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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리뷰를 하다보면 아주 가끔씩, 이거 정말 괜찮네, 하는 제품을 만나곤 한다. 이 시점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바로 가격대비 성능이다. 비싸고 좋은 제품은 많지만, 싸고 좋은 것은 그야말로 가물에 콩 나듯 귀하기만 하다. 그래서 가끔 이런 모델을 만나면 얼마나 반가운지 모른다.

 

이번에 소개할 포컬의 CMS 65라는 모델은, 사면 이득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가성비가 대단하다. 설마 가격표를 잘못 매기지 않았을까, 내지는 혹은 페어가 아니라 한 짝 가격만 보고 혼동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이렇게 쓰면 대개 싼 게 비지떡이라 알기 쉽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또 포컬 본사에서 제조한, 순수한 <메이드 인 프랑스>라는 점도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 그렇다. 제3국에서 저렴하게 만든 모델이 절대 아닌 것이다.

실제로 본 기에 대한 찬사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기본적으로 프로 사운드 중심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하이파이쪽에 포커스를 둔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았을 뿐, 이미 평가는 내려진 상태다. 늦게나마 우리 곁에 온 것이 다행이라 하겠다.

 

이를테면 본 기는《프로 오디오 리뷰》라는 잡지에서 최고상을 받았다. 사이즈, 가격, 기능이라는 측면에서 최고의 밸런스를 보였다는 이유에서다. 충분히 공감한다. 또 《Audiofanzine》 이라는 잡지에서는 베스트 밸류 프로덕트라는 상을 수여했다. 그 밖에 《키보드》 《레코딩》 《MIX》 등 프로 사운드 관련 잡지에서 호평 일색의 리뷰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아마 단일 품목으로 이렇게 널리 주목을 받은 예는 거의 없다 하겠다.  그 주요 골자는, 우선 이 사이즈에서 보기 힘든 광대역이라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45Hz까지 떨어지는 저역의 경우, 특별하게 서브 우퍼를 요하지 않으므로, 인스톨하기가 쉽다. 또 명징한 고역과 충실한 중역 그리고 잘 제어된 저역의 빼어난 조화는, 음색적으로도 우수해서 가정용으로 사용하기에 충분한 것이다.

 

하긴 포컬이라는 회사는 유닛부터 하이파이, 카 오디오, 해드폰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들기 때문에 여기서 쌓아올린 성과는 여타 회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그러므로 프로페셔널용 모니터 스피커라고는 해도, 동사의 내공이 충분히 배어들었다고 봐야한다. 그런 점이 잘 살아나 이런 높은 평가를 얻지 않았나 싶고, 실제로 시장의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이런저런 경황에다 직접 모니터한 결과를 놓고 볼 때, 사면 이득이라 단언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포컬 프로페셔널은 펜더 기타와 협력 관계를 체결하고 있다. 깁슨이 에소테릭과 같은 브랜드와 연결된 것을 보면, 이제 하이파이건 프로 음향이건, 전문가용 악기와도 급속히 가까워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실 이전까지 오디오 업계는 악기는 고사하고, 홈, 프로, 카 등이 각각 구분되어, 서로 일절 관여하지 않는 것이 관례였다.

그러다 보니, 서로가 가진 장점이 잘 통용되지 않고, 심지어 극단적으로 다른 분야의 음을 폄하하는 일도 발생했다. 이제는 악기 회사까지 어우러진, 보다 긴밀한 관계가 형성되어가는 과정이라 판단하면 좋을 것이다. 물론 그런 협력 관계에서 얻어진 노하우는 우리에게 큰 이익으로 작용하리라 판단할 수 있다.

 

이번에 만난 CMS 65는, 포컬 프로페셔널이 자랑하는 CMS 시리즈의 톱 모델이다. 이런 사이즈의 스피커가 플래그쉽이라면 웃을 독자도 많겠지만, 만일 진지하게 음을 들어본다면 웃음을 멈추게 될 것이다. 그 아래로 역시 같은 2웨이 북셀프인 50, 40 등이 있고, SUB라고 해서 별도의 서브 우퍼도 제공된다. 그런 면에서 멀티 채널을 꾸밀 때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여기서 꼭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기본적으로 스튜디오용 모니터는 파워 앰프를 내장한다. 아무래도 좁은 공간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지향하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 싶은데, 이런 액티브 타입이 가진 장점에 대해선 그간 많이 썼으므로 더 이상 언급을 생략하겠다. 본 기는 여기에 한 걸음 더 나아가 볼륨단까지 마련되어 있다. 그러므로 프리앰프까지도 생략하고, 오로지 소스만 연결하면 된다는 것이다. 진짜 심플하게 시스템을 꾸밀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볼륨단 제공에 그치지 않는다. 실은 수많은 기능이 제품 뒷면에 제시되고 있는 바, 이를 숙지하고 자신의 청취 환경에 맞게 조정한다면 훨씬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를테면 파라메트릭 필터, 하이 패스 필터, 베이스 레벨, 트레블 레벨 ... 이런 조정 버튼을 이리저리 만지다 보면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조합을 예상할 수 있는데, 그 부분은 오로지 자신의 경험과 감성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아주 어렵지는 않고, 조금씩 조정하다 보면 아 이거다, 하는 포인트가 온다. 그때야 말로 완전히 심봤다!, 라고 하겠다.

 

본 기의 외관을 보면 알루미늄이 투입된 인클로저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가격대에 알루미늄이라니! 당연히 단단하면서 공진에 강한 특성을 보인다. 또 일종의 덕트를 전면 하단부에 설치해서, 심지어 벽에 바싹 붙여놔도 작동에 무리가 없도록 설계한 점도 지적할 만하다.

 

2웨이 유닛으로 구성된 본 기는 담당 주파수 대역이 45Hz~28KHz에 이른다. 여기에 트위터는 “Al-Mg”라는 진동판 재질이 투입된 역돔 방식으로, 방사각이 넓고, 정확성이 뛰어난 특성을 보인다. 또 트위터 주변에 약간의 구멍을 파서 일종의 혼(Horn)과 같은 효과를 노리고 있다. 당연히 직진성이 좋아진다.

 

한편 미드베이스의 경우 풀레인지에 자주 쓰이는 육반(6.5 인치)짜리 구경으로, 아마도 이 유닛이 음성 신호 대부분을 커버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말하자면 트위터는 일종의 첨가물 역할이라고 할까? 그 경우, 음에 이음새가 없고, 음색면에서 통일성을 기대할 수 있으며, 간략하게 네트웍을 구성할 수 있다는 장점도 지닌다.

 

여기에 매칭되는 파워 앰프 역시 유닛 하나당 하나씩 물리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즉, 트위터엔 60W, 미드베이스엔 100W라는 내용이 각각 전달되는 것이다. 거기에 스피커 전체를 방자 처리해서, 주변에 있는 다른 전자 기기에 일절 영향이 없도록 했다. 밸런스 및 언밸런스 모두 지원하는 점도 마음에 든다. 이래저래 작지만 알찬 내용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본 기의 시청은 심하면 소스 하나로 족하지만, 그래도 보다 하이 퀄리티한 음을 내보기 위해 다질의 18NS 프리에 메트로놈 CD8 CDP를 걸었다. 가격만 보자면 다소 언밸런스한 구성이기는 하지만, 본 기의 성능을 최대한 이끌어내는 데에는 아주 좋았다. 참고로 시청 트랙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말러《교향곡 2번 1악장》 정명훈 지휘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야니네 얀센 바이올린
-오스카 피터슨 《You Look Good to 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