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루악, 대영제국의 디자인을 담아내다!
Ruark Audio R3 & R5 with Stand

이종학 2021-11-09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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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힘으로 무장하다.

예전에 영국의 작은 마을 몇 개를 방문한 적이 있다. 인구라고 해봐야 고작 3만 정도? 1만 짜리도 있었다. 아무튼 조용하고 목가적인 풍경이 떠오르는 마을들이었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시내 중심부나 시장의 모습이었다. 어딜 가도 골동품 가게가 있었고, 더불어 중고 LP를 다루는 숍도 보였다. 나이가 지긋한 분들이, 평생 쌓아온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해당 제품을 설명하거나 그 가치를 이해시키는 대목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여기서 놀란 것은, 골동품이건 LP건 지극히 컨디션이 좋다는 것이다. 정말 아끼고, 애지중지해서 사용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쩌다 오디오 숍에 가 봐도 아주 옛날에 만들어진 기기가 마치 신품처럼 진열되어 있는 모습도 봤다. 역시 뭘 하나 사면 정말 많은 고민을 하고 또 점검을 하며, 일단 들이면 절대 함부로 내치지 않는다는 영국인 특유의 기질을 여기서 절실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

바로 그런 마음 씀씀이가 이런 올인원 제품에도 여실히 반영되어 있다. 루악의 제품군이 빠른 시일 안에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런 전통의 힘이 아닐까 새삼 생각하게 된다.


대영제국의 디자인

아무튼 영국 여행을 다녀와서, 나는 틈틈이 영국의 역사와 기질과 전통을 다루는 책과 문서를 살펴봤다. 하긴, 기본적으로 나는 아메리칸 사운드를 좋아하지만, 그 한편으로 브리티쉬 사운드도 좋아한다. 쿼드, 네임, 사이러스, 하베스, 스펜더, 탄노이 등을 참 오랜 기간 애용해왔다. 문득문득 생각이 나서 다시 들이고 싶은 모델도 있다. 큰돈 들이지 않고 참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그런데 영국 오디오를 보면, 디자인상에 어떤 공통점이 발견된다. 물론 최신의 B&W나 코드에서 발견되는, 매우 컨템포러리하고, 진취적인 디자인도 볼 수 있지만, 그래도 많은 브랜드는 전통적인 디자인을 고수하고 있다.

그럼 대체 이런 디자인의 원류는 어디에 있을까, 한번 생각해 봤다. 영국의 디자인이 강점을 가지는 것은, 결국 대영제국의 부흥과 영광에서 찾아볼 수 있다. 즉, 엘리자베스 여왕, 조지 왕, 빅토리아 여왕 등 성군을 만나면서 전 세계로 무역로와 식민지를 확장하던 시절과 관련이 있는 것이다.

이 중에 중요한 첫 번째 인물이 바로 존 치펜데일이다. 영국 가구계의 셰익스피어라는 별명을 가진 분이다. 영국의 디자인을 논할 때 첫 번째로 떠오르는 인물이다. 그리고 네오 클래시시즘을 빛낸 명 디자이너들도 있고, 체스터필드 소파라던가, 매킨토시 체어 등 다양한 컨셉이 지금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19세기 말에 벌어진 “아트 앤 크래프트 운동”은, 윌리엄 모리스를 중심으로 대영제국의 디자인 전통에 큰 획을 그었다.

“예술은 사람들에 의해 또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지며,
단순히 제작자뿐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행복을 전해준다.”

윌리엄의 말이다. 한번 새겨들을 만하다. 그리고 이번에 만난 루악의 제품들이 바로 그런 전통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판단이 된다.


전통과 혁신의 조화

루악의 올인원 제품들은 비슷한 디자인 컨셉을 갖고 있다. 어떤 제품을 봐도 메이드 인 잉글랜드라는 느낌을 강하게 준다. 그런 면에서 무척 보수적인 외관을 고집하고 있는 셈이다.

사실 이런 디자인 전통은 저 멀리 2차 대전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엄청난 세계적 재앙이 끝난 가운데, 자유를 만끽하게 된 시민들을 위한 산업이 형성되고 바로 그런 중산층을 위한 다양한 제품들이 고안되기에 이르는데, 거기엔 라디오, TV 등과 더불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전축도 포함이 된다.

전축 또는 장전 축이라고 우리가 부르는 기기는, 라디오와 턴테이블, 앰프, 스피커 등이 일체형의 구조를 이루고 있다. 현재 올인원이라고 불리는 제품의 근원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이런 장르를 미국에선 콘솔(Console)이라고 부르고, 영국에선 라디오그램(Radiogram)이라고 칭한다. 라디오그램은 라디오(Radio)와 그래모폰(Gramophone)의 합성어다. 처음에는 라디오를 좀 크게 만든 형태였다가, 이후 50년대에 들어와 SP와 LP가 보급됨에 따라 턴테이블까지 장착한 모습이 되었다. 이 제품들은 본격적인 하이파이가 보급되는 1970년대 중반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이후 한동안 자취를 감췄다가 2000년대 이후, 올인원이라는 형태로 다시 부활한 것이다.

루악은 이런 컨셉의 R 시리즈를 런칭하면서도, 결코 라디오그램 시절을 잊지 않았다. 그 시대에 그런 제품이 가져다준 즐거움과 동경과 운치를 작지만 알찬 제품에 듬뿍 담았던 것이다. 나는 그게 큰 히트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최고의 기술력을 추구

R1 시리즈의 전신에 해당하는 R1 DAB 라디오

하지만 여기에도 반전이 있다. 비록 외관은 클래시컬하지만, 그 내용은 모던하다 못해 급진적이기까지 하니까 말이다. 즉, 2004년 이후 노선을 변경하면서 시작된 일련의 작업은 지난 10여 년간 이쪽 분야의 급진적인 변화를 적극적으로 아우르고 있다. 블루투스, 네트워크 플레이어, 스트리머, 인터넷 라디오, DAB 등을 포함하면서, 되도록 초보자들이 사용하기 쉽게 구성했으며, 무엇보다 음질 중심으로 설계했다는 점이다. 이 부분이 실은 오늘날 루악이 얻고 있는 명성을 새삼 확인하게 해주는 진정한 포인트인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무조건 최신 기술을 도입하는 것은 아니다. 그 기술의 내용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이게 과연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는가 판단해 본다. 그리 중요하지 않다면 과감하게 무시하는 것이다.

대신 탄탄한 기본기는 오랜 기간 스피커를 제조해온 내공과 관련이 된다. 즉, 제품에 투입되는 드라이버들은 모두 자사제다. 네오디뮴 마그넷을 동원해서, 하나하나를 정성껏 제조한다. 또 이와 커플링되는 앰프 역시 직접 설계하면서, 전통적인 클래스 AB 방식을 동원하고 있다. 리니어 타입의 앰프는 아직도 클래스 D 방식보다 음질에 있어서 우수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기초적인 내용에 있어서는 일절 타협이 없는 것이다.


하나의 문화 현상

루악은 단순히 올인원 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아니다. 자신의 제품을 통해,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려는 야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아트 오브 사운드(Art of Sound)”라는 기획으로 탄생한 “틴에이지 킥스(Teenage Kicks)” 모델

일례로 2015년에 R7을 런칭한 것을 계기로, “Art of Sound”라는 아주 획기적인 기획이 이뤄졌다. 이 R7은 라디오그램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매우 덩치가 크고, 수려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이 기기의 가치를 알아본 퓨어 에빌이라는 그래피티 아티스트가 루악에 제안을 하나 한다. 제품에다 자신의 그림을 입혀서 하나의 미술품으로 전시하자고 말이다. 이래서 나온 “틴에이지 킥스”라는 모델은 실제로 런던 소재의 사치 갤러리에 전시된 바 있다. 산업과 예술이 극적으로 만난 것이다.

한편 2018년에는 “Summer of Sound”라는 기획이 이뤄졌다. 런던의 제일 중심부에 옥스퍼드 스트리트가 있는데, 각종 럭셔리 브랜드의 숍과 백화점과 일급 레스토랑이 즐비한 지역이다. 나도 런던에 가면 제일 먼저 방문하는 지역이다. 과거 서울의 명동쯤으로 이해하면 좋다.

이곳에 존 루이스라는 브랜드의 플래그십 매장이 자리 잡고 있다. 이 해 여름에 그 숍의 옥상을 하나의 문화 공간으로 변신시켰다. 그래서 간략한 음향 시스템을 도입해서 DJ 웍이나 어쿠스틱 퍼포먼스, 미니 콘서트 등이 열렸다. 그 자리에 루악의 제품들이 전시되어, 젊은 층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던 것이다. 이제 루악은 단순한 올인원 기기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 현상이 된 것이다.


새로운 소재와 테크놀로지를 추구

루악은 1985년, 브라이언 및 앨런 오루크 부자에 의해 창업되었다. 늘 새로운 소재와 테크놀로지를 지향하는 회사의 정책은 약 20여 년간 다양한 스피커의 창조에 크게 이바지했다. 그 결과 탈리스맨과 크루세이더는 큰 히트를 기록한 바 있고, 서기 2000년에 발표한 엑스칼리버는 동사의 역사에서 큰 획을 그은 바 있다.

하지만 2006년 R1을 런칭하면서 본격적으로 이쪽 세계에 진입한 이래, 순식간에 강자로 자리매김하면서, 지금은 스피커 생산을 중단하고, R 및 MR 시리즈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의 올인원 제품만 대한 분들은, 루악이 한때 스피커 제조에 있어서 상당한 존재감을 과시했던 브랜드라는 사실을 모를 것이다. 그러나 바로 이런 탄탄한 배경이 있기에 지금의 루악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번에 만난 제품은 두 종이다. R3와 R5가 그 주인공이다. 아예 전용 스탠드에 런칭되어 소개된 바, 이제는 이런 제품에 대한 관점이 달라졌다는 느낌을 줬다. 즉, R7을 만들면서, 이런 제품이 단순히 하이파이의 부속물 내지는 간편한 디바이스 정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장르로서 또 다른 영역과 미래를 갖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그렇게 인기가 높았던 R2 및 R4를 과감히 단종시키면서, R3와 R5를 새롭게 라인업에 추가, 2020년을 기점으로 새로운 도약을 시작한 것이다. 팬데믹이라는 미증유의 비극을 접하면서, 오히려 이를 발판으로 새롭게 뻗어나가는 모습은 역시 루악답다고 생각한다. 그럼 R3와 R5에 대해 차근차근 살펴보기로 하자.


컴팩트 뮤직 시스템 R3

R3에 대해 루악은 컴팩트 뮤직 시스템이라는 타이틀을 붙였다. 적절한 어휘 선택이라고 본다. 나는 처음에는 R2의 후속기려니 생각했다. 하지만 자세히 자료를 살펴보니, R2와 R4의 장점을 믹스시킨 제품이라는 설명이다. 그럼 R5는? 바로 R7의 주니어기로 판단하면 된다. 이렇게 과감하게 교통정리가 이뤄진 것이다.

따라서 R3는 R4보다 약간 작으면서 이 제품의 성능을 추월하고 있고, 더불어 R2가 보여준 휴대성을 충분히 획득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기능은 스트리머 기능이다. 바로 스포티파이 커넥트가 가능하다. 스포티파이의 다양한 음원을 고품위한 음질로 즐길 수 있는 것이다. 그밖에 타이달, 디저, 아마존 뮤직 등을 제공한다. CDP의 장착도 눈에 들어온다. 이미 많은 CD를 소장한 분들에겐 희소식이라 하겠다. 블루투스도 된다. 앱트 X 리시버가 장착되어 있다. 라디오는 인터넷 라디오뿐 아니라, DAB, DAB+ 그리고 FM 방송을 커버한다. KBS FM의 팬이 많은 현실을 생각하면 무척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는 대목이다.

디지털과 아날로그 인풋이 있어서, 향후 턴테이블을 도입하는 부분도 고려해 볼 만하다. 소형 포노 앰프가 많고, 간단하게 조작할 수 있는 턴테이블도 많이 나와 있어서 본 기의 디자인적인 컨셉과 매칭된다면 충분히 운용해 볼 수 있다.

한편 파워 앰프는 30W 급이 동원되었다. 볼륨을 높여도 일체 일그러짐이 없는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마감은 리치 월넛과 그레이 래커 두 가지.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R3의 시청

그냥 전원만 켜면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부분은 역시 본 기의 가장 큰 장점. 이번에는 전용 스탠드를 받쳐서, 마치 메인 시스템처럼 활용했다. 과거 라디오그램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다.

Claudio Abbado, Berliner Philharmoniker
Symphony No.9 'From The New World' In E Minor,
Op.95 - I. Adagio-Allegro Molto
Dvorák: Symphony No.9; Othello Overture

첫 트랙은 아바도 지휘, 드보르작의 ⟨교향곡 9번 1악장⟩. 매우 어쿠스틱한 느낌이다. 첨단 디지털 기술이 동원되었지만, 음은 마치 LP를 듣는 듯한 자연스러움이 넘쳐난다. 역시 관록이 묻어난다.

오케스트라가 작은 박스에 갇혀 있지 않고, 상당한 개방감을 보여준다. 촘촘하게 악기들이 엮여있는 대목이라던가, 현을 긁고, 관을 부는 대목이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음질에 관해선 엔트리급 하이파이 못지않은 내용을 갖고 있다고 판단이 된다.

Diana Krall - Temptation
The Girl In The Other Room

이어서 다이애나 크롤의 ⟨Temptation⟩. 저역의 묵직함과 드럼의 타격감이 일품이다. 강력한 에너지로 어필해온다. 보컬은 상큼하고 또 매혹적이다. 캄보 밴드의 구성으로, 전체적인 공간감이 잘 드러나고 있다. 악기와 악기 사이의 거리가 충분히 그려진다.

중간에 피아노와 올갠을 번갈아가며 연주하는 대목도 멋지게 다가온다. 자주 들은 곡이라, 상당히 집중해서 들었는데, 이 정도 퀄리티로 재현해 주니 정말 고마울 따름이다.

Dire Straits- Fade to Black
On Every Street

마지막으로 다이어 스트레이츠의 ⟨Fade to Black⟩. 진한 올갠 반주를 바탕으로 다소 끈끈하고 블루시한 기타 라인이 돋보인다.

목소리는 약간 달콤한 느낌. 깊고 장엄한 베이스와 드럼의 조화가 눈에 띄며, 전체적인 밸런스가 훌륭하다. 오랜 기간 오디오를 만져온 내공을 절감하게 된다. 정말 이런 소리는 아무나 만드는 게 아니다.


하이 피델리티 뮤직 시스템 R5

이제 R5로 넘어가자. 본 기의 개발 컨셉은 플래그십 모델 R7을 듣고, 보다 작은 사이즈를 원하는 분들의 의견을 적극 활용했다고 한다. 내용을 보면 그럴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제품의 모토가 하이파이를 당당히 지향하고 있으니 말이다.

기본적은 내용은 R3와 같고, 여기서 몇 가지 추가된 기능을 설명하겠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일반 하이파이가 추구하는 입체적인 음향, 그러니까 3D 이미지를 제대로 표현하는 대목에 있다. 이 점은 얼마나 야심차게 본 기를 개발했는지 알게 해주는 대목이다.

본격적으로 스마트 TV와 연계성을 높였고, 저역을 보다 풍부하게 다듬었으며, 블루투스도 앱트 X-HD로 보다 진화한 리시버를 사용했다. 파워는 무려 90W를 낸다. 아무래도 저역을 강화시킨 부분에 따른 대책이라고 본다. 전체적으로 사이즈도 크고, 존재감도 대단하다. 어서 빨리 음악을 듣고 싶어진다.


R5 본격 시청

Pierre Boulez, Vienna Philharmonic Orchestra 
Symphony No.5 In C Sharp Minor - I. Trauermarsch
Mahler: Symphony No.5

첫 트랙은 피에르 불레즈 지휘, 말러의 ⟨교향곡 5번 1악장⟩. 낭랑한 트럼펫 인트로 이후, 서서히 몰아치는 대목이 일목요연하다. 특히, 투티에서 강력한 에너지를 선사한다. 이 정도라면 어지간한 하이파이 시스템 못지않다.

얼마나 정성을 기울여 만들었는지 짐작이 간다. 특히, 저역의 리스폰스와 에너지가 일품이다. 전체적인 소리의 확산성도 뛰어나 넓게 무대가 펼쳐지는 가운데, 3D 효과도 충분히 발휘되고 있다.

The Carpenters - Close To You
Close To You

이어서 카펜터스의 ⟨Close to You⟩. 천사의 목소리 카렌에 대해선 별다른 토를 달 수가 없다. 그냥 온몸이 노곤해진다. 그냥 소파에 파묻혀 눈을 감고 음악에만 몰두하고 싶다. 의외로 편성이 복잡해서 오케스트라까지 동원되었다.

하지만 자연스러운 어렌지로 기승전결이 명료하며, 전체적인 밸런스도 훌륭하다. 드럼의 타격감과 깊은 베이스가 정말 탄탄하다. 좀 더 음악에 가까워진다.

Pink Floyd History - Speak to Me / Breathe
Heart of Sound (Live)

마지막으로 핑크 플로이드의 ⟨Speak to Me~Breathe⟩. 처음에 심장 박동 소리가 규칙적으로 들리다가 각종 소음과 잡담 소리 그리고 현금 출납기까지 동원된다. 어느 지점에서 확 분위기가 바뀌면서 마치 외계인이 연주하는 듯한 새롭고, 신선한 사운드가 펼쳐진다. 바로 그런 극적인 변화가 절묘하게 묘사된다.

신비한 데이빗의 보컬에 육중한 베이스와 드럼 그리고 환상적인 슬라이드 기타.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이 정도 클래스라면, 어지간한 하이파이 시스템은 명함도 못 내밀 것 같다.


스탠드로 완성된 라디오그램의 전통

이번에 R3와 R5를 보면서 놀란 점이 하나 있다. 바로 전용 스탠드의 제안이다. 사실 이런 올인원 계통에서 스탠드와 같은 액세서리가 부속된다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그간 숱한 브랜드의 제품을 만났지만, 아주 덩치가 큰 모델을 제외하고는 이런 식의 컨셉은 없었다.

사실 여태껏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이런 제품은 책장이나 탁자 위에 가볍게 올려놓고 쓰는 것이 관례였기 때문이다. 편의성과 휴대성을 중시하다 보니, 따로 세팅을 해서 듣기 좋은 위치에 놓는다는 발상 자체가 여태껏 없었다.

그러나 북셀프 스피커의 경우를 예로 들면, 결국 이런 형태로 진화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생각된다. 왜냐하면, 북셀프 스피커도 애초의 발상이 책장 안에 담는 것을 전제로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꽂이라는 뜻을 가진 북셀프라는 용어를 지금도 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북셀프가 당당히 메인으로 자리 잡으면서, 전용 스탠드까지 제대로 갖춘 모습으로 진화한 상태다. 심지어 순정 스탠드를 최우선으로 치는 분위기까지 조성되어 있다. 이런 올인원도 바로 그런 경로를 따라, 현재의 형태로 꾸준히 진화한 셈이다.

사실 전용 스탠드를 갖추고, 주변에 일정하게 빈 공간을 조성하면, 정말 몰라보게 음이 달라진다. 확산감이라는 측면에서 더없이 뛰어나다. 즉, 정식 오디오 시스템으로 대접받을 만큼, R3와 R5의 진화가 눈부시다는 뜻이다.

또 하나는 라디오그램의 전통. 이미 R7을 통해, 이런 스탠드 타입의 장점을 깨달은 루악에서 그 하위 모델에도 이런 컨셉을 이양한 것이다. 그러므로 비록 과거의 라디오그램에 비해 사이즈나 덩치가 작지만, 그래도 당당히 그런 전통의 느낌이나 미덕을 향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는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스탠드 자체는 매우 튼실하고, 무거우며, 존재감이 대단하다. 상판은 제품을 떠받치기 위해 사각형으로 되어 있고, 그 밑으로 하나의 기둥이 우뚝 솟아 있으며, 바닥은 두툼한 원형 스타일의 받침대가 제공되고 있다. 덕분에 지나가다 특 건드리거나, 아이가 장난삼아 흔들어도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제일 좋은 것은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 놓는 것이다. 그 경우 제품 자체의 디자인과 아름다움이 당당하게 부각될 것이다. 스탠드 하나로 이렇게 제품에 카리스마를 듬뿍 담는다는 것은, 아무튼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R3 혹은 R5의 구매를 고려한다면 전용 스탠드의 첨가를 진지하게 고민해 보길 바란다.


결론

루악은 기존에 잘나가던 R2와 R4를 단종시키고, 이번에 R3와 R5로 새롭게 라인업을 꾸몄다. 무엇보다 R7을 만들면서 쌓은 노하우를 적절하게 이양시켰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인 변화를 엿볼 수 있다. 또 이쪽 세계는 계속 진화하기 때문에, 이런 적절한 모델 체인지는 필요하다고 본다.

전체적으로 아날로그적인 음색과 클래시컬한 외관이 매력적이고, 브리티쉬 사운드 특유의 질감과 중역대가 살아있어서, 정말 감상하는 내내 친숙한 느낌을 받았다. 과거 라디오그램의 영화를 재현하려는 듯한 야심이 묻어 있어서 정말 기분이 좋다. 온고지신의 미덕을 잘 갖춘 모델들이라 생각한다. 지긋지긋한 팬데믹을 날려버리는, 일종의 축포를 쏘는 듯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 종학(Johnny Lee)

Ruark Audio R3 Specifications
Class leading audio with enhanced stereo sound
Comprehensive Wi-Fi streaming with Spotify Connect and support for Tidal, Deezer and Amazon Music
Multi Format CD player
AptX Bluetooth receiver
SmartRadio Tuner with Internet Radio/DAB/DAB+/FM
USB-C playback/charge port
Infrared remote control
Digital and analogue inputs
Analogue output
High contrast OLED display with large format clock
Ethernet port
Class A-B amplifier system – nominal 30 watts output
Ruark neodymium NS+ drivers
Power consumption 2.0W networked standby power when connected to a network; automatic standby after 20 mins, see user guide for more details
Finishes Rich Walnut veneer or Soft Grey lacquer
Dimensions H167 × W420 × D220mm
Weight 5.3kg
Ruark Audio R5 Specifications 
Class leading audio with enhanced stereo sound
Comprehensive Wi-Fi streaming with Spotify Connect and support for Tidal, Deezer and Amazon Music
Multi Format CD player
AptX HD Bluetooth receiver
Internet radio, DAB, DAB+ and FM tuner with RDS
Multi-room ready
Wireless DLNA audio streaming from network attached storage devices and PCs
USB playback/charge port
Intuitive ‘click to select’ RotoDial control system and matching RotoDial radio remote
Digital and analogue inputs
Analogue output
High contrast OLED display with large format clock
Ethernet port
Linear Class A-B Amplifier – 90 watts nominal output
Ruark neodymium NS+ drivers
Integrated active subwoofer
Power consumption 2.0W networked standby power when connected to a network; automatic standby after 20 mins, see user guide for more details
Finishes Rich Walnut veneer or Soft Grey lacquer
Dimensions H142 × W520 × D300mm
Weight 9.5kg
Stand for R3 or R5
Stand for R3 W390 x D230 x H600 mm
Stand for R5 W483 x D257 x H609 mm
Ruark Audio R3 & R5 with Stand
수입사 델핀
수입사 홈페이지 delf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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