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맨에서 실텍인터컨넥터 ST-48(WBT-0101 처리)을 구입한 후 2주가 넘어서 간단한 사용소감을 올립니다. 가짜 실텍 케이블 등장으로 큰 파문이 있어서, 개인적으로 무척 안타까웠습니다. 제가 리버맨에서 받아본 실텍 ST-48 언밸런스는 가짜 파문의 원인이 되었던 문제의 사진에 나타난 케이블과는 확연히 다른 외관을 지니고 있습니다. 첫째로 두께가 더 얇고 표면에는 광택이 없으며, 표면에 새겨진 글자의 색상도 완전히 다릅니다. 예전에 실텍 홈페이지에서 보았던 모습과 동일합니다. 솔직히 제가 메커니즘에 눈이 어두워서 이 선의 성분이 어떤 것인지는 잘 모릅니다. 단지 금이 조금 들어가있다는 것 밖에..(맞나요? ) ^^
제 시스템을 간단히 소개하면,
1. CDP : 오디오네트(Audionet) ART V2
2. PRE AMP : 크렐(KRELL) KSP-7B
3. POWER AMP : 나드(NAD) S200
4. SPEAKER : 토템(TOTEM) 포레스트
시스템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오디오네트 ART V2는 공간감 재현과 질감표현이 탁월하고 해상력이 뛰어나며, 토템 포레스트 역시 맑고 투명하면서도 (앰프의 파워가 뒷받침되었을 경우에) 상당한 무대 재현력을 갖춘 스피커입니다. 저는 NAD S200이 토템과 잘 맞는다는 것을 느끼고 있는데, 프리앰프인 크렐 KSP-7B가 상대적으로 떨어져 보이는 것은 사실입니다. 출시된지 15년이 지난 크렐 KSP-7B의 경우 몇 년전 AUDIOREVIEW.COM에서 미국의 한 유저가 새로운 발견을 했다는 식으로 높은 평가를 내린 앰프였는데(요즘 크렐보다 낫다는 평가였음), 제 입장에선 약간 불만이 있었습니다. 포노스테이지가 무척 뛰어난 앰프임은 확실한데 일반 라인 재생시 공간감이 약간 떨어지고, 고역에서도 (특히 바이올린에서..) 약간 롤오프되는 맛과 함께 약간 거친 느낌도 있었습니다. (참고로 제가 걸어본 인터컨넥터들은 킴버 셀렉트 시리즈(1,2,3), 익소스 100X03, 리버맨 실버드래곤, 첼로 스트링스1 등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경험상) 크게 동선의 특징(공간감,스피드)이 강조되는 케이블과 은선의 특징(질감,여유)이 강조되는 케이블로 분류하는 편인데, 이번에 구입한 실텍 ST-48이 어떤 성향인지 무척 궁금했었습니다.
여하튼 모든 건 소리로 판가름하는 것이니, 간단히 청취 소감을 말씀드립니다.
제가 소문으로만 들은 실텍 케이블의 이미지는 ‘번인이 되면 아주 좋지만 번인이 되는데 엄청나게 시간이 걸리므로 주인이 자주 바뀐다.’입니다. 그러한 선입견을 갖고 실텍 ST-48을 연결하고 (실망감이 클 경우를 대비하여..) 일부러 기대를 하지않고 브루크너 교향곡을 재생하였습니다. 내심 일반적인 은선들의 특징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하였습니다. 그러나 최초 청취때 받은 느낌은 제가 예상했던 소리의 특징과는 판이하게 달랐습니다. 특정대역이 두드러지지 않고 전 대역에 걸쳐서 균형감있는 소리가 생동감있게 재생되는 것이었습니다. 공간감 재현은 물론이고 중고역대가 악기의 실재감을 표현하였습니다. 순간적으로 이상했던 것이, 도대체 뭐가 에이징이 오래걸린다는 것인지 이해가 잘 안되었습니다. 번인이 안된 상태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어떻게 악기의 실재감을 이렇게 표현하면서 질감까지 잡아주는지 신기하였습니다. 항간에 도는 소문에는 저역이 부족할 수도 있다고 했지만 저로서는 저역의 부족을 전혀 느낄 수 없었습니다. 제가 오랫동안 찾아온 케이블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몇일이 흘렀습니다. 오랜만에 브람스의 현악 6중주곡(DG,아마데우스현악4중주단)을 걸었습니다. 그런데 첫음부터 제가 익숙해온 느낌과는 정말 다른 무엇인가가 느껴졌습니다. 예전에 들을때는 바이올린 고역이 다소 평면적으로 느껴지고 쏘는 듯한 느낌 같은 것이 감지되었는데, 실텍 ST-48에서는 그런 느낌이 전혀 없었습니다. 말이 되는지 모르겠는데, 질감이 입체적으로 느껴진다고 해야할까요? 고역에 바이올린의 현소리 뿐아니라 악기 몸체 소리 같은 것이 느껴진다고 표현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롤오프와는 거리가 먼 소리였습니다. 흔히들 말하는 실텍 고역의 마력이 이런 것인가 싶었습니다. 지금 현재는 그때보다 소리 입자가 더 고와졌습니다. 정말 듣기 좋습니다. ^^
이 실텍 ST-48이 저에게 경제적으로 만만한 제품은 아니었지만, 이 케이블이 프리앰프 업그레이드 욕망을 하락시켜서, 결과적으로 경제사정을 더 낫게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
그냥 간단한 사용 소감이었습니다. 표현능력이 떨어져서 제대로 된 사용소감을 못 올린 것 같습니다. 다른 사용자 분께서도 의견을 나누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