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FICLUB, High-end Internet

CD가 탄생한지 30년이 지나 이제는 디지털 오디오 재생장치로도 S/N비가 높고, 정보량이 많고, 음악의 약동감과 섬세한 뉘앙스를 잘 표현할 수 있고, 밀도감과 개방감을 양립할 수 있게 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 발전과 성취에는 언제나 분리형 DA컨버터가 앞장서왔고 그래서 (사정이 허락한다면) 오디오 애호가들이 최종으로 지향하고 선택하게 될 디지털 오디오 소스기기는 단언컨대 분리형 DA컨버터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분리형 디지털 오디오 시스템의 소리를 최종적으로 완성하기 위해서는 좋은 디지털 케이블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잘 알게 되었다. 
 
그런데 디지털 오디오 재생 시스템이 파일재생 기능을 포함하는 변혁기에 최고 클래스의 S/PDIF 디지털 케이블과 AES/EBU 디지털 케이블 리뷰를 의뢰 받다 보니 별의 별 생각이 들어 지금이야 S/PDIF 또는 AES/EBU 가 지배적인 디지털 오디오 인터페이스지만 미래에도 유효한 인터페이스로 쓰이게 될지 생각해 보기도 했다.

세상이 바뀌고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바뀌면서 오디오와 레코딩 비즈니스 환경도 그에 따라 바뀌게 될 것이고, 레코딩 유통 구조가 달라져서 CD의 역할이 줄어드는 것은 확실해 보이지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미래의 디지털 오디오 신호를 전송해 주는 장치의 출력을 담당하게 될 인터페이스를 생각해 보면 S/PDIF 또는 AES/EBU가 제격인 것 같다. 이들 규격은 미래에도 도태되지 않고 종신 인터페이스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예상해 본다.

음악파일 재생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는 필자의 경우만 해도 최근 음악파일 재생 전용 트랜스포트 역할을 하는 브라이스턴 BDP-2와 메트로놈 테크놀로지 C6 Signature DAC를 도입해서 S/PDIF와 AES/EBU 케이블을 연결해서 사용하고 있다.
 
제품 소개

이번에 소개하는 트랜스페어런트 레퍼런스 XL S/PDIF, AES/EBU 케이블은 트랜스페어런트 디지털 케이블의 최상위 등급 제품으로 최상급 분리형 DA 컨버터를 사용하고 있는 오디오 애호가를 겨냥한 제품이다.

 

트랜스페어런트는 오래 전부터 디지털 케이블을 만들어 와서 디지털 시그널을 전송하는 케이블 설계에 대한 경험을 축적해 두고 있다. 트랜스페어런트의 설명에 따르면 디지털 케이블을 구성하는 여러 설계요소들이 노이즈와 지터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그런 요소로는 중심도체의 조성, 굵기, 표면의 거칠기, 임피던스 매칭, 커넥터의 설계 기술, 절연체의 재료와 절연재 압출성형기술, 쉴딩 등을 꼽고 있다.

트랜스페어런트 레퍼런스 XL 디지털 케이블에 채용한 특수한 사양을 살펴보면 지금까지 트랜스페어런트사가 발견해 온 비결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트랜스페어런트 레퍼런스 XL 디지털 케이블의 중심 도체는 굵기를 늘린 OFHC 단심선을 채택했고, 표면에 광을 내어 세밀한 디지털 신호전송을 하려 했고, 절연체에 유전상수가 낮은 테플론을 사용해서 전자기장이 가해질 때 전기 편극의 크기를 작게 했고, 노이즈 차단률 100%인 포일과 마일라 층을 만들고 노이즈 차단률 90%인 OFHC선으로 휘감은 쉴드를 추가로 덮어 노이즈를 억제시켜 신호를 깨끗하게 전송시키려 했다. 그리고 디지털 신호의 빠른 라이즈 타임을 보장하기 위해서 네트워크를 사용하지 않았다.
 
청취 시스템 소개

케이블 청취에 사용한 디지털 오디오 재생 제품은 메트로놈 테크놀로지 칼립소 SE 트랜스포트, 커스텀 튜닝한 브라이스턴 BDP-2, 메트로놈 테크놀로지 C8 레퍼런스 DAC, 메트로놈 테크놀로지 C6 Signature DAC이다. S/PDIF 케이블 비교에는 오야이데 DB-510과 텔레가르트너 변환커넥터의 조합과 스테레오복스 Studio XV Ultra 디지털 케이블을 사용했고, AES/EBU 케이블 비교에는 킴버 KS-2120와 Sunny Cable D1000X를 사용했다.

 

트랜스페어런트 레퍼런스 XL S/PIDF 디지털 케이블과 AES/EBU 디지털 케이블은 서로 다른 부분도 있고 유사한 면도 가지고 있다. 다른 부분은 제품 자체의 설계에 의한 것이기 보다는 AES/EBU 규격과 S/PDIF 규격이 가지고 있는 전기적인 특성에 의해서 발생되는 것으로 봐야 하며, 유사한 면이 있다는 것은 규격이 다른 두 케이블 모두 트랜스페어런트가 지향하는 소리의 특성을 공유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S/PDIF와 AES/EBU 두 규격은 전기적인 스펙이 다르며 내부 구조도 다르다. 그리고 각각의 규격으로 전송한 디지털 신호를 재생했을 때의 소리 경향도 확연하게 다르다.

 

일반적으로 S/PDIF는 포커싱이 잘 맞고 앞뒤의 거리나 공간감이 자연스럽게 재생되는 느낌이고 AES/EBU는 포커스가 불분명하고 넓게 늘려서 펼쳐놓은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앞뒤의 공간을 형성하는 것도 실사 3D 영화를 보듯이 전경과 배경이 나뉘어 있는 것처럼 느껴지게 된다. 코히어런스하게 잘 통합된 느낌을 준다는 점에서 S/PDIF의 우세함이 있다. 하지만 많은 조합에서 팽팽하게 조여지고 포화되어 거북하게 들리곤 했다. (이것은 CD 트랜스포트 또는 파일 재생트랜스포트 역할을 하는 제품이나 S/PDIF 케이블에 불완전한 부분이 있어서 나타나는 현상인 것 같다)

그에 비하면 일반적인 AES/EBU는 그런 억눌림이나 긴장감이 나타나지 않는 편이다. 음량을 키워서 실제 공연장의 음량만큼 들을 때도 귀를 거슬리지 않고 안정감 있게 표현할 수 있는 점은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다.

 

그러다 보니 어느 방식이 정답에 가까운 디지털 신호 전송방법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그저 재생할 음악의 특징이나 연결한 제품의 하드웨어 특징에 따라서 어떨 때는 S/PDIF 케이블을 이용한 것이 잘 어울리는 경우가 있고, 또 어떨 때는 AES/EBU케이블을 연결해야 불편하지 않게 들린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이런 S/PDIF와 AES/EBU 규격의 일반적인 특성은 트랜스페어런트 레퍼런스 XL 디지털 케이블에도 거의 대부분 맞아떨어진다. 한 가지 커다란 예외가 있다면 트랜스페어런트 레퍼런스 XL S/PDIF 케이블은 S/PDIF 케이블인데도 조여진 것 같거나 포화가 된 듯이 피곤하게 들리지 않다는 점이 되겠다.

그리고 트랜스페어런트 레퍼런스 XL S/PDIF 디지털 케이블은 트랜스페어런트 레퍼런스 XL AES/EBU 케이블의 느낌과 아주 비슷하다. 마치 트랜스페어런트가 자기가 의도한 대로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제품을 자유자재로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제품 같았다. 다만 트랜스페어런트 레퍼런스 XL S/PDIF 케이블 사용시 감안하셔야 할 것이 하나 있다. 유연하지 않으므로 제품 배치에 신경 써야 한다.
 
그리고 트랜스페어런트가 자유자재로 소리를 튜닝해서 제품을 만들어 내는 능력은 디지털 케이블 안에서만 국한되지 않는다.

트랜스페어런트는 아날로그 신호를 통과시키는 케이블에 로우패스 필터 네트워크를 달아서 가청 주파수 대역 위쪽을 인위적으로 롤 오프시켜서 노이즈를 줄이려 했고 인덕턴스를 인위적으로 조절함으로써 레조넌스 포인트를 낮추어 기음에서 하모닉스까지 적합하게 재생되도록 튜닝 했다. 그로 인해 트랜스페어런트 케이블은 네트워크가 달려 있지 않은 케이블과 완연하게 분간이 되는 특성을 가지게 된다.

 

네트워크가 없는 일반 케이블에 비해서 트랜스페어런트 고역쪽의 개방감은 줄어들어 구름이 낀 날씨 같은 느낌에 비유할 수 있는 소리 특성을 가지는 반면, 저역 만큼은 일반 케이블이 도저히 쫓아 올 수 없는 무게감과 다이나믹스를 제공해 준다. 그래서 저역의 무게감이 나와줄 것 같은 오디오 제품들로 구성되어 있는 것 같은데 예상했던 것과 동떨어진 소리가 나와 당황스러울 때 트랜스페어런트의 스피커 케이블이나 트랜스페어런트의 파워코드를 투입하는 것으로 즉각 효험을 볼 수 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네트워크가 달려있지 않은 트랜스페어런트 레퍼런스 XL 디지털 케이블의 소리특성은 네트워크 박스가 달려 있는 트랜스페어런트의 아날로그용 케이블의 소리 특성과 유사한 면이 있다는 느낌이 든다. 킴버 KS-2120 AES/EBU 케이블로 연결하면 트랜스페어런트 레퍼런스 XL 케이블에서 보기 힘든 화사하고 열린 소리가 나와주기는 하지만 뚝 떨어지는 슬램한 저역이 나와줘야 하는 순간에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 피아노가 내줄 수 있는 한계의 소리에 도달하게 되었을 때 그 부분까지 드러내지 못하고 얌전하게 표현한다. 한편, 트랜스페어런트 레퍼런스 XL AES/EBU 케이블로 연결시켜보면 이전의 조합에서 들려주지 못했던 나머지 부분까지 포함해서 들려준다. 무게 밸런스가 잘 잡히고 내려가 줘야 할 부분에서는 거침 없이 슬램한 저역을 내주는 능력이 탁월하다.

트랜스페어런트 레퍼런스 XL 디지털 케이블은 다이나믹스의 폭만 크게 나타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소리를 딱딱하거나 우왁스럽게 만들지 않는다. 커다란 소리를 잘 내면서도 또한 접반대로 미세한 음악의 표현도 남김 없이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다.  마무리

 

트랜스페어런트는 트랜스페어런트 레퍼런스 XL 디지털 케이블은 과학적인 근거에서 벗어나지 않게 설계했으면서도 충실한 청취를 통해서 트랜스페어런트의 특유의 색깔과 느낌을 공유하도록 해뒀다. 트랜스페어런트 레퍼런스 XL 디지털 케이블은 수 십년간 공들여 구축해온 트랜스페어런트의 경험치와 무형유산이 고스란히 반영된 소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