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은 서로 전혀 다른 듯 같은 방향으로 간다.
- 기대감은 언제나 즐겁다.
시작하기 전의 스파클링한 호기심과 상상이 떠난 후 또는 시스템 구입/변경 후 만족도에 못지않다. 물론 본인이 모든 삽질의 주체가 될 때에 해당되는 말이다. 남이 해 준 것은 깃발아래 떠난 패키지투어에 불과하다.
- 오감으로 체험한다.
오디오의 절반은 심리적인 동시에 다감각적이다. 공간이나 셋팅은 물론이고 소리와 아무 상관없는 브랜드 이미지, 디자인, 조명, 룸의 색감마저도 청감에 엄청난 영향을 준다. 귀로 들어오기 전 까지 철저히 기능적이고, 디지털하더라도 여기서부터 100% 아날로그적이고, 표준편차는 상상을 초월한다. 듣는 동시에 느끼자.
- 외국어와 DIY는 필수다.
외국어 몰라도 여행할 수 있다고? 착각은 자유다.
할 수 있는 것과 해서 즐겁고, 한계효용이 극대화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외국어도 하나보다는 2개, 2개보다는 3-4개가 더 좋다. 영국이나 미국 애들 물론 외국어 전혀 못해도 여행은 할 수 있지만 영어(사용가능)권 밖으로는 엄두를 못 낸다. 그게 한계다.
오디오도 기본적인 문제해결, 삽질은 필수다.
뭐든지 전화 한통과 택배로 해결하려면 오디오 접는 게 낫다.
- 연장선상에서 시간과 노력, 관여가 필요하다.
가끔 보면 찬란한 역사의 나라나 대도시를 며칠 주마간산 하고, 마치 그 나라 전체를 본 듯 착각하는 분들 있다. 브랜드의 한두 개 아이템을 접하고 일 끝난 것으로 착각하지 말자. 내가 보고, 듣지 못한 부분을 집어내는 사람 분명히 있다. 그것을 인정하는 날, 다음 챕터로 넘어갈 수 있다.
- 너무 쫓기지 말자.
우리의 여행 스타일은 가능한 짧은 시간에 가능한 많은 나라를 남 보다 더 보려는 실미도 유격훈련 스탈이다. 오디오도 짧은 시간에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강박관념이 있는 것 같다. 70년대 개발독재식 취미보다는 스스로에게 충실한 여유로움이 필요하다.
- 고수(?)는 흔적을 남기지 않는 환경 친화적 삶을 산다.
마르코 폴로나 이븐 바투타는 다만 흔적을 남겼을 뿐이지 이들이 절정의 여행고수로 생각하지 않는다. 실전 고수는 책이나 글을 별로 쓰지 않는것 같다. 그 것은 시간낭비, 허영에 불과하다. 죽으면 이승과의 모든 인연은 터미네이트 될 뿐이다. 그 시간에 음악 더 듣고, 여행한 번 더 가는 게 낫다. 여행가면서 카메라에 노트북, 책등 바리바리 싸가는 사람 영원한 초짜다. 사진은 내가 찍지 않아도 포털 검색하면 테라바이트로 나온다. 차라리 포샵을.
- 하이엔드도 좋지만 로우엔드 싸구려도 나름 재미있고 맛깔스럽다.
가끔 보면 유럽이나 북미, 대양주 또는 국적불명의 리조트 외에는 관심 끄는 분들 있다. 기회비용의 낭비다. 오디오하면서도 돈 쳐 바르면, 1주일 안에 하이엔드 고수 소리 듣는 사진 올리는 것, 일도 아니다. 그렇다고 나만의 즐거움도 거져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 그랑크뤼 와인에 아라 까르뜨 정찬 먹는다고, 테이블와인이나 시시케밥이 케허접은 절대 아니다.
- 아는만큼 보인다.
음악이나 미술, 문학, 요리 등 컨텐츠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없는 여행은 육체노동일 뿐이다.
오디오도 음악이란 컨텐츠가 궁극의 즐거움을 위한 사프란이다.
- 실용주의만 능사는 아니다.
프랑스나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이집트, 러시아, 인도, 중궈 등 짬밥있는 나라가 괜히 관광 N1이 아니다. “사람 사는 곳 다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은 버려라. 개콘 달인의 일갈처럼 가보거나, 사용해보지 않았으면 말 하지마라.
- 사진이 대세인 것 같다.
아마 자기완결 또는 자아 추구적 즐거움도 있겠지만, 나의 흔적을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을 즐기고 싶은 사회적 욕구도 큰 것 같다. 물론 특별한 1%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 역시 혼자 떠나는 게 최고다.
동호회나 사이트는 참조사항일 뿐 시행착오는 공항의 쿼런틴처럼 필수이자 동시에 즐거움이다. 자유는 언제나 미지와의 조우와 불편함이란 비자를 요구한다. 사사건건 샵이나 동호회에 의존하는 것은 듣보잡 단체투어와 한국인 게스트하우스(호텔)의 만남이다.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한 게 취미의 본질이니 그 과정에 발생하는 불편함과 고독을 즐기자.
- 출발과 끝은 있어도 그 사이의 여백은 완죤 자유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나와 다른 사람, 문화를 인정하고 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