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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락의 Adante 시리즈는 작년 가을 정도에 국내에 최초로 소개되어, 기존 엘락의 다른 라인업의 모델들과는 차별성 있는 사운드 아이덴티티를 들려주었다. Adante 시리즈는 신개념 방식의 설계 사상이 본격적으로 적용된 모델이기 때문에, 본 라인업이 들려주는 개성적인 표현력은 엘락이라는 브랜드에 대한 기존 사운드 성향을 기억하고 계신 분들에게는 상당히 낯설면서도 신선하게 다가왔을 것이다.

왜냐하면 Adante 시리즈의 외관만 보더라도 모델 사이즈가 기존 엘락의 라인업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크기를 하고 있었다. 게다가 유닛 구성에서도 기존 모델들과는 완전히 다른 구성에 눈길이 가는데, 기존 모델들의 특기라 할 수 있었던 JET-리본 트위터를 사용하지 않았는데다가, 크리스탈 문양을 띄고 있는 우퍼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엘락 Adante 시리즈

그 뒷배경에는 현재 엘락 아메리카의 수석 엔지니어 겸 부사장인, 앤드류 존스를 언급하지 않고서는 안될 것이다. 영국의 KEF와 하만 산하의 인피니티, 가장 오랜 기간 동고동락했던 파이오니아와 그의 럭셔리 브랜드 TAD, 그리고 현재 엘락 아메리카에 이르기까지, 여러 우수한 제품들의 설계에 관여하고 호평이 이어졌던 몇몇 모델들이 오디오파일 사이에서 쉼 없이 화제에 오르내리는 만큼, 덩달아 그의 행보는 오디오 업계에서 주목할만한 큰 뉴스거리가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필자는 본 기를 청취하기 이전에 Adante 라인업의 톨보이 모델인 AF-61을 자세히 들어보았던 이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북쉘프 모델이며 본 리뷰의 주인공인 AS-61의 실력이 궁금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라고 할 수 있었는데, 이번 리뷰에서 다루게 되어 Adante 라인업 전반에 대해서 자세히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그러면 외관부터 내부에 적용된 기술을 차근차근 살펴보고 감상평에 이르기까지 AS-61을 자세히 알아보기로 한다.

외관 살펴보기

Adante AS-61 북쉘프 스피커는 카테고리상 북쉘프 스피커이긴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웬만한 톨보이 급에 버금가는 덩치를 자랑한다. 외형 사이즈는 244mm x 484mm x 402mm (W/H/D)로 필자가 서브시스템으로 사용하는 B&W 805s(일반적인 6.5인치 우퍼를 탑재한 북쉘프 스피커의 사이즈로 크기는 234mm x 418mm x 351mm이다.)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면 베플은 두꺼운 알루미늄으로 마감되어 있어서 유닛이 고정되어 있는 전면 베플의 강성 확보를 꾀했다. 이를 통하여 통 금속형 인클로저에 버금가는 강성을 확보하여 왜곡 없는 사운드를 재생하기 위해 만전을 기했음을 알 수 있다. 전면 금속 베플부를 제외하고는 밀폐형의 견고한 MDF 마감으로 되어 있고, 후방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커브드 모양으로 인클로저 형태를 구성하여 내부 정제파에 대한 제작자의 고민과 해결책을 엿볼 수 있다. 전반적인 만듦새가 훌륭하여 저가 제품과는 차원이 다른 고급스러움이 느껴진다.

앞서 잠깐 언급했듯이 본 기는 북쉘프 타입으로는 이례적으로 밀폐형 구성을 하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유닛 구성을 살펴보면 또 한 번의 파격적인 면모를 발견할 수 있다. 트위터-중역-저역으로 구성된 전형적인 3-Way 구조인 본 기는, 중역을 동축 구성으로 하여 5인치 중음 유닛에 1인치 소프트 돔 트위터가 있고 8인치 구경의 저음 유닛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에서 파격적인 부분, 즉 저음 유닛을 먼저 살펴보기로 한다. 겉에서 보이는 저음 유닛의 구경은 8인치에 달하기 때문에 상당히 거대해 보인다. 이 유닛은 알루미늄 타입 재질로 되어 있는데, 패시브 라디에이터로 실질적인 유닛은 아니다. 실질적인 저음 유닛은 캐비닛 안에 수납되어 있으며, 캐비닛 안에 수납된 저음 유닛은 6.5인치 알루미늄 타입으로 8인치 유닛 바로 뒤에 쌍으로 연동되어 아래 사진과 같이 자리 잡고 있다. 실로 파격적인 구조가 아닐 수 없으며 저역 재생음이 상당히 궁금해지는 구조라고 할 수 있겠다.

저역 유닛에 이어서 중고역을 담당하고 있는 동축 방식의 유닛을 살펴본다. 엘락 홈페이지에서 제공하고 있는 본 기에 적용된 동축 유닛의 구조를 살펴보면, 상당히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중에서 외관상으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1인치 구경의 소프트 돔 트위터를 보호하고 있는 트위터 가드의 형상이다. 원형과 다각형이 얽혀있는 문양이 상당히 복잡한 형상을 하고 있어 독특한 느낌이 든다.

트위터 유닛의 중심과 일치하게끔 설계된 중역 유닛의 크기는 5인치 구경 사양이다. 이런 동축 형태의 유닛은 마치 여러 개의 유닛이 한자리에 겹쳐서 위치한 것처럼 동작하여, 풀레인지 스피커가 가질 수 있는 점 음원과 같은 표현력을 가지면서도 하나의 풀레인지 유닛 대비 여러 유닛이 폭넓은 주파수 대역을 분담하여 효율적으로 커버할 수 있기 때문에 장점이 많은 구조라고 생각된다. 중역 유닛의 재질은 우퍼와 동일하게 알루미늄 재질을 채택하고 있다. 따라서 저역 유닛과 중역 유닛이 동일 재질이기 때문에 크로스오버 전환에 따른 이음새의 구간에서, 음색에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고 통일감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역 유닛의 엣지는 콘 타입 재질의 엣지로 마감되어 있다. 이는 본 기의 제작자 앤드류 존스가 엘락으로 이직하기 전에 몸담고 있던 브랜드(TAD)에서 볼 수 있었던 재질로, 흔히 쓰이는 고무 엣지와는 다른 차별적인 개성을 가지고 있다. 중역 유닛은 대음량으로 청음 시 왕복거리가 길지는 않았지만 상당히 탄탄한 반응을 보이는 엣지 타입으로 알루미늄 재질 유닛과 함께 본 기의 구동이나 재생음 특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저음 유닛의 사이즈 대비 조금은 구경이 작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디자인상으로 어색해 보이거나 그렇진 않아 보였다.

후면에는 밀폐형이기 때문에 상당히 단출한 구성으로, 스피커 바인딩 포스트와 제품 정보가 있는 패널만 보인다. 바인딩 포스트는 바이와이어링을 지원하고 있으며 바인딩 포스트는 금속 재질 중간에 카본 마감 처리된 부분이 보여서 고급스러워 보이고, 단단하게 스피커 케이블을 체결할 수 있도록 신뢰감 있게 설계되어 있다.

엘락의 홈페이지에 방문하여 확인한 본 기의 공칭 임피던스는 6옴으로 되어 있으나, 리뷰 당시 제품의 후면 패널의 표기에 따르면 Nominal Impedance는 4옴으로 표기되어 있었다. 음압 감도는 85dB로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임피던스와 음압 감도, 그리고 밀폐형 구조임을 감안해 볼 때 본 기는 웬만큼 앰프쪽에 물량 투입이 이루어져야만 원활하게 구동되어 제 성능을 들려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우퍼 타입이 패시브 라디에이터 방식으로 저역 확장을 위한 노력이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앰프를 얼마나 가리는지는 청취를 통해 판단하기로 한다.

그리고 아무래도 사이즈가 있기 때문에 무게도 어느 정도는 나갈 것으로 예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16Kg 정도로 상당히 묵직한 무게를 자랑한다. 그만큼 전면 베플에 금속을 동원하고, 인클로저 두께를 두텁게 하여 강성을 확보하느라 물량 투입이 많이 되었음을 암시하는 것으로, 묵직한 무게만큼이나 상당한 신뢰감이 든다.

들어보기

청취는 하이파이클럽 제3시청실에서 진행하였다. 3시청실은 흔히 접할 수 있는 일반적인 방 사이즈와 유사한 공간으로, 국내 사용자분들이 실제 제품을 구입하게 되면 설치될 법한 현실적인 사이즈의 공간이어서 본 기의 리뷰에는 아주 적당한 공간이라고 생각된다. 청취에 동원된 시스템 구성으로는 Adante AS-61스피커를 중심으로 파라사운드의 Halo 인티앰프 Hint 6를 사용하였으며, 소스 기기로는 코드의 M-Scaler와 마이트너 MA-1 SE DAC를 연결하여 소스 기기 부분에 신경을 써 주었고, 웨이버사 W NAS와 Roon을 이용하여 재생하였다. 케이블 류는 헤밍웨이 제품을 동원하여 청취하였음을 밝혀둔다.

청취 시에는 스피커 케이블을 먼저 저역쪽 바인딩 포스트에 연결했다가 한동안 들어보고, 이후에 고역쪽에 연결하는 방식으로 테스트를 진행하였다.

감상평을 이어나가기 전에 스피커 케이블 연결 방식에 대해 조금 길게 언급해보겠다.

먼저 저역에 연결했을 때를 언급해 보면, 저역 연결 방식이 고역에 연결했을 때 대비 재생음의 저역 임팩트가 좋은 편이기 때문에 스피커와 매칭된 앰프의 힘이 약한 경우나 저역량이 많은 팝 음악을 자주 듣는 경우, 그리고 저역량에 목마른 사람들에게는 저역쪽 바인딩 포스트에 스피커 케이블을 연결하는 것을 추천드린다.

다만, 이런 경우에는 점퍼의 성능에 따라 고역의 순도가 결정될 수 있으므로 유의할 필요가 있다. 중급기라곤 하지만 이 정도 제품을 사용하는 사용자라면 기본 점퍼 대신 별매품의 점퍼를 운용할 가능성이 높은 제품이기 때문에, 좋은 퀄리티의 점퍼 케이블을 동원하여 재생음 향상에 물량 투입을 해 준다면 훨씬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다음으로 고역에 연결했을 때에는, 동축 유닛의 장점이 더 극대화되며 아기자기하면서도 좀 더 투명하고 예쁜 고역의 재생음을 얻을 수 있었다. 저역 반응성도 기민해지고 좀 더 탄탄한 저역을 느낄 수 있어서 리뷰 당시 시스템의 환경에서는 개인적으로 고역에 연결하는 것이 선호되었다. 다만 매칭이라는 변수가 있기 때문에 (컴포넌트의 변화에 따라서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제품 매칭시에 충분한 출력의 앰프를 동원해주고, 스피커 케이블을 고역에 연결하면서 저역 특성이 좋은 고품질의 점퍼를 사용하게 된다면 아주 훌륭한 재생음을 들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바나나 플러그의 경우 상당히 빡빡하여 신뢰감 있게 연결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체결하기가 쉽지 않은 편이여서 개인적으로는 조금 부담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따라서 개인적으로는 말굽 방식의 스피커 케이블을 쓰는 것을 추천드리고 싶다.

필자는 앞서 밝혔던 것처럼 동 라인업의 톨보이 모델(AF-61)을 들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본 기에 대한 재생음의 기대치는 톨보이 모델이 보여주었던 수준에서 어느 정도 베이스 응답량이 하락한 상태를 기대하였다. 하지만 재생음의 완성도를 놓고 평가해 보았을 때 북쉘프 모델인 본 기 쪽이 재생음의 완성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느껴졌다는 것이 청취를 마치고 리뷰를 쓰고 있는 상황에서의 솔직한 심정이다. 본 기는 톨보이 모델 대비 저역량은 제한되어 있지만, 중역과 저역 유닛의 조화 측면이나 전체적인 음의 밸런스가 북쉘프 모델에서 좀 더 자연스럽게 느껴졌고, 구동이나 저역 통제 측면에서 북쉘프 타입의 본 기가 보여주는 퍼포먼스는 톨보이보다 제 성능을 내기 훨씬 수월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톨보이 모델의 경우 북쉘프 모델 대비 구동이 훨씬 더 어렵고 저역 유닛이 3발이나 되기 때문에 인클로저 내부의 정재파 소멸에도 훨씬 더 큰 노력이 필요할 수 있고, 구동의 어려움과 저역 통제에 매우 큰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매칭 기기에 웬만큼의 물량 투입이 없고서는 운용이 쉽지 않다. 조금 과장되어 표현해보자면, 윌슨 오디오의 사샤와 같은 모델을 100만 원 정도의 AV리시버에 연결해서 나는 소리를 듣고 사샤의 진가를 맛봤다고 할 수 없는 것 처럼, 동사의 톨보이 모델인 AF-61도 연결되는 앰프나 소스 기기에 충분한 물량 투입을 해주어야만 제 소리를 맛볼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기 때문에 이를 감안할 필요가 있겠다.

하지만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Adante 라인업 모델의 진가는 본기인 북쉘프 스피커에서 좀 더 쉽게 드러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밀폐형이고 임피던스가 낮은 데다가 감도도 보통 이하이기 때문에, 앰프를 많이 가리면 어쩌나 싶은 걱정은 생각보다는 기우였던 상황이었다. 즉, 북쉘프 모델인 본 기가 톨보이 모델 대비 상대적으로 운용하기 쉬운 느낌이 든다. 따라서 매칭하는 기기들에게 충분한 물량 투입 없이도 어느 정도는 좋은 재생음을 뽑아줄 수 있는 기질은 톨보이 모델 대비 우수하였고, 상대적으로 저역의 양과 질을 모두 챙긴 느낌이 들어서 완성도 있는 재생음 면모를 보았음을 밝혀둔다.

청취시에 들었던 몇 가지 곡들을 소개하면서 감상평을 이어나가 본다.

Jennifer Warnes - Somewhere, Somebody / The Hunter

The Hunter

가장 먼저 Jennifer Warnes의 The Hunter 앨범에서 Somewhere, Somebody와 Hunter를 들어본다. 특히 The Hunter의 경우 저역의 반응성과 스피드를 체크하기 좋아 자주 애청하게 되는 곡인데, 기민한 저역 반응성으로 좋은 인상을 받았다. 스피드 감 있는 저역 반응성이 아니고는 이 곡에서 연주되는 드럼의 타격감이 잘 살아나기가 힘들고, 중역 유닛과 저역 유닛의 재생음이 탄탄하지 못하고 풀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본 기는 타격감이 좋으면서도 절도감 있게 연주되는 드럼의 과도응답 특성을 우수하게 유지하며 잘 표현되고 있다. 저역이 퍼지지 않고 단단하게 유지되었기 때문에 저역의 텐션 측면에서도 만족스러운 느낌을 받았다. 패시브 라디에이터와 저역 유닛간의 쌍연동 구조가 별다른 부작용 없이 효율적으로 동작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James Blake - Limit To Your Love

James Blake

패시브 라디에이터의 저역 확장 능력이 궁금하여 James Blake의 Limit To Your Love를 이어서 들어보았다. 이 곡은 저역의 위상을 체크하거나 저역이 흐트러지거나 풀어져서 해상력이 무너지는 현상이 있는지 체크하기 좋은 곡인데, 매우 높은 저역 난이도를 가지고 있는 곡에서 본 제품은 가격 대비 큰 단점 없이 어려운 부분을 무던히 소화해줬다. 엄청난 저역 에너지가 몰려오는 중간 간주 부분에서 저역이 풀어지거나 하는 부작용 없이, 기민하고도 깔끔하게 저역을 제동해주었다. 이상적으로 빠른 저역 스피드를 가지고 깔끔한 재생음을 가지는 금속형 인클로저 스피커에서 이 곡을 많이 들어보았기 때문에, 패시브 라디에이터를 시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의 스피드를 구현했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고무적이다. 밀폐형 인클로저에서 액티브 유닛과 패시브 라디에이터 간의 쌍연동으로 재현되는 저역 재생음은, 특유의 유닛 연동 구조에서의 장점이 어떤 것인지 이해하게 되었고 제작자의 의도가 어떤 것인지를 수긍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John Rutter - Gaelic blessing / Oue Jesu

Requiem

스피커가 재현해주는 음의 스케일을 파악해 보기 위해 레퍼런스 레코딩 레이블의 John Rutter의 Requiem 앨범에서, Gaelic blessing과 Pie Jesu를 들어본다. 이 앨범은 웬만한 저역 스케일을 내주지 않으면 녹음이 수록된 느낌을 온전히 재생하기 대단히 어려운 곡으로, 넓은 공간에서 울려 퍼지는 깊은 저역의 에너지감을 표현하기엔 재생 난이도가 상당히 까다로운 곡이다. 특히 태생상 저역 제한이 걸려있는 북쉘프 스피커에서 이 곡을 제대로 재생하기란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닌데, 본 기는 제3시청실의 공간을 저역 에너지가 모자라지도 않고 넘치지도 않게 적당한 양으로 청취자에게 에너지감을 전달해 주었다. 북쉘프 모델이지만 저역 에너지가 몰려오는 듯한 음을 유감없이 재현해주었고, 대음량이지만 특정 대역이 도드라져서 신경 쓰이는 느낌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다. 대음량으로 가게 되면 트위터의 고역 표현이 경질의 표현을 하는 경우가 있어서 볼륨을 쉽게 높이지 못하는 스피커들이 있는데 반해 본 모델은 큰 음량에서도 그런 단점 없이 편안하고 부드러우면서 안정적인 고역 특성을 보였다. 넓은 홀의 톤의 표현력(넓은 공간으로 인해서 긴 파장이 발생하고 울림을 동반하여 나타나는 저역 에너지의 표현력)이 일품이며, 안정적이면서도 자연스럽게 음의 확산을 재현해주고 있다.

Eiji Oue, Minnesota Orchestra

Copland: Fanfare For The Common Man

레퍼런스 레코딩의 다른 앨범 중 큰 스케일을 테스트하기 좋은 녹음으로, 코플랜드의 Fanfare For The Common Man를 들어본다. 이 곡에서는 트럼펫으로 대표되는 금관악기가 들려주는 팡파레의 울림이 멋지게 표현되고 있으며, 거대한 사이즈의 북과 공, 팀파니가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파괴적인 타악기 주자의 타격 에너지감이 훌륭하게 재현된다. 어지간한 톨보이 모델들을 울고 가게끔 만드는 본 기의 우수한 특성의 저역 재현 능력은, 스케일이 큰 음악에서도 북쉘프여서 감점을 받기 보다는 되려 장점으로 부각되어 빛이 난다고 할 수 있겠다. 후반부 클라이막스에 들어서 들려오는 팀파니와 공의 긴장감 넘치는 빠른 마무리 음은 짜릿한 느낌을 줄 정도로 인상적이며, 시원하게 에너지를 청취자에게 쏟아내며 곡이 끝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Seiji Ozawa

Anne-Sophie Mutter

Tchaikovsky: Eugene Onegin

The Tokyo Gala Concert

동축 유닛의 포커싱 특성을 파악해보기 위해 도이치 그라모펀 120주년 기념 도쿄 갈라 콘서트 앨범에서 Anne Sophie Mutter의 연주와 Seiji Ozawa 지휘로 차이코프스키의 Eugene Onegin, Op.24를 들어본다. 라이브 녹음이지만 오케스트라의 배치가 정교하게 잘 묘사되고 있는데, 예를 들어 중앙과 살짝 오른쪽에 위치한 금관악기 연주자의 위치 묘사라던가, 왼쪽에 위치한 현악기 연주자의 정위감이 잘 표현되고 있다. 그 밖에도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의 앞뒤 배치에 따른 레이어 감이 잘 살아서 앞뒤 관계가 잘 구별되기 때문에, 좌우 스테이징 형성 능력 뿐만 아니라 앞뒤 깊이에 대한 무대 표현도 뛰어난 편으로, 본 기에 탑재된 동축 유닛의 우수한 포커싱 특성을 느낄 수 있었다.

리뷰를 마치며

북쉘프 스피커가 가지는 저역의 제약은, 물리적인 크기 때문에 과연 극복할 수 없는 것일까?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해 보게 되었다. 본 기는 북쉘프 타입이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웬만한 입문형 톨보이 모델이 들려주는 저역량을 압도하고도 남기 때문에, 카테고리는 북쉘프 스피커에 해당하지만 웬만한 톨보이는 울고 갈 만한 실력을 갖추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닐 것이다. 본 기에 적용된 8인치 사이즈의 패시브 유닛과 6.5인치 액티브 유닛간의 쌍연동 구조는 북쉘프의 저역 한계를 극복하는 좋은 설계 구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겠다.

Adante 라인업의 모델들은 고급화된 중급 모델로써 밀폐형 구조이기 때문에, 그리 호락호락하게 제 성능을 보여주지는 않는 것 같다. 따라서 어느 정도의 앰프 구동력이 요구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할 수 있겠다. 따라서 본 라인업 모델의 실력을 느끼려면 저가형 AV 리시버에 연결한다거나 구동력이 떨어지는 앰프와의 연결은 피해야 할 것이다. 이런 면모는 그만큼의 대접을 받아 마땅한 고급 모델이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초 발매가 대비 실 판매가는 현재로서는 상당히 메리트 있는 가격으로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유닛 구성이나 제품 만듦새, 구동 난이도, 그리고 적절히 잘 구동되었을 때의 재생음을 생각해보면 북쉘프 형태의 모델로 한정해서 생각해 볼 때 정상급의 면모도 속속 보이고 경쟁력을 갖춘 모델이라는 생각이 든다. 본 기의 재생음을 듣고 나서는 상당히 인상적인 느낌으로 Adante 라인업의 성능을 다시금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심지어 톨보이 모델을 들어보셨던 분들이라 할 지라도, 북쉘프 타입의 본 기를 다시 한번쯤은 다시 들어보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본 기의 제작자이며 엘락 아메리카를 이끌고 있는 걸출한 스피커 제작자인 엔드류 존스의 활약을 기대하며, 계속해서 돋보이는 제품을 꾸준히 내 주기를 응원한다. 앤드류 존스가 제시하고 있는 새로운 스타일의 엘락 사운드 아이덴티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직 본 기를 들어보지 못하신 분들은 한 번쯤은 꼭 청음을 해 보시기를 추천드리고 싶다.

염동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