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를 직관하는 맛
Blumenhofer Acoustics Genuin FS2 MK2


혼 스피커를 들을 때마다 그 남다른 에너지와 생기, 디테일에 깜짝 놀라곤 한다. 호방하면서도 살뜰하고, 파워풀하면서도 세심한 것이 바로 혼 스피커의 세계다. 혼 스피커는 귀가 아프다? 흉내만 낸, 잘못 만든 스피커의 예일 뿐이다. 잘 만든 혼 스피커는 흔히 말하는 ‘혼티'를 쏙 빼고 있는 듯 없는 듯 하다가 어느새 스르륵 사라지고 만다. 

독일 블루멘호퍼(Blumenhofer Acoustics)의 제누인(Genuin) FS2 MK2 스피커가 그러했다. 앞서 하이파이클럽 리뷰를 통해 소개했던 제누인 FS1 MK3에 비해 우퍼 및 인클로저 사이즈가 작은 모델인데, 음악만 시작되면 그냥 라이브 무대가 펼쳐졌다. 맑고 투명한 피아노 고음, 파워풀하고 둔탁한 베이스 저음, 뜨거우면서도 탁 트인 무대. 맞다. 간만에 맛본 직관의 맛이었다.



블루멘호퍼와 혼 스피커

블루멘호퍼의 설립자 토마스 블루멘호퍼(Thomas Blumenhofer)

블루멘호퍼는 토마스 블루멘호퍼(Thomas Blumenhofer)가 2006년 독일 바이에른주 발커트쇼펜 홀든에 설립한 혼 스피커 전문 제작사다. 토마스 블루멘호퍼는 원래 프로오디오 쪽에서 일하다 홈오디오로 전향한 케이스인데, 실제로 1982년에는 오디오 인스톨 및 스피커 제작사 블루멘호퍼 & 쇼브(Blumenhofer & Schaub)를 설립하기도 했다. 

그의 외국 인터뷰를 읽어보면, 뮌헨 도이치 극장과 심지어 그 앞에 자리 잡은 유명 호프집 레벤브로이켈러에도 그의 스피커가 설치돼 있다. 그러다 2000년대 초 “PA 제작에 흥미를 잃어" 홈 오디오 쪽으로 눈을 돌렸고, 독일의 유명 턴테이블 제작자 빌리발트 바우어(Willibald Bauer)와 공동으로 무지향 스피커 FJ OM을 선보였다.

블루멘호퍼의 주력은 혼 스피커. “라이브 뮤직의 감동을 고스란히 전하기 위해서는 혼 스피커 말고는 답이 없다"라는 토마스 블루멘호퍼의 확신 때문이다. 그는 그러면서 혼 스피커의 최대 덕목으로 ‘스피드'와 ‘다이내믹스’를 꼽았는데, 혼 스피커의 발음 원리를 감안하면 당연한 귀결이다. 컴프레션 챔버를 통해 진동판이 낸 소리를 압축했다가 혼을 통해 똑바로 뿜어내기 때문이다. 

왼쪽부터 블루멘호퍼 지오이아(Gioia) 시리즈, 제뉴인(Genuin) 시리즈

블루멘호퍼 펀(Fun) 시리즈

블루멘호퍼가 이러한 혼 스피커를 변주하는 방식 또한 흥미롭다. 현행 최상위 지오이아(Gioia) 시리즈는 중저음부까지 혼을 채택한 풀 혼 시스템이고, 이번 시청기가 포진한 제누인(Genuin) 시리즈는 중고음부는 컴프레션 드라이버+혼, 저음부는 다이내믹 드라이버 우퍼+베이스 리플렉스를 썼다. 펀(Fun) 시리즈는 컴프레션 드라이버+혼, 다이내믹 드라이버 우퍼+백로드 혼 조합.

블루멘호퍼의 시작을 알린 것은 혼 드라이버와 16인치 우퍼(전면 포트)를 채용한 제누인 FS1. 블루멘호퍼가 공식 출범하기도 전인 2004년에 이미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 2005년에 혼 드라이버와 8인치 우퍼 조합(전면 포트)의 FS3가 나왔고, 2009년에는 백로드 혼 방식의 Fun 20이 나왔다. 풀 혼 시스템의 포문을 연 그란 지오이아(Gran Gioia)와 처음부터 다운 파이어링 포트를 채택한 FS2는 2011년에 나왔다. 

블루멘호퍼 주요 스피커의 출시 및 단종 연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2004 Genuin FS1
  • 2005 Genuin FS3
  • 2006 블루멘호퍼 설립
  • 2009 Fun 20
  • 2009 Fun 17
  • 2009 Clara Luna
  • 2010 Genuin FS4.2
  • 2011 Genuin FS2
  • 2011 Genuin FS5
  • 2011 Gran Gioia
  • 2011 Wiki
  • 2011 Fun 13
  • 2012 Fun 10
  • 2012 Gioia
  • 2013 Tempesta series : 20, 17, 17 Bookshelf 
  • 2013 Genuin FS5 단종
  • 2014 Midi
  • 2014 Mini
  • 2014 Genuin FS1 단종
  • 2014 Genuin FS1 MK2
  • 2015 Genuin FS4.2, FS3 단종
  • 2015 Genuin FS3 MK2
  • 2015 Fun 20 단종
  • 2016 Fun 13, Fun 10 단종
  • 2017 Fun 13 MK2
  • 2017 Gioia, Gran Gioia, Clara Luna 단종
  • 2017 Gran Gioia MK2
  • 2019 Gran Gioia 2x10
  • 2019 Genuin BKS
  • 2019 Classic series : 1743, 1733, 1722
  • 2020 Genuin FS1 MK3
  • 2020 Genuin FS2 MK2
  • 2020 Corona : 2x220, 4x180

Genuin FS2 MK2 본격 탐구

이번 시청기인 FS2 MK2는 블루멘호퍼의 중견이자 터줏대감이라 할 제누인 시리즈의 서열 2위 모델이다. 위로는 FS1 MK3, 아래로는 FS3 MK2(이상 플로어스탠딩)와 BKS(스탠드마운트)가 있다. 참고로 지오이아(Gioia) 시리즈는 Gran Gioia MK2, Gran Gioia 2x10, 펀(Fun) 시리즈는 Fun 17과 Fun 13 MK2로 구성됐다. 

FS2 MK2는 기본적으로 중고음부에 티타늄 컴프레션 드라이버 + 타원형 혼 조합, 저음부에 12인치 페이퍼 콘 우퍼를 달았다. 혼 드라이버는 우퍼 인클로저 위에 견고하게 설치됐는데, 지지 메탈 프레임에 마련된 볼트를 돌려 혼 드라이버 위치를 앞뒤로 미세하게 옮길 수 있다. 우퍼용 베이스 리플렉스 포트는 3점 지지된 인클로저 바닥면에 마련됐다. 

혼 드라이버부터 본다. 타원형 혼을 직사각형 무늬목으로 감쌌던 FS1 MK3와는 달리 타원형 MDF 혼을 그대로 노출시켰다. 드라이버는 1.4인치(35mm) 컴프레션 드라이버. 여기서 말하는 1.4인치는 혼 안쪽 주둥아리(horn throat) 직경이고, 컴프레션 챔버 안에 있는 진동판 직경은 3인치(75mm)에 달한다. 진동판 재질은 티타늄.  

컴프레션(compression) 드라이버는 말 그대로 진동판이 일으킨 음파 에너지를 응축시켰다가 빠른 속도로 내뿜는다. 이에 비해 일반적인 다이내믹 드라이버는 응축 과정 없이 그대로 방사시킨다. 앰프 출력이 보잘것없었던 과거 오디오 환경에서는 이러한 압축 설계와 혼 로딩을 통해 재생음의 에너지(음압)와 직진성을 높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왼쪽부터 제누인(Genuin) FS1 MK3, 제누인 FS2 MK2 스피커

컴프레션 드라이버는 이 같은 작동 원리상 음파 에너지를 가두는 공간(chamber)이 진동판 앞에 있어야 하고, 이 챔버의 출구는 진동판 직경보다 좁아야 한다. 그래야 음파가 압축이 될 수 있기 때문. FS2 MK2와 FS1 MK3 모두 혼 스로트 직경은 1.4인치, 진동판 사이즈는 3인치를 보인다. 이에 비해 FS3 MK2는 각각 1인치와 1.75인치이고 진동판 재질도 마일러로 다르다. 

다음은 12인치(130mm) 페이퍼 콘 우퍼인데 FS1 MK3와 마찬가지로 강력한 알니코 마그넷을 썼다. 오리지널 모델과 비교해 보면 더스트 캡에 있던 환기용 그리드가 사라지는 등 우퍼 자체가 달라졌다. 어쨌든 이 스피커의 감도가 94dB에 달하고  저역이 36Hz까지 플랫하게(+/-2dB) 떨어지는 것은 이 대형 우퍼 덕분이다. 공칭 임피던스는 8옴, 고역 응답특성은 20Hz(+/-2dB), 크로스오버 주파수는 1150Hz.

우퍼 인클로저는 2가지가 눈에 띈다. 우선 옆에서 보면 뒤로 약간 경사가 지고 그 위에 혼 드라이버가 올려져 있다. 각 대역 간 타임 얼라인먼트를 위한 고전적인 수법이다. 그리고 위에서 보면 측면이 뒤로 가면서 각이 꺾이는데 이는 마주 보는 면이 평행을 이룰 때 발생하는 내부 정재파를 줄이기 위해서다. 전면 배플 역시 경사가 진 만큼, 수직을 이룬 후면과 비대칭 구조다. 

인클로저 재질은 자작나무 5겹 합판(Birch plywood)으로 두께가 18mm에 달하고 내부는 견고하게 브레이싱 처리가 됐다. 이 스피커가 그리 크지 않은 키(112cm)에도 불구하고 무게가 개당 45kg이나 나가는 이유다. 내부 용적은 80리터. 제뉴인 시리즈를 비롯해 블루멘호퍼의 모든 인클로저는 독일 남부 발커츠쇼펜 홀든 본사 공장에서 모두 수작업으로 제작된다. 

후면을 보면 바이 와이어링/앰핑이 가능한 금 도금 텔루륨 코퍼 스피커 단자 2조와 임피던스 보정(Impedance Correction) 점퍼 잭이 눈길을 끈다. 점퍼 잭은 출력 임피던스가 높은 진공관 앰프와 매칭 시 쓰라고 만든 만큼 진공관 앰프를 동원한 이번 시청에서는 점퍼를 꽂고 진행했다. 

그러면 2011년에 나온 오리지널 FS2과 이번 시청기인 FS2 MK2는 뭐가 다를까. 위에서 언급한 대로 12인치 우퍼가 달라졌는데 블루멘호퍼에서는 FS1 MK3 우퍼를 트리클다운한 것이라고 한다. 이 밖에 3점 지지 스파이크 위치도 달라졌다. 오리지널에서는 앞에 1개, 뒤에 2개 스파이크가 있었지만 MK2가 되면서 앞에 2개, 뒤에 1개로 자리바꿈을 했다. 


시청

​제누인 FS2 MK2 시청에는 크로노스 오디오의 크로노스 프로 턴테이블과 그라함의 팬텀 엘리트  12인치 톤암, 직스의 얼티밋 오메가 MC 카트리지, 크로노스 레퍼런스 포노앰프를 동원했다. 진공관 프리/모노파워 앰프는 에어타이트의 ATC-5와 ATM-3211 조합. ATM-3211은 3극관 211 2발을 푸시풀로 구동해 120W를 낸다. 블루멘호퍼에서 밝힌 FS2 MK2의 최대 입력 가능한 앰프 출력은 RMS 기준 150W다.

먼저 몸풀기로 벤 웹스터의 재즈 연주곡을 들어보면 특히 재즈 브라스 악기들과 혼 스피커가 찰떡궁합임을 쉽게 알 수 있었다. 연주자의 뱃힘 자체가 일반 돔 트위터와는 레벨이 다른 상황. 전체적으로 소릿결이 두텁고 진하며 그러면서도 은근히 디테일에 강한 면모를 보인다. 대역 밸런스만 놓고 보면 16인치 우퍼의 FS1 MK3보다 낫다는 인상. 베이스의 저음도 잘 들리고 피아노의 위치도 뒤쪽으로 잘 펼쳐졌다.

Dire Straits - The Bug
On Every Street

곡을 들으면서 스쳐가는 이미지를 모아보면, 다이내믹스, 근육질, 엄정, 비트, 묵직, 남성성, 이런 것들이다. 무대 가운데에 또렷하게 맺히는 음상을 보면 내부 정재파를 없애기 위해 인클로저 디자인에 들인 공이 제대로 효과를 본 것 같다. 하지만 이 곡에서 가장 매력적인 것은 중역대 보컬의 딕션이 아주 분명하게 들린 점인데 이 점이야말로 혼 스피커의 가장 큰 장점일 것이다. 12인치 대구경 페이퍼 콘 우퍼가 전해주는 저역의 리듬감은 확실히 누긋하고 편안한 구석이 많다. 

또 하나 감탄한 것은 SN비. 감도가 94dB인데도 음악이 잠시 멈춘 순간 적막한 배경은 침 삼키기가 부담스러울 정도다. 물론 스피커에 귀를 바싹 갖다 대면 노이즈가 포착되지만 음악 재생 시에는 아무런 방해가 되지 않았다. 이 밖에 드럼의 호쾌한 타격은 일반 다이내믹 드라이버나 소구경 멀티 우퍼에서는 도저히 맛볼 수 없는 그런 상질의 것이다. 이 정도면 하루 종일 이런 장르 음악을 들을 수 있겠다 싶다.

The Reddings - The Awakening Part.1
The Awakening

사운드스테이지 중앙 부분에 맺힌 기타 이미지가 시멘트 벽처럼 단단하다. 덕분에 양 스피커가 아니라 앞 벽 가운데 혹은 시청실 밑바닥에서 소리가 나오는 것 같다.

보통 혼 스피커는 자기주장이 강한 편이지만 제누인 FS2 MK2는 아주 쉽게 자신의 존재를 지웠다. 어쨌든 시종 가슴을 때리는 이 묵직한 음의 압력은 도대체 얼마 만에 느껴보는 것인지 크게 감탄했다. ​

웅산 - 내 마음 갈 곳을 잃어
사랑 그 그리움

이날따라 웅산의 목소리가 더욱 허스키하게 들린다. 한 음과 다른 음 사이의 적막에는 소름이 끼칠 정도. 기타 음을 뚫고 나오는 보컬의 목소리가 분명히 작은 톤인데도 에너지가 잔뜩 배어있다.

가수가 바로 앞에서 노래를 하는 것 같다는 것, 바로 이 점이 혼 스피커만의 독보적 매력일 것이다. 기타줄과 손가락의 마찰음은 비수처럼 필자의 가슴을 찔러오고, 아코디언의 풍성한 호흡에서는 감칠맛이 가득했다. 지금도 이때 들었던 음들이 필자의 귀와 가슴에 달라붙어있는 것 같다. 

Christian McBride - Night Train
For Jimmy, Wes And Oliver

처음부터 그냥 연주 현장이다. 무대는 정확히 좌우 스피커 뒤쪽으로 반원을 그리며 펼쳐지고, 이 빅밴드가 연주하는 음들은 쏜살같이 필자에게 달려와 타격한다. 삼지사방에서 필자한테만 음들이 달려드는 느낌. 혼 스피커가 이처럼 잘도 사라지는 경우는 거의 처음 접했다.

각 악기들의 분리도 역시 높은데 이를 단 2개 유닛으로 커버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베이스는 낮고 굵은 저음을 토해내고, 드럼 림 플레이는 더할 나위 없이 선명해 저절로 어깨가 들썩여진다. 

Ray Brown Trio - Exactly Like You
Soular Energy

확실히 레이 브라운의 베이스는 마커스 밀러와는 다른 구석이 있다. 좀 더 섬세하고 여성적이며 힐링의 기운이 가득하다. 해서 혼 스피커와는 궁합이 안 맞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대단한 착각이었다. 처음부터 필자를 따뜻하게 어루만져 준다.

드럼은 평소보다 리듬을 잘게 쪼개는 듯하고, 피아노의 오른손 건반에서는 아주 맑고 깨끗한 음이 솟구친다. 분명 스펙상으로는 20kHz가 상한인데 체감상으로는 더욱 위로 플랫하게 뻗는 것 같다. 이 스피커의 빈티지한 외관을 아주 기분 좋게 배반하는 순간이다. 


총평

제누인 FS2 MK2는 시종 필자를 갈팡질팡케 했다. 고음이 생각보다 곱고 맑다 싶으면 갑자기 베이스에서 둔탁한 저음이 작렬하고, 시청실이 이 스피커가 토해낸 음들로 가득 찼다 싶으면 어느새 귀가 먹먹할 정도로 조용해졌다. 이것이 도대체 무슨 상황인가 싶었는데, 답은 너무나 쉽게 나왔다. 연주 현장을 직관했을 때 바로 그 맛이다. 시야가 탁 트이고, 연주자들과 거리도 가까워서, 악기에서 사각사각 튀어나온 날 것 그대로의 음을 마음껏 접한 기분. 웰메이드 혼 스피커를 듣는 맛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by 김편 오디오 칼럼니스트

Specifications
• High efficiency
• 2-Ways loudspeaker
Cabinet • Floor ported Bass-Reflex
• Harmonic construction
Components
• 1,4” Compression Driver with Titan membrane
• 30cm (12") paper Woofer
• powerful AlNiCo magnet
• Gold plated tellurium copper terminals
Features • Bi-wiring- / Bi-amping -terminals
• Switchable impedance linearisation for the crossover frequency
• Tube Friendly
• Time alignment to the listening spot
• 10 years Warranty
Blumenhofer Acoustics Genuin FS2 MK2
수입사 씨웍스
수입사 홈페이지 www.siworks.co.kr
구매문의 02-582-98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