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FICLUB, High-end Internet

매년 1월 초에 전세계 언론과 전자업계 관계자들은 큰 홍역을 앓는다. 바로 라스 베가스에서 벌어지는 CES 행사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삼성, LG, 소니, 마이크로 소프트 등 공룡들의 잔치인 데다가 이 엑스포를 주요 상품과 기술의 발표장으로 삼기 때문에, 이 기간에 IT 관련 뉴스들은 그야말로 홍수가 날 지경이다. 당연히 베가스에 집결한 인파는, 어지간한 페스티벌 부럽지 않을 정도다.

 

CES의 메인 행사는 TV, 컴퓨터, 게임, 핸드폰 등 가전이 주류를 이루고, 당연히 라스 베가스 컨벤션 센터(LVCC)가 주 무대가 된다. 따라서 베네시안 호텔에서 별도로 치러지는 오디오 쇼는 상대적으로 간과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고 이 행사의 규모가 작냐면 절대 그렇지 않다. 오로지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일종의 트레이드 쇼의 성격이 강하지만, 역시 발 디딜 틈이 없이 성황을 이룬다.

 

 

단, 올해의 경우 이상 기후로 인해 동부에 폭설이 잔뜩 내려서 상당수의 비행기가 결항했다. 약 1,000대 가량이 뜨지 못했다고 한다. 그 덕분에 유럽과 미국 동부에서 와야 할 사람들의 발이 묶이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따라서 행사 첫 날과 둘째 날은 상대적으로 한산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나는 YG와 묘한 인연이 있다. 처음 CES를 방문했던 2008년에, 앳된 청년 한 명이 조그마한 부스를 차려놓고 자사의 제품을 홍보하는 모습부터 봤기 때문이다. 나중에 물어봤더니 이때 처음 CES에 나왔다고 한다. 그후 6년이 흐른 지금, 베네시안 호텔에서도 최고로 좋은 룸에서 비즈니스 하는 모습을 보니, 일종의 어메리컨 드림이 생각난다. 그 사이 그 청년은 약간 살집이 붙은 유부남이 되었고, 아이들도 얻어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 아이 중 하나의 이름을 따서 만든 제품이 이번에 만난 헤일리(Hailey)다.

 

YG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애넛이라는 2웨이 북셀프 모니터를 만나게 된다. 일종의 가상 동축형 스타일로, 가운데에 트위터가 있고, 그 위 아래에 중저역 유닛이 붙은 구성으로, 정확하면서 세련된 음 조성이 무척 매력 있었다. 특히, 부속된 스탠드의 견고함은 찬탄을 자아낼 정도였다.

 

이런 YG의 매력을 처음 주목한 것은 일본, 그것도 니어필드 리스닝의 대가로 추앙받는 와다 히로미라는 평론가에 의해서다. 이 분은 작은 공간에서 어떻게 하든 최상의 소리를 내려는 컨셉으로 일관하고 있는데, 아파트나 빌라 생활을 주로 하는 우리의 처지와 비슷해서 상당한 공감을 갖게 한다. 아무튼 이 분의 활약으로 덕을 본 것은 PMC라는 회사의 북셀프로,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날개 돋힌 듯 팔린 적이 있다. 이 분의 현행 사용품이 바로 YG로서, 처음에는 애넛으로 시작했다가 우퍼부를 추가하고 또 바꿈질을 지속하면서 꾸준히 업데이트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업데이트 서비스는 바로 YG의 자랑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이전에 최고로 군림했던 애넛 레퍼런스 시리즈를 쓰는 분들은, 이런 서비스를 통해 최신의 소냐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 스피커 자체를 교환하는 것이 아니라(이것은 바꿈질에 속한다), 소냐에 들어간 크로스오버를 비롯, 유닛이라던가 여러 기술들을 이전 제품에 이양하는 것이다. 앰프나 소스쪽에서 업그레이드를 하는 경우는 왕왕 봤지만, 스피커의 경우는 처음이 아닐까 싶다. 그것은 반대로 처음 제조한 애넛이 얼마나 훌륭한 제품이었는지 알게 해준다.

 

 

여기서 혹자는 왜 베이스 유닛이 밑으로 따로 떨어져 있나 의문을 가질 법도 하다. 대개 많은 스피커들은 유닛들을 일정한 영역에 모아놓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만히 따져보면, 상부의 챔버는 애넛에서 비롯된, 일종의 완성체에 가까운 모듈이다. 약 65Hz 혹은 그 이하까지 재생이 가능함으로, 작은 공간에서 사용하고자 한다면, 이 모듈만으로 충분하다. 거기에 저역을 더하는 컨셉인데, 이 역시 주변의 반사나 음향 환경을 고려해 아예 밑에다 유닛을 넣은 것이다. 우리처럼 비좁은 리스닝 룸으로 악전고투하는 상황에서 참 적절한 사이즈와 내용을 지닌 스피커가 등장한 셈이다. 참고로 상부 챔버만 살 경우, 헤일리 1.1을 주문하면 되고, 베이스 모듈을 더하면 헤일리 1.2가 된다. 상당히 합리적인 판매 정책이 아닐까 싶다.

 

일전에 YG 어쿠스틱스의 마케팅 담당자인 딕 다이아몬드씨에게 YG 어쿠스틱스의 최대 강점이 뭐냐 물었더니, “듀얼 코히어런트 테크놀로지”(Dual Coherent Technology)라는 답변이 왔다. 대체 이게 무슨 개념인가? 스피커를 설계할 때 일정하게 담당하는 대역이 있다. 그게 넓을 수도 혹은 좁을 수도 있지만, 그래프로 그려보면 이 담당 대역이 되도록 고르게 펼쳐져야 한다. 특히 특정 대역에서 피크나 딮이 생기면, 그만큼 왜곡이 발생한다고 보면 된다. 그러므로 많은 회사들이 이런 평탄한 주파수 대역을 얻기 위해 고심한다. YG는 이것을 기본으로 하고, 여기에 위상이라는 개념을 첨가했다. 즉, 스피커를 설계하다 보면 특정 대역에서 위상이 흔들리거나 심지어 바뀌는 경우도 있다. 이런 부분을 원천적으로 바로 잡은 것이다. 그래서 대역과 위상 모두를 완벽하게 아울렀다는 의미에서 듀얼 코히어런트라는 용어를 붙인 것이다.

 

-베토벤 <<트리플 콘체르토>> 카라얀 지휘, 무터, 요요마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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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자르 프랑크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A장조>> 뒤메이 & 피레스
-소니 롤린스 <<St. Thom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