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파이클럽 어워즈 2020
올해의 기기 1편 : 스피커 부문


Magico A5 : 김편
올해 스피커 MOM으로 꼽을 만하다

현대 스피커의 메인 스트림을 이끄는 제작사를 꼽는다면 반드시 미국의 매지코(Magico)가 포함되어야 한다. 그래핀 진동판 유닛과 베릴륨 돔 트위터, 밀폐형 메탈 인클로저 등 매지코가 취한 유닛과 설계 방식은 수많은 제작사들에게 강력한 영감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최근 3년 사이 플래그십 라인인 M 시리즈와 엔트리 라인인 A 시리즈를 중심으로 정신이 없을 정도로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매지코 스피커로서는 그나마 ‘염가판’으로 나온 게 A 시리즈이고 그중에서 올해 가장 뒤늦게 출시된 것이 플로어스탠더 A5다. 필자는 2018년 말 처음 등장했던 플로어스탠더 A3, 지난해 선보인 스탠드마운터 A1을 모두 리뷰했었는데, 이번 A5야말로 알론 울프가 애초에 염두에 뒀던 A 시리즈의 소리가 아닌가 싶다. 그만큼 재생음과 무대의 완성도가 높았다. 기기로서 마감 품질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왼쪽부터 1.1인치 베릴륨 트위터, 5인치 그래핀 미드레인지, 9인치 그래핀 우퍼

A5는 3웨이, 5유닛으로 이뤄진 밀폐형 플로어 스탠딩 스피커. 높이는 1137mm, 무게는 81kg에 달하며 공칭 임피던스는 4옴, 감도는 88dB를 보인다. 유닛은 위부터 1.1인치 베릴륨 트위터, 5인치 그래핀 미드레인지, 9인치 그래핀 우퍼 3발이 알루미늄 인클로저에 장착됐다. 주파수응답 특성은 24Hz~50kHz. 6.5인치 미드 우퍼를 단 스탠드 마운트 A1이 35Hz~50kHz를 보이는 것과는 큰 차이다.

개인적으로 올해 7월에 리뷰했던 A1의 소리도 무척 마음에 들었지만, A5는 여기서 몇 걸음 더 나아갔다. 광대역 커버리지가 주는 안락한 사운드부터가 레벨이 달랐고, 차가운 인상과 달리 따뜻하고 폭신폭신한 소릿결을 내주는 매지코 사운드는 그 강도를 더했다. 어느덧 3년 차가 된 A3와도 큰 차이를 보였다. 첫인상은 A3에 비해 아랫도리가 단단하며 A1에 비해 저역이 풍성하다는 것. 음끝이 폭신폭신하고 윤곽선이 선명한 점도 확연했다.

안드리스 넬슨스가 보스톤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 4악장을 들어보면, 오케스트라의 악기 수가 폭발하듯이 많다. 그러면서도 곡을 이끌어가는 메인 사운드 옆에서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듯한 약음들의 표정이 하나하나 다 보이는 듯하다. 깔끔하고 깨끗한 음은 밀폐형 스피커의 특권, 음들이 막힘없이 술술 나오는 것은 매지코 스피커의 위대한 덕목. 필자는 지난 9월 A5를 리뷰하며 이미 올해 스피커 부문 맨 오브 더 매치(MOM) 후보에 올렸다.


Tidal Contriva G2 : 김편
튜닝이 필요 없는 압도적인 음

필자가 독일 타이달(Tidal) 스피커를 볼 때마다 감탄하는 것은 인클로저에 들인 엄청난 물량과 시간 투입, 그리고 완벽에 가까운 만듦새다. 겉보기에는 그저 ‘피아노 글로스 라커’ 마감이지만, 인클로저 재질 자체가 티라두르(Tiradur)라는 고강성 복합소재다. 타이달에 따르면 티라두르는 1) 알루미늄 같은 메탈 수준의 고강도와 2) 목재나 MDF 같은 소프트 재질의 공진 흡수력을 동시에 갖췄다.

피아노 마감 공정은 더 놀랍다. 무려 25kg의 폴리에스터 피아노 라커를 티라두르 인클로저 표면에 바른 후 두께가 3mm에 달할 때까지 수개월에 걸쳐 일일이 수작업으로 문질러 광택을 낸다. 물론 보기 좋으라고 하는 것만은 아니다. 영구 사용을 위한 변색 방지와 음질 열화를 막기 위한 제습을 위해서다. 이렇게 해서 완성된 플로어스탠더 Contriva(콘트리바) G2는 한 쪽 무게만 102kg이나 나간다.

1.2인치(130mm) 다이아몬드 돔 트위터

콘트리바 G2는 3웨이, 4유닛의 플로어스탠딩 스피커. 높이가 받침대 포함 136cm, 무게가 102kg이 나가는 거구로, 실물을 보면 빼어난 블랙 피아노 마감과 유닛의 자태에서부터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낀다. 다이아몬드 트위터를 채택한 콘트리바 다이아세라 SE가 2007년, 블랙 코팅한 아큐톤 세라믹(BCC) 미드레인지와 우퍼 유닛을 채용한 콘트리바 G2가 2015년에 등장했다.

유닛은 1.2인치(130mm) 다이아몬드 돔 트위터와 7인치(173mm) BCC 미드레인지, 9인치(222mm) BCC 우퍼 2발 구성. 베이스 리플렉스 포트는 후면 위아래에 큼지막하게 2개가 마련됐고, 바인딩 포스트는 바이와이어링을 지원한다. 공개된 스펙은 공칭 임피던스가 4옴이라는 것뿐, 주파수 응답 특성이나 감도, 크로스오버 주파수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콘트리바 G2의 됨됨이는 몇 곡만 들어봐도 금세 알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라 트라비아타의 '축배의 노래’에서는 음들이 순간적으로 쏟아질 때에도 뭉치거나 허둥대지 않는 해상력이 압권. 김민기의 '아름다운 사람'은 음 끝이 살아있는데도 필자를 편안하게 무장해제시키는 능력이 대단했다. 앰프와 스피커의 보이스코일을 지나가는 전기 냄새가 전혀 느껴지지 않은 것이 특징. 스피커에서 이 정도 되는 음이 나오면 룸 튜닝이나 스피커 토인, 앰프 매칭, 케이블링 등이 굳이 필요할까 싶다.


YG Acoustics Vantage : 염동현

YG Acoustics의 Vantage는 올해 초에 소개된 모델로써, 상급기인 헤일리와 거의 동일한 외관을 하고 있어 외모상으로 구별이 쉽지 않은 모델이다. 상급기를 쏙 빼닮은 외관만큼이나 빼어난 성능을 자랑하는 모델로 YG Acoustics 라인업에서는 하급기인 카멜 2와 상급기인 헤일리 2.2 사이의 간극을 메워주는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YG Acoustics 제품들은 공통적으로 돋보이는 성능과 뛰어난 마감을 하고 있지만, 가격적으로는 접근성이 좋지 않은 편인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Vantage는 YG Acoustics 제품 치고는 유례없는 가성비를 갖춘 모델로 국내에 소개되었다. 파격적인 가격표이기 때문에 외관만 그럴듯한 속빈 강정일 수도 있겠다고 의심이 갈 수 있겠지만 그런 것은 절대 아니다. 본 기는 상급기에 필적할 만한 내실을 추구한 모델로써, YG Acoustics가 자랑하는 7개의 기술들(Dual Coherent, Cabinet Tech, Focused Elimination, ForgeCore, ToroAir, ViseCoil, BilletCore)이 제품 곳곳에 적용되어 있으며, 트위터와 우퍼 유닛의 차이 정도로 구분되어 있다. 이런 차이점은 상급기 대비 수월한 구동이 가능해지게 하는 요소로, 실제 제품을 사용하게 되는 경우 보다 쉽게 운용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Vantage는 다른 YG Acoustics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빠른 스피드의 재생음 특성을 기반으로 투명하고 깨끗한 사운드의 정점을 유감없이 들려준다. 즉, 밀폐형 금속 인클로저의 장점으로 인해서 배경이 상당히 깨끗하고, 가벼우면서도 대단한 강성을 자랑하는 빌렛코어 드라이버 덕분에 큰 볼륨에서도 음이 왜곡되거나 포화되지 않고 투명하면서 충실도 높은 사운드를 들려준다. 듀얼 코히어런트 기술 덕분에 주파수 응답과 위상 응답이 5도 이내로 일치되어 있으며, 이런 특성으로 인해 재생음의 생생함, 악기의 실체감을 꼭 스윗스팟 위치가 아닌, 조금 벗어난 곳에서 듣더라도 여전히 잘 느낄 수 있는 특성이 있다.

올해 만나보았던 많은 스피커들 중에서 본 기는 단연코 주목받아 마땅한 제품이지만 COVID-19 상황에 따른 서울 오디오쇼 (SIAS) 등의 연기로 인해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은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매우 크다. 이 가격 대에서는 좀처럼 만날 수 없는 빼어난 완성도를 지닌 제품이기에, 본 기를 올해를 대표하는 스피커 모델로 자신 있게 추천한다. 국내의 일반적인 가정 상황에서 가장 잘 어울리는 사이즈로 심플한 하이엔드 시스템 구성에는 최우선으로 고려되어야 할 제품으로 생각된다.


B&W Formation Duo : 이종학
절대 타협 불가능한 미니멀리스트의 마지노선

향후 주택 정책이 많이 바뀔 모양이다. 무엇보다 역세권에 대규모 임대용 건물이 들어설 예정으로, 비록 원룸이나 투룸 형태지만, 일종의 호텔과 같은 서비스가 제공될 전망이다. 피트니스센터라던가, 미팅 룸 등이 설치되고, 공용 부엌이나 파티 룸도 가능해진다. 이것저것 다치우고, 정말 홀가분한 삶을 지향하는 내게 이런 정책은 꽤나 관심을 끈다.

물론 이런 임대 주택이 아니더라도, 슬슬 지하철역이 가까운 오피스텔 정도는 염두에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조금씩 정리 중이다. 꽤 많이 치웠던 것 같다. 이렇게 살림살이를 줄이다 보니 머릿속도 꽤 깨끗해졌다. 미니멀리즘이 가져다준 미덕이다. 시내에 살면 아무래도 방문지를 향한 이동 시간이 대폭 줄어들고, 그 시간을 온전히 나만을 위한 자양분으로 사용할 수 있지 않은가?

하지만 그럴 경우, 책이며 음반은 대부분 치워야 할 것 같고, 스마트 TV의 사이즈도 줄여야 할 판이다. 하지만 절대 오디오만은 포기할 수 없다. 제대로 된 2채널 하이파이로 관현악곡과 재즈, 록 등을 골고루 즐기고 싶다. 소스 쪽은 어차피 스트리밍으로 해결되니, 오디오만 잘 선택하면 된다.

그간 평을 쓰면서 이런저런 모델을 살펴봤는데, 현재 스코어로 내게 와닿는 제품이 바로 이번에 바워스 & 윌킨스에서 나온 포메이션 듀오다. 마치 800 D3 시리즈를 압축한 듯한 작은 사이즈가 눈에 띄는데, 실제로 높이가 40Cm가 채 되지 않는다. 그러나 놀라운 광대역이다. 무려 25Hz~33KHz까지 커버한다. 이런 스펙이 가능한 것은 바로 새로 개발된 드라이버의 놀라운 성능과 액티브 타입이라는 컨셉 덕분이다. 네트워크의 간섭을 피하면서 이런 놀라운 주파수 커버 능력이 이뤄진 것이다. 절로 박수가 나온다.

이 부분을 좀 더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유닛 구성은 1인치 트위터와 6.5인치 구경의 미드베이스의 2웨이. 트위터에는 새로 개발된 카본 돔이 쓰였고, 미드우퍼에는 저 유명한 컨티늄 콘이 동원되었다. 이를 두 개의 클래스 D 방식의 125W짜리 파워로 각각 구동한다. 밀폐형 타입으로 구성한 인클로저에는 강화 플라스틱이 동원되어, 매우 단단하면서, 일체의 공진을 불허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여기서 나를 탄복시킨 것은 스트리머 기능까지 있다는 점. 기본적으로 룬이 제공되고, 스포티파이 커넥트도 되며, 블루투스도 4.1 Apt X HD 버전이 깔려 있다. 펌 웨어 업그레이드가 이뤄지기 때문에 포맷이 바뀌면 당연히 커버가 된다. 이런 미래지향적인 디바이스에 B&W가 갖고 있는 전통과 음악성이 혼합되어, 기능과 음질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포획하고 있다. 당연히 강한 소유욕을 불러일으킨다. 그래, 바로 이거야!

B&W Formation Series

한 가지 덧붙이자면, 이와 함께 출시된 사운드 바와 서브우퍼도 꽤 우수한 모양이다. 이것들을 조합하면 3.1 채널 내지는 5.1 채널의 구성도 가능해진다. 넷플릭스와 유튜버 중독자인 내게 이런 확장성은 더욱 관심을 끌게 한다.


Elac Concentro S 507 : 이종학
콘센트로의 충격을 현실화하다!

 
오디오 좀 한다는 분들이라면, 넓은 공간에서 빵빵 울리는 대형 스피커에 대한 로망을 갖고 있을 것이다. 사실 요즘엔 잘 만든 소형 스피커도 많고, 주거 공간도 줄어드는 판이므로, 이런 대형기는 어쩌면 처치 곤란한 존재일지도 모르겠다. 중고 가격을 봐도 감가상각비가 상당히 떨어지는 편이다. 하지만 불과 몇 퍼센트 차이일 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대형기는 대형기만이 줄 수 있는 스케일과 쾌감이 있다.

예전에 콘센트로를 듣고 나서, 진짜 이런 로망을 실현시킬 걸작이 나왔다고 봤다. 정말 무시무시했다. 거대한 공룡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당장이라도 달려들 기세라고나 할까? 어떤 음악을 걸던 바로 현장에서 듣는 듯한 생동감과 다이내믹스가 넘쳤다. 야성 만점의 기기였다. 그러나 손에 넣을 수 없는 것이 정말로 안타깝기만 했다.

그런 차에 만난 콘센트로 S507은 바로 이런 로망을 보다 현실적인 공간에서 구축할 수 있는 모델이다. 당연히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오리지널 콘센트로에는 무려 4개의 우퍼를 사이드에 붙였다. 결국 18Hz~50KHz라는 말도 안 되는 광대역을 실현하고 있으며, 제품 개당 무게는 무려 140Kg에 달한다.

이에 비하면 본 기 S507은 작다. 일종의 입문기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콘센트로의 내용을 그대로 축소, 이양하고 있다. 즉, 중앙에 중고역 드라이버들을 배치하고, 사이드에 나란히 두 개씩, 총 4개의 우퍼를 배치하는 방식을 보면 그렇다. 덕분에 본 기는 놀랍게도 4웨이 방식이다. 가만히 보면, 전면 상단에 있는 드라이버가 동축형임을 알 수 있다. 즉, 중앙에 엘락이 자랑하는 JET 방식의 트위터가 있다. AMT를 이용한 것으로, 현재 5 버전으로 진화한 상태.

그 주변을 감싼 것은 알루미늄 진동판으로 구성된 미드레인지. 그 밑에는 180mm 구경의 로우 미드레인지가 포진하고 있다. 크리스탈 멤브레인 타입으로, 역시 엘락을 대표하는 기술이 들어가 있다. 한편 양쪽 사이드에는 작은 구경의 우퍼가 각각 두 발씩, 총 4개가 투입되고 있다. 구경 자체는 150mm, 그러니까 6인치에 불과하지만, 네 발을 사용해서 양감과 스피드, 대역 등 여러 항목을 골고루 만족시키고 있다.

덕분에 본 기의 담당 주파수 대역은 24Hz~50KHz에 이른다. 콘센트로와 비교하면 저역만 약간 떨어질 뿐, 고역은 똑같다. 그러나 말이 그렇지 이 사이즈의 제품에 24Hz라니, 어디 말이 되는가? 제대로 운용할 경우 바닥이 진동하는 경험을 충분히 할 것이다. 사실 이 정도 스펙이라면 상급기 콘센트로가 부럽지 않을 정도다. 현실적인 공간 조건과 가격대를 생각한다면, 정말로 주목해볼 만한 제품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콘센트로를 만든 이후 현격하게 달라진 엘락의 위상과 기술력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Magico M2 : 코난

올해의 스피커를 꼽는 일은 고된 일이다. 아무래도 여러 스피커들 사이에서 한정된 개수를 선정해야 하고 그 나머지는 뭔가 좋지 않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 굳이 뽑아야 한다면 가격과 상관없이 가장 뛰어난 성능을 보여주는 모델을 꼽아야겠지만 이 외에 신기술이나 가격, 트렌드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어쨌든 두 모델을 꼽고 나니 2018년에 선정한 모델과 데자뷰다. 당시 매지코 M6와 YG 어쿠스틱스의 Sonja 2.2를 꼽았다면 이번에도 두 메이커의 각기 다른 모델이 물망에 올랐다.

우선 매지코는 아래로는 A 시리즈의 A3, A1를 잇는 상위 모델 A5를 발표했고 위로는 최상위 M 시리즈에 M2를 더했다. 흥미로운 건 매지코의 라인업 구축 과정이다. A 시리즈가 A3에 이어 A1 그리고 A5 순서로 발표되었다면 M 시리즈는 M3, M6 그리고 마지막으로 M 시리즈의 막내 M2를 내놓는 등 들쭉날쭉한 출시 순서다. 그리고 대체로 상/하위 구분과 관계없이 나중에 출시한 모델이 더 만족도가 높았다.

특히 이번 M2 같은 경우 스케일에선 상위 모델에 비해 축소되었을지 몰라도 전체적인 토널 밸런스는 한 수 위다. M3에서 딱 하나, 저역 유닛 하나를 뺀 구성인데 전체적인 면모는 M6의 직계 후손임을 천명하고 있다. 다이아몬드 코팅 베릴륨 트위터가 펼쳐내는 황홀한 초고해상도의 개운한 고역과 홀로그래픽 음장은 현존 최고 수준. 더불어 카본 및 XG 나노그래핀을 활용해 만든 미드레인지 및 베이스 우퍼는 이번에도 막강한 중, 저역을 구사해내는 데 일조했다.

리뷰 당시 기억은 여전히 귓가에 생생할 정도로 그 여운이 오래갔다. 오디오는 매치의 예술이라고 봐도 좋을 텐데 여러 기기를 매칭해보진 못했지만 댄 다고스티노와 매칭은 항상 가장 좋은 소리를 들려주었다. 특히 M2 테스트엔 댄 다고스티노의 프로그레션 프리 및 모노 블럭 파워앰프를 대동했고 소스 기기는 단출하게 린 클라이맥스 DS3로 셋업 했었다. M2는 물론 더 상위 스피커도 가지고 놀 만큼 엄청난 파워 핸들링 능력과 해상도를 겸비한 댄 다고스티노는 M2를 거의 옴짝달싹 못하게 만들 만큼 짜릿하게 제어해냈다.

M 시리즈의 하위급 모델이지만 역시 가격적 장벽은 꽤 높다. 오디오에 문외한이라면 누군가는 “누가 스피커 하나에 7천을 태워?”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좋은 소리를 듣고 싶은 욕구는 때로 돈에 대한 감각을 잃게 만든다. M2가 그런 스피커 중 하나다. 문제는 이 스피커를 운용하기 위해선 그만큼 주변기기와 케이블에도 공을 많이 들여야 한다. 자고로 그레이드가 높아지면 무엇이든 까다롭게 굴기 마련. 어쨌든 올해의 스피커로 꼽기에 전혀 망설임 없이 처음 떠오른 모델이다.


YG Acoustics Vantage : 코난

최근 몇 년간 윌슨, 매지코, YG 어쿠스틱스를 필두로 하는 미국의 하이엔드 스피커 군단들의 플래그십 스피커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윌슨 오디오는 데이브 윌슨이 유작 WAMM 마스터 크로노소닉을 내놓았고 매지코는 M6에 이어 M9이라는 스피커를 내놓을 예정이다. 더불어 YG 어쿠스틱스의 경우 Sonja XV라는 초대형 프로젝트의 성과물을 이미 내놓은 바 있다. 각 스피커 메이커의 레퍼런스 스피커의 가격대는 천정부지로 올라가고 있고 그만큼 음향적 이상에 더욱더 가까이 다가갔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상징적인 모델의 출시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아무래도 해당 레퍼런스 모델에 투입된 기술의 낙수효과를 누리는 하위 모델이다. 윌슨은 이미 WAMM 마스터 크로노소닉 XVX를 내놓았고 사샤 DAW로 여세를 몰아갔다. 매지코의 경우 M9에서 액티브 크로스오버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이후 이를 압축한 하위 모델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 한편 YG 어쿠스틱스는 Sonja XV에서 서브 우퍼 분할이라는 초강수를 던졌지만 이를 축소한 주니어 모델도 출시했다.

YG 어쿠스틱스의 경우엔 얼마 지나지 않아 Sonja XV에서 구현했던 기술을 다수 흡수한 하위 모델을 내놓았다는 면에서 인상적이었다. 그것도 Sonja 라인업이 아닌 하위 라인업에서. 그 주인공이 바로 Vantage다. Carmel의 형이자 Hailey의 동생으로 그 사이에 아슬아슬하게 위치해있지만 실제 그들의 최신 플래그십 Sonja XV에 적용했던 일곱 개의 기술을 망라하고 있다는 면에서 Vantage는 상위 모델 Hailey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모습.

특히 국내 들어온 Vantage는 실버 색상으로 개인적으로 블랙 마감보다 더 마음에 들었다. 기술적으로는 빌렛코어, 포지 코어 기술 그리고 듀얼코히어런트 및 토로에어, 바이스코일, 포커스드엘리미네이션 등 YG 어쿠스틱스의 주요 기술을 적용했으면서도 가격적으로는 상위 모델에 비해 합리적이다. 음질의 경우도 기대보다 더 좋아서 이 당시 GLV에서 여러 앰프로 매칭해가면서 즐겁게 시청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이 당시 댄 다고스티노 프로그레션 모노블럭 및 모멘텀 모노블럭 파워앰프 그리고 MSB의 M500 모노블럭 등 기함급 제품들을 동원했다. 한편 소스 기기는 MSB Select II DAC로 직결했고 노도스트 Odin2 및 쿠발라 소스나 등 화려한 액세서리를 총망라했었다. 음질이 나쁠래야 나쁠 수 없는 구성이고 시청한 GLV의 공간 및 세팅 능력도 만족스러웠다. 5월경 리뷰를 진행했었는데 코로나라는 변수 때문에 많이 소개되진 못한 게 아쉽다. 이 모델은 YG 어쿠스틱스뿐만 아니라 전체 하이엔드 스피커 중에서도 흥행할 수 있는 여러 요소를 두루 갖춘 스타급 모델이다. 기존 Sonja 및 Hialey와 조금 다르면서도 더 활기차고 경쾌한 사운드의 매력이 철철 넘치는 스피커다. 언젠가 예산과 공간이 갖추어진다면 꼭 운용해보고 싶은 스피커다.


B&W 702 Signature : 코난

스튜디오에서 그리고 가정에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B&W가 또 하나의 챕터를 마무리하고 있는 모습이다. 과거에 그랬던 B&W는 하나의 챕터를 마무리하고 다음 세대를 기약할 때 시그니처 모델을 출시하곤 했다. 예를 들어 노틸러스가 나오기 불과 2년 전 그들은 25주년을 기념해 실버 시그니처 25를 내놓았고 이후 실버 시그니처 30까지 내놓으면서 다음 세대로 자연스럽게 넘어갔다. 40주년엔 시그니처 다이아몬드를 내놓았다. 이는 향후 다이아몬드 트위터 시대를 열겠다는 포석이었고 이후 800 다이아몬드 시리즈를 내놓는 데 명분을 제시했다.

또다시 새로운 챕터를 열어야 할 이 시점. B&W는 여지없이 시그니처 모델을 출시하고 나섰다. 702 시그니처와 705 시그니처가 바로 그 주인공. 그중 올해 선보인 702 시그니처는 마치 800 다이아몬드 시리즈의 헤리티지를 위임받은 듯 B&W의 특별한 ‘Datuk Gloss’ 에보니 마감을 하고 나타났다. 일단 이탈리아의 목재 전문 메이커 ALpi로부터 수혈받은 외관에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며 기념작으로서 기존 모델과 확실히 구분 짓고 있다.

몇몇 메이커들이 헤리티지를 살린다는 명분으로 단지 외관만 바꾼 복고 마케팅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요즘이다. 하지만 B&W는 그런 마케팅의 일환으로 시그니처 모델을 남발하는 메이커가 아니다. 올해 만난 702 시그니처도 자신들이 오랫동안 쌓아왔던 설계와 튜닝 노하우의 시그니처를 스피커 안에 깊게 각인시켜놓았다.

일면 카본 링을 적용한 알루미늄 트위터나 컨티늄 미드레인지 그리고 에어로포일 프로파일 우퍼의 투입은 별다른 차이점이 없는 듯 보인다. 이미 기존 모델에서도 투입했던 것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그니처 모델의 핵심은 내부에 있었다. 결국 크로스오버 튜닝이 다르며 사용한 재료가 대폭 업그레이드되어 있다. 고가의 문도르프 커패시터를 특주해 투입한 것부터 로오패스 필터에 사용한 커패시터도 전작에서 업그레이드된 것이다. 결국 히트싱크 규모까지 대폭 증가했다.

크로스오버의 업그레이드 그리고 총 아홉 겹의 코팅을 통해 만들어진 근사한 마감. 거기에 후방에 단단히 박아 넣은 702 시그니처 명판 등. 그것이 바로 702 시그니처의 핵심 업그레이드 항목이다. 더구나 음질은 이전 모델과 그 편차가 더욱더 크다. 이는 600 시리즈, 정확히 말해 600 S2 애니버서리 에디션에서도 경험해본 것인데 음악적 표현력, 뉘앙스의 차이가 상당 부분 차별된다. 피아노 타건은 더욱 투명하면서도 긴 여운을 남기며 바이올린은 현의 찰기가 느껴질 정도로 음악에 혼을 불어넣고 있다. B&W의 사운드는 남녀노소 불구하고 누구나 좋아할 만한 소리지만 자칫 음색적 특색이 없다는 핀잔을 듣기도 한다. 그러나 시그니처 에디션을 들어보면 조금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다. 

※ 추신

코로나 때문에 국내/외 오디오 박람회가 연달아 취소되면서 예년과 같은 열기가 식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박람회와 관련 없이 여러 모델이 출시되었다. 또한 오히려 마니아들 같은 경우 재택근무의 확대 등으로 집에 있은 시간이 길어지면서 음악과 오디오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진 듯하다. 필자 같은 경우도 오히려 예년보다 소소한 업그레이드 및 음반 구입비가 상당히 증가했다.

사실 언급할만한 게 많은 것이 사실이다. 처음으로 국내 소개된 윌슨 베네시의 새로운 플래그십 Eminence가 영국 정통 하이엔드 스피커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한편 오래간만에 아큐톤 유닛의 쾌감을 선사했던 타이달 Contriva 그리고 빔베르그의 Tonda D와 Amea 같은 모델들이 미국 중심의 하이엔드 스피커들 사이에서 분위기를 환기시켜주었다. 더불어 케프 LS50Wireless II 같은 모델은 네트워크 플레이어가 탑재된 무선 액티브 스피커의 대중화를 바짝 앞당겼다고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