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에 대한 회고

얼마 전 하이파이클럽 청담 시청실에 놓여 있던 단디아고스티노의 리렌트레스 파워를 처음 보는 순간 문득 오데마피게의 로얄오크가 생각났습니다. 가장 앞에서 눈에 확 들어온 지시계 황동링에 박힌 열두개의 나사장식과 브레게핸즈와 매우 흡사하게 생긴 지시계 바늘, 그리고 정말 공기 한줌 들어갈 틈 없이 철두철미하게 마감 처리된 외관의 피니싱까지 그랬습니다.

 

엄청난 규모와 무게감에 억세게만 느껴질 것 같았지만 달콤하고 솜털처럼 귀를 감싸는 사운드가 마치 로얄오크를 처음 맞이하면 그 두께감과 묵직함에 흠짓 놀라지만 섬세한 마감에서 느껴지는 오묘한 광채와 완벽한 디자인적 비율 찰랑한 브레이슬릿이 손목을 휘감으면서 주인과 일체가 되려는 듯한 착용감이 서로 무척이나 닮았다는, 그렇지만 이것이 약간은 저만의 지나친 상상에 지나지는 않았을까요.

 

 


 


 

 

파텍필립, 바세른코스탄틴, 오데마피게.. 시계라는 물건들의 세상속에서 이 제품들이 의미하는 건 무엇일까요. 바로 하이엔드라는 겁니다. 시계와 오디오 이 두 물건은 참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수억을 호가하는 엄청난 고가의 제품이 있는가 하면 몇만원짜리의 제품도 있고, 조그마한 공방수준의 규모에서 엄청난 부가가치의 제품을 장인들이 하나하나 수공으로 조립해 만들기도 하며, 외관과 디자인의 마감면에서 예술성을 거론할 만큼의 제품들을 보유하고 있기도 합니다. 마치 상공에서 도시아래를 내려다 보듯 복잡하게 정렬된 내부에 드넓은 우주공간에 뿌려진 소행성처럼 티끌만한 부품들이 모여 완전한 형태의 제품이 탄생되었단 것도 비슷하네요.  

 

하이엔드란 단어의 의미와 정의들이 조금은 미묘한 부분이 있지만 분명 존재하며 서로간에 이를 추종하는 집단들이 있다는 점에서도 유사성이 느껴집니다. 늘 진정한 의미의 하이엔드 제품을 소개하고 보급하려 고군분투하는 하이파이클럽에서 신록이 짙어져 가는 오월 어느날 한남동에 사시는 회원님의 주택을 방문하였습니다. 나즈막한 언덕위에 멋지게 잘 가꿔지고 정비된 정원이 있는 그런 집이었습니다. 따스한 웃음에 젊잖은 풍모와 음성을 지니신 회원님께서 저희를 맞아주셨고 거실엔 아발론 아이시스를 메인으로 한 DCS dac, Transport, Linn Klimax, Ayre 파워앰프로 구성된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었습니다. 먼저 선곡해 주신 음악 한 곡을 들어보았고 시스템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렸습니다.

 

 

 

거실 메인 시스템 전경

 

 

먼저 좋아하시는 사운드의 스타일은 어떤 쪽 이신가요

 

아발론을 쓰기전에 이소폰 아라바를 썼었어요. 스테레오 사운드의 미우라 타카히토씨의 컨셉을 따르고 있는데 감성적이고 질감위주의 소리보다는 정위감이 좋고 무대감이 넓으며 중고역이 개방감있고 분해력이 높은 그러면서도 전체 대역폭이 넓은 그런 스타일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소스와 파워앰프 케이블의 선정에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습니다. 소스는 DCS 비발디 DAC과 DCS 비발디 트랜스포트로 린의 클라이맥스를 네트워크 렌더러 플레이어로 나스에 연결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프리 파워앰프는 Ayre사의 KX-R과 MX-R 모노블럭 제품입니다.

 

 

 

앰프 와 소스부 전원장치  

 

 

이전에 이소폰 아라바를 쓰셨다면 아큐톤 유닛의 스피커를 좋아하시는 거 같군요.

 

운용해보니 아큐톤 유닛이 들어간 스피커들이 제 사운드 취향과 맞아 좋아하고 그래서 카르마와 아이시스의 스피커 중에 선택을 두고 오랜시간 고민하다 이톤 유닛에서 울리는 윤기있고 넉넉한 저역대역 느낌에 끌려 더블 이톤우퍼가 채용된 아이시스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 아큐톤 유닛 자체가 독특한 색감이 있고 특유의 울림이 있어서 이것이 사용자의 취향과 맞으면 사실 최상의 유닛이 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 유닛을 가지고 여러 스피커 메이커에서 제품을 제조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만큼 완성도 높은 제품을 만들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네 그런거 같습니다. 이소폰 아라바를 꽤 오랜시간 사용했었는데 상당히 만족하며 사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시스템 전면 사진

 

 

아발론 아이시스의 그릴을 벗기고 들으시는데 혹시 이유가 있으신지요. 공간이나 환경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발론 스피커의 제작자는 가급적 그릴을 붙이고 사용하라는걸 권했었는데요.

 

이후 하클의 제안대로 제품의 그릴을 다시 덮고 시청에 들어갔습니다. 보컬곡을 재생하자 중역대가 훨씬 도톰해지면서 질감이 더 드러나고 음에 색을 입힌듯한 농염한 느낌이 나는 사운드가 재생되었고 사용자분도 이 소리를 더 마음에 들어 하셨습니다. 그리고 앞으론 그릴을 꼭 덮고 사용하겠다고 하시었습니다. 그릴에 팰트가 사용된 아발론 스피커 제품을 사용하시는 분들은 이점 참조하시고 꼭 한번 테스트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아발론 아이시스 스피커

 

 

프리앰프는 라인에서 음질과 음색을 결정지어 주는 중간지점에 위치하면서 전체 시스템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요소인데요. Ayre KX-R 프리와 MX-R 파워앰프는 마음에 드시는지요.

 

Ayre 제품은 이름에서 풍기는 이미지처럼 투명하고 따스한 배음을 잘 표현해서 좋습니다. 제가 추구하는 사운드 스타일하고도 잘 맞고요. 린 클라이막스 네트워크 플레이어와 조합되면 이런 사운드 특성이 보완되고 더 잘 살아나는거 같아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MX-R 파워도 자연스러운 구동능력으로 음악적 감성을 만들어내는 파워앰프라 매우 마음에 듭니다. 원래 바이앰핑을 해서 듣는데 1조는 업그레이드를 위하여 수입사에 보내놓은 상태입니다.

 

 


 

Ayre 의 KX-R 프리앰프

 

 

현재 스피커와 시스템이 놓인 거실의 벽이 대리석이고 다른 설치물이 거의 없어 울림이 많고 매우 라이브한 상황인데 소리를 정숙하게 상당히 잘 조율하신거 같습니다.

 

카르마 스피커케이블과 썬야타 타이푼 파워케이블을 연결해 쓰고 있는데 시스템과 다행히 매칭이 상당히 좋았고 하이드라의 전원공급용 파워서플라이가 전체 시스템에 좋은쪽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거 같습니다. 하이드라는 제품의 설계 자체의 개념이나 시스템에 미치는 사운드의 긍정적인 변화의 정도에서 시스템을 좋은쪽으로 유도하는 양질의 양념 같은 존재로 느껴집니다.

 

 


 

Ayre MX-R 파워앰프와 하이드라 전원부

 


LINN Klimax도 사용하고 계시네요.

 

네트워크 스트리밍용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자칫 거친 느낌이 날 수 있는 네트워크 스트리밍에 LINN Klimax 만큼 자연스러운 음악성을 이끌어내는 제품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음색도 마음에 들지만 대편성 등에서도 넓은 다이내믹 레인지를 만들어내는 것도 인상적인 기기입니다.




 

Linn Klimax 네트워크 플레이어

 

 

소스기기다 두 조입니다. DCS는 CD플레이어 전용으로 사용하고 계시군요.

 

소장하고 있는 CD 음반들이 좋은 것들이 많아서 CD도 즐겨 듣습니다. DCS는 현존하는 CD플레이어 중에서 가장 훌륭한 음질을 내어주는 기기라는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DCS 비발디 DAC와 비발디 CD Transport

 

 

하이엔드 오디오는 공간을 극복한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습니다. 하이드라는 정말 완성도 높은 전원 장치 중 하나입니다. 잘 정제된 좋은 질의 전원을 만드는 건 시스템을 완성해가는데 있어서 기본중의 기본입니다. 오디오랙은 어떤 제품인가요.

 

랙은 최고가 라인의 제품은 아니지만 가격대비 성능비가 높은 브랜드를 선정하여 전체 시스템에 적용 세팅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네트워크 플레이어로 곡을 플레이어 하셨는데 랜케이블은 현재 어떤 제품을 쓰고 계시는지요.

 

나스와 라우터에는 오디오퀘스트 다이아몬드 랜케이블이 연결되어 있고 랜더러와 라우터는 현재거리가 멀어서 오디오용으로 제작된 제품이 아닌 일반 제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오늘 준비해 주신 스텔스 블랙매직 V18 랜케이블을 연결해서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네트워크 플레이어에 Roon은 사용하고 계신가요.

 

아니에요. 현재 네트워크는 나스에 보유하고 있는 16만개 이상의 곡들과 타이달 스트리밍을 위주로 플레이하여 감상하고 있는데 아직 Roon은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시군요. 일반적인 라우터는 DLNA라는 프로토콜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DLNA프로토콜은 on/off 기능만을 수행하는 프로토콜이고 일반 통신시스템을 위해 개발되었기 때문에 오디오 용도로 사용하기엔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Roon은 RAAT라는 오디오전용 프로토콜을 개발하여 공급하였고 이는 기존에 패킷 단위로 끊어 전송하던 음악신호를 실시간으로 바로바로 전송할 수 있게 해줍니다. 그래서 디지털지터를 현저히 감소시킬 수 있고 음질이 DLNA프로토콜을 사용하는 제품들보다 더 뛰어난 것입니다. 현재는 거의 모든 네트워크 제품 제조회사들이 Roon Ready를 적용하여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준비해 온 스텔스 블랙매직 V18 랜케이블로 교체를 해드리고 난 후 여성 보컬곡을 플레이 해보았습니다.

 

 

 

Stealth 블랙매직 V18 랜케이블 교체 

 

 

현재 저희가 준비한 스텔스 블랙매직 V18 랜케이블로 교체하고 들어보셨는데 느낌이 어떠신가요.

 

중저역 대역이 확장되고 깊어진 느낌이 확실이 드네요. 전체적으로 부드러워지기도 하고 몸으로 느껴지는게 모든면에서 확실히 업그레이드 된 느낌이 납니다. 랜케이블만 교체했는데 기기를 업그레이드한 것처럼 사운드에 상당한 향상이 있다는 것이 놀랍군요. 어떤 이유가 있는지요.

 

 

네트워크 상에 연결된 기기들은 라우터나 나스에 공급되는 SMPS 전원에 의해 고주파 노이즈나 와이파이통신 노이즈에 오염이 될 수 밖에 없는 환경속에 있습니다. 이때 노이즈 차폐가 잘 된  케이블이나 지오메트리 구조설계가 좋은 랜케이블을 사용하면 이들 노이즈 개입을 상당량 감쇄시킬 수 있어서 음질이 좋아지는 것입니다. 디지털 케이블이 오히려 노이즈에 더 민감한 편입니다.

 

 

사운드가 업그레이드 되었다는 어떻게 정의 할 수 있을까요.

 

시스템이 제대로 세팅되고 업그레이드가 되었다는 건 방금 들으신 것처럼 보컬에서 중고역의 대역정보가 많아지면서 음의 무게중심이 더 아래로 떨어지며 목에서만 울리던 보컬이 두성과 흉성을 넘나들며 음악의 호흡이 깊어지고 배경사운드의 배음들이 많아지면서 고역이 따스해지고 화사해지는걸 의미합니다. 또 현악기들이 자연스럽게 늘어나고 풍성해지며 콘트라베이스의 저역 울림의 깊이감이 더욱 낮은 것처럼 들리게 되는 것입니다.

 

예, 제가 듣기에도 대역이 확장되고 음장이 이전보다 더 깊어진 듯 들립니다. 업그레이드 되었단 느낌을 확실히 알 수 있겠습니다.

 

 

그럼 이번엔 기존에 사용하던 라우터를 가져온 W-Router로 교체하고 들어보겠습니다. 아마 방금 전 느꼈던 그런 느낌들이 더욱 강하고 선명하게 느껴지실 겁니다. 기존 일반 라우터를 W-Router로 교체를 해드리고 음악을 들려드려 보았습니다.

 

 

 

웨이버사 W-Router 로 교체 작업 중

 

 

정말 대박입니다. 이정도 비용을 들여 이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건 처음 경험해 보는 일입니다. 정말 신기하게만 느껴집니다. 라우터가 전체 시스템에서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곤 전혀 예상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는 좀 전에 말씀 드린 것처럼 W-Router는 RAAT프로토콜보다 더 발전된 형태의 전용 WNDR 프로토콜을 사용하고 전용 랜포트의 전원부를 밧데리로 구동하여 일반 라우터 네트워크 통신망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고주파 노이즈를 제거해 음역대역의 손실을 최대한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아날로그와 디지털 모든 분야에서 이 정도의 기술력을 지니고 제품을 설계 제작하는 회사는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은 경우이며 이로 인해 어느 시스템에나 적용할 시 상당한 음질적 향상이 가능한 이유인 것입니다.

 


CD를 플레이 할 때보다 더 나은 음질이라고 느껴지는게 매우 신기하네요. 정말 앞으로는 나스에 저장되어 있는 수많은 곡들을 행복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하이파이클럽을 통해서 더욱 많은 도움을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나스도 전용 제품으로 업그레이드 하면 더 좋아질 여지가 있다고 하시니 고민을 해봐야겠습니다.

 

 

 

W-Router 교체 후 모습

 

 

맘에 드신다니 다행입니다. 오늘 취재를 허락해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 더욱 행복한 음악생활 하시길 바랍니다.

 

사운드가 업그레이드 되어 무척 기뻐하시는 회원분을 뵈며 저희도 기분 좋게 나올 수 있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생각해보았습니다. 과연 하이엔드 제품이란 무엇일까요. 좋은 부품과 물량으로 꽉 채워놓으면 하이엔드일까요, 아님 최고 정밀도의 CNC기계로 빌렛을 파내어 케이스와 유닛을 멋지게 가공해 조립하면 하이엔드일까요. 최고의 전문가와 연구진들이 대거 모여 제작에 참여하면 하이엔드일까요. 

 

 

 

 

저희는 하이엔드 제품은 사용자가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분명하게 자신이 좋아하고 찾는 소리가 무엇인지 명확히 알고 있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 애쓰며, 음악과 소리의 본질과 원리를 이해하고 정의 내릴 줄 알아 현명한 선택과 소비를 할 수 있게 되는 것, 이것이야 말로 하이파이 클럽에서 꿈꾸는 하이엔드 라이프의 이상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