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rresen Z2 니어필드 세팅기

Borresen Z2 니어필드 세팅기


오디오 그룹 덴마크의 수장,
라스 크리스텐센의 길잡이를 따라서

니어필드 세팅이 끝난 Borresen Z2

놓여 있는 공간과 상호 작용하여 소리를 만들어 내는 스피커. 세팅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비교적 일관된 소리를 들려주는 모델도 있지만, 토인이나 위치, 그리고 매칭에 따라 그 결과가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민감한 스피커들도 있죠. 이런 민감한 스피커들은 소리를 완성하기가 무척이나 어렵지만, 세팅이 끝났을 때 그만큼 매력적인 음을 선사하는 고생하는 보람이 있는 마성의 모델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왼쪽부터 케이블&액세서리 메이커 Ansuz, 앰프의 Aavik, 그리고 Borresen.

오늘 청담 시청실에 세팅해 볼 Borresen의 스피커는 명백히 후자에 속하는 스피커라고 할 수 있는데요,  Ansuz, Aavik, 그리고 Borresen Acoustics를 함께 운영하고 있는 오디오 그룹 덴마크의 수장, 라스 크리스텐센이 직접 소개하는 스피커 배치 방법을 따라 Borresen Z2 모델을 세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라스 크리스텐센의 니어필드 리스닝

청취자와 스피커 사이의 거리를 최대한 가깝게 배치하는 니어필드 리스닝. 라스 크리스텐센은 니어필드 리스닝이 스피커의 위치를 정하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지만, 시스템의 소리가 만족스럽지 않을 때 시도해 볼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영상에 나온 그의 니어필드 세팅 방법론을 간단히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전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앰프와 스피커 사이의 거리를 최대한 벌릴 것.
  2. 처음에는 30cm 간격으로 스피커를 앞쪽(청취 위치)로 이동시켜 보고, 10cm, 5cm, 2cm, 1cm...로 점차적으로 이동 거리를 줄여가며 스피커를 앞뒤로 움직이면서 가장 좋은 소리가 나는 위치를 찾는다.
  3. 마찬가지로 사운드 스테이지 중앙이 비어있는 느낌이 들 때까지 스피커의 좌·우 거리를 늘려보면서 최적의 위치를 찾는다.
  4. 스피커의 토인은 매우 중요하다. 처음에는 왼쪽 스피커가 왼쪽 어깨를, 오른쪽 스피커가 오른쪽 어깨를 바라보듯이 토인을 주는 것으로 세팅을 시작한다.
  5. 이렇게 찾은 스피커 위치를 같이 사는 사람들이 못마땅해 할 수도 있다. 스피커 위치를 표시해 둬도 되는지 아내에게 물어보고, 기회가 될 때마다 스피커를 최적 위치에 꺼내서 즐기자.

내 이름을 걸고 만들었다, 마이클 뵈레센

세팅에 앞서, 오디오 그룹 덴마크의 인물을 한 분 더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Borresen의 브랜드 자체가 그의 이름으로부터 시작됐기 때문이죠. 오디오 그룹 덴마크와 Borresen의 엔지니어 마이클 뵈레센은, 덴마크의 또 다른 하이엔드 스피커 브랜드 라이도 어쿠스틱스(Raidho Acoustics)의 창립자이기도 합니다.

오디오 그룹 덴마크의 엔지니어, 마이클 뵈레센과 Borresen 02.

라이도 하면 초박형 멤브레인에 강력한 자석이 결합된 리본 트위터, 빠른 응답 스피드를 내기위해 고안된 미드레인지와 우퍼, 그리고 날씬한 인클로저에 타임 얼라인먼트를 고려한 유닛배치 등이 떠오르는데, Borresen에는 비슷 특성들이 한껏 진일보한 버전으로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Borresen 스피커에 담겨있는 놀라운 기술들은, 다음 컨텐츠에서 자세히 소개드리도록 하겠습니다.


Borresen Z2 와의 첫 대면

본격적인 세팅에 들어가기 전 앰프를 물려본 첫 느낌은, 리본 트위터의 개방감에 힘입은 밝은 느낌의 톤에 어딘지 모르게 같은 덴마크 출신의 스피커, 다인오디오를 떠올리게 만들었습니다.

Dynaudio Special 40의 후면 포트. 생각보다 많은 양의 에너지가 이 후면 포트를 통해 전달된다.

다인오디오 또한 세팅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민감한 스피커라고 할 수 있는데요, 대부분의 모델이 후면에 배치된 리플렉스 포트를 활발하게 사용하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에 이 점을 충분히 고려하면 더욱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1) 유닛에서 나오는 직접음 + 1차 반사음, 그리고 2) 포트에서 뿜어져 나와 뒷벽을 치고 전해지는 에너지 사이의 밸런스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면, 보다 큰 스케일의 공간감이 확보되며 저역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죠. 이에 더해  중음역과 고음역의 포커싱을 위한 토인 또한 세심하게 조절되어야 합니다.

나란히 모던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는 Borresen Z1, Z2

신예 Borresen Z2의 경우, 이러한 튜닝 포인트가 스피커와 리스닝 포지션 사이에 많이 쏠려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다른 무엇보다도, 서로를 향해 교차하는 좌·우 유닛 간의 상호작용이 가장 중요하게 다가왔습니다. 토인을 조금씩 바꿀 때마다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보컬의 포커싱과 스테이징. 이 스피커가 얼마나 정교하게 만들어졌는지, 앞으로 일깨워낼 수 있는 포텐셜이 얼마나 큰지를 단번에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공간에 안성맞춤, 황금 비율 세팅 사브작

하이파이클럽 제 1 시청실의 룸 디멘션은 5,280mm(W)/2,860mm(H)/7,670mm(D). 공교롭게도 카다스 오디오 등에서 제시하는 이상적인 '황금 비율' 리스닝 룸에 거의 근접하는 공간입니다. 누가 설계했는지는 몰라도, 참 잘 만들어 놓았습니다. 감사드리며, 이번에는 니어필드 세팅 중에서도 룸의 어쿠스틱 환경과 잘 맞을 것 같은 '황금 비율 세팅'을 적용해 보도록 합니다.

카다스 오디오에서 제안하는, 황금비(Golden cuboid) 룸의 예시

전면 벽에서 리스닝 포지션까지의 최단 거리는 약 5,500mm. 이 수치를 이용해, 기본 단위 '1'의 길이를 알아내야 합니다. 정삼각형을 수직으로 이등분했을 때 만들어지는 직각 삼각형의 변의 비율은 2:1:√3을 따르므로, 5,500 = √3x1/2+1. 따라서 시청실 공간에서 1≒2,950mm라는 수치를 얻어 냅니다. 좌·우 스피커의 트위터 사이의 거리, 리스닝 포지션에서 양쪽 스피커 까지의 거리를 2,950mm로 맞춰줍니다.

니어필드 포지션의 Z2. 실제로 체감되는 거리는 더욱 가깝다.

이제 스피커들과 리스닝 포지션의 비율이 정확히 1:1:1 되는, 삼위일체가 완성되었습니다. 만전을 기해 스피커와 옆벽, 그리고 뒷벽 사이를 다시 측정하고 위치를 보정, 완벽한 정삼각형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합니다.


시청평

기록적인 폭우가 시작되는 날이었던 8월 8일. 음악에 몰두하고 나니 시간은 벌써 밤 10시를 훌쩍 넘겨, 집으로 향하는 지하철역은 이미 물에 잠겨 있었습니다. 여러 교통수단을 전전하며 발목까지 차오르는 물살을 뚫고 상당한 거리를 걸어가야 했지만, 단연코 그럴 만한 가치가 있었습니다.

Borresen Z2에서 바로 전달되는 직접음과 공간을 타고 들려오는 반사음의 절묘한 조화. 정 중앙에 맺히는 칼같이 정확한 음상이, 마치 뇌 속에 꽂아 넣은 전극에 전기 신호를 흘려보내는 것처럼 정수리 위의 헤드룸에 안착합니다. 하이엔드 헤드파이 시스템에서 경험하곤 했던 짜릿한 감각이 훨씬 더 많은 에너지와 공기, 그리고 변수를 다루고 있는 큰 공간에서 재현되니, 머릿속은 생전 처음 겪어보는 인지 부조화를 필사적으로 따라잡으려 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니어필드는 레코딩 스튜디오, PC-Fi 유저, 그리고 일부 오디오파일들을 필두로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는 세팅 방식입니다. 비교적 좁은 공간에서 최대의 효율을 끌어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인 것은 자명하지만, 그렇다면 좁은 공간에서만 이 세팅을 선택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는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Borresen의 등장 이후로는, 이러한 공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리스닝 포지션에서부터 전면까지, 5.5m 길이의 넓은 공간을 빠짐없이 사용하고 있는 스테이징. 대편성 교향곡을 플레이 리스트에 올려놓고, 음악이 울려 퍼지고 있는 공연장을 상상해 보세요. 많게는 100명에 이르는 연주자들이 모두 제자리에서 연주하고 있는 광경이, 눈을 뜨거나 감는 것에 상관없이 계속해서 재현되고 있습니다.

Jordi Savall - La Folia, 1490-1701
Rodrigo Martinez, villancico

고음악의 대가 조르디 사발이 연주하는 비올라 다 감바. 희애가 동시에 드러나는 원초적인 울림을 그대로 전달해 줍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박자를 담당하는 카스타누엘라의 소리를 한치의 흐트러짐 없는 리듬앤 페이스로 완성해 냅니다.

 

 

Gustav Mahler - Symphony No.3
Leonard Bernstein& New York Philharmonic

비교적 조용한 4악장을 감상해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공기의 질감과 온도가 느껴지는 카스파르의 풍경화를 떠올리며 듣는 곡인데, 마이크로 다이내믹스 없이는 자칫 지루하고 루즈해 질 수 있는 선율을 오롯이 잘 살려내고 있습니다. 공기를 머금은 채 퍼지는 크리스타 루트비히의 소프라노, 그리고 호른 연주의 미묘한 강약 변화를 놓침 없이 캐치해 내는 디테일이 일품입니다.

 

Matsuda Seiko - Akai Sweet Pea
Akai Sweet Pea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목소리는 변화하게 마련이지만, 때로는 재생 기기가 그러한 차이를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임의로 변조를 넣는 것처럼 극단적인 것은 아니지만, 토널 밸런스의 변화, 그리고 스피드가 가수의 목소리를 때로는 젊게, 대개는 올드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Z2에서는 마츠다 세이코가 이 음악을 노래했던 시기의 목소리와 시대적 적절함이 그대로 녹아 있었습니다.

 

장르에 따라서는 90dB 이상의 큰 볼륨을 사용해서 음악을 감상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Borresen Z2는 평소보다 3dB 정도 볼륨을 낮춘 채로 시청을 진행하였습니다. 바꿔 말하면 비교적 낮은 볼륨에서도 음악적 쾌감을 각성시키는데 필요한 마이크로 다이내믹스와 매크로 다이내믹스가 충분히, 어쩌면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수준으로 확보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Borresen이 궁금하시다면, 시청실을 찾아주세요. 이미 검증된 파필드 세팅, 이번에 시도했던 니어필드 세팅이든, Borresen의 모든 것을 하이파이클럽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세팅 기기 목록
Speaker Borresen Z2 Cryo Edition
Source Orpheus Absolute CD with Nucleus (Roon tested via USB)
Pre amp Orpheus Absolute Pre
Power amp Orpheus Absolute Power
Speaker Cable Tellurium Q Statement
Grounding BOP Quantum Ground
Acoustic treatment Synergistic research Black Box
Essentials Hifistay Centum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