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너 200주년 & 탄생 기념 연주회 실황
Staatskapelle Dresden, Jonas Kaufmann, Christian Thielemann

2013년 바그너 탄생 200주년을 맞아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가 주최한 기념 음악회 실황이 DVD와 블루레이로 출시되었다. 바그너의 생일 하루 전날인 작년 5월 21일 젬퍼오퍼에서 열린 기념 음악회로서 크리스티안 틸레만의 지휘와 현재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이 등장했다. 작년에는 의미 있는 바그너 기념 음악회가 세계 각지에서 열렸는데, 이 가운데 바이로이트에서 틸레만의 지휘와 소프라노 에바-마리아 베스트부룩, 테너 요한 보타, 베이스 연광철이 출연한 발퀴레 1막 및 아리아, 서곡 연주회와 더불어 가장 중요한 두 개의 갈라 콘서트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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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로이트는 바그너가 꿈을 이룬 성지로서 그 의미가 크다면, 드레스덴은 젊은 바그너가 지휘자로서 1843년부터 49년 시민봉기에 참가하여 해외로 쫓겨나기 전까지 지금의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인 색손 궁정 오케스트라의 상임 지휘자를 지냈고, 작곡가로서는 리엔치와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파우스트 서곡 등의 중요한 초기 작품들을 드레스덴 오페라 하우스에서 초연한 희망과 열정의 장소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중요한 두 도시에서의 바그너 기념 연주회 모두를 틸레만이 지휘했다는 것 또한 현재 유럽에서의 그의 위상을 말해주는 직접적인 증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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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연주회는 1943년 1월 드레스덴에서 바그너 직접 지휘하여 초연했던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서곡으로 시작한다.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현파트 특유의 굵고 다이내믹한 사운드와 그 수많은 음표를 모두 정확하고 날렵하게 짚어내는 테크닉을 바탕으로 금관의 호방하고 확산감 높은 시그널과 고색창연하고 포근한 혼 파트의 울림이 듣는 이의 청각을 황홀케 한다. 틸레만의 지휘는 너무 빠르거나 지나치게 디테일에 집착하다기보다는 자연스러운 흐름과 순간적인 호흡을 견지하며 음악의 큰 굽이와 미묘한 대조를 감각적으로 이끌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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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모습은 다음 연주곡인 파우스트 서곡에서는 보다 적극적이고 표현력 높은 감수성으로 바뀌어 2011년 2월 드레스덴-틸레만의 파우스트 콘서트 실황 영상물(C-Major)에서의 연주보다 훨씬 서사적이고 드라마틱하며 변화무쌍한 해석과 완성도를 보여준다. 바그너는 당시 교회에서 음악을 연주해야 할 의무가 있었지만 어떻게 해서든 공공 연주회에 자신의 정력을 쏟고자 했고, 바로 이 당시 그의 전설적인 베토벤 교향곡 9번 연주회가 탄생했다. 이 파우스트 서곡도 1844년의 한 오케스트라 콘서트에서 처음으로 연주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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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스타 테너인 카우프만이 등장하여 리엔치의 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굽어보소서”를 노래부른다. 약간은 긴 듯한 틸레만의 호흡에 맞추어 카우프만은 특유의 카랑카랑한 목소리에 애절함과 간절함을 담아 진실된 갈구의 느낌을 멋들어지게 만들어낸다. 무엇보다도 클라이막스 부분에서 카우프만이 토해내는 남성적인 박력과 오케스트라의 집요할 정도로 응축된 에너지감은 다른 연주회 실황에서 흔히 접하기 힘든 감흥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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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덴 청중으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은 뒤 저 웅장하고 드라마틱한 리엔치 서곡이 연주된다. 틸레만이 의도한 대로 섬세하면서도 몽상적인 서주가 끝난 뒤 터져나오는 주제 선율의 강인한 리듬감과 폭발적인 다이내믹은 바그너가 이 작품을 초연했을 때의 그 감격스러움에 못지않을 것 같은 카리스마를 자아낸다. 바이올린의 저 유명한 분절적인 상승 멜로디와 엄청난 트레몰로, 이와 어우러지는 금관의 기나긴 유니즌, 첼로의 유장한 선율미, 여기에 카메라가 뒤에서 홀 전체를 조망하며 이 유서 깊은 극장과 오케스트라를 훑어내는 영상미까지 어우러지며 실로 감동적인 순간을 조형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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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바그너가 드레스덴에서 초연한 작품들이 끝난 뒤 당시 작곡가가 작품을 구상하고 작곡을 하고 있었던 두 개의 작품, 즉 로엔그린과 탄호이저가 등장한다. 우선 순은빛 색채감과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로엔그린 1막 전주곡이 먼저 연주되고, 이어 카우프만이 다시 등장하여 로엔그린의 유명한 아리아 “저 먼 나라에서”를 부른다. 이미 로엔그린역에 있어서 명실상부한 최고의 가수로 손꼽히는 카우프만인 만큼 노련미를 바탕으로 분무기로 발사되는 물처럼 부드러우면서도 영롱한 색채감과 자신의 고결한 존재감을 밝히는 당당함까지를 완벽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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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갑자기 현대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와 2012~13년 시즌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의 교회 작곡가(Capell-Compositeur) 명칭을 받았던 한스 베르너 헨체(1926~2012)의 박애. 오케스트라를 위한 에어(Franternité. Air pour l’orchestre)를 연주한다. 원래 헨체는 바그너 기념해에 맞추어 이졸데의 죽음이라는 제목의 작품을 작곡하기로 했었는데, 2012년 작곡가가 서거하는 탓에 이우러지지 못하고 대신 평화와 하모니를 표방하는 이 작품을 연주한 것이다. 이렇게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는 19세기의 바그너와 21세기의 헨체를 관통하는 음악역사적인 연속성을 훌륭하게 확보해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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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다시금 탄호이저로 돌아와 카우프만이 “온 마음으로 참회하며”를 부르고 마지막으로 저 장대한 탄호이저 서곡으로 연주회는 끝을 맺는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와 진정한 바그네리안 지휘자인 틸레만이 만들어낸 이 바그너 200주년 기념 및 탄생 기념 연주회 영상물의 가치는 바그너 음악이 전세계 콘서트 홀과 오페라 하우스에서 연주되는 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바그너 200주년 & 탄생 기념 연주회 실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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