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르네리 오마쥬(2002년산)와 같이 지낸지도 만 3년이 되었습니다.
이 스피커를 사용하면서 여러 분들의 경험에 전적으로 동감한 점이 있는데, 상대적으로 아쉬운 저역을 강력한 구동력/ 제동력을 지닌 앰프로 해결하려 들거나 하이엔드적인 스피드를 추구하려할 때 오히려 이 스피커의 장점인 풍부한 뉘앙스와 좋은 질감에 손상을 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즉 이 스피커의 상대적인 약점을 메우려는 시도가 오히려 장점에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겠지요. 그리 넓지 않은 공간에서 튜닝을 잘 한다면 저역도 그리 아쉬운 정도는 아닙니다.
그 동안 제가 매칭하였던 앰프가 하이엔드급은 아닙니다. Sonus Faber Musica의 경우 음색은 일치하였으나 구동력이 부족하였고, Pathos Twin Towers(텔레풍켄 초단관)의 경우 중고음의 매력적인 음색이 과르네리의 음색과 잘 어울렸고, 구동력도 출력이 30와트인 것을 생각하면 괜찮았습니다. 알레프 5의 경우는 프리앰프 선정이 어려웠습니다. Pass X2 프리는 특별한 개성은 없고 알레프의 특성을 잘 살려주나 디자인이 평범하였고, 오디오리서치의 LS-16 MKII는 이전보다 음의 스피드가 향상되고 해상력이 뛰어난 가격대비 우수한 기종이라고 하는데, 알레프 5와의 매칭에서는 노이즈 문제, 낮은 게인, 건조해지는 음, 고음의 자극성으로 제 경우는 원래의 장점에 오히려 손실을 가져온 조합이었습니다. 한 유저분의 경험담(알레프 0 + 그리폰 Prelude)을 바탕으로 알레프 5와 그리폰 XT-MC를 매칭하였는데, 힘이 좋고 음에 두께감이 있어 부드럽고 자극적이지 않아 무난하였으나, 투명하거나 반응이 빠른 음과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구동력은 좋으나 너무 공격적이거나 강한 소리를 만드는 앰프, 스피드가 좋고 음은 투명하나 살집이 빠진 것 같은 음을 만들어 내는 스타일의 앰프보다는, 적절한 구동력에 음의 질감을 살려줄 수 있는 앰프와의 매칭이 좋다고 봅니다. 그래서 3극관이나 FET출력단을 가진 앰프와 매칭이 좋다고 말하나 봅니다.
그 이외의 앰프에 대해서는 직접 경험한 바 없어 말씀드리기는 어렵고, 골드문트에 대하여 잠시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골드문트는 2005년 아이어쇼에서 들어 본 기억 밖에는 없었습니다. 최근 우연한 기회에 골드문트 30 프리, 골드문트 Telos 400과 매칭한 Verity Audio Parsifal Ovation의 소리를 듣고, 골드문트의 음에 신선한 매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골드문트 미메시스 330 인티를 제 과르네리와 매칭해 보았습니다. 뜻밖에 결과가 아주 좋았습니다. 최근 스테레오 사운드지에 과르네리 메멘토를 골드문트 27.3, 18.4와 매칭한 내용이 있더군요. 과르네리 메멘토의 음색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투명하고 유연하고 감촉이 좋고 자극적이지 않은 음, 이 스피커의 지적인 면을 불러내는 음이라고 적고 있군요. 사실 이 기사를 보고 과르네리 오마쥬와 매칭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농후함에 너무 빠지지 않으면서도 음색은 자연스럽게 살리고, 아주 투명하면서도 가늘어지거나 자극적이지 않는 음, 유연하고 감촉이 좋은 음, 결과적으로 밸런스 좋은 고급스러운 음이 나오더군요. 물론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는 음은 아니지만 어떤 음악을 들어도 산뜻하고 기분 좋은 매력이 느껴집니다. 과르네리가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의 음색을 모두 가지고 있으며, 농밀하지만 너무 무겁지 않은 재생음을 가지고 있어, 결과적으로 썩 괜찮은 상성을 보여줍니다. 골드문트 하이엔드 시리즈 이상의 분리형이라면 더 좋은 음을 내줄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참고로 제가 사용하는 CDP는 와디아, 케이블은 실텍입니다. 과르네리 오마쥬를 가지고 계신 분은 골드문트 신형 중에서 하이엔드 시리즈 이상급을 한번 매칭시켜 보시지요. 과르네리오마쥬와 골드문트 신형앰프를 매칭시킨 경험담에 관한 글은 별로 본 적이 없지만 저의 느낌만은 아닐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