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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청취 공간은 막힌 공간을 택한다.

청취 공간 선정 시 거실과 같이 어느 한 면이 트인 공간은 음의 집중도가 떨어지고 자연스런 음장 형성에 불리한 것 같아서 약간 좁더라도 사방이 벽으로 막힌 방을 선택하니 중 고역의 밀도감이 증가하고 매우 자연스런 음장을 형성 할 수 있었다.

다만 방 양쪽 저역의 질감을 떨어뜨리는 유리창이 약점이었는데 채광을 포기하며 완전히 막을 수는 없고 해서 장고 끝에 유리를 기존 3mm 단판에서 12mm 단판으로 전량 교체하고 창호와 유리 사이도 실리콘으로 견고하게 고정하니 강한 저역시에도 공진 등이 없이 맑고 깨끗해짐이 확연했다.

여기서 주효했던 점은 유리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페어그라스 대신에 단판을 사용했다는 점인데 막상 12mm 단판 유리를 두드려보니 진동이나 울림은 커녕 마치 돌처럼 단단했고 진동에도 무척 강해 매우 훌륭한 선택이었음을 보여 주었다.?처음에는 흔히들 했던 것처럼 얇은 유리창에 m-pingo를 bluetack으로 붙여 보니 어느 정도 개선은 되었지만 역시 유리판 자체를 완전 교체하는 것을 결코 따라 오지는 못했다.

바닥재의 선택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되어 기존 온돌 장판 위에 10mm 정도의 목재 판을 얇은 방진 고무판과 단열재인 아티론위에 시공하여 결국 목재 판이 바닥 면과 약5mm 정도의 공간을 형성한 셈이 되었는데, 이것은 저역중 일부가 바닥 공간을 타고 청취실 전체로 고르게 울려 퍼지는 매우 자연스런 음장감을 형성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6-3. 오디오 랙을 없앤다.

오디오 랙은 공간 절약상 지금껏 사용해 왔지만 하이엔드 시스템에는 대단히 부적합했다. 막힌 랙의 공간은 통풍성이 좋지 않아 대부분의 하이엔드기들의 높은 발열을 더욱 가중 시켰으며 랙의 선반 위에 올려져 있음으로 해서 진동 방지 대책 수립에도 신경이 많이 쓰였고 특히 중량급의 파워 앰프나 턴테이블이 랙에 올려지는 것은최악의 결과가 나온다. 또한 각종 케이블링 시 좁고 후미진 랙 뒤에서 구부리고 하는 작업도 보통 일은 아니었다.

그런데 내 경우는 더욱 심각한 랙의 해악이 있었는데, 문제는 스피커 사이에 있는 키 큰 4단 랙이 정상적인 음장 형성을 완전히 막는 동시에 랙과 양 벽면과의 사이 공간에서 소리가 상쇄되어 전면부의 음압이 현저히 떨어지는 아주 특이한 현상을 발견하게 되어 매우 당혹스러웠다.

이 현상은 같은 위치임에도 불구하고 스피커의 서로 상반된 음향 특성 차이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 수 있었는데, 즉 이전에 사용했던 JBL K2 S9500 의 경우는 중 고역을 강력한 대형 혼 드라이버가 맡았고 저역에는 12인치 대형 우퍼가 좌우 총4개씩이나 사용되다 보니 꽤 높은 지향성과 높은 SPL에다 키도 큰 대형기다 보니 위치한 주변 공간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고 주로 전면에 매우 높은 음압을 형성하는 대다수 스피커들의 보편적인 음향 특성을 보이는지라 공간의 문제점을 쉽게 인식하기 어려웠었다.

반면 새로 대체된 Lumen White의 경우는 특성이 매우 특이하여 거의 전 방위의 특성을 보이는데 즉 스피커의 전후 좌우 심지어 스피커 사이까지 어디서 듣던 청음상 음량이 거의 같을 정도로 매우 크고 넓은 음장을 가지고 있다. 방 전체가 거대한 악기가 되는 느낌 이라는 게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게다가 더욱 특이 한 것은 Accuton제 역돔(Convex)타입의 유니트 특성상 넓은 sound stage의 중심선이 여타 스피커처럼 전면에 형성되는 게 아니라 후방 약1.8m 전후에 형성되는 것이다 보니 스피커 사이의 높은 랙은 심각한 장애물인 셈이다.

6-4. 오디오 기기는 최대한 바닥에 놓는다.

매니아들의 공통적인 고민거리 중 하나가 진동 방지 대책이다. 크게 봤을 때 결국은 진동의 발생과 전달을 최소화한다 는 점에서는 모든 기기가 공통이지만 문제는 기기의 종류와 제품에 따라 적합한 정도가 다 다르다는데 있다. 즉 무조건 모든 진동을 완벽히 차단 한다면 좋을 것 같지만 실상은 오히려 적절한 진동과 울림이 소리의 또 다른 맛을 더하는 사례가 종종 있음을 우리는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대표적으로 스피커와 앰프류와 소스기 들은 전혀 상이한 진동 방지책을 요구로 하며 그에 따라 여러 액세서리가 대상에 맞춰 선별 사용되며 잘못된 사용은 음질을 해치기도 한다.

여기서 여러 기기에 공통적이며 가장 간단하게 적용할 수 있는 기본 세팅이 바닥 세팅이라 생각한다. 즉 공중에 올려 놓고 진동 방지에 부심하는 것 보다는 아예 견고한 바닥에 안정적으로 내려 놓고 나서 그 다음에 기기 별로 세부적인 조정 작업이 훨씬 유리하다고 생각하여 랙을 치우고 바닥 세팅을 해보니 이게 과연 같은 기기였었나 할 정도로 그 결과는 실로 놀라웠다.

6-5. 액세서리는 최소화 한다.

남들이 하도 좋다 기에 한 두 개씩 장만 하다 보니 어느덧 가계 차릴 정도가 되었는데 호기심에서 이것저것 갖다 붙이다 보면 도대체 원래 소리가 뭔지 알 수 없게 되어 다시 모조리 제거하고는 한다. 아무리 해봐도 액세서리는 액세서리 일뿐 액세서리가 소리의 근본을 바꾼다거나 업그레이드 효과를 줄 수는 없다고 본다. 비싼 댓가를 치르고 장만 했으니 기대 또한 그만 했는데 막상 결과는 크게 못 미칠 때 정말 본전 생각과 허전함에 잠 못 이룬 적도 있었다.

이런 것들은 액세서리에 대한 막연하고 지나친 기대감 또는 무지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하는데 결국은 꼭 필요한 것만 골라 최소화하여 쓰니 오히려 훨씬 효과적임을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