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B 넥스트 제너레이션의 대중화 선언!
MSB 오너 Daniel Gullman 인터뷰
지난 해, MSB는 셀렉트 II를 통해 수많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래더 DAC를 중심으로, 별도의 프리앰프가 필요없는 뛰어난 출력단 제공, 전원부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 등, 여러 면에서 종래의 DAC가 갖고 있던 레벨을 한참 뛰어넘었다. 그리고 그 미덕은 하위 기종인 레퍼런스 DAC에 적절하게 투입된 바 있다.
이제 올해는 MSB가 보다 많은 애호가를 만날 전망이다. 더욱 경제적인 가격으로, 상위 클래스의 퀄리티를 즐길 수 있는 신모델을 두 종이나 런칭하기 때문이다. 아직 프로토타입 단계지만, 레퍼런스의 바로 밑 기종인 프리미어 DAC가 이번에 나왔고, 곧 디스크리트도 출현할 예정이다.
마침 현행 MSB를 이끄는 두 명의 오너 중 한 명인 다니엘 굴먼(Daniel Gullman)씨의 내한을 계기로, 이 부분에 관한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들어봤다. 편의성 굴먼씨의 이니셜인 DG로 표기하겠다.
인터뷰어 : 이 종학(Johnny Lee)
인터뷰이 : 다니엘 굴먼(Daniel Gullman)
- 반갑습니다. 작년 초, 캘리포니아 산타 크루즈에 있는 MSB를 방문하면서 한 해를 시작했는데, 올해는 한국에서 굴먼씨를 만나며 또 한 해를 시작합니다. MSB와는 묘한 인연이라는 기분이 듭니다. 작년에 큰 선풍을 일으킨 셀렉트 II 이후, 회사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이 부분이 우선 궁금합니다.
DG : 우선 셀렉트 II로 들어온 수입의 대부분을 재투자에 사용했습니다. CNC 머신도 하나 더 들이고, SMT 머신도 보강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온갖 기기로 공장 안이 가득 차 버렸습니다. (웃음)
- 회사를 넓히거나 혹은 이전 계획은 없나요?
DG : 지금 고민 중입니다. 실은 L.A. 북쪽의 산타 바바라는 지역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습니다. 기후도 쾌적하고, 대도시 부근이며, 작업 환경도 좋기 때문이죠. 개인적으로 주말엔 L.A. 시내에 나와 콘서트 홀에 가거나 음반 숍을 기웃거릴 수도 있으니까 좀 기대가 됩니다.
- 그때가 되면 다시 한 번 방문해보고 싶군요. 자, 이번에는 두 개의 신기종이 나왔습니다. 프리미어와 디스크리트인데, 이 제품들의 개발 배경부터 소개해주시죠.
DG : 셀렉트 II에서 쌓은 기술력을 보다 현실적인 가격에 공급하고 싶은 것이 첫 번째 이유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아무렇게나 마구 만들지는 않고, 상급기의 장점을 최대한 수용할 수 있는 쪽으로 개발했습니다. 아침 9시에 회사에 나와 밤 11시까지 일할 정도로, 정말 녹초가 되도록 많은 시간을 투입했습니다. 우선 래더 방식으로, 하이브리드 DAC의 장점을 갖고 가되, 그 사이즈를 줄이는 겁니다. 약 2/3 정도 작은 사이즈로 마무리했습니다. 이것을 저희는 프라임 DAC라고 부르는데, 프리미어에는 4개, 디스크리트에는 2개가 각각 투입됩니다.
- 그렇다면 이전까지 생산되던 아날로그 DAC 및 DAC V는 단종되는 건가요?
DG : 맞습니다. 이 모델들을 대체한다고 보면 됩니다. 실제로 음질을 비교해보면 이번 신모델이 훨씬 뛰어납니다. 기본적으로 가격대는 비슷하면서, 새로운 기술이 투입되어, 큰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넥스트 제너레이션이라고 부릅니다.
- 그럼 프리미어 DAC부터 소개해주시죠.
DG : 이것은 앞서 설명한 대로, 4개의 프라임 DAC를 장착한 가운데 3개의 모듈을 쓸 수 있도록 했습니다. 사실 MSB는 모듈 방식을 적극적으로 추구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분야는 늘 새로운 형식이나 폼이 나오기 때문에, 그럴 때마다 기기를 교체하는 대신 모듈만 바꾸면 훨씬 경제적이죠. 토스링크, 동축 그리고 워드-싱크 모듈이 기본으로 장착되고, 나머지는 소비자의 기호에 따라 꾸미도록 했습니다. 클럭은 펨토 93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고, 전원부도 마찬가지입니다.
- 제품을 보니 별도의 전원부가 있더군요. 이 부분을 어떻게 업그레이드한다는 것이죠?
DG : 기본적으로 프리미어는 4개의 파트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클록, DAC, 디지털 프로세서 그리고 입력단. 현재 기본형으로 장착된 전원부를 보면, 좌우 두 단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즉, 전원부의 단 하나가 본체의 파트 2개를 한꺼번에 처리하도록 한 것이죠. 그런데 여기에 전원부를 하나 더 추가하면, 본체의 총 4개의 파트가 각각 하나씩의 전원부로 구동됩니다. 실험을 해보면 여기서 얻어지는 음질 상의 이점이 상당합니다. 이 전원부 옵션은 1,300불 정도의 비용이 들고, 이보다 더 성능이 좋은 뉴 파워 베이스를 선택하면 7,500불 정도의 비용이 추가됩니다. 저희는 DAC의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전원부에 투자하면 할수록 음이 좋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옵션을 제안하는 겁니다.
- 프리미어에도 볼륨단이 제공되죠?
DG : 맞습니다. 저희는 볼륨단을 특별하게 만듭니다. 일체 칩을 쓰지 않고, 일종의 프로그램을 통해 구축합니다. 이것은 입력단, DAC, 프로세싱 등과 하나의 패키지로 작동합니다. 따라서 볼륨단을 따로 떼어놓고 살펴보면 안 된다는 것이죠. 단, 저희는 기본적으로 PCM과 DSD 신호를 하나의 DAC에서 해결하는, 일종의 하이브리드 방식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프리미어의 볼륨단을 쓸 경우, PCM은 기본 신호 자체를 조절할 수 있지만, DSD쪽은 다릅니다. 네이티브 DSD를 듣고자 한다면, 별도의 프리앰프가 필요합니다.
- 아날로그 DAC엔 아날로그 입력단이 있어서 꽤 유용했는데, 프리미어는 어떤가요?
DG : 프리미어엔 제공되지 않습니다. 거기엔 이유가 있습니다.
- 어떤 이유인지 궁금합니다.
DG : 기본적으로 프리미어는 디지털쪽 소스만 다루는 분들을 위해, 디지털 쪽에 특화된 형태로 개발되었습니다. 즉, 턴테이블이나 튜너를 쓰지 않는 분들을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이죠.
- 아하, 그렇군요.
DG : 따라서 아날로그 입력을 쓰려면 여기에 별도의 아날로그 프리를 추가해야 합니다. 당연히 프리미어의 가격대에 버금가는 것을 구매해야 레벨에서 차이가 없습니다. 그런데 한번 이렇게 생각해보죠. 꼭 그럴 필요가 있을까요?
- 그럼 어떤 대안이 있습니까?
DG : 그럴 바에야 레퍼런스 DAC를 사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엔 아날로그 입력단이 있습니다.
- 아하, 그것도 합리적인 방식이 되겠군요. 어중간한 프리앰프를 구해서 시스템을 복잡하게 하느니, 정 프리가 필요할 경우 상위 기종으로 가라. 재미있습니다. 이럴 경우, DAC 자체의 수준도 높아지니까요. 좋습니다. 자, 그럼 디스크리트는 어떤 내용을 갖고 있죠?
DG : 가격적인 면을 고려하면서도 최상의 만듦새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단, 사이즈가 크지 않아 공간의 압박은 있습니다. 따라서 프라임 DAC는 두 개를 넣고, 모듈은 2개를 삽입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디지털 입력단과 RCA 출력단을 하나로 통합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업그레이드가 되지 않습니다.
- 기본적으로 음질을 최우선으로 하되, 기능이나 여러 면에서 차별을 둔 점이 흥미롭습니다.
사실 MSB의 출력단이 좋아서 별도의 프리가 필요 없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큰 메리트라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예산을 확 줄이고, 양질의 음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디스크리트 DAC가 갖는 장점이 분명히 있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이제 총 4개의 제품군으로 DAC 부분은 요약된 셈입니다. 각 제품의 장점을 이번 기회에 간략하게 설명해주시죠.
DG : 우선 셀렉트 II는 일체 가격을 고려하지 않고, 타협도 없이 최상의 퀄리티를 추구했습니다. 무려 8개의 하이브리드 DAC를 투입하고, 전원부에도 아낌없이 투자했습니다. 타사의 어떤 제품과 비교해도 우월한 내용을 갖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이어서 레퍼런스는 4개의 하이브리드 DAC를 투입하면서, 상급기에 버금가는 퍼포먼스를 자랑합니다. 어떤 면에서 오디오파일들에게 가장 추천할 만한 모델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날로그 입력단도 있고, 또 아날로그 볼륨단도 제공됩니다. 굳이 별도의 프리앰프를 쓰지 않아도 되니까, 이 부분도 매력적이라 생각합니다.
- 그렇군요.
DG : 이어서 프리미어를 보면, 넥스트 제너레이션의 성능을 갖고 있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타깃을 보다 좁혀서, 이를테면 턴테이블을 쓰지 않고 오로지 디지털 음원만 추구하는 분들에게 가장 합리적으로 어필 할 수 있는 모델입니다. 그 밑의 디스크리트는 비록 프리미어급은 아니지만, 비슷한 가격대의 타사 제품과는 확실히 차별화되는 성능을 갖고 있습니다. 가성비를 논할 때, 상당히 후한 점수를 받으리라 예상합니다.
- 리모컨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본인이 직접 설계하고 만들었다면서요?
DG : 맞습니다. CNC 머신으로 알루미늄 블록을 정밀 가공해서 제작한 것입니다. 특히, 스테인리스제 볼륨은 휠 방식으로 처리해서 사용이 편하게 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 오기 전에, 그랑프리 수상 차 일본에 잠깐 들린 일이 있습니다. 여기서 관계자들에게 제 리모컨을 보여줬더니, 별 반응이 없었습니다. 알고 보니, 일본에선 무조건 아날로그 프리앰프를 걸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DAC용 리모컨은 별 의미가 없는 것이죠. (웃음)
- 저희는 음이 좋으면 프리가 있건 없건 크게 개의치 않는데, 일본은 좀 다릅니다. 절대적으로 아날로그 프리앰프를 신봉합니다. 또 새로운 뉴스는 없나요?
DG : 실은 렌더러쪽을 새로 개발했습니다. 이를 통해 MQA, 룬 등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렌더러라는 것은 말하자면 네트워크 플레이어 같은 것입니다. 모듈 방식으로 만들었으므로, 프리미어의 슬롯에 삽입하면 끝납니다.
- 이것은 참 편리한 모듈입니다. 별도의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사지 않고, 오로지 모듈만 사서 끼우면 되니까요.
DG : 그 밖에 새로 트랜스포트 라인을 정리하고, 파워 앰프도 개발해야 하고, 정말 할 일이 많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디스크리트부터 끝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올여름쯤이면 프리미어와 디스크리트의 런칭이 끝나고, 이후 새 프로젝트에 들어가겠죠.
- 조나단 굴맨씨를 비롯한 여러 스태프가 밤새울 일이 많아질 겁니다. 그래도 회사의 오너가 젊은 분들로 바뀌고, 의욕이 넘치니 여러모로 기대됩니다. 장시간 인터뷰에 응해줘서 감사합니다.
DG : 감사합니다.
P.S.) 대개 오디오 회사는 어느 정도 정점에 달하려면 시간이 좀 필요하다. 그래서 디자이너를 보면 대략 50대 정도에 접어들어야 원숙한 기술력이 나오곤 한다. 그 예외는 거의 드문 편이다.
그런데 MSB는 다행히 2세 쪽으로 경영이 넘어가면서 기술력을 그대로 이양한 경우에 속한다. 이 부분은 다른 오디오 회사에선 참 보기 드문 경우다.
그러므로 기존의 배양된 기술력에 젊은 친구들 특유의 야심과 집중력이 결합되어, 매번 신제품에 대한 기대를 하게 한다. 앞으로 MSB의 신작들을 만난다는 것은, 단순히 DAC나 파워 앰프에 국한되지 않고, 오디오 업계 전체에 파문을 몰고 올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을 것이라 본다. 이번에 소개된 프리미어 및 디스크리트 DAC의 성능이 정말로 궁금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