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들급 용사들이 모두 모여 벌인 한 방의 잔치 - 결론
한 제품의 시청이 끝나고, 세팅을 위해 10여분의 휴식 시간이 주어질 때, 시청에 참석한 평론가들이 한 마디씩 한다. “이거, 무슨 세미나에 온 것 같아.” “평소 이렇게 집중했으면, 벌써 출세했겠다.” ... 음 하나하나에 집중하고, 또 나름대로 메모와 평을 해야 하니, 이만저만 피곤하지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이번에 출품된 제품 모두 한 가락 한다는 명품들이므로, 그냥 대략의 판단으로 넘어갈 수 없다.
덕분에 위에 준비된 CD 말고도 여러 음반들이 중간에 올려졌다. 미진한 제품은 나중에 파워 앰프를 바꿔서 걸어보기도 하고, 케이블이나 시청 공간에 대한 평도 이어졌다. 국내에서 이만한 시청 환경도 드물지만, 역시 이런 급의 제품을 제대로 판단하기 위해선 요구되는 부분이 많다. 그러나 이런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려면, 이런 비교 청취의 행사는 한 달을 진행해도 끝내지 못할 것이다. 그런 미흡한 부분은 나름대로 감안하길 바란다.
다만, 이번 행사에 참여한 분들 모두 오랜 기간 동안 오디오를 바꾸고, 듣고 또 평하는 일을 해왔기에, 어느 정도 윤곽이 보이면 다른 부분들은 일정하게 커버할 수 있는 프로페셔널이기도 하다. 다질 앰프의 성격이나 아르젠토 케이블의 특성을 감안해서, 해당 제품의 베스트 컨디션을 상상한 음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것이다. 하긴, 이런 상상력이 없으면, 그 어떤 제품도 결코 논할 수 없다.
그런데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기기가 바뀌고 시청이 진행될 때마다 한 마디씩 던지는 대목에서 느낄 수 있는 취향의 차이다. 기기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은 분석대로 하지만, 역시 사람인 만큼 서로 좋아하는 취향이 다르다. 특히, 스피커는 그 개성이 판이하기 때문에 이런 기회를 통해 평론가들의 입맛을 조금은 알게 되었다.
예를 들어 필자는 음장감을 중시하고 여기에 탁 트인 개방감 있는 음을 선호한다. 반면, 리얼하게 앞으로 쏟아지는 음에 도취되거나, 고역이 부드러우면서 전체적인 밸런스가 좋은 음을 좋아하는 분들도 있다. 아마 시청평을 곰곰이 읽어보면, 해당 기기를 갖고 서로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는 대목을 볼 수 있는데, 이런 취향에 관련된 부분을 인지하면 보다 깊이 평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이런 기회는 별로 흔치 않다. 아무쪼록, 이번 시청을 계기로, 앞으로 한다 하는 프리앰프나 파워 앰프 등의 비교 시청도 기대할 만하고, 미들급이 아닌 해비급 스피커들의 대결도 그려볼 만하다. 물론 그럴 때마다 머리에 쥐가 날 만큼 혼란스럽고 피곤하겠지만, 그래도 흥분이 된다. 이거야말로, 오디오계의 챔피언스 리그가 아닌가.
운영자의 변
이번 미들클라스 스피커 5 종 시청회를 기획하면서 기기선정부터 시청환경까지 나름대로 고민하고 치밀하게 준비한다고 했는데, 마치고 나니 몇가지 문제점들이 나오고 말았습니다.
시청환경의 경우 가로 5.5 미터 세로 7.5 미터의 12 평정도 되는 사이즈 상으로 적합한 시청실이었으나 천장이 너무 낮고, 시청실 공사를 한지 얼마 안되는 시점이라 도배 등이 완전히 마르지도 않은 상태라 음장도 잘 안나오고 혼탁하고 소란스러운 음이 나오는 상황으로 청취 환경이 썩 좋지는 않았습니다.
이번 시청회의 가장 큰 실수는 스피커를 옮기는 것이 용이하지 않아 스피커 5 개를 모두 시청실에 몰아넣고 한 것이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더구나 시청하지 않는 스피커를 옆벽에 죽 늘어놓아 ( 사진 참조 ) 옆벽 1 차 반사면에 놓여있는 스피커들이 패시브 라디에이터 역할을 하면서 저역은 벙벙거리고 스테이징은 과장되고 튀어나오며, 저역 제동이 제대로 되지 않는 형국이 되어 버렸습니다.
제대로 시청환경을 만들어드리지 못해 리뷰어 분을 혼란스럽게 만든 점 죄송스러울 따름이며 ,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집중 시청을 하시어 기기들의 특성을 파악하시느라 장시간 고생하신 리뷰어 분들께 이자리를 빌어 감사를 드립니다. 이번 경험을 되살려 다음번 부터는 좀더 나은 리뷰가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실 이런 이벤트를 국내에서 기획을 하고 리뷰를 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아니 것이 척박하기만 한 국내 오디오시장의 현실입니다 . 하지만 앞으로도 국내 오디오시장의 활성화와 한국 오디오파일의 욕구를 채워주기 위하여 하이파이클럽은 계속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 지금까지 하이파이클럽 기획특집 " 미들클라스 스피커 5 종 비교시청기 " 를 읽어주신 회원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여기서 저도 얼마 전에 배운 팁 (Tip) 하나를 알려드립니다 . 스피커 여러 개가 시청실에 있는 경우 입니다 . 연결이 안된 스피커의 경우 그냥 두지 말고 (+), (-) 를 점퍼선 등을 이용을 하여 쇼트를 시켜놓는 것입니다 . 이렇게 하는 경우 외부 진동에 의해 우퍼가 움직여 패시브 라디에이터 역할을 하여 역으로 전기가 발생하고 저역을 혼탁하게 만드는 악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습니다 . 이것은 전기모터의 (+),(-) 를 쇼트를 시키면 손으로 돌리려고 해도 잘 돌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 입니다 . 두개 이상의 스피커를 운용하시는 분은 반드시 해볼만한 팁입니다 . 하이파이클럽 시청실에서 해볼 경우 음의 디테일과 스테이징의 깊이가 현격하게 달라지며 , 특히 저역의 제동력과 디테일이 눈에 띄게 좋아집니다.
-llhtmll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