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질을 위한 끝없는 진화의 산물
Pass Labs XP-10 Pre & X350.8 Power Amplifier

만일 제조사를 꾸려나간다면, 제품 개발과 생산 못지 않게 중요한 게 바로 마케팅이다. 아무리 훌륭한 제품을 만들어도, 홍보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시장에서 알아주지 않는데 어떻게 판매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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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패스(Pass)라는 회사는, 아예 홍보, 마케팅 따위는 잊고 살고 있다. 그냥 알아서 찾아와서 사가라는 투다. 심지어 전문적인 부서도 없다. 사장이며 임원들이 모두 엔지니어고, 실제로 신기술 연구나 제품 개발에만 관심을 쏟을 뿐, 어디에 몇 대를 팔고, 어떤 회사와 접촉하고 하는 일에는 거의 관심이 없다.

또 창업자이자 메인 설계자인 넬슨 패스씨로 말하자면, 일종의 은둔자다. 극단적으로 여행을 싫어하고, 사람 만나는 것도 꺼린다. 대신 다양한 아마추어 제작자들과 교류를 하면서 늘 신선한 아이디어를 구하고 있다. 숲에 둘러싸인 그의 자택에는 숱한 공구가 가득한 바, 잠을 자다가도 불현듯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달려가서 만들어볼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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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현재 그가 따로 주재하는 퍼스트 와트(First Watt)라는 메이커는 패스 랩과 일절 관계가 없다. 생산량도 적고, 생산 라인을 늘릴 생각도 전혀 없다. 간혹 누가 찾으면 만들어주는 식이다.

어떻게 보면 별나고 또 기묘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전세계에 패스 랩의 제품을 신봉하는 애호가들이 적지 않다. 90년대엔 작은 몸체에 소출력을 내는 알레프 시리즈에 열광했고, 새천년부터는 X 시리즈를 위시한 XA 그리고 최근의 XS까지, X 형번으로 시작하는 제품들에 매료되고 있다. 대체 이 회사엔 무슨 특별한 매력이 있단 말인가?

우선 이번에 만난 X350.8과 XP10에 대해 알아보자. 어찌 보면, 두루두루 다양한 스피커를 매칭하면서 오랜 기간 즐겁게 사용할 수 있는 세트인데, 무엇보다 가격적인 메리트도 상당하다고 하겠다. 다른 하이엔드 제품과 비교할 때, 이 부분은 가장 큰 덕목으로 다가온다. 일단 X350.8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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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예전에 처음 X350을 들었을 때, 그 유연하고, 개방적이며, 투명한 음에 상당히 놀란 기억이 있다. 2000년대 초반으로 기억하는데, 당시 대출력 TR 앰프라고 하면, 오로지 스피커의 드라이빙 능력에만 초점을 맞춰, 다소 무겁고, 어두우며, 빅 마우스 현상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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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데 이 제품은 몰라보게 빠르면서, 정확한 저역을 내고, 중고역의 달콤한 음색은 최상의 진공관 앰프와 통하는 바도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출력석에 MOS-FET를 썼음을 알았다. 이것은 진공관과 비슷한 성격을 지니고 있어서, 만일 진공관 앰프를 만드는 회사에서 TR에 도전한다고 하면 매우 적절한 소자다. 아하, 바로 그런 내력이 있었구나.

여기서 잠깐 알레프 시리즈와 X 시리즈의 차이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알레프의 경우, 클래스 A 방식을 고집하면서, 싱글 엔디드로 처리한 점이 인상적이다. 이것은 다시 말해, 3극관 싱글의 앰프와도 같다고 하겠다. 반면 초기 X 시리즈는 5극관 푸시풀 방식이라고 할까? 다시 말해, 클래스 AB 방식이면서, 푸시풀로 출력을 키운 셈이다. 

그래서 알레프의 음을 선호하는 분들도 꽤 있었는데, 문제는 30W 내외의 출력이다. 이런 내용으로 현대 스피커를 구동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나중에 모노 블록으로 만들어 몸체를 키웠지만, 그래도 100W 선이었고, 가격도 상당했다. 당초 알레프 시리즈의 취지에 어긋나는 것이다. 그럴 바엔 X 시리즈가 낫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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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X 시리즈는 이후 지속적인 R&D를 통해, 0.5 버전이 나오고 최근에 0.8 버전이 나왔다. 동사에서는 포인트 8(Point 8)이라고 부르는데, X 시리즈 파워가 모두 업그레이드 되었다. 참고로 X 시리즈는 클래스 AB, XA 시리즈는 클래스 A 그리고 XA 시리즈는 전원부 별도의 플래그쉽으로 보면 된다.

그럼 X 시리즈는 오로지 클래스 AB로만 작동할까? 실은 소출력 단위에서는 클래스 A로 움직이다가 어느 부분에 가면 AB로 전환하는 식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음성 신호는 소출력에서 커버가 되니, 어떤 면에서는 클래스 A에 가까운 방식이라 해도 좋다. 포인트 5, 포인트 8 등으로 진화하면서, 이 부분이 보다 정교하게 다듬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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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X 시리즈엔 슈퍼 시메트리 회로라는, 동사 특허의 기술이 투입되고 있다. 이것은 노이즈와 디스토션을 저감하기 위해, 풀 밸런스 회로를 꾸미는 과정에서 보다 내구성이 높고, 보다 음악성이 풍부한 음을 추구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거기에 당초 X350만 해도 푸시풀 방식이었지만, 포인트 5에서 일부에 싱글 엔디드 방식을 도입했다가, 현행 포인트 8에 이르면 완전한 싱글 엔디드 방식으로 바꿨다. 당연히 보다 진솔하고, 싱싱하며, 다이내믹한 음을 기대해도 좋다.

본 기의 스펙을 보면, 8오옴에 350W의 출력을 낸다. 그래서 모델 명에 350을 쓴 것이다. 그 밑으로 150, 250 등이 있고, 위로는 모노 블록 사양의 600이 있다. 물론 모두 포인트 8 사양이다. 최근에는 260.8이 새롭게 런칭되었는데, 250과 어떤 점에서 차이가 나는지 궁금하기는 하다.

참고로 본 기는 4오옴에서 정확히 두 배의 출력인 700W를 낸다. 이 정도 성능이면 어지간한 대형기는 충분히 구동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스피커계의 동향을 보면, 보다 감도를 높이고, 울리기 쉬운 쪽으로 진화하고 있지만, 피크에선 아무래도 대출력이 필요하다. 그 점에서 본 기의 활용도는 무척 높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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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X10을 보면, 이전에 나온 프리와 여러 면에서 차별화가 된다. 우선 두드러진 것이 클래스 A 방식을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제일 하위 기종인 X10부터 그 위인 20, 30에도 동일하다. 참고로 20은 전원부 별도이며, 30의 경우 동작부를 좌우 채널로 나눠 무려 3개의 섀시로 꾸몄다. 어쨌든 XS 시리즈를 제외한 X 및 XA 시리즈엔 이 세 종의 프리가 권장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그중 가장 저렴하면서, 상급기의 장점을 두루두루 수용한 X10의 존재가 무척 각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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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클래스 A 방식이면서, 풀 밸런스 설계이며, 2개의 게인 스테이지를 포함, 아주 간략한 신호 경로를 추구하고 있다. 당연히 글로벌 피드백은 일체 사용하지 않고 있다. 덕분에 무척 선도가 높고, 반응이 빠르면서, 와이드 레인지하다. 다이내믹스와 해상도에서 타사의 제품들과 분명한 차별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현재 양질의 아날로그 프리가 귀한 만큼, 본 기의 가치가 무척 높다고 하겠다.

이렇게 최신의 패스 제품을 매칭한 가운데, 스피커는 아발론의 트랜센던트를 사용했고, 소스기는 웨이버사의 V-DAC를 투입했다. 참고로 시청 트랙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 시청 트랙 리스트 
-브람스 <헝가리 무곡 No. 1> 존 엘리엇 가디너 지휘
-파가니니 <바이올린 협주곡 No. 1> 마이클 래빈 연주
-다이애나 크롤 Temtation
-샐레나 존스 You don't bring me fl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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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Eliot Gardiner - Brahms Hungarian Dance No.1 
NDR-Sinfonieorchester - Brahms & Dvořák

우선 브람스의 작품. 기본적으로 무곡이지만, 분위기는 애조를 띄고 있다. 이런 언밸런스한 감각이 본 트랙의 매력이다. 다분히 집시풍의 음악인데, 의외로 편성이 복잡하고, 높낮이가 심하다. 여기서 힘과 스피드 그리고 해상도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며, 높은 퀄리티를 실현하고 있다. 

당연히 스피커를 완전 제압한 가운데, 힘이 아닌 질로 구동하는 점에서, 본 세트의 높은 퍼포먼스 능력을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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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Rabin - Paganini Violin Concerto No.1 3rd
Michael Rabin - Paganini Violin Concerto

파가니니의 작품은, 마이클 래빈의 기교가 총망라되어 정신없이 휘몰아치고 있다. 처음에는 잔잔하게 시작하다가 점차 속도가 빨라지면서, 어마어마한 밀고 당기고 끄는 식의 테크닉 향연이 펼쳐진다. 

하지만 전혀 힘들어하는 기색이 없이 리얼 타임으로 재현하는 모습에서 역시 본 세트의 강점이 잘 부각된다. 분명 해상도와 다이내믹스가 빼어나지만 결코 과시하는 법이 없다. 또 예쁘게만 내지 않고, 거친 대목은 분명히 거칠게 표현한다. 더욱 실재감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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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na Krall - Temtation
Diana Krall - The Girl In The Other Room

크롤의 경우, 또렷하게 베이스 라인이 어택해온다. 드럼을 두드리는 스틱의 움직임도 명료하다. 기본적으로 리듬 섹션이 잘 살아있으니, 절로 발장단이 나온다. 반면 보컬의 경우, 감촉이 좋고, 은근히 섹시한 맛도 우러난다. 바로 이런 분위기 때문에 여성 보컬을 듣는 것이 아닌가. 

악기들의 위치나 밸런스도 정교해서, 녹음 당시의 공간이 리얼하게 들어난다. 특히, 3차원 묘사에 능한 아발론인지라, 이 부분에서 일종의 가상 현실을 체험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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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ana Jones - You don't bring me flower
Salana Jones - Audiophile Selection

샐레나 존스의 경우, 오로지 피아노 정도의 반주로만 주로 노래하는데, 그 강력한 뱃심과 에너지 또 느긋함이 놀라운 흡인력을 갖고 있다. 단촐한 구성이지만, 워낙 보컬의 카리스마가 강력해서, 자석에 끌리듯 귀를 열어놓게 된다. 중간에 드럼과 베이스 등이 가세해서 점차 스케일이 커지고, 클라이맥스에선 강력한 심벌즈 타격이 나오지만, 전혀 시끄럽거나 거북스럽지 않다. 

정말 음악의 즐거움을 제대로 알고, 납득할 수 있는 밸런스로 재생한다. 여러 면에서 강점을 지닌 세트라 하겠다.


-이 종학 (Johnny Lee)


Specification
XP-10
Overall Gain -73 dB to +10 dB
Volume Steps 83
Input Impedance 96k bal, 48k single-ended
Output Impedance 1000 Ohm bal, 150 Ohm single-ended
Power Consumption (W) 10
Dimensions (W x H x D) 17 x 12 x 4
Ship Weight (LBS) 32
Number of Chassis 1
X350.8
Gain (db) 26
Class AB 
Low Frequency Response  1.5 Hz 
High Frequency Response 100 KHz 
Distortion (1KHz, full Power) 1% 
Damping Factor 150 
Slew Rate (V/uS)  50 
Power Output /ch (8 ohm) 350
Power Output /ch (4 ohm) 700
Maximum Output (Amps) 35
Input Impedance,(Kohms) 50 / 100
Power Consumption (W) 550
Number of Chassis 1
Dimensions (W x D x H) 19 x 21.5 x 11.5
Ship Weight (LBS) 145
XP-10 & X350.8
수입사 사운드솔루션
수입사 연락처 02-2168-4500
수입사 홈페이지 www.ssc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