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FICLUB, High-end Internet

사실 B&W의 T7는 국내에도 작년(15년)에 출시되어 블루투스 스피커 시장에서는 이미 프리미엄 세그먼트에서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베스트셀러이기도 한데, 직접 제품을 받아보고나서야 비로소 이 모델이 신모델 아닌 신모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기존 블랙 색상에 추가로 새로운 색상 즉, 골드 버전이 출시된 것이다. 

작년에 보았던 제품과 비교해 제품 자체적으로 바뀐 것은 오직 색상이지만 액세서리까지 얘기하자면 새로운 것이 한가지가 더 있긴 하다. 바로 골드 색상 출시와 함께 명품 브랜드인 버버리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출시되는 전용 휴대용 케이스이다. 

판매는 B&W 측이 아닌 버버리 쪽에서 맡고 있는 듯, 전세계 몇 안되는 특정 버버리 매장 (아시아에서는 상해, 북경, 홍콩) 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는 점과 케이스 가격이 스피커보다 약 3배 비싸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긴 하지만, 분명한 건 웹사이트 사진으로만 보아도 정말 갖고 싶을만큼 멋진 아이템임에는 틀림없다.

T7 제품 자체로 다시 돌아가보자. 패키지부터 보자면 애플 제품을 열어보는 것처럼 간결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안에는 본체, 어댑터와 함께 고급스러운 설명서가 동봉되어 있다. 제품 자체가 그리 어려운 제품이 아니기에 한번이라도 블루투스 제품을 써본 경험이 있다면 굳이 설명서를 읽지 않아도 사용이 가능하다. 상단의 블루투스 모양의 양각 버튼을 2초이상 눌러주면 파란색 LED가 깜빡이게 되고 사용자는 스마트폰의 블루투스 설정에서 B&W T7이 나타나는 걸 기다렸다가 선택만 해주면 최초 연결이 끝난다. 그 다음은 스마트폰에서 음악만 틀어주면 된다.

상단 키를 좀 더 살펴보며 페어링 버튼 옆에는 음악을 재생했다가 멈출 수 있는 play/pause 버튼이 있고 바로 옆에는 +- 볼륨키가 전부이다. 전원 버튼은 오른쪽 측면에 위치한다. 버튼이 딱히 다른 색상이나 재질로 처리되지 않아 어두운데서는 찾기가 좀 힘들지만 양각 처리된 버튼 덕분에 익숙해지면 보지 않고도 조작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버튼에는 숨겨진 동작이 있는데, 그 중 하나는 play/pause 버튼의 앞으로 가기/뒤로 가기 기능으로 애플 이어폰의 통화 버튼처럼 두번 빠르게 누르면 skip과 세번 빠르게 누르면 rewind를 지원한다. 다른 하나는 파워 버튼을 통한 배터리 잔량 확인으로 한번 가볍게 눌러주면 측면의 파워 버튼 위로 흰색의 LED 다섯개가 점등되는 숫자에 따라 어느 정도의 배터리가 남았는지를 알 수 있도록 해준다. 

후면에는 AUX 입력을 갖추어 보유하고 있는 아날로그 제품 등을 연결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충전은 별도 전용 어댑터를 사용한다. 스마트폰 충전기를 사용할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빠른 충전을 위해서라면 이 정도의 불편은 충분히 감수할 수 있을 듯 하다.

배터리는 완전충전시 최대 18시간까지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는데, 중간 볼륨에서 하루 두세시간 감상 수준이라면 한번 충전으로 1주일 이상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블루투스는 CSR사의 apt-X까지 지원하여 해당 기능을 지원하는 스마트 기기와 연결시 일반 블루투스인 SBC 방식보다 훨씬 고음질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해준다. 

스피커 구조는 50mm의 ‘Bespoke’라는 풀레인지 드라이버 두개를 스테레오 구조로 배치하고 해당유닛을 좌우로 중앙에 (일종의) 베이스 역할을 하는 패시브 라디에이터 두개를 앞뒤로 장착했다. 모서리 부분의 허니컴 구조는 투명한 창을 통해 마치 벌집을 보는 듯 한데, 이는 단순한 멋을 위함이 아니라 완벽한 소리를 위한 또다른 음향 구조이기도 하다. B&W사에서는 이를 ‘Micro Matrix’라고 부르고 있는데, 통울림을 억제하면서도 단단한 소리를 내주는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크기는 그리 작지도 크지도 않은 크기로 그립시 한손에 착 감기는 맛이 좋다. 

무손실 ALAC을 이용한 Mac Mini와 Deezer 스트리밍을 이용한 아이폰 6 플러스로 주로 감상을 진행했다. 

Diana Krall - Wallflower

Diana Krall의 ‘Alone Again’을 들으면 그녀의 목소리가 한 10년은 젊게 들린다. 그만큼 또렷하다는 뜻이다. 피아노, 기타와 현악. 베이스, 드럼으로 구성되는 악기 편성의 분리도 역시 뛰어나며 한 노트 하나 놓치지 않는 섬세한 표현력이 일품이다. 

Bach 

Nemanja Radulovic 

Nemanja Radulovic이 연주하는 바흐의 2대의 바이올린 협주곡 3악장을 들어보면 정결하면서 시원한 바이올린 소리의 느낌이 신예 연주자의 경쾌한 연주 성향과 잘 맞게 표현되는 것 같다. 통주저음도 놓치지 않고 균형있는 재생력을 보여준다. 

Lars Danielsson - Sun Blowing

ACT 음반사의 Danielson, Nelson, Lund 3인조의 재즈 연주음반 Sun Blowing 앨범 중 첫 곡 ‘Little Jump’에서도 중심이 되는 색소폰을 앞으로 내세우고 베이스와 드럼이 뒤를 받혀주면서 넓은 스테이지감을 보여준다. 

정리하자면 B&W 소리는 상대적으로 밝고 화사하면서 어느 장르에나 잘 어울리는 전천후 스피커로 흔히들 얘기되어지곤 하는데, 이 T7도 예외가 아니다. B&W 고유의 DNA를 작은 크기에 그대로 집약한 블루투스의 종결자라고 얘기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이 유일한 단점이기는 하나, 조금 더 투자해서 작은 크기에서도 하이파이를 즐기고 싶다면 우선적으로 고려할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