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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공관 앰프계를 대표하는 브랜드라면 어떤 것들이 떠오를까? 실제 손꼽아 본다면 10개 미만의 브랜드가 기억될 정도로 많지가 않으며, 대부분 오랜 전통성을 가진 브랜드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그 중에서도 VTL의 역할과 비중은 서서히 높아지고 있는데, VTL은 전통적으로 진공관 타입을 추구하는 대표하는 전문 오디오 브랜드로, 2대에 걸친 기술적 노하우를 바탕에 두고 있다.

 

 

동사는 이미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맨리 일가의 노력의 결실이라 할 수 있는데, 데이비드 맨리의 아들인 루크 맨리가 운영하는 전통적인 진공관 앰프 전문 기업이다. 데이비드 맨리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진공관 오디오계의 명인으로 손꼽히는데, 그는 오래 전부터 레코딩 엔지니어로 일하면서 레코딩 스튜디오용 앰프들을 제작했었고, 그가 만든 하이파이 분야의 제품은 1983년 영국에서 시작했다.

 

1986년 CES를 통해 진공관 앰프에 대한 명성을 얻으면서 본격적으로 전세계 시장에 진입하게 되었고, 이후 미국계 회사로 탈바꿈했다. 그리고 1989년에 VTL은 아들 맨리가 경영하고, 맨리사는 아버지 맨리를 통해 독자적인 경영으로 분리되어 독자 노선을 추구하게 되었는데, 두 회사의 제품 컨셉들은 마치 신구의 대비라고 할 만큼 다르다.

 

맨리사의 제품은 철저히 고전적인 스타일과 스튜디오 장비와 같은 디자인 컨셉을 유지하는 반면 VTL 고전적인 진공관 앰프 스타일을 벗어나 하이파이용으로 가장 현실적이고 이상적인 제품을 위한 꾸준한 도약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설계와 사운드 이념은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사운드 성격과 성능은 스튜디오용을 고스란히 반영한 설계가 중심에 있다.

 

그리고 최근 VTL이 강조하는 하이엔드의 방향과 기술력은 800W의 고출력 모노 블록 파워 앰프인 지그프리트와 TL-7.5 프리앰프를 통해 그들의 기술력이 얼마나 진보되었고 경쟁력을 갖추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TL-7.5 프리앰프는 플래그십 모델인 TL-7.5가 진공관과 FET를 혼용한 하이브리드 방식의 사운드로 하드웨어 사양 모두 최선의 선택이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었고, 지그프리트 파워 앰프는 6550 출력관을 채널당 12개 사용하여 5극관으로 들려줄 수 있는 극한의 사운드를 재생함으로써 두 제품을 통해 최고의 음질과 기술력이 돋보이는 역작이라고 할 수 있는 제품이었다. 

 

그만큼 최근의 VTL 제품들을 살펴보면 고전적인 진공관 앰프에 연연하지 않는 현대적인 감각과 세련된 사운드 느낌을 고루 갖춘 하이엔드 브랜드로서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변화 시기에 보급형 라인업 역시 변화가 있는데, 과거 TL-2.5와 TL-5.5는 구형 제품에서는 유사한 디자인과 회로 구성으로 연장선상에 있는 프리앰프로 분류되었지만, 새로운 라인업 정비를 통해 TL-7.7 이후에는 TL-5.5는 상위 라인 프리앰프 계열의 디자인을 계승하고 가격과 성능을 기존 TL-2.5의 업버전으로 구성하였던 것과는 차별화하였다.

 

이번 리뷰에서 소개하는 제품이 바로 TL-2.5 New 라인 프리앰프다. 앞서 언급했듯이 현재 VTL 제품 라인업 중 가장 보급형 라인업에 포진되어 있는 제품으로 기존에 개발하였던 TL-2.5 프리앰프를 고스란히 유지하면서 부문적인 계승이 이루어졌다.

 

 

본격적으로 이 제품을 접근해보면 우선 구형 TL-2.5와는 전면 패널의 디자인이 변경되었는데, 기존의 딱딱한 기계적인 느낌과 고딕형의 스타일에서 벗어나, 최근 동사 제품들에서 엿볼 수 있는 부드럽고 단아한 스타일을 추구함으로써 MB-125 파워 앰프와의 매칭도 함께 고려한 제품 이미지로 탈바꿈했다.  

 

이런 외적인 변화와 달리 내적인 변화는 그렇게 많지 않은데, 사용 증폭관의 브랜드 변경과 일부 부품들을 변경함에 따른 기존 음색 및 사운드를 베이스로 한 음질 향상에 중점을 맞춘, 업그레이드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리뷰 역시 지속적으로 이어져 온 TL-2.5의 버전업 제품으로서의 역할에 초점을 맞추어 접근하고자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디자인은 구형 TL-2.5 제품과는 차별화되었지만, 파격적인 변화 없이 오히려 전형적인 진공관 타입 라인 프리 디자인으로 회귀하는 모습인데, 전면 패널의 경우 측면의 곡면 라인과 단자의 배치들은 매칭 기기들의 디자인을 고려하였다.

 

 

전면에는 셀렉터, 볼륨, 레코딩 선택 등 라인 프리앰프의 가장 표준적인 기능들이 배치되어 있으며, 후면 단자부에는 6개의 라인 입력과 다이렉트 녹음 출력과 홈시어터 연결을 위한 외부 프로세스 루프 단자가 마련되어 있으며, 라인 출력은 싱글 두 개를 병렬로 연결, 두 대의 파워 앰프와 연결이 용이하도록 단자가 마련되어 있다.

 

내부의 하드웨어 구성을 살펴보면 가장 표준적인 진공관과 회로가 채용되어 있다. 초단에는 12AU7(ECC82)를, 종단에는 12AT7(ECC81) 진공관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 두 진공관은 라인 프리앰프에서 6DJ8 계열과 같이 자주 사용되는 증폭관으로 내부에 3극관이 두 개가 포함된 쌍 3극관이다. 이를 통해 간단히 2단 증폭방식의 회로로 구성이 가능하였다.

 

그리고 기존에는 EH사 진공관을 사용하였으나, 이번 새로운 버전에는 JJ 테슬라제를 사용하여 한층 밝은 성향의 사운드가 반영되어 있다. 이밖에 전원부는 라인 회로부와 차폐를 위한 칸막이를 설치하여 라인 회로와 분리시켰고, 부품 선정도 과거 제품에 비해 많이 개선되었으며 배선 역시 신경 쓴 모습이 엿보인다.

 

 

이를 통해 완성된 스펙은 재생 주파수 범위가 1Hz에서 60kHz(-3 dB기준)까지 가능하고, THD은 0.01%, SNR은 109dB 등 진공관 라인 프리앰프로 발휘할 수 있는 최적의 성능을 유지하고 있다. 이 밖에도 TL-2.5 라인 프리앰프는 포노단을 옵션으로 추가 설치할 수 있는데, 내부에 포노단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공간과 보드의 점퍼가 준비되어 있어 포노 사용을 위한 대응 가능하며, 내부에는 이를 위한 단자들이 정돈되어 있다. MM과 MC 동시에 사용이 가능한데, MM용으로 12AX7을 채널당 1개씩 2개, MC 증폭을 위한 12AX7이 채널당 1.5개씩 총 5개의 진공관으로 구성된다.

  

지금까지 TL-2.5 라인 프리앰프를 간략히 살펴보았다. 이 제품의 경우 타 제품에 비해 회로의 큰 변화가 없는 이유는 진공관 라인 프리앰프의 하드웨어적인 관점에서 접근해볼 때 표준적이고 교과서적인 설계가 반영되어 굳이 큰 개선의 이유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재즈곡으로 들어본 스코트 해밀턴의 ‘Autumn Leaves’. 피아노의 터치는 에너지를 간직하며, 피아노의 명료도는 가격대를 의심할 정도로 기억에 남았다. 그리고, 해밀턴의 색소폰은 특유의 윤기와 세련된 사운드로 잘 표현되었고, 전체적인 쿼터츠의 연주가 구성진 울림으로 과장되지 않고 적절히 표현되었고, 소편성의 공간감이 돋보였다.

 

 

대편성곡은 하이든의 ‘천지창조’ 중 서곡을 들어보았는데, 연주는 르네 야콥스가 지휘하고 리아스 체임버 합창단과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의 협연으로 선곡해 보았다. 대역이 넓거나 스케일이 큰 표현이기보다는 악기들의 조밀한 움직임을 엿볼 수 있었으며, 저역의 에너지는 TL-2.5 특유의 색감으로 단정하면서 깊이 있게 표현되었다. 특히, 팀파니와 함께 강조되는 클라이맥스부는 간결하면서 단아한 표현을 강조하였다. 

 

전체적인 사운드의 특징을 요약해보면 소스 기기와 파워 앰프의 중간 역할을 충실히 해주기 때문에 불필요한 착색이나 과장은 불필요하고 있는 그대로의 전달이라는 기본적인 역할을 해 주었고, 중저역의 질감은 진공관 특유의 풍요로움과 부드러움을 공존시켜 매끄러운 고역 재생을 도와주는 라인 프리앰프다.

 

Specification
진공관 구성	2 x 12AU7, 2 x 12AT7
입력 단자	6 Single ended Line inputs 2 RCA Processor / Tape in
출력 단자	2 pairs Single-ended RCA 2 pairs Processor / Tape Out
리모컨 기능	Volume and Mute
게인 (Gain)	20 dB
출력 임피던스	200 Ohms
입력 임피던스	20K Ohms
Frequency response + 0 - 3 dB	1 Hz - 60KHz
Maximum Output Voltage	60 Volts
Channel Separation	75 dB @ 1KHz
소비 전력	100 Watts
규격 (W x D H)	19 x 14 x 3.75 inches 48.25 x 35.5 x 9.5 cm
중량	25 lbs (11Kg) Fully packed

VTL TL 2.5 Preamplifier
수입사	코포사운드
수입사 연락처	02) 2157-1501
수입사 홈페이지	http://www.kophosoun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