한편 다이애나 크롤의 보컬 음색은 인생의 희노애락을 다 경험한 듯 노련하며 감정에 더욱 호소하는 듯 처절하다. 중역 대역이 표현해내는 중역 대역의 디테일과 특유의 질감 덕분이다. 무대 위에서의 위치는 나서지 않고 적당히 중앙에 위치한다. 따라서 매우 강력한 에너지와 육중한 중, 저역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산만하거나 공격적인 느낌은 별로 포착되지 않는다. 오히려 약간 낮은 쪽으로 쭈욱 깔리는 토널 밸런스 덕에 차분한 편이다.
Suoyen Kim & Donghyek Lim - Allegro Moderato
Suyoen Kim & Donghyek Lim - Schubert For Two
임동혁과 김수연의 슈베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A장조 D.574 - I. Allegro moderato’(24bit/96kHz, Flac)에서 피아노와 바이일린 레코딩은 현장의 그것보다 오히려 더 인상적으로 들린다. 이해할지 모르겠지만 바이올린이 종종 중후하게 들리며 끝맛이 고소하다고 느낄 정도로 침이 고이는 소리다. 하늘 위로 쭉 뻗는 개방감보다는 한 단계 누그러들어 그윽한 느낌을 준다. 피아노 또한 느긋하고 여유 있게 그리고 침착한 기운을 가지며 동시에 깊고 중후한 잔향을 만들어낸다. 확실히 최근 스피커들이 추구하는 좊은 배플과 다발의 소형 우퍼 시스템과는 차별화된 소리다. 소구경 다발 우퍼와 달리 대형 우퍼 한 발의 쾌감은 절대 다른 것으로 치환할 수 없다. 남성적인 육중함과 중후한 품격이 스며들어 있으며 예상보다 디테일도 뛰어나다.
Claudio Abbado - Scherzo
Lucerne Festival Orchestra - Bruckner Symphony No.9
아바도가 지휘한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브루크너 교향곡 9번 2악장 ‘Scherzo’(24bit/48kHz, Flac)에서는 이러한 대형기의 장점이 여과 없이 드러난다. 다이내믹레인지가 워낙 크고 넓은 대역을 소화하는 스피커이므로 생략된 대역이 없으며 어떤 대역도 아무일 없다는 듯 느긋하게 소화한다. 초고역의 화려함이나 착색이 두드러지지 않는 고역 덕분에 스테이징 자체가 압도적으로 다이내믹하게 펼쳐지진 않는다. 대신 현, 관악기의 아주 깊고 풍부한 울림은 그 모든 것을 무력화시킨다. 또한 총주시 순간적으로 확장되는 저역의 깊이와 강렬한 에너지는 속이 후련한 쾌감을 선사한다. 예상보다 높은 세부 표현력도 두드러지는데 근거리에서 세필로 묘사한 정밀화가 아니라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세밀하게 전망한 풍경화처럼 전망이 좋고 컨트라스트가 높은 소리다. 특히 저역 컨트라스트를 높이기 위해서는 전원부가 충실하고 스피드도 느리지 않으면서 댐핑이 뛰어난 솔리드스테이트 앰프가 요구된다. 게다가 리스닝 룸이나 매칭 앰프에 따라서 볼륨의 최소마진이 있다. 볼륨을 올릴수록 장점이 살아나며 제대로 된 밸런스와 다이내믹스를 즐길 수 있는 최소 볼륨 수치가 있다는 얘기다. 그 때 비로소 ATC SCM 100SLT 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오승영
100SLT는 스펙으로 보아 전체 제품 중에서 다소간 우위에 있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예상했으며 시청의 결과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트위터가 변경된 신형 50SLT 정도였다면 좀더 적절한 비교가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제품의 사이즈나 스펙 등 대부분의 지표에서 시청한 스피커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제품이다. 그런 장점을 살려 다이나믹스와 스테이징의 부문에서는 시청제품 중에서 가장 돋보였다. 특히 오디오넷 앰프와의 조합 또한 제품의 퍼포먼스에 좋게 작용하고 있어 보인다.
알려진 바, 스피커의 운용은 그리 까탈스럽지 않다. 50과 비교했을 경우에도 공간에 따른 취사선택 정도만 고려해도 될 만큼 앰프 선택의 폭이 넓을 것으로 보인다. 좌우 방사각 80도를 갖는 설계로 출력이 높지 않더라도 12인치 SL버전 우퍼를 움직여줄 수 있는 여유있는 전원용량을 갖춘다면 생각보다 작은 공간에서도 사용이 가능한 제품이다. 액티브 버전에 MOS FET 출력석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오소독스한 ATC 용 앰프를 선택하는 데 참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와이어링, 트라이와이어링은 물론, 원래 액티브로 제작을 병행하는 구조로 제작되어 있어서 사용자의 의지에 따라서는 트라이앰핑을 시도해볼 수도 있는데 실제 사용자의 사례를 보면 그 결과물은 이 스피커의 구사의 폭을 크게 확장시킬 수 있다.
또한 2003년 부터 전격 교체된 네오디뮴 자석 버전의 밝고 유연한 시어즈제 트위터, 음악성과 물리적 특성이 뛰어난 전통의 코팅 패브릭돔 미드레인지 SM75-150S 등은 본 제품이 단순히 억세고 에너지를 전면에 내세운 스피커가 아님을 잘 알려주는 주요 포인트들이다. 이 스피커로 보컬과 합창을 유심히 시청해본 사용자라면 그 뛰어난 음악성에 쉽게 매료되었을 것이다. 역동적인 파워핸들링과 미세한 탄력을 기반으로 하는 단단한 밀도감이 주는 쾌감이야말로 ATC 고유의 영역이다. 기본적으로 안정감있는 베이스와 다이나믹스를 기반으로 장르를 크게 가리지 않는 전천후 스피커의 장점이 작용해서 음악을 듣는 재미를 확장시키는 제품이다. 녹음 속에 있는 정보량과 현장음을 변형시키거나 과장하지 않은 채로 적극적으로 부각시켜서 사운드의 폭 만큼이나 드라마틱하고 감정의 깊이를 쉽게 심화시키고 고양시키는 제품이다.
Livingston Taylor - Isn't She Lovely
Livingston Taylor - Ink
‘Isn’t She Lovely’의 휘파람소리는 깊고 풍부하게 울린다. 입속이 크고 입술이 두꺼운 사람이 매우 정교하게 입술을 놀려서 휘파람을 불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컬은 명료하고 풍부한 베이스가 안정적으로 전체 연주를 서포트하고 있다. ATC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육감적인 베이스이지만 의식되지 않고 단단한 바닥 위에 낮게 깔려오는 감촉이 상쾌해서 이 곡의 분위기를 쉽게 고조시킨다. 이 곡 특유의 약음에서 치고 받는 마이크로 다이나믹스의 분명한 느낌을 감상하는 재미가 크다.
Diana Krall - Temptation
Diana Krall - The Girl In The Other Room
’Temptation’에서의 풍부한 표정은 감각적이고 호소력이 짙다. ATC스럽다고 해야 할 본원적인 스타일이 잘 드러나는 부분으로서 역동적이고 강렬하지만 사운드에 치중해서 과도하게 몰아가지 않고 음원의 확장을 넘어서는 왜곡을 개입시키지 않는다. 잠시 도취되는가 싶다가도 이런 부분이 본 제품을 여전히 모니터라는 의식을 일깨워주곤 한다. 두터우면서도 동시에 투명하다고 하면 적당한 표현이 될까? 있는 그대로 소스를 드러낸다기 보다 능숙한 연출로 구성한 자연스러움이라고 해야할 것 같다. 짙은 화장을 한 보컬의 음색이 강렬하게 파고들지만 무대 전체를 투명하게 조망해서 버라이어티한 느낌을 받는다.
Suoyen Kim & Donghyek Lim - Allegro Moderato
Suyoen Kim & Donghyek Lim - Schubert For Two
슈베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에서의 바이올린은 기본적으로 표정이 풍부해져 있다. 동일한 프레이징의 구간에서 좀더 적극적으로 동작해서 울림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대비도 분명하고 힘이 실릴 때는 색감도 같이 짙어지는 듯 하다. 빈 곳과 연주자가 있는 곳, 공기가 흐르는 곳의 구분도 강렬할 만큼 뚜렷하게 떠오른다. 굳이 흠을 잡자면 마이크로 다이나믹스가 좀더 정밀하게 부각되었으면 싶은 순간이 있었다. 약음을 좀더 정교한 느낌을 주도록 충분히 작은 음량으로 들려주었으면 싶어서 특히 약음에서 앰프에 따른 뉘앙스의 차이가 분명해 보인다. 피아노의 경우 역시 왼 손에 실리는 중량감이 다르다. 뛰어난 해상도로 위력적이고 순간 무대를 가득 채우는 낮은 건반의 존재감이 강하게 전해진다.
Claudio Abbado - Scherzo
Lucerne Festival Orchestra - Bruckner Symphony No.9
브루크너의 교향곡은 총체적으로 브루크너스러운 웅장함을 가장 잘 살려주었다. 예상은 했지만, 최소한 이 곡에서만은 다른 스피커들과 조금 리그가 다르다. 강력할 때와 약음으로 물러설 때, 화려하게 피어오를 때와 움추려 들 때의 대비가 극적으로 이루어져서 곡에 대한 주장이 분명하고 강하다. 악기들의 대비와 밸런스를 정연하게 구성하며 각각의 음색을 순간 순간 잘 부각시킨다. 특히 현악기와 금관악기울림의 느낌이 동시에 움직이는 하나의 그룹이 되어서도 마치 구경이 큰 스피커 케이블의 단면을 보는 것 처럼 서로 확연한 영역속에 구분되어 들린다. 파워풀한 드라이브 속에서도 긴장감을 돌게 하지 않고 여유있는 분해력 속에 선명한 해상력으로 프레즌테이션을 펼친다. 적극적이고 다채로운 뉘앙스를 주는 연주로서 불만이나 애매한 부분이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양감이 충분하지만 울림이 많게 느껴지지 않는다. 시청실 공간의 크기와 튜닝의 영향도 많아 보인다.
| Specification | |
|---|---|
| Drivers | HF 25mm Neodymium, Mid 75mm ATC Soft Dome, LF 314mm SL |
| Frequency Response (±2dB) | (±2dB) 65Hz–17kHz |
| Frequency Response (±6dB) | (±6dB )32Hz–22kHz |
| Matched Response | ±0.5dB |
| Dispersion | ±80° Coherent Horizontal, ±10° Coherent Vertical |
| Max SPL | 115dB |
| Crossover Frequencies | 380Hz & 3.5kHz |
| Input Connector | Binding Posts / 4mm Sockets(Tri-wire Capable) |
| Sensitivity 1Watt / metre |
88dB |
| Recommended Power Amplifier | 100 - 1500 Watts |
| Cabinet Dimensions (HxWxD) | 1167 x 428 x 526mm |
| Weight | 61kg |
| SCM 100 SLT | |
| 수입사 | D.S.T Korea |
| 수입사 연락처 | 02-719-5757 |
| 수입사 홈페이지 | www.dstkorea.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