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 소스와 가장 가깝다고 자부
UHQCD 료지 히가시, 앤디 램, 얀화 인터뷰
2019 서울국제오디오쇼(SIAS)에서 화제를 모았던 시연 중 하나가 UHQCD(Ultimate Hi- Quality CD) 시연이었다. UHQCD 국내 리마스터링 및 제작 유통을 맡은 사운드트리 부스에서는 다양한 UHQCD 시연이 펼쳐졌고, 세미나실에서는 UHQCD 개발자인 일본 메모리테크(Memory Tech)의 료지 히가시(Ryoji Higashi)씨 등이 참석한 가운데 UHQCD 설명회 및 시연회가 열렸다.
UHQCD는 ‘궁극의 고품질 CD’라는 말 그대로, 기존 CD보다 월등한 음질을 선사하는 디스크. 기존 CD가 음원 정보가 기록된 원판 스탬퍼(stamper)의 홈(pits)에 고열로 녹인 폴리카보네이트를 채워 넣어 복사하는 것과 달리, UHQCD는 액체 상태인 포토 폴리머를 사용해 홈에 담긴 정보를 복사한 후 특정 파장의 빛을 쏘여 굳히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폴리카보네이트는 플라스틱을 녹인 것이라 아무래도 점성이 있기 때문에 스탬퍼의 핏츠 구석구석까지 완벽하게 채워 넣는 것이 불가능하다.
서울국제오디오쇼 열기가 뜨겁던 지난달 9일 메모리테크의 기술 고문 료지 히가시씨를 만나 인터뷰를 했다. 그는 2015년 UHQCD를 개발한 주인공으로 ‘UHQCD의 아버지’로 불린다. 이날 인터뷰에는 UHQCD 아시아 총판 AQCD의 대표 앤디 램(Andy Lam)씨, UHQCD 중국 총대표인 SUOD 대표 얀화(Yan Hua)씨가 참석했다.
인터뷰어 : 김편
인터뷰이 : 료지 히가시(Ryoji Higashi), 앤디 램(Andy Lam), 얀화(Yan Hua)
- 반갑습니다. 우선 본인 소개부터 부탁드립니다.
료지 히가시 : 30대부터 40여년 동안 블루레이를 비롯해 다양한 디스크 개발에 참여해왔습니다. 최근에는 UHQCD를 개발했죠. 대학 졸업 후에는 일본 파이오니어에서 일하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일본 메모리테크에서 기술 고문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메모리테크는 전 세계에서 UHQCD를 생산하는 유일한 제작사입니다.
얀화 : 중국 SUOD(상하이 유나티이트 옵티컬 디스크) 대표이자 일본 메모리테크의 중국 총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원래 음악을 전공했고 일본 유학 당시에 음향을 전공했습니다.
앤디 램 : 레코드 회사에서 일하다가 2003년 홍콩에 지금의 AQCD를 설립했습니다. 회사 설립 후 4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AQCD(Analog Quality CD)를 개발했고 2015년부터는 일본을 제외한 전 세계 UHQCD 판권을 갖고 UHQCD를 널리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홍콩디스크상회 회장도 맡고 있습니다.
- 어제 세미나와 시연 반응이 아주 뜨거웠습니다.
료지 히가시 : 한국에 처음 와서 UHQCD를 홍보하고 있는데, 세마나 참석자분들이 UHQCD 음질에 무척 열광해주셨습니다. 사실 오디오는 음질을 말로 설명하기 어렵지만, 저희는 히로시마대학이랑 공동으로 연구를 지속, 과학적인 수치를 통해 UHQCD의 우수성을 증명해냈습니다.
얀화 : 한국 하이엔드 애호가들 수준이 매우 높은 것 같습니다. 이번에 가져온 UHQCD는 디스크 시장에서 하나의 혁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디스크의 음질을 개선하는 방법은 용량을 늘리거나 비트를 바꾸는 방식이었는데 이 방식들의 단점은 또 다른 디스크 플레이어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DVD 오디오나 SACD 보급이 안 된 이유도 전용 플레이어가 필요했기 때문이죠. UHQCD의 가장 큰 장점은 CD의 포맷을 안 바꾸고도 음질을 개선했다는 점입니다. 일본에서는 UHQCD 음질이 마스터 소스와 가장 가깝다는 것이 인정받고 있습니다.
앤디 램 : 지난 2015년에 UHQCD 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지금 전 세계를 다니면서 UHQCD를 홍보하는데 모든 사람들이 소리를 듣자마자 “진짜 좋다”고 인정을 합니다. “비싸지만 계속 개발해달라”고 합니다.
- UHQCD가 기존 CD와 가장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료지 히가시 : 최고 퀄리티를 가진 디스크는 유리 재질의 크리스탈(chrystal) CD입니다. 하지만 만들기가 어려워 하루에 수십 장밖에 생산을 할 수 없고 무척 비쌉니다. 보통 한 장에 100만원이 넘죠. 이에 비해 UHQCD는 크리스탈 CD에 근접한 소리를 들려주면서도 대량생산이 가능합니다. 홍콩에서 UHQCD가 잘 팔리는 이유는 홍콩에서 크리스탈 CD가 잘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앤디 램 : 3가지가 다릅니다. UHQCD는 무대의 현장감을 일반 CD보다 압도적인 높은 퀄리티로 재현할 수 있습니다. 악기 분리도가 높아 대편성곡을 들어도 각 악기들의 소리를 놓치지 않고 재현해줍니다. 2번째는 CD 규격을 따르고 있어서 기존 CD플레이어로도 재생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세 번째는 궁극의 CD라 불리는 크리스탈 CD 못지 않은 고음질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 UHQCD 제작 공정을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앤디 램 : 기존 음악 CD는 음원 데이터가 홈(pits)에 기록된 ‘스탬퍼’ 원반을 금형으로 사용해, 고열로 녹인 폴리카보네이트를 흘려넣어 그 홈 모양을 그대로 복제하는 방식입니다. 이 공법은 생산속도가 빠르고 효율이 좋지만 스탬퍼 원반의 홈을 정확하고 완전하게 전사하는 것이 불가능했습니다. 액정 패널에 사용되는 고품질 폴리카보네이트를 이용하는 시도도 이뤄졌지만 완벽한 전사까지는 이르지 못했죠. 이에 비해 UHQCD가 사용하는 액체 상태의 포토 폴리머는 스탬퍼의 미세한 홈까지 완벽히 스며들어 홈의 요철을 하이레벨로 재현합니다.
료지 히가시 : 공법이 다르기 때문에 기존 CD 생산라인은 사용할 수 없고 전용 생산라인이 있어야 합니다. 일본 메모리테크 내에 3개의 생산라인이 있으며 오직 이곳에서만 UHQCD 생산이 가능합니다. 1장 만드는 데 8~10초 걸리므로 하루에 약 4만장의 생산이 가능합니다.
- 현재 UHQCD가 가장 많이 팔리는 곳은 어디인가요.
앤디 램 : 일본입니다. 그다음이 홍콩, 중국, 대만, 태국 순입니다. UHQCD는 일본에서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아직 중국 시장이 그렇게 크지는 않지만 향후 시장은 커질 것입니다.
- 한국 사운드트리와는 어떻게 인연을 맺으셨나요.
앤디 램 : 사운드트리는 레코딩 엔지니어링으로 유명합니다. 오리진 대표님도 그쪽에 일가견이 있으신 데다 소리에 대해 예민한 감각을 갖고 계십니다. 오 대표님은 지난 2018년 초 대만의 한 케이블 제작사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그 케이블 제작사 대표님이 UHQCD를 좋아하셔서 3명이 함께 UHQCD를 들으면 인연을 맺게 됐습니다.
- 시연회에서는 사운드트리에서 나온 이소라 베스트앨범 UHQCD가 화제를 모았습니다. 혹시 이소라라는 한국 뮤지션에 대해 알고 계시나요.
얀화 : 잘 모르긴 하지만 어제 들은 음악은 참으로 마음에 들더군요. 이소라 UHQCD를 통해 좋은 한국음악을 듣게 됐습니다. 중국에서도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는 뮤지션이라 생각합니다.
앤디 램 : 이소라 노래는 오리진 대표님이 리마스터링한 UHQCD로 처음 접했는데, 소리에 많은 감정을 담고 있더군요. ‘난 행복해’의 한국어 가사는 모르지만, 그 소리를 통해 감정을 알 수 있었습니다. 너무 좋았습니다.
- 현재 음원 소비시장이 24비트 고음질 음원과 LP로 양극화돼 있습니다. UHQCD를 비롯한 CD 시장의 미래를 어떻게 보시고 있나요.
얀화 : 저는 전통 CD 시대부터 현재 디지털 음원 시대까지 몸소 겪어왔습니다. 지금은 디지털 음악 시장이 크지만 CD는 여전히 그만의 가치를 갖고 있습니다. 가게에서 사서, 집에 와 개봉을 하고 플레이어에 집어넣고 듣는 과정은 다른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가 없습니다. 100년 역사를 가진 LP가 죽다가 다시 살아난 이유도 좋은 음악을 담은 실체가 있기 때문입니다. 품질을 더 개선한 디스크가 나오면 시장은 나아질 것입니다. 30년 역사의 CD 역시 LP처럼 결코 죽지 않을 것입니다.
- 향후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료지 히가시 : 지금 생각해보면 잘못한 게 하나 있습니다. UHQCD 이름에 ‘얼티밋’(ultimate)을 붙인 것이죠. 더 개선할 게 있습니다. 기존 UHQCD 기반 위에서 마스터 소스와 똑같은 디스크를 만들 때까지 연구개발을 계속할 것입니다. 그럴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앤디 램 : 저희 회사가 앨범 제작과 판매도 하는데, 지금도 CD 판매량이 LP보다 많습니다. 10년 전 “CD는 죽을 것이다”라는 말들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디지털의 장점은 편한 것 말고는 없습니다. LP가 컴백한 것을 보면 편하고 불편하고의 문제보다는 음질이 중요합니다. LP로 듣는 느낌이 디지털과 다르니까 돈을 더 주고라도 사는 것입니다. 진정으로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편안함이나 크기에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더 좋은 음질의 디스크를 이런 분들에게 제공하는 게 우리의 역할입니다.
- 오디오쇼 중이라 경황이 없으실 텐데 자세한 설명 감사드립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앤디 램 : 자세한 기술설명은 저희 홈페이지(www.uhqcd.com)에 나와 있습니다. 참조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료지 히가시 : SIAS를 보니까 한국 오디오 팬들이 일본보다 더 젊어 보이더군요. 희망적이라 생각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