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FICLUB, High-end Internet

루악사의 R7은 보는 순간 시선을 멈추게 하는 매력이 있다. 전혀 다른 형태의 디자인과 레트로스러운 멋 - 이 정도라면 와이프의 허락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서인지도 모른다.

 

우선 R7 제품의 정체는 무엇일까 알아보자. 한마디로 CD, FM과 인터넷 라디오까지 갖춘 스피커, 앰프 일체형의 올인원 오디오이다. 물론 그 형태가 남다르다. 네 개의 다리를 가진 마치 탁자 같은 모양에 전체적인 느낌은 50년대 오디오를 보는 듯 하다. 그러면서도 현대적이면서 세련된 분리형 리모컨과 인터넷 라디오와 같은 최첨단 네트워크를 겸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 미래가 공존한다.

제품의 무게는 무려 30kg으로 혼자 들기엔 조금 벅차다. 설치라는 작업이라는 것이 사실, 뒤집어서 네 개의 다리를 돌려 끼우는 작업이 전부이므로 조심스레 박스에서 제품만 꺼내기만 하면 설치 자체는 그리 힘들지 않게 끝낼 수 있다. 게다가 말그대로 올인원 제품이므로 바로 전원만 연결하면 끝이다. 필자처럼 마른 체구의 사나이도 어쨌든 혼자서 15분안에 설치를 끝낼 수 있었다. 참고로 장식장에 바로 올려두고 싶은 사용자가 있다면 다리를 부착하지 않고 동봉되어 있는 동그란 소형 플라스틱 풋을 받쳐서 사용하면 된다.

 

루악사의 자랑이라 할 수 있는 리모컨은 4i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완전히 해결했다. 당시 리뷰 때 아쉬웠던 부분은 두 가지로, 제품 위에 놓을 때 정확히 맞춰 놓지 않으면 안된다는 점과 조작성이 기대해던 것보다 쉽지 않았다는 것인데, 이번에는 필자가 기대했던 그대로 개선됐다. 4i에서는 IR 방식으로 동작하기 때문에 놓여지는 위치에 수신부가 하나 더 있어야 했기 때문에 송신부와 수신부의 위치를 맞추기 위해 정확히 놓을 것을 요구했지만 R7에서는 놓여지는 부분도 아무 방향이나 놓아도 동작할 수 있도록 RF방식의 무선 방식을 사용한다. 이렇게 개선됨으로서 수신부를 향해 정확히 방향을 향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심지어는 제품의 옆에서도 조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하나의 기존 ‘로토 다이얼’이라고 불리우던 리모컨 개선으로 조작성인데, 예전에는 가운데의 조그 다이얼이 스프링이 달려 좌우로 당겼다가 놓는 방법이라서 정교한 조작이 힘들었는데, 이번에는 좌우 어느 방향이나 360도 돌아가는 방식에 조그 전체를 누르면 엔터 기능을 하기 때문에 볼륨 뿐만 아니라 메뉴 조작이나 인터넷 라디오 선곡시 평소 익숙한 방법으로 조작할 수 있게 되었다.

 

전면에는 슬롯 인 방식의 CD 플레이어와 그린 색상의 도트 디스플레이 그리고 간단 조작을 위한 크롬 도금의 버튼들이 배치되어 있고 후면에는 iOS 기기의 충전이 가능한 USB 포트, 광/동축 디지털 입력 각 1계통 및 아날로그 단자 두조가 마련되어 있다. USB 기기까지 모두 5대 기기의 연결이 가능할 정도로 충분한 입력을 갖추고 있다.

 

거기에 추가로 FM과 DAB를 위한 안테나 단자가 각각 마련되어 있다. 후면의 USB는 충전을 겸하는 포트로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경우 충전이 되는 것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안드로이드 기기가 많지 않아 여러 제품을 확인해보지는 않았지만 일단 갤럭시 프로 12.2인치는 충전되지 않았다. 안드로이드 기기의 충전이 중요하다면 구입 전 수입사에 충전 여부를 확인해보는 것이 좋겠다.

 

소리가 듣고 싶어 급한 마음에 먼저 CD를 넣어 보았다. 아직 네트워크 셋업은 하지 않은 상태이었음에도 불구하고 CD의 트랙 정보가 정확하게 표기되고 있었다. 이 뜻은 이미 시스템 내부의 웬만한 CDDB 정보가 내장되어 있다는 뜻이다. 곡명과 아티스트명이 정확하게 디스플레이에서 제공되어 웬만한 CD 플레이어보다 훨씬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비록 작은 디스플레이를 통해 모든 것을 보아야 하지만 네트워크 셋업은 비교적 쉬운 편이었다. 셋업 버턴을 눌러 이용 가능한 와이파이 상의 SSID가 보이고 그 중 자신의 것을 선택 후 비밀번호를 넣어주기만 하면 끝이다. 스마트폰을 처음 개통해서 집에 들고 와 자신의 AP 라우터와 연결하는 과정과 동일하다. 비번은 편리해진 조그다이얼로 이리 돌리고 저리 돌리면서 알파벳이나 숫자를 선택하고 엔터를 쳐주면 되므로 스마트폰의 터치패드에 비해 불편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아직 루악사에서 제공하는 별도의 전용 앱이 없는지 미국 계정까지 뒤져봤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소프트웨어야 언제든 개발할 수 있으니 차후 개발을 기대해본다. 
 

인터넷 뮤직 서비스를 보자면 다른 최근의 리시버들처럼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지는 않지만, 전세계 수천여 개의 인터넷 라디오를 들을 수 있는 ‘aggregator’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Linn 라디오 등 평소의 TuneIn 등에서 접했던 라디오들을 그대로 들을 수 있다. 어차피 국내에서는 다른 뮤직 서비스를 제공한 들 지역 라이선스 이슈 때문에 이용이 제한되기 때문에 국내 사용자에게는 아쉬울 부분은 없다. PC나 NAS의 음악이 저장되어 있다면 공유된 폴더의 경로만 찾아준다면 얼마든지 쉽게 무선으로 음악을 공유하여 감상이 가능한 점도 숨은 장점이다. 블루투스는 CSR사의 apt-x까지 지원하고 있어 고음질로 스마트폰 및 태블릿의 음원을 블루투스로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소리를 들어보면 역시 기존에 리뷰한 바 있는 두가지의 루악 제품에서 접했던 그대로 섬세하고 부드러우면서 디테일한 표현력을 들려준다. 바닥면을 향해 배치된 우퍼는 크기에 비해 놀라운 퍼포먼스를 들려주고 있는데, 더욱 풍성한 저역의 재즈를 기대하는 사용자라면 셋업 메뉴의 EQ에서 저역을 +2~4 정도로 부스트해주면 훨씬 분위기가 좋아질 것 같다. 반면 클래식 위주의 리스너라면 플랫한 상태 그대로면 충분하다. 50여평의 가정집에서도 볼륨 절반이면 집 안 전체가 오디오 한대로 커버될 정도로 토널 밸런스를 잃지 않고 충분한 출력을 내주었다. 소편성의 실내악부터 대편성의 교향곡까지 섬세하면서 리치한 표현력이 일품이었다. 특히 현악의 표현력이 인상적이었다. 
 
거실에 이 제품을 설치해놓고 보니 이 제품 한대면 앰프와 CDP가 놓일 장식장 걱정, 북셀프였다면 추가로 구입해야 할 스탠드와 이에 따른 안전 문제, 선처리, 전원처리 등 그 어떤 것도 걱정할 것이 없어 보인다. 이 제품의 가치는 수준급의 음질도 음질이지만 보다 더 포커스된 부분은 바로 편의성 측면이다. 따라서 DSLR 카메라 유저가 부담없이 편하게 찍을 수 있는 서브용 카메라를 하나씩 더 갖추고 있는 것처럼 본 제품도 까다로운 오디오파일들에게 가끔씩 편한 마음으로 음악을 접할 수 있게 해주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제품을 사진으로 접하게 되면 ‘와! 한번 갖고 싶다’는 느낌을 갖게 하는 루악사의 R7 제품은 실제로 접해보면 그 느낌이 더 배가된다고 생각한다. 40인치~46인치 TV 정도를 올려 놓고 싶은 충동도 어느 정도 생기는데 실제 그 정도 크기의 플랫 패널 TV도 충분히 올려 놓아도 괜찮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개인적인 얘기를 하나 덧붙이자면 결혼 후에도 수많은 제품의 리뷰를 해왔지만 필자의 아내가 예쁘다면서 유일하게 호감을 가져준 제품이 바로 이 루악 R7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