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맘 먹고 세계에서 가장 비싼 케이블 중의 하나인 PAD Dominus 밸런스 인터선을 구했다. 이보다 더 비싼 선이 있다면 실텍의 최상급 선 밖에는 없을 것이다.
꼽는 순간 한숨이 나왔다. 그러면서 신경질을 부려본다. 왜 이 가격을 주어야만 이소리가 나오는가에 대한 회의감이다. 지금까지 들어오던 하이엔드 케이블이 가엾어 보이기도 했다. 갑자기 케이블에 대해서 욕심이 없어진다. 바로 이런 것이었군...... 하고는 푸념만이 나올 뿐 더이상의 기기 평가니 성향이니 하는 것을 논하는 것이 아무 의미가 없어 보인다. 케이블에서 나오는 아무런 느낌도 없다. 그냥 음악만이 나올 뿐, 어떠한 부족함도, 장점도, 결점도 들리지 않는다.
사용상의 단점은 있다. 우선 무슨놈의 인터선이 내 팔뚝보다 굵다. 모델들의 허벅지보다 굵을 것으로 확신한다. 지금껏 이렇게 굵은 스피커 선도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이 인터선은 Dominus 외의 그 어떤 스피커 선보다도 굵다. 무게만 한 20kg 나가는것 같다. 인터선의 무게가 20kg 이라면 믿을 사람이 있을까. 굵고 무거운 선하면 NBS 가 떠오른다. 그런데 PAD Dominus 앞에선 NBS Monitor 0 전원코드는 그냥 평범한 선 가닥일 뿐이다. NBS의 굵기가 참으로 초라해 보인다. 옆을 달리는 뱀같이 생긴 킴버 Select 스피커 선이 왜이렇게 날씬해 보이는지. 킴버가 백두급 씨름 선수라면 Dominus 는 무제한급 수모 선수이다.
좀 작고 도달할 수 있는 가격으로 이정도 소리를 낼수는 없을까 하는 회의감만 들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