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넷에 투과된 무결점 사운드
Shunyata Research Alpha & Sigma Ethernet Cable


선야타 리서치

하이엔드 오디오라면 감성적 접근 이전에 빼어난 과학적인 기반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케이블이나 전원 관련 회사 중에선 과학적 이론과 기술 부분에서 빼어난 메이커를 찾아보면 선야타 리서치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1998년 설립 이래 하이엔드 오디오에서 이 메이커는 독보적인 특허 기술로 이목을 집중시켰기 때문이다. 당시 처음 소개했던 케이블이 킹 코브라였는데 아마 국내에서도 기억하는 마니아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 당시 두께와 만듦새로 탁월했지만 이들이 주장하는 기술적 근거는 당시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설계 철학과, 과학적 근거 그리고 측정치까지 선야타 리서치는 하이엔드 케이블에 대한 담론을 불식시켰다.

선야타 리서치의 대표 캘린 가브리엘(Caelin Gabriel)

그럴 수 있었던 데엔 대표 캘린 가브리엘의 경력이 있었다. 그는 미국의 국토보안부(NSA) 소속 연구원이었으며 동시에 과학자였다. 전 세계에서 요구하는 군사용 신호 수집 시스템을 개발하는가 하면 민간 분야에선 1GB/s 파이버 채널 인터페이스 또는 100MB/s 및 1GB/s 이더넷 같은 고속 네트워킹 장치를 개발에 참여했다고 한다. 그의 이런 경력이 하이엔드 오디오 전원 및 케이블 등 아주 낮은 레벨의 정확하고 정교한 전송 분야와 결합되면서 선야타 리서치는 커다란 성과를 거두게 된다.

선야타 리서치 - DTCD™ Concept

예를 들어 전류의 양이나 전압 강하의 폭을 측정하는, 일종의 측정 기술 DTCD(Dynamic Transient Current Delivery Analyzer)가 생각난다. 이 외에도 10kHz 대역에서 정확한 정사각형 모양의 주파수를 생성하는 ZTRON 기술. CDA-101이라는 뽑아내는 도체 제조 기술, VTX 지오메트리 등 선야타 리서치가 개발해낸 기술은 대단히 다양해 책 한 권으로도 모자랑 지경이다. 게다가 자체적인 기술로 여러 개의 특허를 따내면서 하이엔드 오디오 분야에서 최고 기술력을 가진 메이커로 인정받게 된다.


디지털 시대의 禪

선야타 리서치를 처음 접하고 처음 한 일은 사전을 찾아본 것이다. 그리고 ‘Shunyata’라는 언어가 산스크리트어로 ‘禪’을 의미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풀어서 이야기하면 ‘무아지경의 경지에 도달하는 정신집중의 수행 방법’이다. 아마도 선야타 리서치 대표의 정신세계를 탐구해봐야 하겠지만 선야타 리서치는 그저 음질만 운운하며 튜닝으로 승부하는 것이 아니라 무척 깊고 방대한 특허 기술로 승부하는 스타일임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필자가 선야타 리서치를 처음 만난 건 전술한 킹 코브라 그리고 하이드라 전원 장치였다. 당시 한창 내로라하는 하이엔드 메이커들에서 여러 전원 장치가 나왔는데 비교 청음을 통해 가장 우수하다고 판단한 건 역시 하이드라였다. 그리고 이후 한참 지나 선야타 리서치를 다시 만난 건 PC-FI라는 신조어가 유행하던 시절이었다. 웬일인지 많은 USB 케이블 수요가 있을 수밖에 없던 시절이었지만 선야타는 뒷짐 지고 관망만 하는 듯했다. 그리고 꽤 시간이 흐른 후 USB 케이블을 내놓았다. 지금도 Venon USB 케이블은 자택에서 가끔 사용하는 케이블 중 하나다. 그만큼 선야타 리서치는 면밀한 연구와 검토 후 새로운 전송 형태에 대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USB를 넘어 이더넷 시대가 도래했다. NAS에 수많은 음원을 리핑 후 저장해 듣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리고 이어서 타이달과 코부즈 등 막강한 음질을 자랑하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수면 위로 올라왔고 이더넷 케이블은 매우 중요해졌다. 그러나 무척 단순화한 시스템에서 편리하게 음악을 즐길 수 있을 거란 기대에서 시작된 스트리밍은 양날의 검이었다. 간단히 들을 수도 있지만 스트리밍으로 고음질을 제대로 구현하려면 여러 난관을 해결해야 했다. 공유기의 여러 노이즈, 허브에 대한 필요성, 역시 노이즈 투성이인 저가 SMPS 어댑터 등등. 물론 이 사이의 브릿지 역할을 하는 이더넷 케이블은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해졌다.


알파 그리고 시그마

왼쪽부터 선야타 리서치 베놈(Venom), 델타(Delta), 알파(Alpha) 이더넷 케이블

왼쪽부터 선야타 리서치 시그마(Sigma), 오메가(Omega) 이더넷 케이블

역시 선야타 리서치는 스트리밍이 대세에 이른지 한참이 지나서야 이더넷 케이블을 등장시켰다. 엔트리급부터 베놈, 델타, 알파, 시그마 그리고 최상위 오메가까지 총 다섯 가지로 분할해 레벨을 구분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번에 테스트의 주인공이 된 이더넷 케이블은 총 두 종으로 하나는 알파 그리고 상위 모델인 시그마 이더넷 케이블이다. 최상위 오메가까지는 부담스럽다면 이 두 개 케이블이 아마도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대에 선야타 리서치 이더넷 전송의 성능을 맛볼 수 있는 최적의 모델들이다.

알파(왼쪽)가 한 개 그리고 시그마(오른쪽)는 두 개의 필터가 달려있다.

이 두 개 모델은 도체부터 단자 등 거의 모든 면에서 동일한 스펙을 갖는다. 단 하나 커먼 모드 노이즈 제거를 위한 필터의 개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알파가 한 개 그리고 시그마는 두 개의 필터가 달려있다. 선야타 리서치에 의하면 이 커먼 모드 노이즈는 차동 노이즈와 달리 정확한 측정은 물론 제거도 훨씬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선야타 리서치는 일반적인 커먼 모드 노이즈 필터 방식과 달리 음향적 압축 효과를 자초하지 않는 필터를 개발해 탑재했다. 특히 고역 노이즈를 효과적으로 감쇄시키면서 깨끗한 배경을 유지해 준다. 참고로 이 필터는 알파부터 적용된다.

이더넷 전송이라고 해도 여전히 도체의 영향은 지배적이라는 걸 여러 이더넷 케이블을 경험해본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선야타 리서치의 이 케이블들 또한 동일하다. 선야타 리서치는 이더넷 케이블에 사용하는 케이블을 ArNi® 와이어라고 하는데 알파와 시그마 모두 22AWG 구경의 동선을 사용하고 있다. 이더넷 규격은 CAT 6A로 음원 전송에 있어서 이 정도면 전혀 문제가 없다.

또 하나 흥미로운 도체 제작 기술인데 다름 아닌 PMZ, 즉 ‘Precision Matched Z’라는 방식을 통해 도체를 생산한다. 이는 도체의 임피던스 불일치로 인한 위상 든 신호 왜곡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안한 제작 방식이라고 한다. 신호의 고속 전송에서는 이런 현상이 음질에 커다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선야타 리서치는 일반적인 도체의 압출 및 편조 기기를 일반적인 속도의 1/4로 수준에서 작동시키면서 제작한다고 한다.

마지막 단계가 하나 더 남았다. 이는 선야타 리서치의 번인 프로세스다. 과거부터 선야타 리서치가 상당히 중요하게 여기는 과정인데 이더넷 케이블에 적용된 번인 작업은 그들 말로는 KPIP, 즉 Kinetic 위상 반전 프로세스라고 한다. 약 4일간 연속적으로 KPIP 처리를 진행하는데 번인 및 방향성 그리고 극저온 효과 같은 것들의 원인이 되는 근본적 요소를 찾아 개발한 새로운 후처리 방식으로 보인다. 이 덕분에 이 케이블은 번인 시간에 따라 겪게 되는 불규칙한 소리의 상승과 하강 현상이 없으며 이더넷 케이블임에도 불구하고 방향성 표기가 되어 있다.


퍼포먼스

독일 텔레가트너(Telegartner) 단자

먼저 알파 이더넷 케이블을 필자의 시스템 중 웨이버사 W코어와 W스트리머 사이에 연결했다. 반드시 방향성을 표시한 화살표를 신호의 흐름에 따라 연결하는 것이 음질적으로 좋다. 단자는 현존하는 이더넷 커넥터 중 가장 우수한 성능을 보여주어 여러 하이엔드 메이커에서 채용하고 있는 독일 텔레가트너 단자를 사용했다.

나윤선 - 아름다운 사람
Down By Love

선야타 알파와 시그마 두 개 케이블 번갈아가면서 비교했는데 선야타의 전원 장치를 쓸 때의 그 느낌이 다시 머릿속에 떠올랐다. 일단 나윤선의 ‘아름다운 사람’ 같은 곡을 들어보면 대역 균형이 매우 차분해 음상이 착 가라앉는다. 특히 이런 특성은 보컬 톤에서 바로 느껴진다. 간단히 표현하자면 순해진다고 해야 할까? 입자가 무척 곱고 순하며 차분하게 정제된 톤을 만들어낸다. 이는 아마도 여러 노이즈가 제거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 아닐까 추측했는데 전체적인 훌륭한 밸런스와 곱고 편안한 사운드가 돋보인다.

Pavel Haas Quartet
String Quartets No. 1 In E Minor 'From My Life'

Smetana: String Quartets No. 1 & No. 2

배경도 매우 깨끗한 편이다. 이 또한 필터의 영향이 지배적이라고 추측된다. 예를 들어 파베 하스 쿼텟의 스메타나 현악 사중주 1번 ‘From my life’를 들어보면 현의 보잉과 보잉 사이에 깨끗한 앰비언스가 펼쳐진다. 그러나 아무것도 없는 텅 빈 공간의 느낌보단 뭔가 지우개로 지워서 깨끗해진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한편 음결은 상당히 정돈되어 들리므로 전혀 소란스럽지 않다. 한편 차분한 톤 아래에서 약음들의 미시적 움직임들이 펼쳐지는데 이런 특성은 장시간 청취해도 피로감이 느낄 수 없게 만들어주었다.

Eric Clapton - Walkin’ Blues
Unplugged

알파와 시그마 모두 대역폭을 제한한다던가 또는 특정 대역을 부풀리거나 억제해 막힌 듯한 소리를 내진 않는다. 표면을 잘 연마해낸 듯한 소리로서 에릭 클랩튼의 ‘Walkin’ Blues’ 같은 곡을 라이브 레코딩을 들어보면 바닥을 치는 초저역의 울림에서 펀치력이 잘 표현된다. 과장되지 않고 딱 적당한 힘과 굵기다. 전반적으로 음원이 포함하고 있는 소리의 정보를 가감 없이 전달해 준다는 느낌이 지배적이다. 특히 중역대의 디테일은 왜소하거나 텅 비지 않게 음악을 든든하게 받쳐준다.

Alice Sara Ott
Wonderland - Edvard Grieg: Piano Concerto, Lyric Pieces

선야타 리서치 케이블을 적용하자 무대는 뒤로 쭉 빠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깊이가 더 증가하면서 깊고 여유 있는 음장을 형성해 준다. 이런 면에서 팝/록 음악보단 클래식 레코딩에서 더 강점이 많다. 예를 들어 앨리스 사라 오트의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을 들어보면 음 사이사이에 넉넉한 공간이 보이며 아주 정밀하게 계산되어 구현된 무대라는 인상을 받게 된다. 그만큼 질서정연하며 정숙하고 무척 모범생 같은 사운드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앰프로 치면 마크 글레이저 시절 마크 레빈슨이나 제프 롤랜드 사이 어딘가에 위치한 소리다.


총평

두 케이블은 동일한 도체를 사용했고 투입된 기술도 동일하다. 하나 차이점이라면 커먼 모드 노이즈 필터의 개수가 한 개냐 두 개냐다. 실제로 사운드 자체도 거의 유사한다. 당연히 소리에 있어서 차이점이 있는데 알파보다 시그마가 더 다이내믹하고 더 입체적인 사운드를 들려주었다. 배음 정보도 더 많지만 엄청난 차이는 아니다. 체감상 가격 차이보다는 적다고 본다. 과학적인 스펙과 제반 기술만큼 성능도 매우 체계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선야타 리서치는 자신들의 설계 철학과 성능을 이더넷 케이블에서 구현하기 위해 꽤 오랫동안 연구한 티가 난다. 이 때문인지 이더넷 케이블에서도 선야타 리서치의 숨결이 그대로 전이되어 있는 모습이 확인된다. 좀 더 적확한 표현을 찾는다면 정제된 무결점 사운드라고 하면 과장일까? 이더넷 스트리밍의 멋진 브릿지가 되어줄 것이다.

Written by 오디오 칼럼니스트 코난

Shunyata Research Alpha Ethernet Cable Specifications
Cable Type PMZ CAT-6a
Conductors ArNi ® OFE
Dielectric PTFE
Connectors Telegartner
CMODE Modules single
KPIP Processing 4-days
Length 1.50 meters
Safety Assurance Continuity and polarity tests – by two technicians
HiPOT tests insulation breakdown @ 1,200 VAC
Shunyata Research Sigma Ethernet Cable Specifications
Cable Type PMZ CAT-6a
Conductors ArNi ® OFE
Dielectric PTFE
Impedance CAT 6a compliant
Connectors Telegartner
CMODE Modules two
KPIP Processing 4-days
Length 1.50 meters
Safety Assurance Continuity and polarity tests – by two technicians
HiPOT tests insulation breakdown @ 1,200 VAC
Shunyata Research Alpha & Sigma Ethernet Cable
수입사 사운드트레이드
수입사 홈페이지 soundtrade.co.kr
구매문의 02-582-98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