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스피커] RCF Artesuono MA1.0

조용로 2000-12-26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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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CF란 회사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것이 두가지가 있다. 첫째는 이탈리아산 이란 것, 둘째는 타원형의 기다란 미드우퍼이다. 좀 색다르긴 하지만 필자 또한 다른 오디오 매니아들과 같이 보수적인데가 있는지라 타원형의 미드우퍼가 그리 탐탁치 않게 느껴졌었다.

몇주전의 일이다. 예전에 다니던 회사의 동료가 예술의 전당에서 연극을 공연 한다고 하여 공연을 보러 가게 되었다. 그날 따라 일이 늦게 끝나 예술의 전당에 도착은 했으나 이미 공연이 시작하여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서성거리고 있었다. 담배에 불을 붙이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하이파이 클럽 운영자이신 한창원님이었다. 리뷰를 할 스피커가 있는데 들어보라는 것이었다.

조금 난감했다. 사실 우리집의 시청환경에서 북셀프 스피커를 리뷰한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어지간히 설쳐대는 두 아이들이 오디오 시스템이 설치되어있는 방에서도 얌전하게 있어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혹이라도 스피커를 다칠까 걱정이 된다. 또 오디오 룸도 넓지 못해서 두조의 스피커를 여유있게 벌려놓고 듣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암튼 이 스피커를 받아놓고도 며칠동안은 구석방에 놓여져 있었다.

RCF, Artesuono

스피커를 받아 놓고는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진 이 스피커는 생각보다 자료를 구하는 것이 어려웠다. RCF 스피커라 분명히 들었지만 스피커 어느 구석에도 RCF라는 표기가 되어있지 않고 생소한 Artesuono란 라벨이 스피커 앞뒤로 자리잡고 있을 뿐이었다. 혹시나 하고 찾아 보았던 인터넷상의 홈페이지도 낮익은(?) "Under Construction" 이란 단어만 만날 수 있었다. 기본적인 스펙은 알아야 하겠기에 수입원인 태인기기에 연락을 하였지만 가장 기본적인 스펙을 팩스로 받았을 뿐 기대했던 자료를 구하기는 어려웠다.

RCF는 1949년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진 PA전문 회사이다. 설립된지 50년 이상 되는 회사로 상당한 기반을 가지고 있고 "Mytho" 스피커 시리즈는 이미 국내에도 들어온지 상당한 시간이 되었다. 한때는 동사의 유닛이 카오디오 용으로 수입되기도 했었으니 하이엔드 전문 회사라기보다는 다양한 분야에 다양한 기술을 가진 스피커 회사 정도로 인식하고 있었다. RCF에서는 Pro용 기기이외에 홈용 오디오 시장에 본격적으로 기기를 출시할 준비를 하고있고 이를 위해 만들어진 회사가 "RCF Artesuono"이다.

Design

Artesuono라.. "음악의 예술"정도로 해석이 되려나.. MA1.0은 이 회사의 첫 제품이다. 외관은 사실 아주 아름답다고 이야기 하기는 그렇다. 크고 묵직한 그릴을 중심으로 뒤쪽으로는 검은색의 육중한 느낌을 주는 마무리이고 그 양쪽으로 이탈리아산 스피커답게 원목을 대어 놓았다. 이 원목의 질감은 상당히 우수한데 단순히 모양을 내기위한 것은 아닌 듯 3층으로 주름을 잡아 놓았다. 음의 회절을 조절하기위한 나름대로의 노하우가 있는 듯 보이지만 이에 대한 자료를 구하지는 못했다.

앞면에서 바라보면 어쩐지 느낌은 Sonus Faber의 Extrema를 연상시키는 데가 있다. 양쪽으로 대어놓은 원목에서 더 그런 느낌을 가지게 되는지 모르겠지만 조금은 어둡고 무게가 느껴지는 디자인은 일반적인 이탈리아산 스피커의 화사하고 감각적인 디자인과는 좀 다른데가 있다. 결코 아름답다고 이야기 하긴 그렇지만 디자인은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릴의 앞쪽아래로 자리잡고있는 Artesuono란 로고가 좀 거슬린다. 어쩐지 자작 느낌이 나는 조금은 촌스럽고 투박한 로고는 앞으로 개선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보인다. 하여간 그릴을 벗겨 보았다. 생각과는 달리 앞으로 쉽게 벗겨지는데 요즘 유행하고 있는 자석을 사용한 그릴이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참 잘 만든 그릴이다. 그릴 자체의 효과라던가 아니면 디자인적인 우수함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석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몸체와의 접촉력이 우수하여 부담스럽지 않다. 자석을 사용한 그릴의 스피커를 사용해보신 분이라면 누구나 느껴보셨겠지만 그릴을 씌워 놓는 것이 어째 좀 불안 불안하다. 그릴이 조금만 옆으로 밀려도 앞으로 떨어지기 쉽고 특히 아이들이 있으면 떨어지는 그릴에 다치지나 않을 까 걱정도 된다. MA1.0은 그런 걱정은 거의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몸체와 접촉감이 우수하다.

그릴을 벗기니 1인치 소프트 돔과 6인치 미드레인지가 나타난다. 색다른 점이라면 트위터 주위로 반구의 홈을 파내어 트위터가 중간 위쪽에 자리잡고 있다. 유럽의 스피커들에서 가끔 볼 수 있는 그런 디자인이다. 미국 스피커 회사와 다른 컨셉이다. 미국 스피커 회사들은 유닛 자체의 성능개선과 네트웍에 더 관심을 가지고 인클로저는 진동을 어떻게 억제할 것이냐에 더 관심이 많지만, 유럽 스피커들은 인클로저를 이용해 유닛과 인클로저가 어루러지게 만들려는 의도가 많이 보인다. 소너스 파베르 스피커들은 프론트 배플에 천연가죽을 대어 놓았고 하베스의 스피커들은 통울림의 사용을 극대화 하려고 노력하는 등 인클로저를 통한 효과를 얻으려는 점이 다르다고 할 수 있겠다.

미드레인지는 RCF 특유의 타원형 미드레인지가 아니고 일반적인 동그란 것을 사용하고 있다. 스피커 사이즈에 비해서는 미드레인지 크기가 작다고 느껴진다. 6인치 미드레인지가 흔하게 사용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스피커의 사이즈를 생각한다면 7인치 미드레인지가 더 맞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크로스 오버가 1.8Khz로 낮은 편인 것과 Frequency response가 40Hz까지 아래로 내려가 있는 것을 보면 작은 미드레인지로 크로스 오버를 낮추어 저역쪽으로 확장하는데 따른 유닛의 부담을 줄이고 작은 유닛을 사용함으로써 스피드를 빠르게 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음압은 91db로 상당히 높은 편이며, 트위터 뒷쪽으로 덕트가 하나 뚫려있는 베이스 리플렉스 형이다. 스피커 터미널은 보기에 꽤 투박해 보인다. 바이와잉링 대응이며 바이와이어링 단자 사이에는 금도금된 두툼한 막대기가 걸려있다. NBS의 Monitor 4 스피커 케이블을 연결해 보았다. 생김새와는 달리 접촉감이나 연결감은 우수한 편이다.

Type of Cabinet : Bass-Reflex
System : 2 Ways
Loudspeakers : 6" Midwoofer, 1" Tweeter
Frequency reponse : 40 ~ 25,000Hz
Normal Impedance : 8Ohm
Max Power : 120W
Tuning frequency : 40Hz
Volume : 20Litres
Sensitivity 1W/1M : 91DB
Crossover Frequency : 1.8Khz
Dimensions(L x P x H) : 250 x 305 x 400
Weight :18.5kg
Accessories : 3 conical spikes
Protection Gril
Finish : Walnut
소비자 가격 : 278만원

음악적인 즐거움

먼저 스피커를 방에 들여와 자리를 잡았다. 뒷벽으로 부터는 각각 1미터씩 공간을 두었고 좌,우의 벽으로 부터도 1미터씩 띄어 놓았다. 스피커의 토인은 항상 하는 식으로 시청위치로 각을 많이 주었다. 토인에 대해서는 각자 견해가 틀리고 스피커 회사마다 권하는 것이 다르지만 Artesuono의 스피커는 추천 정보가 없으므로 항상 하는 방식대로 각을 잡았다.

일반적으로 스피커의 토인을 주지 않을수록 음장이 넓어지고 스케일이 커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고 토인을 청취 위치쪽으로 맞출수록 스케일은 좀 축소되지만 음상이 타이트해지고 중역에 윤기가 살아난다. 물론 벽으로부터의 거리와 시청실의 크기에 따라 선택이 달라지지만 내가 선호하는 방법은 후자쪽이다.

괴벨이 연주한 하이니헨의 합주 협주곡부터 올려보았다.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소리가 들린다. MA1.0을 보면서 생각했던 것은 단순히 기분 좋은 중역의 울림 좋은 스피커 일 것이라 보았는데 울림의 느낌은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보기완 달리 치밀한 데가 있고 분위기나 내려는 소리를 들려주지 않는다. 현악 합주 사이에 떠오르는 바이올린이 가는 선을 살리며 상쾌하게 들린다. 혼의 부풀음이 무척 기분좋게 들리면서 제자리를 잡고 들린다.

이탈리아산 스피커의 대표주자인 소너스 파베르 스피커들을 들어보면 음색의 유려함뿐 아니라 상당히 뛰어난 공간재현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외의 다른 이탈리아제 스피커에서는 들어보기 힘든 부분이었다. 그런데 Artesuono도 그런 미덕을 지니고 있었다. Verity Audio의 Fidelio스피커에 비하면 빈 공간 처리는 칼 같은 조용함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악기의 울림이나 여운이 매우 자연스러워서 빈공간 처리가 어떻니 하는 것이 그리 관심이 가지지 않는다.

다음으로는 베토벤의 크로이처를 들어본다. 이 음반은 바이올린과 피아노 두 악기만으로 연주하는 것이지만 다이나믹의 우수함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음반이다. 바이올린과 피아노는 분명히 음량이 다르고, 특히 피아노의 경우 작게 울릴 때와 크게 울릴 때 음량의 변화를 어떻게 들려주는가 하는 데에 관심을 가지고 들어본다. 물론 이 두 악기의 녹음을 더 잘 잡은 다른 녹음들도 있고 원 포인트 녹음으로 듣는 것이 맞다고 보지만, 연주도 뛰어나고 녹음도 괜찮은 Ashkenazy와 Perman의 이 음반에 더 손이 가게 된다.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크기는 제대로 표현한다. 바이올린의 현끝도 감기는 느낌이 좋고 유려하다. 하지만 고역 끝에는 아직 미세한 까스러움이 남아있다. 에이징이 아직 덜 되었기 때문일까? 피아노는 정갈하며 부자연스러운 중역의 음 집중이 보이지 않는다. 음색면에서는 좋은 점수를 줄 수 있겠다. 피아노 타건의 울림의 다이나믹은 괜찮지만 최고 수준으로 들려주지는 못한다. 하지만 이 음악을 아주 즐겁게 들었다.

Herreweghe의 마태수난곡은 합창의 펼침과 Herreweghe 특유의 음의 역동적 음직임을 어떻게 표현해 주느냐 하는데 관심을 두고 듣는다. 유다가 반란을 꿈꾸는 부분에서는 좋은 시스템에서 들으면 놀라운 입체감과 훌륭한 연출로 소름이 돋게 만드는 음반이다. 개인적으로 연주는 내가 가지고 있는 12개의 마태수난곡 중에서는 오이겐 요훔과 아르농쿠르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지만 이 음반도 역시 손이 많이 가는 음반이다. 미세한 디테일의 표현은 조금 중후하게 움직이지만 아쉽게 느껴지지 않는다. 뒤쪽으로 방을 채우면서 시원스럽게 펼쳐지는 음장 또한 모니터적 이라 할 수는 없겠지만 음악적인 즐거움을 안겨주는 실력이 있다.

Epilogue

스피커를 울리는데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고 스피커에 따라 울리고 싶은 방향은 달라진다. 이 스피커에 대해 처음 생각했던 방법과 2주정도 시청을 해본 후와는 차이가 있다. 처음에는 음악을 에쁘게 들을 수 있는 스피커라 생각하고 시청에 임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좀 더 하이엔드적으로 울리고 싶어졌다. 디자인적으로 아름다운 스탠드 보다는 Target의 R6같은 육중한 스탠드 위에 올려 정확한 세팅으로 소리를 만들어 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그런 스피커 였다.

단순히 기분 좋은 소리를 만드는 수준에서는 벗어나 있고, 생김새는 고지식해 보이는 데가 있지만 상당히 현대적인 느낌이 드는 스피커이다. 들을수록 소너스 파베르의 Extrema가 생각나게 되는 것도 아마 이 때문이 아닌가 한다. 자료를 검색하던 중 미국의 어느 중고 사이트에서 Artesuono의 MA1.0을 $6000에 사서 $3000에 판다는 광고를 보았다. 국내 시판가에 비하면 무척 비싼 금액이었기 때문에 몇 번을 다시 보았다. 미국에서도 수입품은 가격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국내 가격은 상대적으로 아주 저렴한 편이 된다. 그 광고가 잘못된 것 일 지언정 돈 값은 충분히 하는 좋은 스피커이다.

시청기기

CDP : Sony "SCD-1"
CDP-> Pre : Audio Quest "Anaconda"
Preamplifier : Cello " Encore 1Mohm Line preamplifier mk2"
Pre-> Power : NBS "Monitor 4"
Power : Plinius SA250mk4
Speaker cables : NBS "Monitor 4"
ETC : Powersnakes "sidewinder", First Impression Music "Gold" , NBS "Monitor 2" power cord, Powertek 5K, Harmonic Technology Pro-AC11, B.D.R cone 3/4

시청음반

Bach - Matthaus Passion /Herreweghe
Heinichen - Concerti Grandi / REINHARD GOEBEL
Boccherini - Stabat Mater / Ensemble 415, Mellon, Banchini
Chopin - Piano Concerto No.2 / Zimerman
Beethoven - Violin Sonata No.9 "KREUTZER"/ Perlman, Ashkenazy
Mozart - Don Giovanni /Gardiner
Dave Brubeck Quartet - Time Out (SAC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