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FICLUB, High-end Internet

초기 이 분야에 뛰어들어 현재까지 꾸준히 인정받고 애용되고 있는 하이엔드 수준 뮤직서버는 열 손가락 안에 들 정도다. 그 이유는 너무나 자명하다. 단지 자작 PC 나 음원 플레이어 또는 반제품으로는 절대 도달하지 못할 경지의 퀄리티와 인터페이스다. 목표 자체가 고성능 PC 가 아니었다. 오렌더는 설계 사상 등 시작부터가 하이엔드 오디오의 설계 철학을 그대로 적용한 흔치 않은 음원 ‘트랜스포트’ 다. dCS 등 현존하는 전세계 얼티밋 하이엔드 소스기기가 오렌더의 W20 등과 수시로 매칭되며 사용되는 이유는 단지 마케팅 차원을 넘어선 대체불가 영역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타이달 등 온라인 고음질 스트리밍 서비스의 세계적 유행은 하이엔드 오디오 유저에게 오렌더와 같은 뮤직 서버, 네트워크 스트리밍 전용 트랜스포터의 존재를 더욱 빛나게 했다. 

그러나 오렌더가 지금까지 쉽게 이런 브랜드 가치와 성능을 인정받게 되는 데에는 여러 난관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우선 전용 음원 트랜스포트에 대한 인식이 덜 된 상태에서 과연 음원 트랜스포트에 수백을 넘어 천만원 이상을 지불해야 하는가에 대한 심리적 저항이다. 실제로 거의 대부분의 디지털 메이커들이 네트워크 플레이어 겸 DAC를 내장한 기기를 출시했고 별도의 트랜스포트 없이도 유사한 기능을 모두 구현해냈기 때문이다. 

오렌더가 하이엔드 디지털 씬에서 유독 주목받을 수 있었고 dCS 등과의 연대가 가능했던 이유는 ‘전용 트랜스포트’ 라는 정체성이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된다. 같은 디지털 메이커들도 자신들의 DAC에 매칭한 트랜스포트로서 오렌더를 꼽으며 추켜올릴 충분한 이유를 제공했다. 그들로서는 손해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렌더로서는 고민이 많았을 것. DAC를 내장하는 것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조금은 걱정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결국 결정했다. DAC를 직접 개발해 내장시키기로. 단지 음원 전용 트랜스포트 전문 메이커 이상의 커버리지를 가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 여타 DAC 메이커와의 연대 없이도 스스로 독자적인 퀄리티의 단일 인티그레이티드 서버 겸 DAC 로 승부하겠다는 의지가 숨어있다.

이 야심찬 마스터플랜의 첫 번째 타자의 이름은 A10. W, S, N 등의 이니셜로 이어져오던 오렌더의 음악 파일 플레이백의 새로운 제품 라인업은 이니셜 A로 구체화되었다. 

A10 은 기존 N10, N100 등 네트워크 플레이어 겸 뮤직서버의 설계와 기능을 그대로 이어받고 있다. 우선 120기가 SSD를 통해 캐싱 플레이하는 형태를 고수한다. 내장 스토리지는 4테라 HDD 며 이곳에 음원을 저장, 라이브러리를 관리하며 실제 재생은 SSD에서 이루어진다. 리눅스 OS를 사용하며 내장 보드 등 모든 것은 일반 PC에서 사용하는 것과 완전히 차별화된 커스터마이징 보드를 사용한다. 풀 사이즈의 알루미늄 절삭 섀시는 멋진 외관과 기구적 안정감은 물론 전기적 절연을 통해 음질적 왜곡과 훼손을 막는다. 기존 N100 과 마찬가지로 동일한 자체 앱 컨트롤을 지원하며 NAS 및 외장하드, 플래시 메모리 등을 통한 음원 재생도 가능하다. 모든 것이 오렌더의 여타 뮤직 서버 겸 네트워크 플레이어와 동일한 아키텍처를 구현하고 있다. 

A10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오렌더가 처음 시도하는 DAC 섹션 설계다. 단지 뮤직서버에 추가적으로 보너스처럼 DAC를 추가한 것이 아니다. 내부를 보면 알겠지만 거의 정확히 절반이 뮤직서버 회로고 나머지 절반이 DAC 와 아날로그 출력부로 채워져 있다. A10은 뮤직서버와 DAC를 거의 등가로 상정하고 설계한 제품이다. 우선 전원부를 살펴보면 뮤직 서버 쪽에 한 개의 커다란 토로이달 트랜스포머를 사용하며 전기적 절연을 위해 기판을 완전히 분리한 DAC 파트엔 무려 세 개의 토로이달 트랜스포머를 사용했다. DAC 섹션에 사용되는 DAC 또한 채널당 한 개씩, 두 개의 DAC를 채용해 듀얼 모노로 설계했기 때문이다. 

DA 변환은 일본 아사히 전자의 플래그십 Verita 시리즈 중 레퍼런스급 칩셋 AK4490이 담당한다. S/N비가 120dB를 넘고 THD+N 이 –112dB 수준, 샘플링레이트는 768kHz 까지 지원하며 DSD 의 경우 11.2Mhz 까지 확장된 최고사양 칩셋이다. 독자적인 FPGA를 구성해 탑재했으며 여기엔 고정밀 리클러킹 시스템이 도입되었다. 무려 100fs 이하 지터 수준을 갖는 고품질 클럭 제너레이터가 내장되어 있다.

A10은 뮤직서버와 DAC 그리고 볼륨단을 내장하고 있는 등 여러 기능을 통합한 제품이지만 인터페이스는 매우 간결하다. 우선 리모트 앱 콘트롤을 지원하며 네트워크 플레이를 위해 기가비트 이더넷 단자를 하나 구비하고 있고 USB메모리나 외장하드 등 외부 스토리지와의 연결을 위한 USB 포트 2개를 지원한다. 디지털 입/출력 또한 매우 간결하며 스마트하다. 디지털 출력은 USB 1개, 디지털 입력은 12bit/192kHz 까지 대응하는 옵티컬 입력 1개뿐이다. 흥미로운 것은 코엑셜, AES/EBU 및 B타입 USB 등의 다양한 디지털 입력단을 모두 생략했다는 점이다. USB 출력은 별도의 DAC를 연결해 사용할 경우, 옵티컬은 TV, 게임 콘솔 등과의 연계만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USB 출력단의 경우 PCM 32bit/384kHz, DSD 는 DSD128까지 DoP 모드로 출력 가능하다. 이미 오렌더 기존 제품에서 구현된 TIDAL 및 벅스뮤직 실행기능이 빌트인 되어있음은 물론. 게다가 메르디안의 MQA 포맷에도 대응하는 등 국내/외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에도 꼼꼼하게 대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A10 은 디지털 볼륨 기능이 있어 파워앰프와 직결 또한 가능하며 볼륨은 –90dB에서 최대 0dB 까지 0.5dB 간격으로 조정 가능하고 전용 리모컨을 제공한다. 아날로그 출력단은 2Vrms 출력 전압을 갖고 RCA 한 조, XLR 한 조를 지원한다. A10의 THD+N 은 –112dB, IMD 는 –113dB, XLR 출력단의 THD 는 0.00013%, 다이내믹레인지가 최대 121dB, 크로스토크가 –135dB 정도다. 일단 오렌더에서 제공한 수치로만 보면 매우 출중한 결과물이다. 

테스트에 사용한 장비는 첫 번째로 파워앰프와 직결을 시도했고 사용기기는 골드문트 Telos 150 과 포컬 디아블로 유토피아였다. 그리고 두 번째 테스트는 A10을 서버 겸 DAC 로만 사용해 최대볼륨 세팅에서 다즐 NHB-18NS 프리와 NHB-108 파워 그리고 타이달 Piano G2를 사용했다. 테스트는 A10 내부 스토리지에 음원을 저장 후 재생하며 이루어졌다. 하이파이클럽 메인 시청실에서 진행했음을 밝힌다.

파워 앰프와 직결해 A10을 서버/DAC/프리로 사용한 시스템에서는 무엇보다 A10 의 모든 성능이 시스템을 지배한다. 제니퍼 원스의 ‘Way down deep’에서 초반 북소리는 내가 들었던 어떤 시스템보다도 깊고 빠르고 명확하다. 골드문트의 영향도 있으나 오렌더는 매우 반듯한 응답특성과 높은 해상력 덕분이다. 토널 밸런스 또한 일체의 흔들림이 없고 매우 중립적이다. 

최근 자주 들었던 래리 칼튼의 ‘Take me down’에서 래리 칼튼의 기타는 고도로 정제된 톤으로 들린다. 해상력은 매우 뛰어나며 기음 위주로 재생되고 잔향은 절제되어 플랫한 사운드로 들린다. 일체의 과장이나 착색은 단 한 톨도 발견되지 않는다. 

해상력이라는 측면에서는 레퍼런스급이지만 기음 위주의 표현으로 단단하게 응축된 모니터 스튜디오 사운드다. 레퍼런스 레코딩스의 대편성 클래식의 경우 만족할만한 볼륨은 거의 –10dB 언저리까지 높게 올려야 풀 다이내믹스를 느낄 수 있다.

이번엔 다즐 분리형 앰프와 연결해 타이달 Piano G2 로 테스트해보면 서버와 DAC 로서 A10의 성능이 재차 확인된다. 시스템 그레이드 차이가 꽤 크게 나지만 상대적으로 풍부해진 음악적 늬앙스 표현이 드라마틱하게 상승한다. 예를 들어 제인 몬하잇의 ‘You belong to me’에서 정보량과 해상력은 최신 기기답게 무척 높다. 한편 음의 표면은 무척 견고하며 정직한 타입으로 토널 밸런스 또한 매우 중립적으로 표현된다. 당연히 소리의 진행이 자연스럽고 리드미컬하다. 보컬의 좌/우 펼쳐짐보다는 전/후 깊이감이 잘 느껴지며 음상이 무척 뚜렷하다.

마커스 밀러의 ‘Cousin John’ 에서는 A10의 단단하게 응축된 에너지와 착색 없는 모범적인 밸런스가 가감 없이 드러난다. 또한 어떤 관용이나 타협 없이 정직하게 표현해내는 힘의 완급조절 능력이 돋보인다. 

마커스 밀러의 베이스 기타는 마치 강철처럼 곧고 팽팽하며 매우 스트레이트고 빠른 동적 움직임을 보인다. 저역의 밀도감이 매우 높은 반면 앞으로 활기차게 추진하며 타이트한 쾌감을 만들어낸다. 

댈러스 윈드 심포니의 ‘Crown Imperial-Finale’에서 A10 의 다이내믹레인지와 전체적인 스테이징 측면을 감지할 수 있다. 

워낙 작은 게인을 가진 고음질 음원이지만 평소보다 볼륨을 더욱 높게 올린 상태에서 풀 다이내믹스를 얻을 수 있었다. 저역은 매우 빠르고 깊게 하강하며 동시에 빠르게 사라진다. 시종일관 강건하고 핵이 뚜렷한 소리로 탁 트인 전망과 함께 컨트라스트 대비가 크게 그려진다. 

오렌더가 만들어낸 플랫폼은 현재 전 세계 어떤 플레이어나 소프트웨어도 범접할 수 없는 수준에 올라와 있다. 그리고 이제 그 플랫폼을 바탕으로 DAC를 품 안으로 뜨겁게 껴안았다. A10 은 향후 오렌더의 방향을 제시하는 출사표 같은 제품으로 그 의미가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A10은 내/외부 스토리지 운용 그리고 타이달은 물론 벅스 뮤직까지 빌트인 시키며 온갖 재생 프로그램과 네트워크 스트리밍, 서버, DAC 등에 대한 고민을 날려버리고 있다. “오디오는 오디오일 뿐, 플레이백은 우리에게 맡기고 그저 사랑하는 음악을 즐려라” 라고 오렌더는 말하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오렌더는 A10로 지평을 넓히며 그 이상에 더욱 더 근접하고 있다. 

Specification
SSD for System and Cache	120G
Music Storage	4TB (2.5" HDD)
Power	Full-Linear
Display	3.0" AMOLED
Digital Audio Output	USB Audio Class 2.0
Digital Audio Input	SPDIF Optical up to 24 bit / 192 kHz
I/O	Gigabit Ethernet, USB Port x 2
Analog Audio Output	Unbalanced(RCA): 2Vrms / Balanced(XLR): 4Vrms
Volume Control	-90 dB ~ 0dB, 0.5 dB step Velocity Sensitive Operation
USB Audio Output	PCM: up to 32-bit / 384 kHz DSD: DSD64, DSD128 / DoP Mode
DAC Chip	AK4490(AKM) x 2 (Dual-Mono Design)
MQA certified	Yes
THD + N	Min. -112dB, IMD(SMPTE) Min. -113 dB
THD (1KHz 2.5Vrms XLR output	0.00013 %
Dynamic Range	MAX 121 dB
THD+N  (1kHz 5.1V rms output)	0.0002%
Dynamic Rage	Max 122dB
Stereo Crosstalk	Better than -135dB, 20-20kHz
Dimensions	430 x 55 x 353 mm
Weight	10.2Kg
Aurender A10 Network Music Server
제조사	Aurender
제조사 연락처	031-713-8536
제조사 홈페이지	www.auren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