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6회 하이파이클럽 시청회 후기
Falcon Lab Model 707 - 모든 음악은 무지향이다

 

 


 

 

무지향 사운드의 적통

 

 

우리가 듣고 있는 음악은 대부분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통해서입니다보통의 사람들은 우리가 가정에서 차에서 혹은 지하철의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들려오는 음악의 음향적 특성을 비판 없이 받아들입니다원래 그렇게 재생되는 게 맞다고 생각하죠그러나 대부분의 음향 장치 그중에서도 전기신호를 물리적 신호로 변환하는 트랜스듀서즉 스피커는 대단히 다양한 형태를 가집니다그중에서 우리는 가장 보편적인 다이내믹 드라이버의 음향에 익숙해져 있을 뿐입니다사실 현장에서 듣는 소리는 지향이 아니라 무지향입니다. 360도로 뻗어 나갑니다.


 

▲ Falcon Lab Model 707 셋팅 시스템

 

이런 이론을 가지고 있는 사람 중 가장 대표적인 스피커 엔지니어는 보스의 아마르 보스입니다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MIT 출신인 아마르 보스의 음향이론은 후대에 굉장히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예를 들어 보스 901은 반사음을 통해 음향 패턴의 새로운 철학을 전파했습니다이후 수십 년에 걸쳐 진화하면서 전 세계 수많은 오디오 마니아를 울리고 웃겼죠결국, 301이라는 스피커를 통해 아마르 보스의 Stereo Everywhere라는 기치는 대중에게 파고들어 커다란 히트를 기록했습니다이 외에 지금도 보스의 여러 제품군은 아마르 보스의 음향 철학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번 팔콘 랩의 모델 707은 바로 아마르 보스의 철학에 기초하고 있으며 이 외에도 저주받은 걸작 인피니티 IRS 시리즈의 기술 등에 그 젖줄을 대고 있습니다흥미로운 것은 이번에 팔콘 랩의 무지향 스피커를 알리기 위해 내한한 대표 우라노 마사오는 아마르 보스와 인피니티의 과거 대표였던 아니 누델을 그의 스승이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요컨대 무지향 사운드의 21세기 후계자이자 적통이라고 불러도 무방한 브랜드가 바로 팔콘 랩입니다.

 

 


 

 

플래그십 모델 707

 

 

이번 시청회에는 바로 팔콘 랩의 플래그십 모델 707이 베일을 벗었습니다사진으로 보던 것보다 조금은 아담해 보이지만 4웨이 5스피커 형태로 상단의 무지향성 유닛 및 하단의 300mm 사이즈 대형 더블 우퍼의 위용은 대단했습니다늠름한 대형 더블 우퍼가 든든히 하단에 자리 잡고 있어 마치 JBL의 그것을 연상시킨다한편 상단으로 가면 마치 수공으로 만든 공예품을 연상시키는 무지향 유닛이 모델 707의 정체성을 뚜렷하게 표현해주고 있습니다

 

 

▲ Falcon Lab Model 707

 

모델 707은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사용해 몇 개월 만에 완성하는 일반적인 스피커보다 설계 자체가 굉장히 어렵습니다기껏해야 MBL 정도 브랜드가 현재 하이엔드 무지향 스피커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이유입니다이번 모델 707의 마지막 숫자 7은 다름 아니라 7번의 프로토타입 개발 끝에 완성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을 보아도 그렇습니다게다가 모델 707이 완성을 보기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10년에 달합니다무지향 스피커만이 현장음의 재현에 있어 가장 진실한 소리를 낼 수 있다는 철학과 고집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프로젝트였습니다.

 

 


 

 

자체 유닛과 10년의 개발 기간

 

 

 

▲ 300mm 우퍼

 

모델 707을 구성하고 있는 드라이브 유닛은 모두 팔콘 랩이 직접 개발제작한 것들입니다일단 300mm 구경 우퍼는 타입 폴 피스와 특주 보이스 코일을 사용해 커다란 진폭 운동이 가능하며 왜곡은 매우 낮은 유닛입니다. 엣지의 경우 니트릴 부타디엔이라는 일종의 고무 소재를 사용해 매우 안정적인 유닛 운동을 서포트합니다중요한 진동판 소재는 하이브리드 펄프 소재를 사용해 잔향이 길고 깊으면서 매우 순발력 있는 저역을 재생할 수 있는 형태입니다.

 

 

▲ 50mm 구경 티타늄 다이어프램 미드레인지

 

다음은 중역을 담당하는 미드레인지입니다팔콘 랩은 미드레인지에 매우 강력한 자력을 가진 네오디뮴을 사용한 컴프레션 드라이버를 사용합니다알루미늄 와이어를 사용하 만든 낮은 질량의 보이스코일을 사용하고 50mm 구경 티타늄 다이어프램을 사용해 매우 자연스럽고 쉽게 소리가 터지도록 설계한 모습입니다


 

▲ 25mm 밸런스 드라이브 트위터

 

무지향 스피커의 특징과 매력을 가장 크게 특징지어 주는 유닛은 아무래도 트위터라고 볼 수 있습니다팔콘 랩은 고역 재생을 위해 25mm 밸런스 드라이브 트위터를 개발채용하고 있습니다단면을 마치 계곡처럼 깊게 만들어 소리의 방사 면적으로 최대화하고 있는 모습입니다전 방향 주파수 방사를 위해 미드레인지와 마찬가지로 매우 강력한 네오디뮴 마그넷을 채용했습니다이로써 알루미늄 다이캐스트 혼을 통해 전 방향으로 소리를 넓고 풍부하게 방사하는 유닛입니다

 

아무래도 무지향성 스피커는 방사 패턴이 일반적인 스피커와 달리 360도로 방사해야하기 때문에 대부분 독특한 혼 타입 가이드를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팔콘 랩은 매우 멋진 디자인의 적층 구조의 가이드 혼을 마련해놓고 있습니다표면은 반짝이는 예쁜 하이 글로스 마감이지만 내부는 상당히 기하학적 설계를 취하고 있습니다

 

사실 무지향 스피커의 최대 난관은 유닛뿐 아니라 크로스오버 튜닝에 있습니다이것은 360도 방향으로 주파수를 방사할 때 어떤 각도에서 측정해도 동일한 음향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물론 유닛 및 인클로저 설계가 바탕이 되어야 하지만 크로스오버 디자인도 색다른 설계가 필요합니다여기서 팔콘 랩의 지난한 튜닝을 통해 완성한 독보적인 실력이 드러납니다


 

▲ Falcon Lab Model 707 후면

 

저역을 담당하는 유닛은 280Hz 이하에서 18dB/oct그리고 중저역을 담당하는 상단 유닛은 그 위쪽 대역부터 1.3kHz까지 12dB/oct’ 슬로프로 설정해놓고 있습니다한편 바이와이어링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를 점퍼케이블로 일반적인 방식으로 결선했을 때와 크로스시켜 결선했을 때와 방사 패턴이 다르게 설계한 점도 이색적입니다이 외에도 일종의 레벨 컨트롤 스위치를 채널 당 두 개씩 마련해놓고 있는데 이를 통해 고역(HF)과 중역(MF)의 게인을 변화시켜 공간에 최적화시킬 수 있는 점도 매력적입니다

 

 


 

 

공간 전체를 활용하는 황홀한 입체 서라운드

 

 

 

▲ Falcon Lab 대표 우라노 마사오

 

이번 시청회는 특별히 한국을 찾은 팔콘 랩 대표 우라노 마사오의 진행 아래 이루어졌습니다또한, 모델 707을 위해 특별히 팔콘 랩에서 직접 제작한 300B 앰프가 동원되었습니다이 외에 소스기기는 하이파이클럽의 레퍼런스 음원 트랜스포트 시스템인 W라우터/W코어 콤비가 세팅되었습니다더불어 DAC는 MSB 의 레퍼런스 DAC를 사용해 소스 기기에서만큼은 현대 하이엔드 사운드를 지향했습니다소스 기기에서 최대한 많은 정보량과 분해력을 추구하되 이후 시그널은 해상도보다는 300B와 무지향 스피커의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질감과 공간감을 추구하는 형태로 셋업했습니다우라노 마사오의 간단한 인사와 함께 직접 일본에서 선곡해온 곡들을 차례로 시연해주었습니다.

 


Maya - Besame Mucho

She's Something


우선 마야(Maya)라는 가수의 Besame Mucho를 ROON을 활용해 재생해보았습니다음악이 터져 나오자 상당히 낯선 소리가 흘러나옵니다요즘 하이엔드 스피커의 음상 형성 패턴과는 매우 달라 처음 들으면 이질적일 수도 있는 소립니다음상이 매우 둥글고 풍성하며 마치 극장 사운드를 연상시킵니다흥미로운 점은 앉은 자리를 옮겨도 마치 그 자리에 가수가 서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마치 유령을 보는 기분입니다.


 

Grace Mahya - Mona Lisa

Last Live At Dug


이어서 Grace Mahya의 Mona Lisa를 재생했습니다좌측에 어쿠스틱 기타가 또렷하게 들립니다중앙엔 보컬이 마치 그 자리에서 살짝살짝 움직이며 구성지게 노래를 부르는 듯합니다핀포인트 포커싱이나 면도날로 오려낸 듯 한 홀로그래픽 음장은 절대 아닙니다하지만 오히려 이 무지향 스피커가 들려주는 소리가 더 현실의 소리와 유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스튜디오 녹음이지만 마치 라이브 콘서트 녹음처럼 재생해주고 있었습니다.


 

Maria Callas - L'amour est un oiseau rebelle

Pure


시곗 바늘을 수십 년 돌려 모노 시절로 돌아가 보도록 합니다바로 신이 내린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가 노래한 전설의 카르멘을 들어봅니다춤곡 길들지 않는 새(L'amour est un oiseau rebelle)에서 이 스피커의 매력은 가장 드라마틱하게 드러납니다모노 시절 매우 오래된 녹음이지만 모노톤의 단조로운 소리가 아니라 깊고 입체적인 사운드로 변모합니다워낙 예전 녹음이라 매우 건조하고 귀가 따갑게 재생되는 경우도 많으나 모델 707은 시종일관 부드럽고 온화한 톤으로 노래하는 마리아 칼라스를 생생하게 그려냅니다.

 

 

The Next Selection - Verdi Opera : Aida

 

이어 오페라 아이다’ 중 가장 화려한 악장인 2막 2장을 들어봅니다라마데스가 전쟁에서 승리한 후 개선 장면을 묘사한 트럼펫 행진곡이죠베르디의 작곡 의도에 맞추어 매우 화려한 세션이 이어지는 데요중역대가 마치 말랑말랑하고 따스한 솜이불처럼 느껴집니다귀를 자극하는 일체의 고역이 느껴지지 않습니다강인한 저역의 어택보다는 마치 풀레인지 스피커에서 약간 더 스케일을 크게 확장한 듯한 소리입니다

 

 

Alison Krauss, Edgar Meyer, James Taylor, Mark O'c - Slumber, My darling

Appalachian Journey

 

이어 요요마와 앨리슨 크라우스가 함께한 Slumber, My darling에서는 역시 진한 음색에 매료됩니다어느 정도 예상한 바지만 상상했던 것보다 첼로는 더욱 크고 여성 보컬 앨리슨 크라우스의 청아한 보컬은 풍부하고 따스한 톤으로 노래합니다이 곡에서도 저역이 깊고 크진 않지만, 공격적으로 다가오지 않고 매우 인간적인 울림이 벽을 타고 스멀스멀 다가와 온몸을 적십니다매우 감성적인 사운드라고 말하고 싶은데요역시 보컬의 중고역 특성이 가장 매력으로 재생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마치 입안 가득 퍼지는 은은한 보이차의 풍미처럼 공간의 울림이 싱싱하게 전해옵니다.




 

 

시청회를 마치며

 

 

역사와 개인고뇌와 집념과거 흘러간 기술이라고 여겼던 무지향의 기술을 현대에 되살린 노력은 대단히 인상적인 사운드로 표출되고 있었습니다정전형 드라이버와 리본보스와 인피니티를 다시 되새겨봅니다역사의 수레바퀴가 돌면서 편의와 상업적 이윤 추구에 극단적으로 매몰된 스피커 메이커들을 볼 대 팔콘 랩의 시도는 그 태도 면에서 특별합니다



오직 무지향이 아니면 안 된다는 일념 하게 모든 것을 쏟아 부은 모델 707은 10년이라는 개발 기간을 거쳐 드디어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내며 소리 재생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이후 클래스 트랜지스터 앰프를 출시할 예정이라는 소식도 들을 수 있었는데 더 다양한 매칭으로 테스트해보기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