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발견
HIFISTAY Klaud Nain Resonator & Record Cla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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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동, 공진 그리고 하이파이 시스템"


와인잔 하나를 주방에서 가져와 손으로 문지르면서 소리를 만들어보자. 그리고 이를 마이크로 근접 녹음하면 와인잔의 고유 주파수를 녹음할 수 있다. 와인잔을 문질러 내는 소리는 약 300Hz 정도로 가정해보자. 초당 300번 진동한다는 의미다. 어떤 특정 물체가 진동할 때는 이처럼 각 물체에 따라 다른 소리를 낸다. 작은 물건일수록 높은 소리를 잘 내며 이 경우 초당 진동수가 많다고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300Hz 는 와인잔의 공명이라고 하며 전기적/기계적인 공명을 우리는 공진이라고 한다. 만일 와인잔의 소리를 녹음한 300Hz를 반대로 와인잔에 계속 흘려주면 와인잔은 얼마 지나지 않아 깨져버리고 만다.

악기가 소리를 내는 원리도 동일하다. 예를 들어 현의 진동은 현의 몸통 일정 두 부분에 현을 고정해 팽팽하게 당긴 후 현의 튕겨 진동하며 이것이 몸통을 울려 소리를 낸다. 현의 길이나 현이 당겨진 장력 등에 따라 소리의 높이가 달라지기도 한다. 관악기 같은 겨우도 리드를 진동시켜 공기를 공명하게 만들면 그 소리를 듣게 되며 이를 이용해 음계를 연주한다. 관의 길이나 관의 소재, 구조 등에 따라 소리의 특성은 매우 다양하게 전개되는 것도 기본 원리는 동일하다.

이렇듯 겉으로 보기엔 별 것 아닌 것 같은 진동은 아름다운 소리 에너지가 되기도 하며 공진을 일으켜 엄청난 물리적 파괴력을 갖기도 한다. 또 하나의 문제는 이를 레코드 또는 최초 녹음한 마스터 레코딩을 오디오를 통해 들을 때 2차적인 문제에 봉착한다는 점이다. 여러 다양한 주파수 대역이 혼합, 중첩되어 만들어진 음악이라는 결과물은 전기 신호를 따라 움직이고 이는 기기 자체에 공진을 일으킨다. 그리고 이 공진은 안에서 밖으로 또는 밖에서 안으로 흘러들어 서로 압축, 팽창하며 음원에는 없던 주파수를 생성해낸다. 스피커 같은 경우 이를 통울림으로 잘 활용하며 매우 듣기 좋은 소리를 만들 수 있지만 앰프나 소스기기에서 이런 공진은 해악일 수밖에 없다. 아름답게 구성된 독특한 하모닉스 구조가 이러한 공진으로부터 영향을 받으면 더러워지고 혼탁해져 제 소리를 잃어버리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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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동 컨트롤의 마에스트로 - 하이파이스테이"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한 하이파이스테이의 궤적을 살펴보면 이런 진동에 대한 피땀 어린 연구와 실험이 있어왔음을 알 수 있다. 자동화, 광학기기 제조에서부터 시작해 이후 클램프 관련 특허를 취득했고 수많은 인슐레이터와 진동관련 오디오 액세서리를 주력으로 개발해왔다. 이는 단지 일부 국내 마니아들만을 상대로 사용되다가 잊히는 수준이 아니었다. 해외 수출은 물론 스테레오타임즈 선정 ‘2009 Most wanted component’ 등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현재 해외 여러 나라에 소개되어 호평을 얻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하이파이스테이의 자이로텐션 등의 액세서리를 통해 그 탁월한 성능을 확인한 바 있어 신뢰가 가는 메이커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번엔 기존에 하이파이스테이 제품군에서도 시도되지 않았던 묘한 구조의 진동 제거 액세서리가 출시되었다. 궁금한 마음에 직접 모습을 확인하러 하이파이클럽으로 향했고 그 자리에서 아주 멋진 녀석과 대면하게 된다.

어린 아이 주먹만한 크기의 이 제품명은 Klaud Nain, 담배 이름 같기도 하고 화장품 이름 또는 어디선가 지나쳤던 카페 이름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아무튼 그 디자인은 레조네이터라기보다는 턴테이블 위에 올려놓는 클램프를 연상시킨다. 과연 무엇에 사용하는 제품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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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aud Nain"

- 레조네이터 

예상대로 이 제품은 클램프다. 이미 클램프 관련 특허를 받은 적이 있는 하이파이스테이이며 과거 턴테이블 제조 관련 커리어가 있는 하이파이스테이답다. 그런데 기본적으로 Klaud Nain 은 진동을 제거해주는 레조네이터 역할을 한다. 구조를 살펴보면 더 이해가 빠른데 하단 플레이트가 콤포넌트 위로 올라가면 일단 그 450.39g (편차 0.5g) 의 하중이 가해지며 접촉되고 기기의 진동을 흡수한다. 이후 하단 플레이트에서 흡수된 진동 에너지는 상부에 위치한 둥그런 헤드 부분으로 전달된다. 바로 이 헤드 부분이 핵심인데 내부에 무려 4,200개의 STS, 즉 스테인리스 스틸을 빼곡히 담고 있다. 기기의 표면과 접촉되는 하부 플레이트로 전달된 진동은 중심축 기둥을 타고 상부까지 올라오며 이 주변을 매우 작은 수천개 베어링으로 전달하는 구조다. 

순간의 떨림, 공진은 무게로 짓눌러 억제시킬 수도 있고 반대로 자연스럽게 소멸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기기의 하단을 받치는 인슐레이터가 아닌 상부에 놓는 레조네이터에서 가장 좋은 진동 방출 방식은 다른 에너지로 바꾸어 자연스럽게 소멸시키는 방식이다. Klaud Nain에서 추구한 것은 바로 후자다. 진동은 베어링으로 전달되어 미세하게 움직이면서 열 에너지로 전환되고 이 에너지는 표면으로 방출된다. 1/1000 정밀도로 로봇의 팔에 사용되기도 하는 회전용 베어링은 이런 역할로서는 최적의 부품이었다. 그러나 너무 고가인 관계로 실용화하지 못하다가 최근 해외로 수출하는 국내의 고정밀 베어링 제조업체를 찾았다는 하이파이스테이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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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레조네이터는 그 성능이 중요하다. 국내/외 수많은 하이파이 액세서리 업체가 만든 진동 관련 액세서리가 롱런하지 못하는 것도 성능의 격차가 미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우려는 단 몇 곡의 재생만으로 말끔하게 사라졌다. 특히 진동 발생이 많은 전원부 회로 상단에 올려놓을 경우 그 효과는 극대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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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Eliot Gardiner - Vespro Della Beata Vergine
Claudio Monteverdi

몬테베르디의 [Vespro della Beata Vergine]를 들어보면 Klaud Nain을 코드 DAVE DAC 위에 놓았을 때와 빼고 들었을 때 차이가 느껴진다. Klaud Nain을 DAC 위에 놓았을 때 음상이 더욱 또렷해지며 흐릿한 잔상들이 사라지고 이미징이 또렷해지는 현상이 어렵지 않게 포착된다. 

이에 따라 악기들의 실체감이 살아나며 무대 위의 조그만 악기들의 움직임도 더욱 세밀하게 표현된다. 마이크로 다이내믹스가 상승하며서 세부 표현력도 동시에 상승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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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rdi Savall - La Folia 
La Folia

조르디 사발의 [La Folia] 에서는 전체적인 음조가 가라앉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조그만 소리입자들은 더욱 선명하게 수면 위로 떠오른다. 이는 노이즈 레벨 때문에 가라앉아 있었던 소리 입자들이 노이즈가 지워지면서 들리는 것으로 판단된다. 

마치 서리가 낀 유리창을 지우면 드러나는 바깥 풍경처럼 깨끗한 배경 덕분에 드러나는 입자들이다. 소리는 더욱 투명해지며 디테일도 덩달아 상승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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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코드 클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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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atest Classical Composers - Dance Espanish
The Best of TACET 2011

웰 템퍼드 Amadeus MKII 턴테이블에 적용했다가 Klaud Nain 의 적용 전/후 차이에 매우 놀란 후 결국 집으로 데리고 왔다. VPI 턴테이블에 데논 DL103R 음핑고 버전을 걸어 소리의 차이를 살펴본다. 일체 TR을 사용하지 않고 진공관 장비로만 녹음한 독일 Tacet 녹음 중 프리츠 크라이슬러의 ‘Dance Espanish’을 Klaud Nain 없이 듣다가 Klaud Nain을 장착해본다. 

스핀들과 접촉하는 홀 주변으로 총 세 개의 세라믹 볼이 보이는데 이것이 스핀들과 맞물리며 밀착된다. 과거 플라스틱 재질로 이런 조임식 제품이 있었는데 그보다 물리적으로 더 나은 방식이다. 스핀들 베어링으로 쓰이기도 하는 세라믹 볼은 진동 측면에서 장점이 많은 소재임은 분명하다.

음질적인 변화는 여타 클램프처럼 변화한다. 예상했던 일이다. 그러나 그 효율 면에서는 비교할 바 없이 크다. 게다가 450.39g (편차 0.5g) 정도의 묵직한 무게 덕분에 댐퍼 역할도 수행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바이올린, 피아노 등 악기들의 이미징이 또렷해진다. 단지 딱딱하게 악기들을 분리해놓은 것이 아니라 악기들의 조화, 하모니를 해치지 않으며 촛불 같은 선명한 이미징을 만들어낸다. 배음이 약간 줄어드는 것을 느낄 수 있지만 크게 문제될 만큼 건조하진 않다. 게다가 무대의 깊이, 그러니까 심도가 깊어져 이런 종류의 어쿠스틱 클래시컬 레코딩에서는 원근감이 좋아지는 등 장점이 확실히 부각된다. 전반적으로 노이즈 플로어가 낮아지면서 Klaud Nain 적용 전보다 더욱 조용한 배경을 얻을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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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Fi News Analogue Test LP
The Cartridge Man

이 원인을 좀 더 분석해보기 위해  The Cartridge Man의 오너인 Len Gregory 가 고안하고 직접 녹음한 테스트 레코딩을 재생해보았다. Hi-Fi News에서 출시한 알날로그 테스트 LP를 사용해 Klaud Nain 적용 전후의 차이를 분석해보자.

카트리지와 톤암의 공명점을 확인한 결과 8~15Hz 사이 9Hz에서 공명을 일으켰다. 이것은 고유의 공명 주파수대역으로 클램프의 영향이 없어야 맞고 실제로 클램프 사용 전/후 변화는 없다. 다른 영역들은 아지무스나 카트리지 트래킹 능력 등에 대한 테스트였는데 해당 부분에서도 클램프의 영향은 발견할 수 없었다. 하지만 사이드 2, 6번 노이즈 테스트에서는 흥미로운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사실상 어떤 주파수도 녹음되지 않은 이 트랙에서 클램프 사용 전 간헐적인 노이즈가 들려왔다. 그러나 Klaud Nain을 장착한 후 재생해본 결과 노이즈는 말끔히 사라져 정적이 흘렀다. 이 외에 미세하기는 하지만 채널 밸런스 테스트와 20H~20kHz 가청 주파수 대역 테스트 신호에서도 좀 더 뚜렷한 채널 및 주파수 분리도를 경험할 수 있었다. 참고로 Hi-Fi News 테스트 LP 는 Klaud Nain 테스트를 위해 처음 개봉한 신품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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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Klaud Nain 의 레조네이터로서의 성능 그리고 클램프로서의 성능 모두 매우 만족스럽다. 물론 이론적 수치로 증명하는 해외 유수의 하이엔드 오디오 액세서리 메이커들이 엄청나게 증가한 최근이며 그 선택 범위는 넓다. 하지만 오디오파일의 얇은 귀를 담보로 호주머니를 털어가려는 메이커도 부지기수다. 그 중에서도 옥석을 가려야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종종 매우 혁신적인 레조네이터, 인슐레이터, 클램프가 혜성처럼 나타나지만 Klaud Nain처럼 확실한 효과를 주는 경우는 백만원대 이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는 액세서리를 많이 사용하지 않는 편이다. 적용 케이스마다 장,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레조네이터같은 경우 기기에 따른 편차도 있지만 50년대부터 최신 신보까지 수만가지 다양한 조건에서 다양한 엔지니어에 의해 녹음된 다양한 장르의 음악 때문이다. 레코딩에 따라 때로는 음질적 상승이 있지만 때로는 내가 원하는 잔향을 지워버리는 경향도 있다. 클램프도 마찬가지다. 플로팅 방식에서는 오히려 플로팅 턴테이블 고유의 우아한 하모닉스와 잔향을 압축시켜 싱싱한 레코딩을 재미없게 만들어버리기도 한다. 

그러나 Klaud Nain 은 전반적으로 약점보다는 장점이 거의 대부분인, 흔치 않은 액세서리다. 특히 디지털 소스기기나 프리앰프 등 저전력이면서 미세한 음악 신호를 다루는 기기들에 가장 뛰어난 성능을 보인다. 턴테이블의 경우 리지드 방식에 모터 잡음이 유입되기 쉬운 구조의 턴테이블에서 가장 큰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Klaud Nain 은 내가 최근 몇 년간 사용해본 액세러리 중 기능과 성능 등 모든 면에서 만족도가 가장 높은 액세서리 중 맨 상위에 랭크시킬 수 있을 것 같다. 백만원 미만으로는 음질 상승을 얻기 힘든 지난한 오디오 라이프에서 Klaud Nain 은 귀중한 생활의 발견이다.


Written by 칼럼니스트 코난


HIFISTAY Klaud Nain Resonator & Record Clamp
제조사 하이파이스테이
제조사 연락처 031-529-3846
제조사 홈페이지 www.hifist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