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음악을 물들이는 색채의 홍수
LA Sound Corium XLR EVO2 Intercable

코난 2020-04-14 17:32
0 댓글 2,409 읽음

 


 


 

 

음향과 색채

 

 

케이블을 교체하며 매칭하다 보니 마치 색칠놀이를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한 조, 두 조 늘어가더니 이젠 무려 네 조의 스피커를 운용하고 있는데 종종 새로운 케이블이 새로 들어오면 매칭하는데 하루 종일 시간이 걸린다. 가장 흔한 검은색부터 보라색, 빨간색, 하얀색 등 색상도 가지가지여서 소리가 아닌 색상으로 매칭해보는 상상도 해본다. 몇 가지 색상만 더 구하면 꽤 멋진 인테리어가 될 법도 하다.

 

 

 

 

색상과 관련된 음질적 논쟁도 있다. 실제로 기기의 디스플레이 색상에 따라서 소리가 달라진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니까 말이다. 나 또한 여러 시스템에 총 열 조가 넘는 케이블을 매칭해보고 교체를 반복하다 보면 차라리 내가 색맹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을 만큼 색상이 사람의 청각적 인지 특성을 교란시킨다. 하지만 피복 색상과 달리 실제 케이블은 나름대로의 음향적 색상이 있다. 킴버는 붉은 색, 실텍은 보라색, 카다스는 푸른색. 나름대로 색상과 음질적 색채를 비유해보면서 상상의 나래를 펴본다.


 


 

 

라 사운드

 

 

최근 라 사운드의 인터케이블을 테스트하면서 이런 음향과 색채에 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음색, 영어로는 ‘Tone colour’나 ‘Timbre’ 같은 용어로 설명이 가능한데 사실 이런 색채감은 모니터 사운드를 지향하는 프로 연주자들이나 엔지니어들은 극도로 싫어하는 것들이다. 최초의 소리를 여러 색상으로 뒤덮어버리면 자칫 왜곡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두 그런 것은 아니어서 과학적 이론을 바탕으로 제작하되 약간의 색상을 띠면 왜곡까지 흐르지 않으면서 음질적으로 무척 매력적인 소리를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우리가 아는 오디오파일 전문 레이블의 경우 엔지니어들이 실텍, 크리스탈, 반덴헐 같은 케이블을 자주 사용한다.

 

 

 

 

이번에 처음 만난 라 사운드의 케이블도 그런 색채감이 돋보이는 케이블 중 하나였다. 이 케이블 메이커를 설립한 사람은 파올로 마르체티. 이름에서 눈치챘겠지만 이탈리아 브랜드다. 무릇 많은 하이파이 오디오 메이커의 설립자나 뮤지션이 그렇듯 어렸을 때부터 부모의 영향으로 음악이 흐르는 환경에서 자랐다. 파올로 또한 그의 아버지 마리오의 영향 아래 필립스, 마란츠, 아카이 같은 메이커의 오디오로, 당시엔 꽤 좋은 하이파이 시스템으로 음악을 들으며 자랐다.

 

이후 그는 단순히 음악 애호가를 뛰어넘어 소리에 대한 마니아로 발전하면서 오디오파일로 성장했다. 1960~1970년대 당시 아주 간단한 구리 리드선으로 연결되어 있던 하이파이 시스템에서 만족하지 않고 케이블을 만들기 시작했다. 한편 전자 공학 관련 학위를 취득하면서 그의 케이블에 대한 관심은 아마추어를 넘어섰다. 그리고 수년간 케이블 연구를 통해 직접 케이블 메이커를 설립하기에 이르렀고 그것이 지금 한국으로 날아온 라 사운드다.


 


 

 

Corium XLR 인터케이블

 

 

 

 

파올로는 은이나 구리 합금 등에 대한 오랜 경력을 쌓아오면서 결국 완제품까지 만들어냈는데 이탈리아에서 모두 수제작으로 만든다. 일단 처음엔 케이블을 만들어 이탈리아의 오디오파일들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거쳤다. 테스트는 하이엔드 케이블을 많이 다루어보았고 듣는 능력이 뛰어난 오디오파일들을 대상으로 했다. 여러 차례의 개선 끝에 서서히 케이블에 대한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은 파올로는 다음으로 음악인들의 의견을 참조해 기타 및 마이크 케이블까지 그 테스트 반경을 넓혀갔다.

 

결국 라 사운드는 총 네 개의 라인업을 정비하고 각 라인업마다 다양한 종류의 케이블을 선보이게 된다. Deviank, Titan, Olympia 그리고 Corium이 그 주인공이다. 이번에 테스트한 케이블은 Corium 시리즈의 XLR 인터케이블로서 라 사운드의 최상위 라인업에 속한다. 파올로가 살아오면서 약 25년간 연구하고 경험한 케이블에 대한 연구가 Corium 케이블에 집대성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탈리아 제품답게 나무로 만들어진 박스와 천연 가죽으로 마감되어 마치 명품 럭셔리 액세서리의 그것을 연상케 한다. 역시 이탈리아 제품다운 면모다. 케이블 또한 금 도금되어 반짝이는 단자부터 그물망 등 수제작으로 한 땀 한 땀 정성스레 제작한 모습에서 장인 정신이 자연스럽게 묻어난다. 그들 스스로도 라 사운드의 럭셔리 라인업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다. 제품을 처음 대할 때의 첫인상은 사람이나 제품이나 마찬가지로 중요하다는 걸 느낀다.

 

가장 중요한 Corium XLR 인터케이블의 면면을 살펴보니 우선 도체가 순은이다. 순도는 99.99%로서 요즘 하이엔드 케이블이 6N, 7N까지 그 순도를 높인 것에 비하면 수치 자체는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도체는 솔리드 코어 형태로 21AWG 굵기를 가지며 부드러운 편이다. 이 솔리드 코어는 각각 테플론으로 절연 후 꼬았으며 반도체와 주석 도금 동선으로 차폐한 구조다.

 

 

 

 

참고로 절연에 테플론 외에 폴리에틸렌을 추가로 사용하고 있다. 무척 뛰어난 유전 상수를 갖는 물질로서 도체의 산화를 방지하기 위한 도구로써 사용한 것이다. 더불어 케이블 내부의 노이즈를 줄여주기 위해 특수한 반도체를 차폐재로 사용했다고 한다. 최근 겪어본 케이블 중에서도 꽤 독특한 절연, 차폐 구조를 가지고 있는 케이블이다. 마지막으로 플러그는 은을 약 10마이크론 두께로 도금한 순동 단자를 사용했다.


 


 

 

셋업 & 리스닝 테스트

 

 

Corium XLR 인터케이블의 테스트는 하이파이클럽 제 1 시청실에서 진행했다. 스피커는 익숙한 B&W 802D3, 앰프는 그란디노트에서 출시한 독특한 설계의 A 클래스 37와트 인티앰프를 활용했다. 더불어 소스기기는 웨이버사 W라우터/W코어 콤비 및 브라이스턴 BDA3.14를 사용했음을 밝힌다. 이 시스템에서 BDA3.14와 그란디노트 Shinai 인티앰프 사이에 Corium XLR 인터케이블을 연결해 시청했다.

 

 

Radka Toneff - The Moon Is A Harsh Mistress

Fairytales

 

다른 케이블로 연결해 듣다가 Corium XLR 인터케이블을 적용하면 일단 볼륨감이 상승해서 게인이 높아진 듯한 느낌이 든다. 그와 함께 보컬의 음상도 덩달아 좀 더 커지고 피아노 타건의 힘도 더 웅장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절대 드세지 않고 부드럽게 표현된다. 예를 들어 라드카 토네프의 ‘The moon is a harsh mistress’를 들어보면 잔향이 풍부하며 특히 중역대 디테일이 무척 풍부하게 표현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은선의 특성이 드러난다. 일단 밝은 음색을 가지고 있는데 마치 리스닝 룸의 조명 조도를 높인 듯 화사한 느낌이 충만하다. 다행히 자극적이거나 딱딱하지 않고 오히려 온화하고 따스한 음색이 돋보이는 케이블이다. 간혹 은선에서 마주치는 과도한 고역 에너지 때문에 아름다운 음색에도 불구하고 피로감을 호소하는 경우 Corium XLR 인터케이블은 훌륭한 대안이 될 듯하다.

 

 

Alison Balsom - 3 Gymnopédies(Erik Satie)

Paris

 

음색은 중역과 고역대 사이의 주파수 대역에서 거의 결정되며 인터케이블은 이런 부분에 있어 꽤 커다란 영향을 준다. 앨리슨 발솜의 트럼펫 연주로 에릭 사티의 ‘짐노페디’를 들어보면 라 사운드가 만들어낸 은선의 질감을 좀 더 뚜렷하게 느낄 수 있다. 마치 반짝이는 트럼펫의 표면 질감이 눈에 보일 듯 선연하다. 이런 특성은 무엇보다 배음 특성의 변화로 보이는데 입자가 곱게 빻은 미세한 가루처럼 곱고 고급스럽다. 이런 작은 디테일이 모여 음악은 한층 더 싱싱한 실체감을 얻어낸다.

 

 

Nils Lofgren - Keith Don't Go

Acoustic Live

 

Corium XLR 인터케이블은 냉정하고 분석적인 소리의 정반대 편에 선 소리다. 소리의 동적인 특성에서도 이런 특징을 여실히 드러난다. 강한 어택으로 제압한 후 빠르게 디케이, 서스테인을 지나 자취를 감추기보다 부드럽고 유연하게 진행되는 엔벨로프 특성을 지닌다. 이물감이나 억지스러운 모습이 없다. 닐스 로프그렌의 ‘Keith Don't Go’를 들어보면 마치 단계적으로 탄성이 붙는 모습이다. 마이크로 다이내믹스가 뛰어나 강/약 조절폭이 미세하게 드러나며 음악을 세심하고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느낌이며 시종일관 유연한 골격을 잃지 않는다. 곡이 끝나도 음악의 여운이 길게 이어진다.

 

 

Neeme Järvi, Royal Scottish National Orchestra - Danse Macabre, Op. 40

Saint-Saëns

 

니메 예르비 지휘로 들어본 생상의 ‘Danse Macabre’에선 음색적인 부분이 좀 더 총체적으로 드러난다. 바이올린이 마치 물기를 머금은 듯 약간 습하게 느껴진다. 표면 질감엔 찰기가 깃들어 있다. 워낙 풍부한 하모닉스 표현과 정보량 덕분에 여러 악기들이 저마다 풍요로운 음색을 뽐낸다. 극도의 투명도와 냉정함보단 포근한 질감 표현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융화된 소리다. 이 때문에 단시간의 쾌감 이후 쉽게 질려버리는 상황은 만들지 않는다. 무엇보다 음악적 표정을 다채롭게 표현해 주는 모습이 무척 마음에 든다.


 


 

 

총평

 

 

 

 

라 사운드의 케이블은 현재 그 성능을 인정받아 유럽과 아시아 등 전 세계 여러 나라에 수출되기 시작했다. 흥미로운 것은 오디오파일 뿐만 아니라 녹음 현장에서 음악을 연주하는 뮤지션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마돈나와 함께 일했던 것으로 유명한 기타리스트 브루스 케이츠는 마이크 케이블로 라 사운드 케이블을 사용하면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또한 그의 아내의 보컬을 자신의 라 사운드 케이블을 사용해 녹음한 후 그녀의 보컬이 더욱 좋아졌다고 한다. 항상 곁에 있는 반려자의 목소리가 더 좋게 들린다는 사실만큼 더 결정적인 테스트는 없지 않을까? 라 사운드의 사랑스러운 음색, 컬러에 빠져보길 바란다. 음악에도 색깔이 있다는 걸 깨닫고 즐기게 될 것이다.

 

 

Written by 오디오 칼럼니스트 코난

 


LA Sound Corium XLR EVO2 Intercable

수입사

탑오디오

수입사 홈페이지

www.topaudio.co.kr

구매문의

02-582-98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