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FICLUB, High-end Internet

 

 

 

 

공간을 가득 채우는 섬세한 소리

린은 UPnP 프로토콜을 이용한 하이엔드 디지털 오디오 제품이 나오게 한 원조 회사라 할 수 있다. 오디오 회사가 IT 기술이 필요한 분야에 도전하여 오디오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생태계와 체계를 형성해서 하이 피델리티 네트워크 오디오 재생 생태계를 만들어 냈을 뿐만 아니라 디지털 오디오 역사에 족적을 남길만한 레퍼런스 제품까지 만들어 내었으니 린의 비전과 실행력에 경의의 박수를 보낸다.

 

지금은 태블랫이니 아이패드니 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지만 Klimax DS가 처음 출시된 2007년도에는 UPnP 콘트롤 포인트로 사용할만한 것이 마땅치 않았었고, 제품의 설정을 바꾸기 위해서 컴퓨터로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것도 생소한 풍경이었다. 린 DS시스템은 표준 UPnP 프로토콜 만으로는 대규모의 라이브러리를 구축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을 알고 이를 보완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꾸준하게 보완해서 완성도가 높은 조작 시스템을 보유할 수 있게 되었다.

 

Klimax DS는 린이 심혈을 기울여 개발해 온 스위칭 파워 서플라이를 채용하여 리니어 파워 서플라이에서 찾아보기 힘든 레벨의 정숙성을 확보했다. 그 대신 리니어 파워 서플라이를 사용한 제품들처럼 더운 느낌은 들지 않는 편이다. Klimax DS의 장기라면 제한된 스케일 안에서 정밀한 음향의 코스모스를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그 정밀함에 대해서는 비교대상을 찾을 수 없을 정도다. 이런 경이로운 능력을 가진 Klimax DS의 출시로 인해 기존 레퍼런스급 오디오 제품의 표현 능력에 제한이 있고 좀 더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끼게 했다. 실제로 린은 Klimax DS를 개발한 이후에 Klimax 프리앰프를 업그레이드 시킬 필요성을 느꼈고 이후 Klimax SE 프리앰프를 내놓게 되었다.

 

제품을 구입한 대리점에서 세팅해 준 시스템만으로도 Klimax DS에서 웬만큼 좋은 수준의 소리를 내줄 수 있지만 최상의 소리를 내주게 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에 포함되어 있는 다른 IT제품들의 능력을 오디오 그레이드로 끌어올려줘야 한다. 이것은 모든 UPnP 렌더러에 공통으로 적용이 되는 사항이겠지만 Klimax DS는 음악을 표현하는 성능이 뛰어나서 그 차이가 더 크고 확연하게 드러나곤 한다. UPnP 서버와 파워 서플라이, 유무선 공유기/허브와 파워 서플라이, 랜 케이블에 공을 들이면 음악의 표현력이 향상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네트워크 플레이어의 시작, 린

 

네트워크플레이어의 마지막 주자는 하이엔드 네트워크 오디오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Linn Klimax DS이다. 클라이막스 DS가 처음 공개되었을때 유려한 디자인과 네트워크 플레이라는 다소 생소한(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그때는 그랬다.) 모습으로 많은 오디오 파일의 관심을 모았다. 여기에 더불어 클라이막스 DS가 보여준 뛰어난 성능은 오디오파일이라면 누구나 사용하고 싶어하는, 그런 제품이었다.

 

린 클라이막스 DS는 지금까지 여러 번 청취했던 터라 매우 익숙하다. 클라이막스 DS 같은 경우는 기기 구조상 왠만한 하이엔드 파워코드를 사용하기는 조금 힘들다. 이번 리뷰에서도 어쩔 수 없이 번들 파워코드를 사용했기 때문에 다른 기기들보다 '조금 손해를 보겠구나'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막상 음악을 들어보니 역시 린은 린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섬세하고 기품 있는듯한 음색을 곧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우선 베토벤의 경우, 음색이라는 면을 따져보면, 과연 린 특유의 개성과 아름다움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정보량이 풍부하지만, 지나치게 과시하지 않는다. 아주 질서정연하게 배열해서, 맛깔나게 마무리짓는다. 요리로 치면, 고급 일식에서나 만나는 경지라고 할까? 원재료 자체의 개성을 살리면서, 약간의 솜씨로 마무리한 느낌으로 매우 싱싱하고, 선도가 높은 음이라 하겠다.

 

이어서 페퍼를 들으면, 주가 되는 알토 색스가 약간 가는 듯한 느낌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음색 자체가 럭셔리하다. 고급 라운지 바에서 듣는 듯, 정치하고, 단정하며, 섬세하다. 심벌즈의 경우 지나치게 두드리는 느낌이 없고, 베이스도 무척 절제되어 있다. 피아노의 영롱한 듯한 느낌은 또 다른 맛을 전해준다. 확실히 이 시장을 개척한 린인지라, 이 부분에 쌓은 노하우가 대단하다는 느낌은 분명히 받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살레나를 들으면, 무척 여성적이고, 달콤한 보컬을 만날 수 있다. 결코 힘으로 압박해오는 스타일이 아니라,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차분히 노래하는 모습이다. 베이스의 경우도 일체 나대는 법이 없고, 중간에 배후에 흐르는 피아노도 여유만만하다. 물론 이런 느낌은 매칭되는 시스템에 따라 바뀔 수도 있겠다.

 

네트워크플레이어도 앰프나 케이블에 따른 매칭이 존재한다. 사실 이번 리뷰환경이 클라이막스 DS에 베스트 매칭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른시스템에서 더 좋은 소리를 들려주었던 기억이 있으니까. 그러나 마치 영국 신사처럼 함부로 떠벌리지 않지만 할 말은 분명히 하는 듯한 기본 성능은 결코 바뀌지 않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