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 비워야 결국에는 채울 수 있다 - 라는 말이 있습니다.
요즘 제 처지가 딱 그렇습니다.
지난 과거를 돌이켜 보면,
저는 참으로 욕심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모든걸 다 해보고 싶었고, 또 많은걸 해보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 무엇도 텅~빈 제 가슴을 채울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 떠나보내려 합니다.
다 비워야...결국에는 채울 수 있다는 말을 이제는 믿고 싶습니다.
저는 지난 2달간 캘릭스와 좋은 여행을 했었습니다.
그를 통해서 그동안 못 뵈었던 많은 분들을 만났고,
그분들께 소중한 말씀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분 한분의 소중한 말씀들을 캘릭스를 만드시는 분께 전달하였습니다.
제 역할은 여기까지 입니다.
과연 그분께서 제 말을 귀담아 들어주실지,
아니시면 그냥 넘어가실지는
그분 판단에 맞겨야지요..
지금 현재로써의 캘릭스는 너무도 안타깝습니다.
안타까워서 오히려 슬픕니다.
사람이 '산다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요?
특히나 아름답게 살려면 과연 무엇을 해야 할까요?
쥐약 줏어먹고 펌푸질 하는 동호인,
아마추어 업자,
교만한 제작자... 그 삼중주가 너무도 아름답습니다.
저는 사실 굉장히 단순한 사람이랍니다.
하고 싶으면 해 보아야 하고,
먹고 싶으면 먹어 보아야 하고,
말하고 싶으면 말해야 하는 사람이랍니다.
저는 이러한 철없음을 고치려고 무던히도 애를 써 봤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 깨달았습니다.
천년만년 살 것이 아닌데...
하고 싶은데로 살기에도 턱없이 모자라라는 인생에...
에라이~ 늬가 뭔 심각이니~ 그냥 들이대~ 그게 더 늬다워~
그래서 저는 캘릭스를 떠나 보내려 합니다.
지난 몇달간 너무도 많은 욕심을 부린것 같습니다.
욕심은 부족한자의 자충수이지요.
저는 정말로 해보고 싶은 일이 있었습니다.
너무도 열정적으로 해보고 싶습니다.
우리 모두 정말 아무것에도 구속받지 않고...
마음대로 오디오 라이프를 구사해 볼 수 있는 날...
그리고 그런 놀이터를 만드는 일...
돈에, 사람에, 권위에, 허울뿐인 명성에...
구속받지 않고 진정으로 자유스러울 수 있는곳...
얼마전부터 이곳이 마치 거대한 전쟁터로 변해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정말 치열하였고, 처절하여서 오히려 아름답더군요.
우리의 삶이, 생존이, 존재가 그리도 가벼운 것인줄 이제야 알았습니다.
리뷰어 한명은 10년전에 쓴 글로 망신 당하고,
그 리뷰어께서는 회원들께 겁박에 가까운 글을 쓰고...
진정 인간은 짐승에 가까워질수록 아름다워지는가 봅니다.
저는 수많은 인터넷 토론을 봐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이곳에서 일어났던 토론처럼
본질은 호도되고, 본말은 전도되는 초고급 토론은 결코 본적이 없습니다.
너무나 고급스러워서 ... 두터운 유화처럼 ... 진정으로 아름다웠습니다.
이종학씨 문제의 본질은 과연 무엇일까요?
우리는 인터넷으로 왔습니다.
오디오 잡지들의 현란한 펌푸질에 식상해서 왔습니다.
그리고 이곳 우리만의 땅위에 우리들의 소중한 경험들을 올리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글들은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소박하였고 진실되었습니다.
그래서 수많은 오디오 동지들이 모여들었습니다.
그러자 잡지에 글을 기고하시는 분들께서는 외로워지셨나봅니다.
청중들이 없어졌기 때문이겠지요.
그때 그분들은 생각하였을 것 입니다.
과거 잘못을 뉘우치고, 진정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쓸까?
아니면 좌판 옮겨서 물좋은 세렝게티로 갈까?
과연 이 사자들을...아니 이 하이에나들을 그 누가 이곳으로 모셔오셨나요?
어느날부터 이곳도 다시 과거 잡지의 재판이 되었습니다...
이건 정말 큰 불행입니다.
어디 맘 편하게 오디오질 한번 해보자는데...
정말 내게 필요한 정보 좀 얻겠다는데...
먼저 거쳐간 선험자들의 땀냄새 좀 맡아 보자는데...
소리 만들고 오져서 자랑좀 해보자는데...
이게 뭔 큰 일들이라고...
이게 뭔 큰 죄가 된다고...
우리의 소중한 땀과 눈물과 그 뜨거웠던 열정들은 다 어디로 가고...
그래서 이런 소란들이 생겨났겠지요.
그러나 이러한 본질들은 그 아무도 말하지 않고,
단지 표적으로 걸린 이종학 필자의 과거의 책 이야기만을 합니다.
최근에 신우진 리뷰어께서 이곳에 글을 남기셨지요.
그 글중에 기억나는 구절이 있습니다.
본인은 리뷰어중의 '좌파'라고 하시더군요.
아니면 아니라고 말씀 하신다더군요.
대치동의 대궐같은 아파트에 사시고,
큰 기업의 법무팀의 임원으로 근무하시는 분께서
'좌파'이신줄은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신우진님...저 잘 아시지요?
다음부터는 그런 기만에 찬 글 쓰지 마십시오.
그 글과 함께 올라온 님의 리뷰가 아이러니컬 하게도 카르마의 이니그마 스피커 케이블이더군요.
중형차 한대값을 훌쩍 넘는 케이블이지요.
그리고 예전처럼 어디서 많이 본 극찬을 아끼지 않으시더군요.
두텁게 칠해진 대작의 유화같은 그 느낌....
도데체 이게 칭찬입니까? 아니면 욕입니까?
혹은 법무적 해석이신가요?
저에게는 이러한 암호가 너무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곳을 떠나려고 합니다.
싱싱한 젊음들이 있어서 향기나는 그곳에서 오디오 이야기 맘대로 하고,
그러다 재미없어지면 허파 터지도록 잔차질 하다가
찬바람 불때쯤 마음 추스려지면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하이파이 동민 여러분!
그동안 제 오버질 보시느라고...욕 많이 보셨습니다.
혹시나 심기 불편하게 해 드린 부분이 있었다면 부디 용서 바랍니다.
저는 아직 부족한 것이 너무도 많은 사람이랍니다.
제발 이곳에도 과거의 아름다움이 다시 찾아오기를 바라면서...
리버맨오디오
www.rivermanaudio.com
박상화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