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9회 시청회 후기 코드 Hugo M Scaler + DAC 5종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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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9회 시청회 후기
코드 Hugo M Scaler + DAC 5종 가이드

279회 하이파이클럽 시청회는 하이엔드 DAC 5종을 한자리에서 비교해보는 흔치 않은 자리였습니다. 게다가 이들 DAC에 영국 코드(Chord Electronics)의 최신 업스케일러인 Hugo M Scaler를 물려 그 음질 변화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우선 시청회에 등판한 DAC 5종과 간략한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마이트너(Meitner) MA-1 V2 DAC : 모회사인 EMM 랩스의 기술력을 그대로 계승하면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많은 오디오파일들의 사랑을 받아온 모델입니다. V2가 되면서 디테일과 입체감이 향상됐습니다.

린(Linn) Selekt DSM : 델타 시그마 DAC을 내장한 룬(Roon) 레디 네트워크 플레이어로, 다양한 디지털/아날로그 입력단과 함께 MM/MC 포노스테이지까지 겸비했습니다.

MSB Premier DAC : R2R DAC 시장을 리드하는 미국 MSB 테크놀로지가 새로 선보인 DAC입니다. MSB만의 노하우가 베풀어진 R2R DAC답게 순도 높은 사운드가 강점입니다.

브라이스턴(Bryston) BDA-3 DAC : 저역의 디테일한 구현과 중립적인 음색, 탄탄한 밸런스가 돋보이는 DAC으로, 해외에서는 튜닝 효과를 확실히 볼 수 있는 기기로 유명합니다.

아쿠아 어쿠스틱 퀄리티(Aqua Acoustic Quality) La Voce S3 DAC : 디지털 필터가 없는 순수한 R2R 래더 방식의 DAC으로, 자연스러우면서도 중역대 밀도감이 좋은 DAC입니다.

시청회에는 이들 5개 DAC와 코드 Hugo M Scaler, 그리고 나그라(Nagra) 프리앰프 Classic Preamp와 파워앰프 Classic Amp, 베리티오디오(Verity Audio)의 Otello 스피커가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나그라 Classic Amp는 2대를 브릿지로 연결, 8옴에서 200W 출력이 나오도록 했습니다. 라우터 겸 네트워크 트랜스포트인 웨이버사의 W Router를 통해 룬(Roon)으로 코부즈(Qobuz) 음원을 들었습니다.

코드 Hugo M Scaler

영국 코드(Chord Electronics)은 인터폴레이션 필터(Interpolation Filter)의 탭수 늘리기에 올인해온 제작사입니다. 디지털 신호를 만들 때 끼어든 양자화 노이즈를 없애기 위해서 보통 업샘플링을 하는데, 이 업샘플링을 가능케 하는 보간 연산 필터가 바로 인터폴레이션 필터이고, 코드에서 자사의 인터폴레이션 필터에 붙인 이름이 WTA(Watts Time Alignment) 필터입니다. ’Watts’는 코드의 수석 엔지니어 봅 왓츠(Bob Watts)의 그 ‘왓츠’입니다.

코드에서는 업샘플링에 상관없이 WTA 필터의 탭(tap-length)이 많을수록 시간축 오차, 이로 인한 위상 오차를 줄여 더욱 자연스러운 아날로그 신호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이들이 주장하는 이상적인 탭수는 100만 개였는데, 2018년에 나온 CD 리퍼 및 업스케일러 Blu-MKII에서 처음으로 101만 5808개 탭을 기록했고, 이 제품에서 업스케일러만 독립시킨 기기가 바로 이번 Hugo M Scaler(휴고 M 스케일러)입니다. 코드의 플래그십 DAC인 DAVE의 경우 WTA 탭은 이에 한참 못 미치는 16만 4000개에 그칩니다.

휴고 M 스케일러는 기본적으로 44.1kHz 입력신호는 최대 16배인 705.6kHz로 업샘플링합니다. 48kHz는 768kHz가 되겠지요. 하지만 이는 출력단으로 듀얼 BNC(동축)를 이용할 때에 한정됩니다. 싱글 BNC(동축)로만 출력하면 업샘플링 주파수는 각각 352.8kHz, 384kHz, 광으로 출력하면 각각 176.4kHz, 192kHz로 제한됩니다. 하지만 휴고 M 스케일러는 업샘플링 주파수에 상관없이 100만 탭으로 짜인 WTA 필터에서 각각의 업샘플링을 수행하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1. 마이트너 MA-1 V2 DAC

에드 마이트너(Ed Meitner)는 소니, 필립스와 함께 SACD를 탄생시킨 주인공이자, 캐나다 하이엔드 오디오 메이커 EMM 랩스(EMM Labs)를 주재하는 디지털 전문 엔지니어입니다. 현재 외국 레코딩이나 믹싱, 마스터링 업체에서 쓰는 DSD 컨버터나 재생장비 대부분은 EMM 랩스 제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런 그가 EMM 랩스의 첨단 기술을 담아내면서도 보다 접근 가능한 가격대의 제품을 보급하기 위해 설립한 별도 회사가 바로 마이트너 오디오입니다.

MA-1 V2 DAC는 무엇보다 입력 PCM과 DSD 신호를 모두 DSD512(22.4MHz)로 업샘플링한 후 DA 컨버팅을 하는 점이 특징입니다. 컨버팅도 기성 DAC 칩이 아니라 에드 마이트너가 직접 설계한 디스크리트 M DAC 모듈에서 이뤄집니다. PCM은 24비트/192kHz까지, DSD는 DSD128까지 컨버팅할 수 있습니다. PCM의 경우 일반 DAC이 디지털 입력단에 따라 컨버팅 스펙이 달라지는 것과 달리 6개 입력단(USB, AES/EBU, 광 2, 동축 2) 모두 같은 스펙의 PCM을 아날로그 신호로 컨버팅합니다. DSD의 경우 USB 입력은 최대 DSD128, 다른 입력단은 DSD64까지만 컨버팅합니다.

전면에는 가운데 작은 입력 선택 버튼 6개와 그 위에 작은 LED가 박혀있는데, 왼쪽부터 AES/EBU, 동축 1, 2, 광 1, 2, USB 순입니다. 아래에 박힌 LED는 컨버팅 음원의 샘플레이트를 표시해줍니다. 왼쪽 3개는 44.1kHz 계열(44.1, 88.2, 176.4), 오른쪽 3개는 48kHz 계열(48, 96, 192)입니다. 후면에는 디지털 입력단과 XLR, RCA 1조씩의 아날로그 출력단이 마련됐습니다.

2. 린 Selekt DSM

영국 린(Linn)은 일찌감치 자신들의 전략상품이었던 CD플레이어를 포기하고 네트워크 재생에 집중해온 브랜드입니다. 셀렉트 DSM은 이런 린의 네트워크 플레이어/프리앰프 라인업 중 최신이자 서열 3위 제품으로, 위에 Klimax DSM과 Akurate DSM, 아래에 Majik DSM이 있습니다. 특히 이번 시청 모델에는 린이 2016년에 발표한 4세대 DAC 아키텍처인 Katalyst(카탈리스트) DAC 모듈과 MM/MC 포노스테이지가 내장됐습니다. 포노를 포함한 아날로그 입력신호를 ADC를 통해 디지털 신호로 바꿔주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린이 자랑하는 DSP를 거치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카탈리스트 DAC 모듈의 경우 일본 아사히카세이의 플래그십 칩인 AKM4497을 써서 PCM은 24비트/192kHz, DSD는 DSD128까지 재생할 수 있습니다. AKM4493 칩을 쓰는 일반 DAC 모듈이 다이내믹 레인지가 114dB인데 비해 카탈리스 DAC 모듈은 117dB로 대폭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차이입니다. 카탈리스트 DAC은 이전 3세대(2007년)에 비해 전 대역에 걸쳐 SNR이 평균 10dB 낮아졌는데, 린에서는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 신호로 ‘변환’(converting) 하는 수준이 아니라 새로 ‘창조’(creation) 하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유저와 인터페이스는 주로 상단에 있는 둥근 다이얼과 6개 입력 버튼, 리모컨, 그리고 린 전용 Kazoo(카주) 앱이나 룬 리모트 앱을 통해 이뤄집니다. 사실 셀렉트 DSM의 외모가 돋보이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상단에 노출된 커다란 볼륨 휠과 전면의 OLED 디스플레이 덕분입니다. 후면에는 다양한 디지털/아날로그 입력단이 구비됐는데, 디지털 입력단은 광 2, 동축 2, USB-B, HDMI-ARC, 이더넷 입력단, 아날로그 입력단(RCA)은 라인 1조, MM 1조, MC 1조가 마련됐습니다. 린 액티브 스피커와 연결을 위한 Exakt(이그잭트) 링크단이 2개 준비된 점도 눈길을 끕니다.

3. MSB Premier DAC

현재 미국 MSB 테크놀로지의 DAC은 엄격하게 라인업이 짜여있습니다. 플래그십인 Select(셀렉트), 서열 2위 Reference(레퍼런스), 이번 시청회 주인공인 Premier(프리미어), 그리고 막내 Discrete(디스크리트) 순입니다. 이중 프리미어와 디스크리트 DAC은 지난해 선보인 새 라인업인데, 상위 2개 모델과 결정적 차이는 DAC 모듈에 있습니다. 상위 2개 모델이 Hybrid DAC 모듈, 프리미어와 디스크리트 DAC은 이를 3분의 2 크기로 줄이고 스펙도 낮춘 Prime DAC 모듈(프리미어 4개, 디스크리트 2개)을 씁니다.

프라임 DAC 모듈이 비록 트리클다운 모듈이지만 기성 칩이 아니라 디스크리트 구성으로 직접 설계한 R2R 사인 매그니튜드 래더 DAC인 점은 동일합니다. 모듈 1개가 좌우 2채널을 모두 담당하고 각 채널은 플러스(+)와 마이너스(-) 신호를 각각 처리하는 풀 밸런스 방식인 점도 똑같습니다. PCM은 32비트/3072kHz, DSD는 DSD512까지 컨버팅하고, 디지털 볼륨단이 있어 프리앰프로도 쓸 수 있으며, 외부 클럭과 동기화할 수 있는 입력단도 갖췄습니다. MSB DAC은 또한 모듈식 구성을 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인데, 시청 모델의 경우 아날로그 입력단은 없고 디지털 입력단으로 이더넷과 USB, 동축(RCA, BNC)을 갖췄습니다. 이 밖에 MSB가 자체 개발한 Pro ISL 입력 옵션 모듈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프리미어 DAC은 또한 전원부 분리형입니다. 기본 전원부는 하프사이즈의 Discrete Power Supply(디스크리트 파워서플라이)로, 전용 케이블을 통해 본체의 1) DAC과 클럭, 2) 디지털 프로세싱과 입력단 각각에 전원을 공급합니다. 전원부를 하나 더 추가하면 1)과 2)를 각각의 전원부가 커버하기 때문에 SNR과 관련한 음질 향상을 얻을 수 있습니다. 후면에는 추가 모노 전원부 구성에 대비해 전용 전원 입력단을 2개 마련해놓고 있습니다. 또한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토로이달 전원트랜스가 2개 투입된 풀 사이즈의 Premier PowerBase(프리미어 파워베이스)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습니다.

4. 브라이스턴 BDA-3 DAC

잘 아시는 대로 SACD 타이틀의 DSD 신호를 외부로 송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HDMI 출력을 통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HDMI 입력을 받아 디코딩을 해주는 DAC이 없어 지금까지 SACD는 일체형 플레이어에서만 재생되는 것으로 각인돼 왔었습니다. 하지만 캐나다 브라이스턴(Bryston)의 BDA-3 DAC은 3세대 버전이 되면서 HDMI 입력과 DSD 디코딩 기능을 추가, 일대 파란을 일으킨 제품입니다. BDA-3 DAC은 현재 하이파이클럽 메인 시청실의 영상기기(UDP-205)와 연결돼 블루레이 및 SACD를 재생하는 막중한 역할을 다하고 있습니다.

컨버팅 스펙은 AKM DAC 칩을 채널당 1개씩 써서 PCM은 32비트/384kHz, DSD는 DSD256까지 재생할 수 있습니다. 후면 디지털 입력단자를 살펴보면, HDMI가 4개, USB-B가 2개, SPDIF가 2개(BNC, RCA), 광 1개, AES/EBU 1개 등 무려 10개나 마련됐습니다. 출력 단자는 HDMI(4K 패스 아웃), RCA, XLR이 마련됐습니다. BDA-3은 또한 HDMI 단자를 이용해 구글 크롬 캐스트와 연결, 멜론 스트리밍 서비스 및 유튜브까지 즐길 수 있습니다.

5. 아쿠아 어쿠스틱 퀄리티 La Voce S3 DAC

아쿠아 어쿠스틱 퀄리티(Aqua Acoustic Quality)는 제품 디자이너이자 엔지니어인 크리스티안 아넬리(Cristian Anelli)와 마케터 스테파노 젤로(Stefano Jelo)가 2010년 이탈리아 밀라노에 설립한 제작사입니다. 처음에는 R2R 기성 칩(필립스 TDA1541A, 아날로그 디바이시스 AD1865, 버브라운 PCM1704K)을 옵션으로 썼지만, 2016년 5월부터 마침내 칩을 버리고 일일이 저항을 붙여 R2R 컨버팅 스테이지를 만들게 됐습니다. 이 회사 막내인 La Voce(라 보체)의 경우 2018년 3월 S3 버전이 되면서 디스크리트 R2R DAC으로 변신했습니다.

입출력 단자와 인터페이스는 무척 간결합니다. 전면에는 전원 온 오프 노브와 입력 선택(1~4) 노브, 그리고 디지털 위상 변환 스위치, 이게 전부입니다. 후면에는 디지털 입력단으로 동축(BNC), AES/EBU, I2S, USB-B, 아날로그 출력단으로 XLR과 RCA 각 1조를 갖췄습니다. 컨버팅 스펙은 역시 USB와 I2S 입력 시 가장 높습니다. PCM은 24비트/384kHz, DSD는 DSD128가지 지원합니다. 동축(75옴)과 AES/EBU(110옴)는 24비트/192kHz, DSD54 사양입니다.

3개 음원 연속 비교시청

시청회는 하이파이클럽 메인 시청실의 터줏대감으로 있는 브라이스턴 BDA-3 DAC을 중심으로 같은 곡을 계속해서 AB 테스트해보는 것으로 진행됐습니다. 즉 BDA-3으로 먼저 3곡을 듣고 이어 아쿠아 어쿠스틱 퀄리티의 La Voce S3 DAC, 다시 BDA-3, 이어 마이트너의 MA-1 V2 DAC, 다시 BDA-3, 이어 린 Selekt DSM, 다시 BDA-3, 이어 MSB Premier DAC으로 들어본 것이지요. 물론 이들 DAC 앞에는 코드의 Hugo M Scaler가 동축으로 연결된 상태입니다.

시청곡은 아르튀르 그뤼미오(Arthur Grumeaux)의 비발디 사계 중 봄 1악장(Vivaldi Le Quattro Stagioni), 한스 짐머(Hans Zimmer)의 'Dark Knight' OST 중 'Aggressive Expansion', 기돈 크레머(Gidon Kremer)의 'Hommage a Piazzolla' 중 'Oblivion'이었습니다.

비발디 봄 1악장

먼저 브라이스턴의 BDA-3 DAC로 들어보면, 빽빽한 음수와 매끄러운 소릿결, 풍성한 배음이 돋보입니다. 윤기가 좔좔 흐르는 것도 특징이네요. R2R DAC인 La Voce S3에서는 남성적이며 에너지감이 넘치는 음으로 표변하며 진하고 분명한 음색도 눈길을 끕니다. 순발력은 좋지만 왠지 다이내믹 레인지가 좁게 느껴집니다. DSD512 업샘플링 과정을 거치는 MA-1 V2 DAC은 섬세함과 묵직함이 공존하는 것이 마치 브라이스턴과 아쿠아 어쿠스틱의 중간쯤인 것 같습니다. 린의 Selekt DSM은 델타 시그마 AKM 칩 성향인 선명한 미덕과 함께 상대적으로 결이 약간 거친 느낌이 듭니다. Premier DAC은 배음이 풍부한 가운데 차분하고 또박또박 연주를 한다는 인상입니다.

Aggressive Expansion

BDA-3 DAC에서는 타격음에서 원시성 혹은 야수성이 느껴졌습니다. 웅장하고 탄력감 넘치는 저역이 일품입니다. La Voce S3로 바꿔보니 중량감이 더 느껴지는데 마치 바위 덩어리가 툭툭 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투명도는 브라이스턴에 비해 조금 낮네요. MA-1 V2 DAC은 의외로 R2R DAC 같은 굵고 묵직한 음이 나오면서도 스피드가 빠른 점이 돋보입니다. Selekt DSM은 저역의 해상력과 탄력감, 다이내믹스가 거의 압권 수준입니다. Premier DAC은 오디오적 쾌감이 5기종 중에서 가장 높았는데, 특히 저역의 밀도감이 아주 대단했습니다. 파워와 스피드를 겸비한 듯했습니다.

Oblivion

이 탱고곡은 어떻게 연주됐을까요. 우선 브라이스턴 DAC은 쭉쭉 뻗는 고역과 깨끗한 음, 입체감 넘치는 무대로 승부수를 던진 느낌입니다. 참으로 표현력이 좋은 DAC인 것 같습니다. La Voce S3는 두터운 음이 매력이지만 해상도는 아무래도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MA-1 V2 DAC은 고음이 아주 예쁘게 들렸는데 일반 델타 시그마 DAC과는 소릿결이 많이 달랐습니다. DSD512 업샘플링 효과로 보입니다. '다크나이트'에서 극장 사운드를 선사했던 린의 Selekt DSM은 이 곡에서는 자기주장이 거의 없는 뉴트럴한 태도를 보입니다. 브라이스턴 BDA-3 DAC과 촉감이 비슷했습니다. 끝으로 MSB Premier DAC은 리퀴드하고 소프트한 음, 차분하고 표정이 풍부한 음이 계속됐습니다. 실제 연주를 대하는 듯한 느낌은 이 MSB DAC이 가장 강한 것 같습니다.

코드 Hugo M Scaler AB테스트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DAC 앞단에서 묵묵히 업스케일링을 했던 Hugo M Scaler의 실력을 가늠해봤습니다. 먼저 M Scaler 없이 탱고곡 'Oblivion'을 마이트너 MA-1 V2 DAC으로 들어보면, 아까와는 달리 음들이 앞으로 덤비는 듯하고 소릿결도 갑자기 투박하고 거칠어진 듯합니다. 처음부터 M Scaler 없이 들었으면 모를까, 계속해서 있던 것이 빠지니 확실히 빈자리가 커 보입니다. 그만큼 사람 귀가 예민하다는 뜻이겠지요. 이어 M Scaler를 붙여보면 곱고 나긋나긋한 음, 입체감이 돋보이는 음이 펼쳐집니다. 다이내믹 레인지도 크게 늘어난 듯합니다. 한마디로 좀더 아날로그에 가까워진 것 같습니다. 여기에 윤기와 찰기까지 가세하니 마치 다른 DAC으로 바꾼 듯했습니다.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지휘하고 베를린필이 연주한 모차르트 레퀴엠 중 'Tuba Mirum'을 M Scaler + MA-1 V2 DAC 조합으로 들어보면, 확실히 오케스트라가 성악가 4명보다 앞에 그리고 밑에 있는 모습이 확연합니다. 하지만 M Scaler를 빼버리면 금세 오케스트라와 성악가들이 뒤섞여버리는데 특히 맨 처음 등장하는 트롬본의 위치가 단번에 위로 올라와 버렸습니다. 음량은 약간 커진 듯하지만 음상도 동시에 커진 것 같습니다. 레이어감도 많이 줄었네요. 다시 M Scaler를 투입하면 실물 사이즈의 트롬본이 아래에서 들립니다. Hugo M Scaler 덕분에 그만큼 정위감과 공간감이 늘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메조소프라노와 소프라노의 음색 구분도 좀 더 수월해진 점도 특징입니다.

시청회를 마무리하며

5개 인기 DAC을 한자리에서 비교한 만큼 시청회 참석자분들도 DAC이 바뀔 때마다 주의 깊게 귀를 기울이시는 모습이었습니다. 사운드의 기준을 만들어준 브라이스턴의 BDA-3, DSD 업샘플링 효과가 예상 외로 컸던 마이트너의 MA-1 V2 DAC, 독자적인 디스크리트 R2R DAC의 세계를 선보인 아쿠아 어쿠스틱 퀄리티의 La Voce S3, 오디오적 쾌감이 가장 돋보인 MSB Premier DAC, 네트워크 플레이라는 비기를 숨긴 린의 Selekt DSM 등 저마다 개성 넘치는 사운드를 들려줬습니다. 코드의 Hugo M Scaler는 왜 코드에서 그렇게나 WTA 100만 탭을 강조하는지 귀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단지 업샘플링만으로는 나올 수 없는 섬세하고 정확하며 자연스러운 소리였습니다. 시청회에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