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리지는 소우주, 나는 카트리지로 노래하는 사람”
Tedeska 이현 대표 인터뷰

 

 


 

 

독일 테데스카(Tedeska)는 완성도 높은 MC 카트리지로 유럽과 미국, 일본에서 평판이 자자한 전문 제작사다. 스테레오 카트리지 DST201ua는 올해 3월과 9월 발표된 미국 스테레오파일의 추천 기기 목록에서 포노 카트리지 부문 A 클래스에 연속 올랐고, 또 다른 스테레오 카트리지 DST201ub는 일본 오디오 계간지 아날로그가 올해 4월 주최한 그랑프리 시상식에서 포노 카트리지 대상을 받았다.

 

그런데 이 테데스카를 설립한 주인공은 다름 아닌 한국 사람 이현씨다. 1994년에 독일로 기타 유학을 갔다가 인연이 돼 2015년 독일 베를린에 테데스카를 차렸다. 앞서 2012년에는 독일 기술사 협의회 시험에 합격, 카트리지 디자이너 자격증까지 땄다. 그는 지금도 1년에 한두 차례 기타 연주회를 갖고 있으며 내년 3월에는 남미에서 초청 공연을 연다. 지난달 한국을 찾은 이현씨를 테데스카 수입사인 씨웍스의 서울 송파구 도곡로 시청실 아날로그 라운지에서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인터뷰어 : 김편

인터뷰이 : 이현

 

 


 

 

- 반갑습니다. 최근 테데스카 모노 카트리지 DT101u를 들어보고 리뷰를 썼는데, 정말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듯했습니다.

 

이현 : 저도 그 리뷰를 읽어봤습니다. 기능적인 부분에 대한 자세한 언급은 물론 읽는 재미까지 있어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 이번에 한국은 어떻게 오신 거죠?

 

이현 : 우선은 아날로그 라운지에서 테데스카 카트리지 시청회(8월 30일, 31일)가 있었고, 한국 디스트리뷰터인 씨웍스 이원일 대표님도 만날 겸 해서 왔습니다. 아날로그 라운지 방문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 한국에는 자주 오시나요?

 

이현 : 2년 전까지는 해마다 왔습니다. 2년 동안(2015~2017년) 경희대에서 초빙교수 자격으로 음악사 강의를 했죠. 그러다 방학이 되면 다시 독일로 가서 또 카트리지를 만들고. 완행열차처럼 천천히 테데스카를 끌고 온 셈입니다. 그러면서 제가 좋아하는 기타 연주도 활발히 해서 1년에 2번씩은 연주회를 가졌습니다. 내년 3월에는 남미에서 초청 공연이 있을 예정입니다.

 

 

- 아무래도 이현 대표님께는 기타 유학 이야기부터 여쭤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어떻게 독일로 유학을 가시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이현 : 피어선대(현 평택대) 기타과를 졸업한 후 1994년에 독일로 기타 하나 들고 유학을 떠나 동베를린대와 대학원에서 최고연주자 과정을 이수했습니다. 2001년 학업을 마친 후에는 현지 예술 아카데미에서 교편을 잡았습니다. 예술 하는 사람들의 서러움이기도 한데, 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타 선생을 한 것이죠.

 

 

- 왜 독일을 선택하셨나요?

 

이현 : 기타 유학은 보통 스페인이나 남미로 가지만, 남미는 너무 멀어 부담이 되었습니다. 이에 비해 독일은 외국인들한테도 학비를 받지 않는 점이 큰 매력이었습니다. 지금 제 아이들도 매 학기 초마다 내는 50만 원 미만의 등록비를 제외하면 학비가 일절 없습니다. 독일에는 또한 좋은 선생님이 있었고, 제가 탐구하고픈 바흐나 바이스 같은 작곡가를 넓고 깊게 공부할 수 있는 곳이기도 했습니다.

 

 

- 아, 그렇군요. 테데스카 설립 전에 이미 아날로그 오디오 사업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현 : 맞습니다. 2001년에 독일인 친구와 함께 턴테이블 및 톤암, 승압 트랜스 등을 취급하는 회사를 차렸습니다. 이 회사는 2009년에 그만뒀지만 그 사이 참으로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2015년 지금의 테데스카를 설립하기까지 6년 동안 카트리지를 집중해서 연구, 개발해왔습니다. 물론 2009년 이전전부터 카트리지 제작을 시작했지만 말입니다.

 

 

- 아날로그 오디오 분야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왜 굳이 포노 카트리지를 선택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이현 : 글은 자기 마음의 상태와 자기가 얻은 지식을 반영합니다. 기타 연주 또한 자신의 코드와 감성을 다른 사람들에게 어필하는 일입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카트리지를 들고 제 노래를 합니다. 그 노래를 듣고 마음에 드시면 (카트리지를) 선택해주시는 것이죠. 저는 철저하게 액세서리를 만드는 사람이니까요. 카트리지는 제 머릿속의 여러 코드를 표현하는 마이크로 코스모스, 소우주라고 생각합니다. 테데스카가 여기까지 온 것도 기술력이 월등해서가 아닙니다. 이 세상에 완벽한 연주가 없듯이 말입니다.

 

 

- 테데스카에서는 모노 카트리지도 많이 나옵니다. 모노 카트리지, 모노 LP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이현 : 모노 카트리지와 모노 LP가 진중하고 깊이가 있는 것이 저랑 코드가 맞았습니다. 스테레오와 차이가 큽니다.

 

 

 

 

- 이번 아날로그 라운지 시청회에는 테데스카의 스테레오 카트리지 DST201ua와 모노 카트리지 DT101u가 선보였습니다. 반응이 어땠나요?

 

cf. 8월 30일, 31일 아날로그 라운지에서 열린 테데스카 시청회에는 크로노스 오디오 Kronos Pro(크로노스 프로) 턴테이블과 Black Beauty(블랙 뷰티) 톤암, 베르그만 Galder(갈더) 턴테이블과 Odin(오딘) 리니어 트래킹 톤암에 DST201ua 스테레오 카트리지가 물렸다. 베르그만 갈더 턴테이블은 톤암을 한 대 더 장착할 수 있는 만큼, 이케다 IT-345CR1 톤암에 DT101u 모노 카트리지가 장착됐다. 포노 앰프는 크로노스 오디오의 Reference Phono(레퍼런스 포노). 이 밖에 퇴레스의 Dual Function PRE(듀얼 펑션 프리) 프리앰프와 2HT 하이브리드 모노 블록 파워앰프, 드보어 피델리티의 Orangutan(오랑우탄) O/96 스피커가 동원됐다.

 

이현 : 칭찬도, 따끔한 지적도 많이 받았습니다. 씨웍스 시청회는 처음 자리했는데 소리가 좋아 아주 만족했습니다. 하지만 기술적인 내용에 관해서는 깊게 토의를 못해 아쉽습니다.

 

 

 

Tedeska DT101u

 

 

- 이제 카트리지에 대해 개인적으로 궁금한 것을 몇 가지 여쭤보겠습니다. 모노 카트리지 DT101u에 투입된 프리텐션(Pre-tension) 기술은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인가요?

 

이현 : 일반 모노 카트리지의 경우 수직으로 달린 로드를 댐퍼가 측면에서 잡아줍니다. 이렇게 되면 로드가 위로도 움직이게 되고, 이는 결국 디스토션으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이 로드를 위에서 수직으로(vertical) 눌러주도록 꾀를 낸 것이지요. 덕분에 모노 카트리지의 트래킹 능력이 20~30% 늘어났습니다. 거의 스테레오 카트리지 수준의 트래킹 능력에 도달했고, 피아노 타건에서도 강렬한 다이내믹스를 느낄 수 있습니다. 아주 혁명적인 기술은 아니지만 이쪽 카트리지 제조업계에서는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 로드를 미리 위에서 눌러준다고 해서 ‘프리’ 텐션이군요. 또 하나 궁금한 것은 코일이 감기는 코어(core)에 기존 철 대신에 비자성체 인슐레이터를 썼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재질인가요?

 

cf. 테데스카 MC 카트리지의 기술적 핵심은 코어로 기존 자성체 대신 무척 가볍고 자성을 띠지 않는(non-magnetic) 인슐레이터를 썼다는 것. 철 같은 자성체를 코어로 쓸 경우 코어에서 발생하는 와전류(eddy current)나 히스테리시스 효과(hysteresis effect) 때문에 음질 열화가 일어난다고 본 것이다.

 

이현 : MC 카트리지의 자석 사이에는 코일이 감기는 코어가 있고 보통 철을 씁니다. 효율이 높기 때문이죠. 그래서 철을 안 쓰면 출력전압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다른 재질,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비자성 특수 카본을 쓰면 철과 유사한 강성과 탄성을 확보하면서도 무게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이 카본은 현재 독일 업체가 저를 위해 특별히 만들고 있습니다. 이 밖에 와이어링도 다른 방법으로 고안해냈습니다. 카본으로 줄인 무게를 다시 늘리면 안 되니까요.

 

 

 

Tedeska DST201ua

 

 

- 카본이었군요. 그러면 카본 코어는 스테레오 카트리지인 DST201ua에도 투입됐나요?

 

이현 : 아닙니다. DST201ua도 코어는 철이 아니지만 카본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꾀를 내어 ‘자식 수’를 하나 줄였다는 것입니다. 일반 카트리지는 코어와 보론 캔틸레버가 튜브로 연결되는데 저는 중간에 튜브를 끼지 않고 정교하게 둘(코어, 캔틸레버)을 접합했습니다. 이를 통해 레조넌스(공진)를 줄이고 전체적인 질량 밸런스를 맞출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다이내믹 레인지는 넓어지고 중고역 특성이 투명한 쪽으로 나아졌습니다. 역시 물체가 많으면 많을수록, 자식 역시 많으면 많을수록 문제가 많은 법입니다(웃음).

 

 

- 아, 하나 더 여줘볼 게 있습니다. 사명 테데스카(Tedeska)가 무슨 뜻인가요?

 

이현 : 독일어로 독일풍 무곡을 뜻합니다. 잘 알려진 알망드(Allemande) 무곡보다 더 오래된 무곡입니다. 음악 용어라서 끌고 온 것이죠(웃음).

 

 

- 끝으로 올해 신제품 계획을 여쭤보는 것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할까 합니다.

 

이현 : 조만간 스테레오 카트리지 ua 모델이 새로 나올 예정입니다. 몇 가지 실험 소재를 바탕으로 한 모델이 될 것 같습니다. 모노 카트리지는 5월에 DT101u가 나왔기 때문에 한동안 이 모델로 갈 것입니다. 내년 뮌헨 쇼에도 참석할 예정인데, 그곳에서 다시 만나기를 기대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