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 Santana 『Supernatu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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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목에도 꽃이 핀다는 말이 있지만 산타나가 1999년에 내놓은 앨범 『Supernatural』이 그렇게 큰 반향을 일으키리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하여튼 산타나 본인도 예상치 못한 큰 성공을 거두고 그래미 상을 휩쓴 그가 자신의 앨범에 참여했던 지인 들과 함께 공연을 벌였으니 그 실황현장의 생생한 현장을 담은 타이틀이 바로 오늘 소개할 『Santana Supernatural Live』입니다. 이 시간에는 DTS와 DD로 중무장한 최신 DVD 음악 타이틀 중의 하나인 본 작품을 간단히 살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제품정보

제작사 : BMG/Arista
화면 : 1.33:1 스텐다드
음향 : DTS 5.1, DD 5.1
자막 : 프랑스어, 스페인어
디스크 : 단면 더블레이어
제작년도 : 2000년
DVD발행년도 : 2000년
상영시간 : 88분
등급 : Not Rated
지역코드 : 1번
감독 : Joel Gallen
영상 및 음향

영상은 최근의 작품답게 선명한 화질을 보여줍니다. 공연장의 조명이 그다지 밝지 않고 다소 어두운데도 불구하고 인물의 움직임이나 연주장면이 명확하게 식별됩니다. 별다른 잡티도 보이지 않고 화면은 처음부터 끝까지 깨끗하게 전개됩니다. 화질에서만큼은 이글스의 『Hell Freezes Over』를 확실하게 능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평가를 하자면 5점 만점에 4점을 주고 싶습니다.

음향의 경우도 비교적 흠잡을 데 없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글스의 작품이 DTS와 PCM스테레오만을 지원하는데 반해서 본 타이틀은 DTS와 DD5.1을 동시에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DTS 디코더가 없는 시청자들에게도 충분한 음향의 분리효과를 느끼게 해 줍니다. 음의 분리효과도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관객의 환호성과 악기의 배치가 5개의 스피커에서 적절하게 뿜어져 나오고 콘서트에 몰입할 경우 자신이 콘서트 장에 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합니다. 다만 타이틀을 시청하는 초반에 다소 센터스피커에서 나오는 보컬이 CD와는 다르게 조금 작게 나오는 느낌을 가지게 되는데 조금 지나면 오히려 익숙해지고 콘서트의 분위기에 더 적합한 느낌을 가지게 됩니다. (실제 콘서트 실황에서는 악기들의 소리가 음반에서보다는 더 강조될 수밖에 없으니까요...) 평가를 하자면 5점 만점에 4.5점을 주고 싶습니다.
콘서트 실황

카를로스 산타나가 기타를 들고 미국 무대에 정식으로 데뷔한 것은 1969년 전설적인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와 함께 "우드스탁 락 페스티벌"에 참여하면서부터입니다. 1947년 멕시코에서 태어난 산타나가 10대 후반에 기타 하나를 등에 메고 샌프란시스코로 건너가 22살의 나이에 선 우드스탁 무대는 관객들을 산타나의 팬으로 만들기에 충분했으며 같은 해인 1969년에 발표한 데뷔앨범은 비교적 뜨거운 반응을 일으킵니다.
그 후 2집 앨범 『Abraxas』가 역시 큰 반향을 일으키며 그를 일약 라틴 기타리스트의 선두주자로 부상시켰지만 그는 언제나 뛰어나고 독창적인 기타리스트 중의 한 명이었을 뿐 폭발적인 대중적 인기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런 그가 1999년 발표한 『Supernatural』앨범을 통해서 최초로 싱글차트 1위 곡들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다음해 2월에 열린 제42회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 "최고의 락 앨범"을 비롯해 주요 부문을 휩쓸자 그를 아는 모든 사람들을 비롯해 산타나 자신도 벌어진 입을 다물 수가 없었습니다.
본 타이틀은 이런 자신의 큰 성공을 자축하는 의미에서 『Supernatural』앨범의 주요 수록곡을 중심으로 자신의 앨범에 객원 보컬리스트로 참여했던 친구들과 함께 가진 공연실황을 DVD로 수록한 작품이 되겠습니다.

DVD에 수록된 음악은 모두 17곡이며 이 중 6곡은 각각 2곡씩 메들리 형식으로 연주됩니다. 이 중 "(Da Le) Yaleo", " Love of My Life"(퀸의 노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Put You Rights On", "Africa Bamba", "Do You Like the Way", "Migra", "Maria Maria", "Smooth" 등 8곡은 이번 음반에 수록된 작품이고 "Gypsy Queen", "Oye Como Va"는 2집 앨범인 『Abraxas』에서 발췌한 작품이며, 이밖에 레게음악과 객원 보컬리스트의 곡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객원 보컬리스트 또는 연주자로 참가한 인물들은 데이브 매튜스(Dave Mattews), 혼(Horns), 사라 맥라클란(Sarah Mclachlan), 에버레스트(Everlast), 로린 힐(Lauryn Hill), 씨로(Cee-lo), 프로덕트 지엔비(The Product G&B), 롭 토머스(Rob Thomas), 웨인 쇼터(Wayne Shorter), 체스터 톰슨(Chester Thomson) 등이며 앨범에 참여했던 인물 중 에릭 클랩튼(Eric Clapton)과 이글-아이 체리(Eagle-Eye Cherry)는 공연에 참가하지 않았습니다.

앨범 및 공연에 참가한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보았을 때(물론 필자가 알지 못하는 사람도 많고 특히 씨로는 저렇게 읽는 것이 정확한 것인지도 잘 모른다는 것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음... 무식이 죄라고 할 수 있겠군요...) 알 수 있는 사항이지만 그가 아프리카/라틴 계열의 음악, 재즈, 블루스, 록 등 평소에 섭렵해 왔던 다양한 장르 뿐 아니라 힙합이라는 새로운 신세대 조류까지 폭넓게 수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에버레스트의 육중한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저음이 인상적인 "Put Your Rights On"이나 최근 자신의 그룹 『Matchbox Twenty』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롭 토마스의 신나는 락넘버 "Smooth"는 전통적인 락 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의 초기 작품인 "Oye Como Va", "Gypsy Queen" 이나 "African Bamba", "(De La) Yaleo"는 전형적인 라틴/아프리카의 토속 리듬이 살아 있는 작품들입니다.

이에 비해 또다른 넘버원 히트 작품인 "Maria Maria"는 라틴 음악과 락이 절묘하게 결합된 발라드 넘버로 다소 힙합적인 냄새도 강하게 풍기며, 『퓨지스(Fugees)』에서 이미 레게와 락, 힙합의 접목을 시도했던 작은 여장부 로린 힐이 보컬로 참여한 "Do You Like the Ways"에 와서는 그러한 느낌이 더욱 강하게 느껴집니다.

전체적으로 초기의 산타나가 보여 주었던 전형적인 음악스타일에 비해서 다소 미국 스타일의 락과 힙합 등 새로운 음악 스타일이 더욱 많이 혼합된 모습을 보여 주고 있으며 산타나라는 이름이 낯선 관객들에게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흥겨운 무대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덧붙여 사라 맥라클란이 들려주는 아름다운 발라드 넘버 "Angel"도 빼 놓을 수 없는 작품이라고 하겠습니다. 평가를 하자면 5점 만점에 4.5점을 주고 싶습니다.
부록

이 타이틀에는 55분 분량의 부록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Smooth", "Maria Maria", "Put Your Rights On", "Corazon Espinado" 등 네곡의 뮤직 비디오가 가장 눈에 뛰는군요. 그 밖에 카를로스 산타나의 다양한 사진들이 화면을 메우면서 들리는 그와의 인터뷰도 수록되어 있습니다. 또한 본 공연에 앞서 있었던 리허설 장면을 담은 짧은 필름과 산타나의 바이오그라피도 그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주리라고 생각합니다.

기회가 되시면 꼭 한 번 시청해 보십시오.
나가며

언젠가 가요대상 같은 연말 프로그램에서 양희은씨가 대상을 받는 모습을 보면서 필자는 묘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그것은 양희은이라는 훌륭한 가수가 당연히 받아야 할 상을 받았다는 자부심이라기 보다는 저 상이 90년대도 한참 지난 시점에서 왜 저 가수에게 돌아갔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조금은 황당한 당혹스러움이었습니다.

산타나가 자신의 앨범에서 젊은 가수들과 함께 자신의 음악을 연주하면서 대중적 인기와 그해의 음악상을 휩쓰는 모습을 보면서 저는 다시 한번 그때의 우리 가요대상을 생각해 봤습니다. 50을 넘긴 나이에 아직도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대중이 그를 사랑해 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떳떳하게 상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부럽고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팝음악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라면 시청 후 후회하지 않을 몇 안 되는 타이틀 중에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llhtml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