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FICLUB, High-end Internet

미국 메인주에 위치한 락포트 테크놀로지의 Arrakis 와 Altair 에 이어 출시된 Avior 와 Atria 는 최근 몇 년간 전세계 하이엔드 스피커의 새로운 이정표로 자리매김했다.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최대 공배수 설계와 구조에서 만들어내는 무시무시한 퍼포먼스는 이 분야, 하이엔드 라우드스피커의 지형을 뒤흔들어놓았다.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실연의 생생한 연주, 마스터 테잎에 담긴 음원 정보를 남김없이, 극도로 정교하게 재생하는 락포트는 진정한 현대 하이엔드 오디오의 새로운 깃발을 흔들고 있다. 이런 찬사가 결코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는 이유는 락포트 테크놀로지의 수장이자 이 시대의 천재적인 엔지니어 앤디 페이어 때문이다. 

단지 값비싼 제품이 하이엔드 오디오로 여겨지기도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서 앤디 페이어는 타협 없는 스피커 제작자로서 결점이 없다. 보트 타기와 와인을 좋아하는 그지만 제품 설계와 제작에 있어서만큼 전세계 어떤 사람보다 완벽주의를 추구한다. 최근 하이엔드 오디오라고 자처하는 메이커들이 거대한 부지에 엄청난 공장 크기, 자동화 공정을 마치 자랑스럽게 홍보용으로 사용하지만 그것은 일종의 아이러니다. 그런 거대한 공정은 이미 그 자체로 하이엔드라는 단어 자체를 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앤디 페이어의 락포트 테크놀로지는 스피커를 제작할 때 그 어떤 결점도 허락하지 않는다. 완벽한 상태는 물론 여러 조의 스피커가 완전히 동일한 상태로 조립되고 동일한 퍼포먼스를 낼 수 있게 극히 미세한 부분까지 많은 테스트를 거친다. 예를 들어 동일한 캐비닛에 동일한 유닛이라고 하더라도 유닛 간 페어 매칭을 꼼꼼히 따진다. 트위터와 미드레인지, 우퍼의 위상을 반대로 맞춘 후 위상을 체크해 정위상과 역위상이 아주 조금이라도 기준에 어긋날 경우 몇 번이고 새롭게 크로스오버를 조정한다. 

마케팅엔 재주가 없는 앤디 페이어지만 제품 자체의 완성도에 대해서만큼은 그 어떤 하이엔드 메이커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완벽주의자다. 대표적인 예로 락포트는 단위 기간에 출고할 수량을 미리 정해놓고 그 이상의 제품은 절대 만들지 않는다. 비용이나 이익과 관계없이 극단적인 퀄리티와 퍼포먼스를 추구하는 하이엔드 오디오의 철칙을 그대로 지키고 있다. 엄청난 공장 규모와 대량 생산 공정은 그에겐 절대 허락할 수 없는 개념이다.

Avior 와 Atria 는 기존 최상급 Arrakis 와 Altair 에 이어 그 설계 이론과 퍼포먼스 등을 거의 그대로 이어받았다. 그리고 락포트 테크놀로지의 촉망받는 신예들이면서 락포트의 과거와 이별하고 하이엔드 라우드스피커의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 아마도 기존의 여러 스피커 메이커들은 락포트 테크놀로지의 신형 스피커에 대단히 감흥 받은 듯 오디오쇼에서 그 열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락포트 테크놀로지의 활약은 여타 메이커들에게 직격탄을 날리며 단숨에 미국 오디오의 새로운 스타로 거듭나게 만들었다. 

Cygnus 는 Avior 의 상급기이자 Altair를 잇는 락포트 테크놀로지의 레퍼런스급 모델로서 작년에 출시되었다. Avior 와 Atria를 들어본 이후 이 스피커를 기다리는 데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절대 잊고 있지 못할 만큼 기대가 컸다. 그리고 최근 서울 국제 오디오쇼 현장에서 Cygnus를 만날 수 있었다. 물론 오디오 쇼 최고의 사운드를 들려주었고 정식 리뷰를 위해 GLV에 들러 좀 더 세밀하게 관찰한 퍼포먼스는 예상보다 훨씬 더 상회하는 것이었다.

앤디 페이어는 단 한 번도 그가 주장하는 사운드에 대한 기준을 스스로 어긴 적이 없다. 요컨대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사용한 스피커들의 단점을 최소화하면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제대로 만든 평판이나 정전형 패널을 사용한 스피커들의 시간축 정확도를 그대로 실현하는 것도 물론 포함된다. 커다란 박스 안에서 혼탁한 에너지가 모이며 캐비닛 안에서 진동하고 이것이 실제 재생음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는 것도 물론이다. 저음 반사형이나 밀폐형이라는 한정된 캐비닛 설계와 필요악인 크로스오버의 폐해도 최소화시켜왔다.

이를 위해 앤디 페이어는 캐비닛에 모노코크 스타일의 제조 공정을 도입했고 특수 도장된 번뜩이는 피아노 마감 인클로저는 유리 섬유와 에폭시 수지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모든 모델은 공진을 억제하기 위해 매우 무겁게 만들었으며 그만큼 엄청나게 높은 밀도를 자랑하는 캐비닛을 만들었다. 음향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캐비닛 특성, 즉 어떤 진동에도 떨지 않는 무한정 단단하면서도 댐핑 능력이 뛰어난 캐비닛을 설계했다.

Cygnus 에서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었다. 그러나 그 소재에 있어서 새로운 시도가 발견된다. 다름 아니라 전면에 알루미늄을 사용했다. 온 몸을 알루미늄으로 감싼 스피커도 다수 존재하지만 락포트 테크놀로지는 고밀도의 견고함과 댐핑 특성 모두를 얻기 위해 가장 이상적인 방식으로 활용했다. 항공 분야에서 사용하는 고품질 알루미늄로 만들어진 3/4인치 두께의 프레임 그리고 탄성을 가진 일종의 폴미머를 1 1/2인치 두께로 가공해 샌드위치 형식으로 서로 단단히 포갠다. 그리고 MDF 로 만들어진 3인치 내부 배플에 알루미늄 배플을 결합시켰다. 기존 모델보다 캐비닛으로 인한 노이즈 플로어를 드라마틱하게 낮추는 결과를 얻었다는 앤디 페이어의 설명이다.

캐비닛에서 발생하는 부수적인 진동과 에너지는 본래 드라이버에서 재생하는 주파수 대역을 수시로 침범한다. 락포트는 이로 인한 위상 왜곡과 노이즈를 없애기 위해 또 한 번의 혁신을 감행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스탠딩 웨이브를 없애기 위해 트위터 등 각 유닛의 주파수 대역을 감안해 세밀하게 디자인한 캐비닛엔 각이 진 부분이 없다. 마치 노틸러스의 이상처럼 가능한 곡면 형태의 모서리 면적을 최대화시켜 캐비닛의 음질 손상 가능성을 최소화시켰다.

드라이브 유닛은 스캔스픽에 커스터마이징 형태로 제작한 베릴륨 트위터와 스카닝의 카본 우퍼를 사용하고 있다. 우선 1인치 스캔스픽 베릴륨 트위터는 내가 들어본 최고급 트위터 중에서도 단연 최강의 성능을 뽐낸다. 초고역까지 롤오프 없이 쭉 뻗는 선형성과 함께 극도의 해상력과 풍부한 표현력 등 모든 음악을 태어나서 처음 듣는 듯하다. 특히 이번 Cygnus 에서는 웨이브 가이드를 변화시켰다. 이는 트위터가 담당하는 대역의 낮은 주파수 대역에서 임피던스 매칭을 보다 최적화시키기 위한 것으로 꽤 넓고 납작한 알루미늄 재질의 웨이브 가이드다. 

미드레인지 드라이버는 6인치 카본 소재를 사용한 것으로 샌드위치 콤포지트 콘을 포함하고 있다. 이것은 Avior 에 장착한 것에서 한 번 더 발전시킨 것으로 거의 6옥타브에 가까운 밴드폭을 가지며 디스토션이 보편적인 앰프보다도 낮은 수준을 보여주는 놀라운 유닛이다. 이하 저역을 담당하는 우퍼는 10인치 구경을 두 개 사용했다. 이 또한 미드레인지처럼 덴마크 오디오 테크놀로지와 함께 공동 개발한 것으로 카본 섬유를 사용한 샌드위치 콤포지트 우퍼다. -60dB 에 이르는 낮은 디스토션은 물론 Avior 에 비해 진동판 면적이 50% 증가해 저역 확장과 그 특이 훨씬 더 좋아졌으며 모든 면에서 스케일이 대폭 늘어났다.

미드레인지와 베이스 우퍼는 오디오테크놀로지에서 대부분의 공정을 거치지만 락포트에 의해 커스터마이징된 것으로 매우 특별한 구조를 갖는다. 로하셀 진동판을 중심으로 양 쪽에 카본 섬유를 입힌 후 고온, 고압으로 단단히 응축시킨 콘을 사용했다. 또한 이 진동판은 각 부분에 따라 다른 두께를 적용해 다이내믹 드라이버의 단점, 즉 공진 주파수에서 소리가 부서지는 현상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130kg 의 육중한 무게에 Avior 보다 한층 더 커진 몸매는 GLV 시청실의 넓은 공간에서도 그리 부족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게다가 20Hz 초저역에서부터 30kHz 까지 매우 평탄하고 폭넓은 재생 대역은 대역에 대해서만큼은 어떤 제약도 없이 모두 즐길 수 있게 해주었다. 공칭 임피던스가 4옴으로 낮으나 90dB SPL/2.83 v 능률로 Avior 에 비하면 약간 더 높은 수준이지만 저역은 5Hz 더 깊게 내려간다. 탁월한 드라이브 유닛 탑재와 공진 제어가 영민하게 처리된 캐비닛 등으로 인해 크로스오버는 매우 심플한 설계를 갖게 되었고 고급 부품만을 엄선해 최소한의 필터 역할만 하도록 만들어졌다.

시청을 위해 셋업한 시스템은 매우 화려하다. Cynus 의 몸값 또한 낮지 않으나 MSB 의 플래그십 DAC 인 Select II를 프리앰프 역할까지 겸하도록 했고 파워앰프로는 비올라 Vravo II를 사용했다. CD 트랜스포트로는 메트로놈 테크놀로지의 칼리스타, 그리고 음원 트랜스포트는 브라이스턴 BDP-2를 활용했음을 밝힌다.

모든 주변 컴포넌트들이 예열을 마치자 Cygnus 는 각 대역 밸런스가 타이트한 균형감각을 찾는다. 존 루터의 레퀴엠 중 ‘Pie Jesu’를 칼리스타에 올리고 들어보면 소프라노가 무대 깊은 곳에서 홀연히 촛불처럼 일렁인다. 두 스피커 사이에서 피어오르는 소프라노와 이후 펼쳐지는 혼성 합창은 중앙 소프라노를 중심으로 양 옆으로 커다랗게 운집한 모습이 마치 눈 앞에 그려지는 듯 싱그럽고 생생하다. 

착색이 가해지지 않은 깊고 영롱한 고역은 그 찬란한 음색은 물론이며 파노라마처럼 깊고 세밀한 겹겹의 레이어링을 무대 위에 그려낸다. 압도적인 경건함과 홀의 높이까지 조망해주는 홀톤이 황홀할 정도다. 특히 끝없이 펼쳐지는 원근감과 심도는 음악 안으로 청자를 강력하게 밀어 넣는 힘이 있다. 오로지 나만을 위해 타오르는 소프라노가 바로 저 앞에 서있다.

존 서먼의 ‘Potrait of romantic’(16bit/44.1kHz, Wav)에서는 마치 진공관의 2차 배음이 담겨 있는 듯한 소리가 흘러나온다. 

모든 대역에 걸쳐 어떤 막힘도 없이 폭포수처럼 흘러나오는 존 서먼의 섹소폰은 풍부한 울림과 복잡한 하모닉스 구조까지 모두 표현해준다. 음악적 앰비언스가 풍부해 악기의 기음과 잔향까지 자극 없이 순도 높게 표현해주는데 어떤 대역에서도 딱딱하거나 건조한 구석을 발견할 수 없다. 

비브라폰의 영롱한 울림엔 어떤 잡티도 포착되지 않으며 순간 중앙을 비집고 튀어나오는 관악의 부드러운 윤기와 빛나는 황금빛 광채는 놀라울 정도다. 지나치게 번뜩이거나 번들거리지 않고 비단처럼 곱고 유연한 소리들이 공간을 자유롭게 유영한다. 

고역과 중역 그리고 저역은 매우 유기적으로 융합되어 대역 간 이물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일체감을 보여준다. 착색이 없지만 매우 진하고 각 악기의 컬러가 수천가지 총천연 색상처럼 다채롭게 펼쳐진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핑크 플로이드의 ‘Time’(16bit/44.1kHz, Flac)같은 곡에서 공간에 대한 이미지는 극도로 입체적으로 펼쳐진다. 

시계 초침이 바로 귀 옆에서 재깍재깍 움직이는 듯 초침의 동적인 움직임이 매우 또렷하게 들린다. 괘종의 울림이 뛰어놀다가는 연이어 효과음이 지정된 위치에 고정되어 동일한 시간축을 오간다. 이것은 마치 프로듀서 알란 파슨즈가 현장에서 핑크 플로이드 녹음을 진두지휘하던 바로 그 공간을 연상시킨다. 

아니 오히려 마스터테잎보다 더 뛰어나고 고급스러운 소리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전면 보컬과 후방 코러스의 거리 차이는 마치 공연장에서 느낄 수 있는 것만큼 분명하며 기타, 베이스의 위치 등 마스터테잎 안에 내재된 정보를 한 톨도 남김없이 끄집어내 눈앞에 펼쳐놓는다.

Cygnus 의 놀라운 점은 그런 와중에서도 아주 작은 악기의 연주와 움직임 등 작은 기척까지도 모두 선명하게 분리해서 보여준다는 것이다. 아바도가 지휘한 베르디 레퀴엠 중 ‘Dies irae’을 들어보면 무게감 넘치며 밀도 높아 펀치력이 뛰어나지만 절대 억지로 부풀려놓은 저역이 아니다. 에너지감이 넘치면서도 아주 작은 악기들의 약음과 더 강한 약음까지도 선명하고 민첩하게 포착해낸다. 

이것은 고역, 중역, 저역에 걸쳐 매우 환상적인 균형감을 유지하고 있으면서 동시에 탁월한 순간 표현력의 산물이다. 대게 광대역에 풍선처럼 스테이징과 스케일만 부풀린 여러 미국 하이엔드 스피커들의 오류를 개선했다고 평가된다. 심지어 대음량에서도 터지는 주파수 구간이 없으며 낮은 볼륨에서도 다이내믹레인지가 새털처럼 세밀하게 살아있다.

Avior 에 이어 출시한 Cygnus 는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스피커 중 하나다. 나는 지금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여러 스피커를 경험해왔지만 Cygnus처럼 모든 부분에서 단점을 찾기 어려운 스피커는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다. 이것은 단지 해상력, 스테이징, 포커싱과 다이내믹레인지, 심도 등 정해진 기표와 기의에 의한 단편적인 해석에만 머물지 않는다. 하드웨어의 완성도와 설계 및 소재의 독창성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작자의 음악과 엔지니어링에 대한 총체적 투영으로 진행되는 음질 튜닝에서 정점에 이른다. 

Cygnus 는 기구적 완성도와 독창성에 더해 음악적 코히어런스까지 모두 충족시켜주는 몇 안되는 스피커다. 이 스피커를 듣는 순간 당신은 수많은 음반과 음원 컬렉션을 끊임없이 뒤적이며 하루 종일 음악에 심취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듣고 싶었으나 미루어두었던 음반을 구입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게 될 것이다. Cygnus 의 유일한 단점이라면 뛰어난 음질로 녹음된 레코드 또는 음원을 구입하는 데 매우 많은 돈을 쓰게 만들 거라는 사실이다. Cygnus 로 들어도 음질이 좋지 않다면 당신은 스피커가 아닌 음원을 탓해야한다.

Specification
Woofers	(2) 10″ carbon fiber sandwich composite
Midrange	6″ carbon fiber sandwich composite
Tweeter	Waveguide mounted 1″ beryllium dome
Internal wiring	Transparent Audio
Height	50.50″
Width (base)	13.50″
Depth (base)	27.50”
Weight	285 lbs. each
Frequency Response	20-30Khz, -3db
Nominal Impedance	4 ohms
Sensitivity	90db spl/2.83v
Minimum amplification Power	30 watts
Rockport Cygus Speaker
수입사	코포사운드
수입사 연락처	02) 2157-1501
수입사 홈페이지	http://www.kophosoun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