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FICLUB, High-end Internet

레보는 영국 스코틀랜드의 DAB 라디오 메이커로 창립연도가 2004년이니 인터넷 라디오 시대가 막 열렸을 때 나타난 비교적 신생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처음에는 차량용 DAB 수신기로 사업을 시작하였고 점차 포터블 DAB 라디오를 거쳐 홈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깔끔한 디자인으로 레드닷 등 다수의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슈퍼 코넥트라는 기본 오디오를 중심으로 아래로 슈퍼시그널 그리고 그 위로 슈퍼시스템의 3가지 라인업의 제품을 출시했다.

필자에게 전달된 제품이 바로 가장 상급기인 슈퍼시스템이다. 슈퍼시스템은 이들 라인업 중 유일하게 스테레오 구성으로 되어 있으며 베드룸뿐만 아니라 거실, 부엌 등 조금 더 큰 공간도 염두한 제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과거와 미래와 공존하는 듯한 디지털 레트로 디자인”

첫 인상에서 같은 영국의 루악사 제품을 떠오르게 하는 건 아무래도 둥근 테두리에 월넛 캐비넷, 그리고 상단의 동그란 볼륨 노브 때문인 것 같다. 색상은 전면패널과 외곽 캐비넷의 콤비네이션에 따라 총 다섯가지가 있는데, 필자에게는 월넛+블랙패널 제품이 전달되었다.

전면 디스플레이로는 2.7" 크기의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하여 번져 보이지 않으면서 또렷한 가독성이 장점이다. 상단에는 볼륨 노브가 위치하고 있으며 다른 일체의 조작은 전면에 위치한 버튼들로 조작을 하게 되는데 많은 버튼들이 디스플레이 아래로 밀집되어 있어 이러한 부분이 제품을 더욱 레트로하게 느끼게 하는 것 같다.

리모콘은 작고 납작한 카드 형태이나 역시 전기능의 버튼들을 다 수용하고 있다.  50대를 넘어가는 세대를 고려한다면 버튼의 간격과 글자 크기가 조금 더 컸으면 하는 아쉬움이 느껴지는 리모콘이다. 하지만 이 부분은 제공되는 앱이 이를 만회해주고 있으므로 큰 단점으로 보이진 않는다.

총 80와트의 디지털 앰프가 메인 스피커를 구동하고 40와트의 앰프가 우퍼를 전담하고 있는 구성이다. 스피커는 BMR이라는 플랫 타입의 드라이버를 사용하는데, 이는 흔히 볼 수 있는 콘형 드라이버가 갖는 왜곡을 원천적으로 제거한다는 특징이 있다.

“다양한 디지털 소스리스닝, 앱 제공으로 더욱 편리한 사용성 제공”

올인원 제품치고는 꽤 많은 입출력을 갖추고 있다. 아날로그 및 광(옵티컬) 입출력을 한 개씩 갖추고 있어 CD 플레이어나 TV를 연결하여 듣거나 아니면 보유하고 있는 외장 DAC나 별도 앰프에 연결할 수 있는 다양한 확장성을 갖추었다.

무선 기능으로는 apt:X의 블루투스와 와이파이는 물론 안정적인 연결을 위한 이더넷 단자도 갖추었다. 후면의 B 타입 USB는 차후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위한 것이며 전면에는 스마트폰 충전과 USB 메모리를 위한 A 타입 USB가 배치되어 있다. 헤드폰 단자도 잊지 않았다.

FM 튜너와 DAB 기능도 갖추고 있지만 DAB는 국내에서는 해당되지 않는다. 자체 인터넷 뮤직 서비스는 인터넷 라디오와 스포티파이가 내장되어 있다. 스포티파이는 국내에서 정식 서비스 되지 않으나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인기 서비스인 만큼 사용자가 알아서 인터넷을 잘 검색해보면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으니 차후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uPnP 기능을 이용해 NAS를 이용하는 사용자라면 NAS에 저장된 mp3나 FLAC 등의 음악을 공유하여 들을 수 있다. 여기에 동사의 제품을 하나 이상 더 보유하고 있다면 여러 대를 묶어 감상할 수 있는 멀티룸 기능까지 제공한다.

여기에 추가로 알람과 스누즈 기능도 갖추어 아침에 원하는 시간에 기상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스누즈 기능은 짧게는 5분에서 길게는 30분까지 설정할 수 있으며 알람시 오디오 전면 패널의 아무 버튼이나 눌러 일어나는 시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많은 기능들을 작은 창과 조그만 리모콘을 이용하여 조작하려면 힘이 들겠지만 레보사에서는 잊지 않고 안드로이드와 아이폰을 위한 리모트 앱을 제공하고 있다. 단, ‘Revo’로 검색하면 앱스토어서 검색이 되지 않는다. 반드시 ‘UNDOK’이라는 이름으로 검색을 해주어야 한다.

초기 셋업은 매우 쉬웠다. 제품 전원을 켜면 셋업 위자드가 나오며 몇 단계만 거치면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

“내츄럴한 음색과 파워풀한 베이스가 돋보이는 슈퍼시스템”

다양한 음악을 청취해 본 결과 장르를 가리지 않는 올라운드 성향에,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잘 잡혀 있으면서 제품 크기에 비해 큰 스케일의 소리를 들려주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섬세하고 정제된 표현력을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추가 장착된 우퍼 덕분에 강력한 베이스를 필요로 할 때는 그 위력을 확실하게 발휘해준다.

메탈리카의 ‘Enter Sandman’에서 도입부의 라즈 울리히가 밟아대는 킥 드럼 소리에 다시 한번 오디오를 쳐다보게 한다. 작은 체구에서 울리는 베이스가 제법이다. 베이스와 보컬간의 타이밍과 박진감도 발군이다.

알파 클래식 레이블의 헨델 메시아에서는 악기간의 위화감을 느낄 수 없었으며 또한 전체적으로 풍성한 소리를 들려준다. 성악은 반주에 묻히지 않고 또렷하면서도 쏘지 않는 중후한 소리를 들려준다.

올인원 제품으로 공간을 많이 차지 하지 않으면서, 다양한 기능들을 담고 있는 시스템으로, 음질도 유사 디자인의 제품 중 단연 돋보이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겠다. 본 시스템에서 큰 단점을 찾기가 힘들었다.

안방과 거실 어디든 서브와 메인 시스템의 역할을 오가며 음악을 들려줄 수 있는 전천후 만능 오디오를 찾는다면 1순위로 고려해볼 제품이다.

- 양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