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옷을 입은 하이엔드 프리앰프의 표준
Audio Research Reference 6 Pre Amplif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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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리서치(Audio Research)는 매킨토시, 콘래드 존슨과 함께 세계 진공관 앰프의 표준을 만들어온 미국의 대표적인 오디오 메이커다. ‘진공관 앰프의 부흥’이라는 기치로 1971년에 설립, 만 45년이라는 긴 연륜이 쌓인 만큼 팬들도 많다. 오디오 리서치 프리, 파워로 꽤 오래 ‘버텨왔다’는 오디오파일들이 그래서 주위에 많다. 그만큼 앰프 본연의 성능은 물론 시각적 디자인과 편의성에서 ‘오리’는 늘 톱 클래스였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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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오디오 리서치가 2011년부터 대대적인 변신을 거듭해오고 있다. 경쟁사였던 매킨토시, 디지털 오디오의 선두주자 와디아, 그리고 이탈리아의 스피커 제작사 소누스 파베르와 함께 2011년 파인사운즈 그룹에 전격 편입된 것이다. 이같은 합종연횡은 즉각 ‘디자인’의 변화로 나타났다. 소누스 파베르 스피커의 디자이너인 리비오 쿠쿠자(Livio Cucuza)의 손길을 거친 새 모델들이 2014년부터 나오기 시작한 것. 그리고 그 디자인은 ‘이게 정말 오디오 리서치 앰프일까?’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파격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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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udio Research REF 10 전원분리형 프리앰프


시청기인 ‘REF 6’는 이런 맥락에서 오디오 리서치가 2015년 선보인 최신 라인전용 진공관 프리앰프다. 앙증맞을 정도로 작아진 ‘audio research’ 로고, 이에 비해 시원시원해보일 정도로 커진 각종 노브와 표시창, 역시 커지고 두꺼워진 전면 패널 등이 전형적인 새 ‘쿠쿠자’ 스타일이다. 오디오 리서치의 프리앰프 현행 라인업 중 전원부 분리형인 옛 디자인의 모노모노 ‘REF 10’(2014), 포노스테이지와 헤드폰앰프를 내장한 갈릴레오 시리즈의 ‘GSpre’(2014. 새 디자인)에 이은 공식 서열 3번째 모델. 아래로는 올해 나온 파운데이션 시리즈의 라인전용 ‘LS28’(새 디자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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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퍼런스’ 시리즈를 중심으로 살펴본 오디오 리서치의 프리앰프 개발사"


오디오 리서치의 데뷔작은 1971년에 나온 프리앰프 ‘SP1’이었다. 쌍삼극관인 12AX7을 7개 투입한 포노스테이지 내장 풀 진공관 프리앰프로, 오디오 리서치 이름을 내건 스테레오 파워앰프 ‘DUAL51’은 1년 뒤인 1972년에 나왔다. ‘SP’ 시리즈는 이후 2013년 ‘SP20’까지 계속되며 ‘포노스테이지 내장 라인 프리앰프’로 오디오 리서치의 이름을 전세계 오디오파일들에게 알렸다. 2014년에 나온 갈릴레오 시리즈의 프리앰프 ‘GSPre’는 새 디자인을 입은 ‘SP’ 시리즈의 후계로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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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udio Research GSPre


포노단을 뺀 라인 전용 프리앰프는 1989년에야 나왔다. ‘SP9 MK2’에서 포노단을 뺀 ‘LS1’이 그것으로, 입력단에 FET, 출력단에 진공관 6DJ8을 채택한 하이브리드 프리앰프였다. 라인전용의 ‘LS’ 시리즈는 이후 2013년 ‘LS27’까지 나왔고, 2016년에는 새 파운데이션 시리즈, 새 디자인의 ‘LS28’로 명맥을 이어나갔다. ‘LS28’은 쌍삼극관 6H30을 4개 투입한 풀 진공관 라인전용 프리앰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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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udio Research REF 1 Pre Amplifier


‘레퍼런스(Reference) 시리즈’는 말 그대로 라인전용 프리앰프의 ‘표준’을 제시하겠다는 당찬 포부로, 1995년 ‘REF 1’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출시된 ‘풀 밸런스, 노 네거티브 피드백, 클래스A’ 프리앰프 시리즈다. ‘REF 1’은 쌍삼극관인 6922을 채널당 4개씩 총 8개 투입한 풀 밸런스 프리앰프이자, 네거티브 피드백(negative feedback)을 일체 걸지 않는 앰프로, 이후 등장하는 ‘레퍼런스 시리즈’ 각 모델들의 원형과도 같았다. 따라서 ‘레퍼런스 시리즈’는 현재 생산되고 있는 오디오 리서치 라인전용 프리앰프의 최상위 모델이다. 다음은 필자가 파악한 이 ‘레퍼런스 시리즈’의 역대 모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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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레퍼런스 시리즈’는 증폭부에 풀 진공관을 채택한 라인전용 프리앰프. 포노단을 갖춘 ‘SP시리즈’와 라인전용 ‘LS시리즈’가 풀 진공관, 솔리드 스테이트, 하이브리드(FET+진공관)를 오간 것에 비해 ‘레퍼런스 시리즈’는 처음부터 풀 진공관 체제였다. ‘고해상도’(High Definition)과 ‘진공관 앰프의 부흥’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오디오 리서치의 혈통을 제대로 이어받은 적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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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부는 꽤 변화가 있었다. ‘REF 2’에서 처음으로 정류와 정전압 회로에 진공관을 투입했다. 정류관 5AR4가 정류를 맡기 위해 투입됐고, 빔관 6L6이 전압 레귤레이터, 쌍삼극관 6922이 전압 에러 디텍터를 담당함으로써 정전압 회로를 완성시켰다. 이후 ‘REF 3’에서는 정류를 다시 솔리드 스테이트(다이오드)에게 맡기고, 정전압 회로에 투입된 진공관도 6LGGC와 6H30P로 바꿨다. ‘REF 5’에서는 전압 레귤레이터관까지 6550C로 바꿔 현행 ‘REF 10’(옛 디자인)과 ‘REF 6’(새 디자인)까지 이어오고 있다. 

정전압 회로에 이처럼 ‘REF 2’ 모델 이후 줄기차게 진공관을 투입한 것은 진공관으로 짠 정전압 회로가 트랜지스터 회로보다 기기 내부의 전압을 일정하게 유지하는데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 특히 미세신호가 처음 증폭되는 프리앰프에서는 이 정전압 회로가 다이내믹 레인지와 신호대잡음비(SNR)를 좌지우지할 만큼 중요하다는 게 정설이다. 많은 하이엔드 진공관 프리앰프 제작사들이 진공관으로 정전압 회로를 꾸미는 이유다.

증폭관의 변화도 음미할 만하다. 오디오 리서치 프리앰프에서 증폭을 담당하는 진공관은 크게 3차례 변신했다. 처음 10년 동안은 12AX7을 즐겨 쓰다 1982년 ‘SP10’부터 6922, 1999년 ‘LS26’부터는 6H30P를 투입했다. 따라서 2000년 중반부터 거의 대부분의 오디오 리서치 프리앰프에는 6H30P가 들어있다고 보면 된다. 12AXY, 6922(6DJ8), 6H30P 모두 한 알 안에 삼극관 2개가 들어있는 쌍삼극관이다. 이를 간략히 표로 정리하면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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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 6’, 새 옷을 입은 오디오 리서치 라인 프리앰프의 적장자"


이제 ‘REF 6’에만 집중해보자. 지금까지 언급한 대로 ‘REF 6’는 증폭부에 풀 진공관, 전원부에 진공관 정전압회로를 투입한 라인 전용 프리앰프이자, ‘REF 5SE’ 이후 4년만, 2블럭 특별판인 ‘REF 10’ 이후 2년만에 내놓은 레퍼런스 시리즈 최신 모델이다. 디자인은 레퍼런스 프리앰프 시리즈 중 처음으로 새 ‘쿠쿠자’ 스타일이 적용됐다.  따라서 오디오 리서치 창립 40주년을 맞아 한정모델로 나온 ‘REFERENCE Anniversary’(2010년)와 ‘증폭부+전원부’ 두 블럭으로 구성된 ‘REF 10’(2013년)을 제외하면, 이 ‘REF 6’야말로 1989년부터 생산된 오디오 리서치 라인전용 프리앰프의 혈통을 이은 자타공인 적장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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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udio Research Reference 5와 Reference 6의 전면 디자인 비교(위, 아래)


우선 외관부터. 무엇보다 전면 패널이 시원하게 커졌다. 수많은 오디오파일들을 설레게 했던 ‘audio research’로고는 전작인 ‘REF 5SE’보다 작아졌지만, 볼륨 노브(오른쪽)와 입력 선택 노브, 그리고 하단의 푸쉬 버튼은 눈에 띌 정도로 커졌다. 검은 바탕의 표시창도 전작에 비해 훨씬 커졌다. 각 노브와 버튼 밑에 있던 ‘친절한 글자’가 모두 사라진 점도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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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패널의 변화가 비단 디자인만을 위한 것은 아니라는 게 제작사측 설명. 상판과 측면 패널 모두 옛 디자인의 전작 ‘REF 5SE’에 비해 구조적으로 훨씬 견고해졌으며, 특히 측면 패널은 앰프 내부에서 발생하는 여러 진동에너지를 감쇄시키게끔 새로 설계됐다고 한다. 후면 패널에는 총 8조(밸런스 4조, 언밸런스 4조)의 입력단자와 총 6조(밸런스 3조, 언밸런스 3조)의 출력단자가 각각 위아래 채널별로 가지런히 자리잡고 있다. 위가 오른쪽 채널, 아래가 왼쪽 채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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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폭부에는 쌍삼극관인 6H30P가 채널당 3개씩 모두 6개가 투입됐다. 6H30P는 1990년대 개발된 전압증폭 진공관으로, 무엇보다 내부저항(플레이트 저항 = 내부 임피던스)이 낮아 음악신호를 보다 쉽게 드라이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더욱이 흘려보낼 수 있는 전류값(전류증폭률 = gm)도 높아 기존 6922를 2개 쓴 것보다 효율이 더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6H30P가 오디오 리서치에서 6922을 빠르게 대체한 이유 중 하나다. 참고로 6922의 내부저항은 2.4k옴인데 비해 6H30P의 내부저항은 840옴이며, 6922의 전류증폭률은 10mA/V인데 비해 6H30P의 전류증폭률은 18mA/V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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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폭관이 채널당 1개씩 늘어난 것도 짚고 넘어갈 만하다. 전작인 ‘REF 5SE’가 6H30P를 채널당 2개씩 패럴렐(병렬) 방식으로 구동시킨데 비해 ‘REF 6’는 병렬방식은 유지하되 투입된 진공관을 채널당 1개씩 더 늘렸다. 즉, 직렬이 아니라 병렬로 작동하는 ‘싱글 1단 증폭’을 고수함으로써 음의 왜곡은 계속 줄이면서, 동시에 3병렬 방식으로 다이내믹 레인지는 늘리려는 설계인 것이다. 이같은 개념은 채널당 4개씩 더블 패럴렐 방식(4병렬)으로 구동된 ‘REFERENCE Anniversary’와 ‘REF 10’에서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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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전원부다. 무엇보다 진공관 2개를 투입해 정전압 회로를 구성한 점이 돋보인다. 정류 및 평활 회로를 거친 직류 전원이 쌍삼극관인 6H30P를 통해 정전압을 유지하고(전압 레귤레이터. voltage regulator), 이를 5극관인 6550C가 제어하는(전압 에러 디텍터. voltage error detector) 구조다. 통상 전압 레귤레이터관은 내부저항이 낮아야 하는데, 6H30P는 아까 언급했듯이 내부저항이 840옴일 정도로 낮아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전압 에러 디텍터관은 ‘제어’라는 임무 성격상 고속스위칭이 가능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높은 전압증폭률(뮤 = amplification factor)이 전제조건이다. 3극관 대신 5극관이 즐겨 채택되는 이유이자, ‘REF 6’에 전압증폭률이 28에 달하는 5극관 6550C가 투입된 결정적 이유다. 

뿐만 아니다. ’REF 6’는 전원트랜스까지 ‘REF 5SE’보다 무게가 23% 더 나갈 정도로 더 큰 것으로 교체했다. 앰프의 무게가 13.9kg(REF 5SE)에서 16.6kg으로 늘어난 첫번째 이유는 이같은 전원트랜스(R코어)의 강화 때문이다. 

전체적인 설계 디자인을 감안할 때 ‘REF 6’에서 기대되는 성능은 1) 싱글증폭을 통한 저왜곡 및 높은 해상력 구현, 2) 3병렬 구동을 통한 다이내믹 레인지의 증가, 3) 진공관 정전압 회로 구성을 통한 다이내믹 레인지의 증가와 높은 SNR 구현, 4) 전원트랜스 강화를 통한 저역재생의 품질 및 파워앰프 구동력 향상, 5) 견고한 섀시 투입을 통한 높은 SNR 구현, 6) 풀밸런스 회로를 통한 노이즈 저감 및 정숙도 증가, 7) 노 네거티브 피드백을 통한 저왜곡 및 빠른 응답특성 등이 기대된다. 스펙상으로는 0.5Hz~200kHz(-3dB)라는 광대역의 주파수 응답특성, 12dB(밸런스) 및 6dB(언밸런스)라는 낮은 게인이 눈길을 끈다. 프리앰프의 중요한 스펙 중 하나인 출력임피던스는 600옴(밸런스), 300옴(언밸런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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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음"


‘REF 6’를 본격적으로 들어봤다. 파워앰프는 오디오 리서치의 모노블럭 파워앰프 ‘REF 210’(210W), 스피커는 소너스 파베르의 ‘일 크레모네제’(Il Cremonese). 청음의 편의를 위해 소스기로는 맥북에어(TIDAL 및 24비트 음원)를 동원했고, DAC은 코드의 최상위 모델인 ‘DAVE’를 물렸다. DAC과 프리앰프, 프리앰프와 파워앰프 모두 밸런스 인터케이블로 연결했다. 파워앰프 ‘REF 210’의 입력임피던스는 밸런스 연결시 200k옴(‘REF 6’의 출력임피던스는 밸런스 연결시 600옴), 입력감도는 밸런스 연결시 1.7V(‘REF 6’의 최대 출력전압은 밸런스 연결에 최대 200k옴 부하시 2.0V)다. 게인은 각각 12dB와 27dB. 동일 브랜드 매칭이 보다 안전하고 유리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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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e Sofie Von Otter - Baby Plays Around
For the Stars

안네 소피 폰 오토 ‘Baby Plays Around’(For The Stars 앨범) = 하이엔드 프리앰프가 들려줄 수 있는 청감상의 여러 쾌감들이 쉽게 느껴진다. 그녀의 숨소리와 발음시의 미세한 파찰음이 무대 중앙에 핀포인트로 맺힌다. 색소폰과 기타는 자신들이 지을 수 있는 다양한 표정들을 그대로 보여준다. 음들이 아무러 제약 없이 그야말로 스무스하게 흘러나온다. 이 투명감, 이 색채감. 전체적으로 정숙도가 높은데다 사운드 스테이지의 두께와 높이마저 잘 느껴져 기분이 상쾌해진다. 

특히 음악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그 여린 음들을 한 톨도 놓치지 않고 끌고가는 대목에서는 소름마저 돋는다. 역시 하이엔드 프리앰프의 존재이유는 바로 이러한 음악의 여러 표정과 뉘앙스까지 전해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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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t Atkins - Up in My Treehouse
Sails

쳇 앳킨스 ‘Up In My Treehouse’(Sails 앨범) = 이 곡에서는 거의 모든 것들이 평소보다 분명해지고 진해졌다. 퍼커션의 향연이 펼쳐지는데, 그 무대의 높이와 두께가 상당히 늘어났고 각 악기의 위치와 모습이 눈에 잡히듯 잘 그려진다. 이 곡의 전매특허라 할 차임 소리는 오른쪽 스피커 위에서 중앙 아래로 미끄러지듯 크게 활강한다. 그 색채감에 눈이 부실 정도다. 

무엇보다 쳇 앳킨스의 밴조가 평소보다 더 분명하게, 그리고 더 힘이 실려 들린다. 이렇게 핑거링이 명료하고 파워풀해지니 리듬감까지 더 살아난다. 더 단단한 저역을 들려주는 드럼과 베이스도 이러한 리듬감 상승에 한몫했을 것이다. 한마디로 이 곡 자체의 표정이 평소보다 훨씬 밝아진 그런 느낌. 표현력도 곱절은 늘어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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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nnifer Warnes - Bird on a Wire
Famous Blue Raincoat

제니퍼 원스 ‘Bird On a Wire’(Famous Blue Raincoat 앨범) = 드럼의 펀치력이 장난 아니다. 아예 평소보다 드럼 사이즈가 커진 것 같다. 이 프리앰프의 게인이 밸런스 연결시에도 12dB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이러한 단단한 저역 재생실력은 튼실하고 안정적인 전원부 덕으로 보인다. 증폭관의 3병렬 연결도 다이내믹 레인지를 늘리는데 크게 일조했을 것이다. 

제니퍼 원스의 목소리는 유난히 촉촉하고, 무대는 투명하게 그리고 높낮이가 분명하게 그려진다. 이 곡에서 또 하나 감탄한 것은 바로 이 ‘투명함’이다. 청감상 정숙도가 높은데다 무대까지 선명하게 보이니 각 악기들의 색채가 저마다 빛난다. 이러니 리듬감, 활기, 생기 모든 게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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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vison Ensemble - Vivaldi Le Quattro Stagioni(Four Seasons)
Il Cimento dell'armonia e dell'inventione Opus 8

두네딘 콘소트 ‘비발디 사계 중 가을’(린레코드 24비트) = 오디오 리서치가 왜 ‘고해상도’(High Definition)를 그렇게나 내세우는지 그 저력을 확인케 한 곡. 바이올린을 비롯한 각 현악기들이 내주는 여러 음들의 다양한 표정과 텍스처를 조금도 놓치지 않고 다 포획해낸다. 

24비트 음원이라 정보량이 많은 탓도 있겠지만 각 음들의 입자가 평소보다 곱다. 그리고 각 음들이 피어올랐다가 사라지는 순간순간들이 매우 촘촘하게 이어진다. 싱글 증폭의 3극관이 들려주는 현들의 배음과 잔향은 식욕마저 돌게 한다. 약음 파트에서는 그 거의 들릴듯 말듯한 음들을 청음실 바닥 밑으로 끌고가는 것이 느껴져 두손두발 다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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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ris Nelsons - Shostakovich Symphony No.5
Boston Symphony Orchestra

안드리스 넬슨스, 보스턴심포니오케스트라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 4악장’(DG) = 오케스트라 곡답게 처음부터 모든 음들이 준민하게 쏟아져나온다. 역시 하이엔드 오디오의 기본은 ‘광대역’이다. 초저역에서도 그 끈을 놓지 않는게 분명하고, 음 하나하나를 허투루 다루는 법이 없다. 음의 피치가 고급스럽다. 약음에서의 마이크로 다이내믹스가 대단해 감탄하고 있는데, 곧바로 투티로 순식간에 슬립, 질주해버린다. 

한마디로 괴물투수의 낙차 큰 커브를 바로 옆에서 목격한 느낌. 5번에 걸친 팀파니의 강력한 한방에는 정신이 혼미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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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enn Gould - Bach Goldberg Variations
The Glenn Gould Edition

글렌 굴드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1955년 모노녹음 리마스터링) = ‘REF 6’의 마이크로 다이내믹스가 상급임을 다시 한번 느꼈다. ‘꾹 꾹’ 발 밑에서 페달이 밟히는 소리, ‘타칵 타칵’ 손가락이 건반을 두들기는 소리까지 모두 잡아낸다. 피아노의 위치와 방향도 잘 그려내줘 글렌 굴드가 왼쪽에 약간 등을 보인 채 앉아 있는 모습이 저절로 그려진다. 

놀라운 것은 무대가 상당히 밑에 펼쳐진다는 것. 마치 오케스트라 홀 2층 박스석에 앉아 1층 아래를 내려다보는 느낌이다. 그런 한편 프리와 파워, 모두 진공관이 충분히 열이 받은 탓인지 피아노의 현 떨림과 몸통 울림이 더욱 생생해졌고, 배음과 잔향은 더욱 깊고 풍부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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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하이엔드 오디오일수록 ‘연륜’이 중요함을 새삼 절감하는 요즘이다. 아무리 좋은 물성과 특성을 가진 진공관을 선별하고, 왜곡을 줄이기 위해 싱글 증폭 회로를 선택하고, 빠른 스피드를 위해 네거티브 피드백을 일체 걸지 않는다 해도 모든 게 해결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진공관으로 정전압 회로를 짠다고 해서 어떤 메이커나 만족할 만한 다이내믹 레인지와 SNR을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크고 무거운 전원트랜스를 투입한다고 해서 단단한 베이스가 저절로 생기는 것 또한 아니다. 

결국 쌓인 ‘연륜’과 ‘노하우’, 그리고 집요한 ‘음향 철학’이 관건인 것이다. 특히 ‘음의 조련사’이자 ‘오디오 시스템의 지휘자’로 불리는 프리앰프에서야말로 이는 절대적인 미덕이자 필요조건이다. 물론 다이내믹 레인지나 해상력, SNR, 스피드 같은 기본 체력과 스펙은 기본 중의 기본. 하지만 가수의 세세한 기척과 표정, 악기의 미세한 뉘앙스와 텍스처까지 잡아내주려면 이를 뛰어넘는 ‘마력’이 프리앰프에는 필요하고, 그래야 감히 ‘하이엔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법이다. 

고(故) 윌리엄 Z. 존슨(William Z. Johnson)이 1971년 오디오 리서치를 세운 지 벌써 햇수로 46년. 남들이 모두 값싸고 효율적인 트랜지스터 앰프 제작에만 매달리던 당시, ‘진공관 앰프의 위대한 부활’을 목표로 탄생했던 이 연륜의 앰프 메이커는 지금까지 조금도 쉬지않고 진공관 앰프를 만들어왔다. 그 연륜과 내공이 집약된 프리앰프가 바로 ‘REF 6’였고, 이 프리앰프는 필자에게 ‘하이엔드’ 이름에 걸맞은 사운드를 들려줬다. 새 디자인으로 갈아입은 오디오 리서치의 ‘REF 6’는 그래서, 최소한 필자에게는 꽤 오랫동안 ‘레퍼런스’로 자리잡을 것 같다.  


by 김편


Specification
FREQUENCY RESPONSE +0-3dB, 0.4Hz to 200kHz at rated output (Balanced, 200k ohms load)
DISTORTION Less than .01% at 2V RMS BAL output
GAIN Main output: 12dB Balanced output, 6dB SE output.  Record out: 0dB (Processor input: 0dB BAL output)
INPUT IMPEDANCE 120K ohms Balanced, 60K ohms SE.  Inputs: 4 balanced, 4 single-ended. Assignable processor passthrough
OUTPUT IMPEDANCE 600 ohms Balanced, 300 ohms SE Main (2). 20K ohms minimum load and 2000pF maximum capacitance. Outputs (3): 2 main, 1 record out (XLR and RCA connectors)
OUTPUT POLARITY Non-inverting
MAXIMUM INPUT 18V RMS BAL, 9V RMS SE
RATED OUTPUTS 2V RMS (1V RMS SE) into 200K ohm balanced load (maximum balanced output capability is 70V RMS at less than 0.5% THD at 1kHz
CROSSTALK -88dB or better at 1kHz and 10 kHz
CONTROLS Rotary encoders: Volume (103 steps), Select Input.  Push Buttons:  Power, Menu, Enter, Mono, Invert, Mute
POWER SUPPLIES Electronically regulated low and high voltage supplies.  Automatic 45 sec. warm-up/brown-out mute.  Line regulation better than .01%
NOISE 1.7uV RMS residual IHF weighted balanced equivalent input noise with volume at 1 (109dB below 2V RMS output.)
TUBE COMPLEMENT (6)-6H30P dual triodes, plus (1 each) 6550WE and 6H30P in power supply
POWER REQUIREMENTS 100-135VAC 60Hz (200-250VAC 50/60Hz) 130 watts.  Standby: 2 watts
DIMENSIONS (WxHxD) 48 X 19.8 X 41.9 cm
WEIGHT 17 Kg
Audio Research Reference 6 Pre Amplifier
수입사 로이코
수입사 연락처 02-335-0006
수입사 홈페이지 www.royc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