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탄환
Synergistic Research HFT Speaker Kit

 

 


 

 

소리의 공감

 

 

동일한 뮤지션이 동일한 악기를 가지고 동일한 테크니션 등의 스탭과 함께 공연을 하더라도 공연장에 따라 음악은 무척 다르다. 그에 따라 청중에게 전달되는 감흥도 매우 다르다. 우리가 경험하는 것들은 각각의 공간 울림과 각각의 음향 인지 방식에 따라 파편화된 기억일 뿐이다. 하물며 물리적 포맷에 녹음된 음악을 각자의 재생 기기로 되돌려 재생할 땐 더 다양한 평가가 맞물린다.

 

예를 들어 친구의 집에서 듣던 소리에 반해 가져온 스피커도 내 집에서는 도대체 그런 소리를 들을 수가 없어 고민에 빠진다. 앰프, 소스 기기, 케이블 등 모든 것이 그 모양이다. 하지만 그것은 본래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기기는 죄가 없다. 단지 각기 다른 공간과 각기 다른 세팅 그리고 무엇보다 당신이 음악을 인지하는 방식이 다를 뿐이다. 때로는 사람의 그날그날 기분과 컨디션, 심리상태까지 음악을 받아들이는 감정에 영향을 주니까. 그래서 같은 동호인끼리도 공감을 얻기가 상당히 힘든 분야가 바로 하이엔드 오디오 분야다.

 

 

 

 

특히 액세서리 분야로 가면 사람마다 더 다양한 의견을 내놓는다. 어떤 사람은 커다란 효과를 본 액세서리가 어떤 사람에겐 무용지물이 되곤 한다. 그러나 종종 거의 모든 주변 사람들이 그 효과를 인정하고 공감을 얻어내는 경우가 있다. 개인적으로도 그런 액세서리가 몇 개 있는데 처음 테스트해보고 몇몇 주변 사람들과 테스트해본 후 결국 모두 동감하게 되어 결국 함께 구입하곤 한다. 하지만 액세서리는 액세서리일 뿐이다. 액세서리는 메인 시스템과 공간, 셋업을 위한 보조적인 수단일 뿐 그것이 목적이 되어버리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고주파 변환기 HFT

 

 

최근에 독특한 액세서리를 하나 발견했다. 바로 시너지스틱 리서치의 HFT라는 것인데 이번에 테스트한 제품은 스피커에 적용할 수 있도록 패키지화한 HFT 스피커 킷이다. 지름이라고 해야 8mm, 높이도 8mm 정도로 합금 소재로 만들어진 액세서리인데 직접 만져보면 그냥 볼품없는 부품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공진, 진동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통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HFT는 말 그대로 고주파 변환기로서 어떤 전기도 사용하지 않은 패시브 제품이다. 하지만 우리가 음악을 듣는 동안 리스닝 공간에서 발생하는 여러 진동을 다듬어주는 역할을 한다. 모든 오디오 기기들 그리고 공간의 벽으로부터 반사되는 음과 책장, 소파, 오디오랙 등의 표면에서 반사되는 음들 그리고 각각의 공진점. 우리는 사실 이 많은 진동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태에서 음악을 듣는다. HFT는 바로 이런 공간의 진동이나 여러 사물들의 공진으로부터 만들어진 고조파(Harmonics)를 정리해주는 기능을 한다.

 

 


 

 

스피커 킷 테스트

 

 

 

왼쪽 HFT 부착 전, 오른쪽 HFT 부착 후

 

 

그중 이번에 테스트한 제품은 스피커 킷이다. 이전에 이미 HFT의 스탠다드 타입, 2.0 그리고 X 타입 등이 출시되어 있었다. 이 제품들은 각각 조금씩 다른 역할을 하는데 표면적으로는 몸체가 회색이거나 상단이 반짝이는 것 그리고 상단 중앙이 노란빛을 띠는 등 서로 다르다. 처음 보면 마치 과거 어쿠스틱 시스템이라는 브랜드에서 출시했던 레조네이터를 연상시키기도 하는데 기본적인 원리는 유사한 것 같다. 대신 공명종 형태가 아니라 공간에 설치도 가능하고 스피커 표면에도 적용할 수 있는 등 대단히 다양한 곳에 활용이 가능하다.

 

 

 

 

HFT 스피커 킷 한 세트 안엔 스탠다드 타입, 2.0 그리고 X 타입 제품이 각각 두 개씩 포함되어 있었다. 처음 이 제품을 테스트한 건 B&W 802D3 스피커에서였다. 스탠다드 타입은 전면 받침대 앞에 붙이고 X는 우퍼와 미드레인지 사이에 붙였다. 그리고 2.0은 스피커 옆면에 하나를 붙여보았다. 몇 곡을 들어보면서 포커싱이 향상되고 음상이 뒤로 빠지면 심도가 향상되는 걸 약간 느낄 수 있었다. 이미 802D3 스피커의 공진에 대한 대책이 잘 세워져있고 정재파가 일어날 소지가 그리 많지 않게 설계된 스피커여서 그런지 그 효과가 아주 크진 않았다. 의문을 품고 집으로 가지고 왔다.

 

 

 

 

결국 집에 와서 필자가 사용 중인 스피커에 적용해보았다. 시너지스틱 리서치는 자사의 홈페이지에서 HFT 킷에 대해 매우 쉽고 상세한 사용법을 안내해주고 있어 편리했다. 그림으로 표현된 설치 매뉴얼을 보면서 스피커에 붙여보았다. 스탠다드 타입은 미드/베이스 우퍼의 하단 그리고 2.0은 사이드에 붙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X 타입을 트위터와 미드/베이스 중간에 붙여보았다. 블루텍을 사용해서 붙이는 방식인데 블루텍은 사용하고 난 후 제거가 편리해서 사용하기 좋은 편이다.

 

 

 

 

Emilie-Claire Barlow - The very thought of you

 

사실 HFT를 사용하기 전엔 이 조그만 금속 부품이 뭐 그리 대단한 효과를 낼까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그러나 실제 조금씩 변화가 감지되었다. 예를 들어 에밀리 클레어 발로우의 ‘The very thought of you’를 들어보니 보컬 음상이 약간 작아지되 포커싱은 좀 더 또렷해진다. 보컬 음상도 더 뒤로 물러나며 명료하게 잡힌다. 청취자나 연주가의 거리가 멀어지면서 마치 더 멀리서 넉넉한 거리를 두고 조망하는 느낌을 준다. 보컬 뿐 아니라 피아노, 베이스 등 모든 악기들의 정위감도 향상되는 현상을 확인했다.

 

 

Joe Henderson - Isfahan

Lush Life

 

조 핸더슨의 ‘Isfahan’같은 곡에서는 잔향이 말끔하게 정돈된 인상이다. 특히 하모닉스 구조가 복잡한 관악기 특성상 그 영향이 두드러진다고 판단된다. 음원에선 DAC의 클럭 오차 또는 LP에선 턴테이블 플래터의 회전 오차가 줄어든 것과 유사한 소리의 변화가 감지된다. 이 작은 HFT로 그와 동일한 음질 향상을 이끈다고 말하면 과장이다. 그러한 소리의 변화 양상은 유사하다. 비유하자면 소리의 미세한 잔향 표현에서 마치 옷의 얼룩을 조금 지워낸 듯한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다.

 

 

David Darling - Homage to kindness

 

최근 그래미 어워즈에 노미네이션된 데이빗 달링의 ‘Homage to kindness’를 종종 즐겨 듣는다. 마음이 심란할 때 심리적 안정감을 주기엔 중, 저역의 솔로 악기 소리가 좋다. 아니나 다를까 이 곡에서도 HFT를 적용 후 중, 저역 부근에서 유사한 방향의 음질적 변화가 감지된다. 특히 전면에 붙였던 스탠다드 HFT를 혹시나 해서 후방에 붙여보니 더 효과가 좋았다. 왜냐하면 Fidelio Encore의 경우 베이스 우퍼가 후방의 포트 위에 위치해있기 때문이다. 대역의 한계가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저역이 좀 더 맑아졌다고 하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Near East Quartet - 갈까부다

 

각 악기의 외곽선이 분명하면서 자연스러워지며 악기 사이의 숨 쉴 수 있는 공간도 말끔하게 처리되는 모습이다. 니어 이스트 쿼텟의 ‘갈까부다’ 같은 곡을 들어보면 이전보다 좀 더 깨끗한 배경 처리가 포착된다. 사이드 패널에 붙인 2.0의 경우엔 양쪽 패널에 모두 적용해보았는데 아무래도 바깥쪽에 붙였을 때 더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본래 소리도 어느 정도 정갈한 소리를 내주었으나 홀 톤이나 앰비언스 표현에서 좀 더 상승효과를 볼 수 있었다.

 

 

Jennifer Warnes - Way down deep

The Hunter

 

오래간만에 제니퍼 원스의 ‘Way down deep’도 들어보았다. 사실 새로운 기기나 액세서리를 테스트할 경가 아니면 요즘엔 거의 안 듣는 음악이다. 이 곡을 다시 꺼내든 것은 HFT의 저역에의 영향력을 살펴보고 싶었기 때문. 데이빗 달리의 녹음에서도 조금 눈치는 챘지만 커다란 북소리가 낮은 저역까지 내려갈 때 Fidelio Encore의 후방 스캔스픽 우퍼는 요동치며 포트의 저역 주파수 데시벨도 함께 상승한다. 이 부분에서 HFT의 스탠다드 타입을 후방 포트와 우퍼 사이에 붙였을 때 저역이 좀 더 맑아진 건 오직 HFT 때문이라고밖에 추측할 수 없었다.

 

 


 

 

총평

 

 

사실 베리티 Fidelio Encore도 전면에 어퓨저가 있고 완전한 커브형 타입은 아니다. 한편 주변에 그라함 LS3/5A 스피커 그리고 뒤편엔 골든이어 테크놀로지의 액티브 스피커가 버티고 있다. 사실 음향적으로 아주 좋은 상태는 아니다. 아마도 스피커보다는 이런 환경에서 만들어지는 하모닉스 특성 왜곡이 HFT로 인해 조금은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추측되었다. 만일 이미 여러 디프렉탈, 어퓨저 등 여러 형태의 룸 트리트먼트 제품으로 튜닝이 많이 이루어진 상태라고 해도 스피커 쪽에 HFT 스피커 킷을 적용한다면 꽤 좋은 쪽으로 음질을 튜닝할 수 있을 것 같다.

 

 


 

 

가끔씩 재미있는 아이디어로 오디오파일들을 놀래키는 제품들이 출시되지만 몇 년 지나고 나면 그저 금속 덩어리로 전락하는 액세서리도 많다. 하지만 HFT는 향후 몇 년 동안 당신의 오디오 여러 곳에서 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사로 인해 공간이 바뀌어도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며 그 적용 범위가 넓기 때문이다. 더불어 국내 보편적 가정환경에서 특히 쏠쏠한 활약을 펼쳐줄 것이다. HFT를 스피커에 적용해보면서 한참을 재미있게 테스트해보았는데 이런 성능이라면 스피커뿐 아니라 공간의 벽에 사용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시너지스틱 리서치는 그런 활용방법을 제시하고 있어 기회가 된다면 나의 시청 공간에서도 테스트해보고 싶다. 조금 과장하자면 마법의 탄환이라고 표현하고 싶은 기특한 액세서리다.

 

 

Written by 오디오 칼럼니스트 코난

 

 

Synergistic Research HFT Speaker K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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