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FICLUB, High-end Internet

캐나다의 PSB의 명성은 바로 니어필드 리스닝에서 비롯했다. 특히 동양의 아파트 문화에서 서너평 남짓한 작은 공간에서 하이파이적인 쾌감을 느끼기 위한 최악의 조건인 공간에 의한 핀-포인트와 포커싱의 확보라는 문제에 있어서, 이 PSB는 그 어떤 제품보다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었다. 또한 주파수 대역의 확보와 자연스러운 저역 밸런싱, 전체 대역대에 걸친 고른 음색 밸런싱을 통해 애호가들의 마음을 단박에 사로잡았다. 이제는 소형 북쉘프 스피커에 있어서 이러한 능력은 이제 일반적인 능력으로 치부될 정도로 많은 음향적 발전이 이루어졌는데, 이제 새로운 시대로 넘어오면서 데스크탑 스피커의 사이즈가 극소형으로 작아짐과 동시에 이러한 문제가 또다시 대두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기존 AV 시스템을 위한 멀티 채널용 스피커로서의 빠른 응답속도와 타격감이라는 문제 또한 여전히 넘어야 할 산으로 남아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극소형 크기로 작아지면서 캐비넷의 용적과 가격 문제에 있어서 음향문제는 또 다시 도마 위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요즘의 PC-FI를 위한 음원 퀄리티와 블루레이를 기반으로 한 True-HD급 음질 퀄리티가 높아진 탓에 단순히 성능만 줄여서 만들 수는 없고 오히려 사이즈에 맞는 음향 설계와 컨셉이 새롭게 이루어져야 했다. 이에 최근 많은 초소형 스피커가 나오고 있지만 몇몇 브랜드의 제품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흥미로운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탄력 있는 소리를 위해서는 저역을 희생해야 하고 올곧은 소리선을 위해서는 공간을 희생해야 하는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초소형 패시브 스피커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택 전쟁은 최근 가장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PSB의 Imagine 라인업 가운데 가장 작은, PSB의 모든 스피커 라인업 가운데 가장 작은 Imagine Mini가 출시되었다. 이 모델은 네 개의 서라운드 스피커 가운데 하나로서 한 개의 서브우퍼로 구성된 멀티채널 AV 시스템으로 의도된 것이다. 실제로 이 스피커를 HD 음향소스를 위한 프런트 스피커로 사용해 보니 타사의른 모델들이랑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에너지와 스케일을 자랑한다. 좌우공간이 넓고 깊어진 것은 물론이려니와 위의 상부 공간감 또한 온쿄의 Height 채널을 추가한 것에 버금갈 정도로 높아졌다.

 

 

 

타격감과 파찰감은 이 사이즈의 모델에서는 기대할 수 없을 만큼 리얼하고 자연스러우며, 더욱 중요한 것은 서라운드 음향에서도 음색과 음질의 퀄리티에 따른 구분감과 안정된 대역 밸런스를 확실하게 전달해 주는 점이다. 가격이 생각보다 조금 높긴 하지만, 새틀라이트 혹은 100만원 이하대의 톨보이 서라운드 스피커 시스템을 사용하는 유저라면 PSB Imagine Mini를 듣는 순간 업그레이드하고 싶은 욕망이 이성을 압도할 것이 분명하다.

 

이렇듯 AV에서 출중한 능력을 보여주는 Imagine Mini을 위한 PSB의 유니트 선택은 탁월하다. 트위터는 다른 상위 magine 시리즈와 같은 페로플루이드와 네오디뮴 마그넷을 혼합하여 사용한 1인치 티타늄 돔 트워트로서 매끄럽고 단정한 고역을 보장한다. 멀리서 보면 캐블러 콘인 것 같이 생긴 우퍼는 점토와 세라믹을 충전한 폴리프로필렌 콘 우퍼라는 유니트를 사용했다. 그럼으로써 주파수 대역은 65Hz~20kHz를 확보할 수 있게 되었는데, 그 이상의 저역 주파수대를 허용하려면 PSB의 서브우퍼 시리즈인 SubSeries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스테레오 하이파이용으로 사용하려면 이 Imagine Mini만으로도 충분히 저역과 고역의 부드러운 앙상블을 즐길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이 모델의 장점 가운데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

143-234-212 사이즈의 작은 크기이지만 컨셉상 비슷한 모델인 Image B4보다는 깊이가 조금 더 깊다. 색상은 다크 체리, 월넛, 블랙 애쉬 네니어가 있고 이보다 가격이 조금 비싼 하이그로시 블랙, 이렇게 다섯 종이 구비되어 있어 룸 디자인에 따라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게끔 했다. 모양 또한 기존의 Imagine 라인을 고스란히 계승했다. 후면을 B&W 800 시리즈처럼 둥글고 길게 곡선처리하여 음의 회절과 간섭을 최대한 배제한 디자인을 채택한 것 또한 이 스피커에 적용된 훌륭한 아이디어라고 말할 수 있다.

 

대단히 단단하고 정교한 캐비넷은 극초단파 활성 접착체로 붙여져 내부 잔존 진동을 최소화 했고, 특히 바닥면이 몰딩 처리한 고무 재질인만큼 어떤 곳에 올려놓아도 상처를 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진동 또한 현격하게 줄어들었다. 커넥터는 싱글 와이어링인데 바닥면에 위치해 있어서 Q accustic처럼 연결하기에 불편한 면이 없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바깥 쪽에 선을 정리해 주는 폴더가 위치해 있어 선을 정리하는 데에 큰 어려움은 없다. 단, 바나나 플러그는 사용할 수 없고 누드선이나 핀 단자만을 사용할 수 있다. 밑바닥에는 전용 스탠드를 위해 나사를 조일 수 있는 구멍이 두 개 설치되어 있는데, 이를 사용하여 음향특성을 비교할 수 없었던 점이 조금 아쉽다.

 

 

클래식 음악에서 이 Imagine Mini가 펼쳐내는 넓고 자연스러운 공간과 정확한 핀 포인트에 놀라지 않을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50Hz 이하의 음향은 클래식 하이파이에서 거의 필요하진 않지만, 적어도 이 작은 괴물은 뒤의 덕트에서 충분한 울림을 밀어내며 저역이 결코 모자르다는 느낌을 받지 않게끔 한다. 그만큼 고역과 밸런싱 문제에 있어서 PSB가 유니트와 캐비넷이 신경을 썼다는 기분 좋은 인상을 받을 수 있다. 특히 무지막지한 파찰음과 디테일, 스케일을 자랑하는 크리스티안 페라스가 연주한 라벨의 치간느(DECCA)를 이 정도로 자세하고 적절하게 소화해낼 수 있다는 점이 돋보일 뿐만 아니라, 바렌보임이 지휘한 슈타츠카펠레 베를린의 브루크너 교향곡 7번(DG)에서 호른의 독보적인 울림과 악단 특유의 청명한 음색, 유려하면서도 기민한 템포까지도 일반적인 북쉘프 스피커의 능력과 당당히 견줄 수 있다.

 

LP로 감상한 나윤선의 Voyage 앨범에서 싱어의 안정되면서도 극도로 섬세한 표현력이 오롯이 떠오르는 것은 물론이려니와 그녀의 스캣은 한 소절 한 음절이 정확하게 표현된다. 그리고 세션 악기들과의 자연스러운 오버랩 및 색스폰 솔로의 부드러운 상승감, 더블 베이스의 밀물처럼 밀려오는 진한 볼륨감도 압도적이다. 특히 이러한 작은 사이즈에서 깨끗한 뒷배경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가히 진흙 속에서 진주를 발견한 듯한 짜릿함을 안겨 준다. 휴 마세케라의 앨범 Hope에서 느낄 수 있는 칼 같이 날이 서 있는 무대 공간의 균형감과 완벽한 악기 별 음색 밸런스, 절제된 저역의 에너지감에서 기인하는 드럼과 베이스의 단단함과 금관의 상쾌하고도 투명한 음향 모두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확하게 전달된다. 큰 스피커로 느낄 수 있는 음향적 요소들 모두가 고스란히 사이즈 다운만 된, 마치 고성능 게인 볼륨에서만 느낄 수 있는 음향 볼륨 컨트럴의 묘미에 비견할 만하다.

 

능수능란한 전문가와도 프로덕트를 내놓는 이 Imagine Mini가 앞으로 국내 AV 환경과 하이파이 환경 모두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낼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수준 이상의 사운드 퀄리티를 추구하며 이에 적합한 가격을 지불하는 것을 존중하는 유저들에게 있어서는 더욱더 그러하다. 이제 HD급 영상물들의 향상된 음향 퀄리티는 기존의 낮은 가격의 서라운드 스피커로 제대로 소화해니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 만큼 엄청난 에너지와 정보량을 합리적인 가격에서 소화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회사의 제품을 찾는 것이 대단히 중요한 과제로 던져졌다. 그 해답의 선두에 바로 PSB가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