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2.3은 명료하다.
틸2.3과 자웅을 겨룰 수 있는 기기로 ATC-20SLT를 꼽고 싶다.
동호인 선배와 두 기기를 놓고 머리를 맞대면 비교 시청부터 매칭까지 여러 가지를 고민한 결과 난 틸2.3으로, 그 선배는 ATC-20SLT로 갈길을 잡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더 묵직한 저역과 두툼한 돌덩이를 연상시키는 소리에는 ATC가 최고다. 선배는 다양한 음악, 특히 북소리를 좋아한다. 수십명이 한꺼번에 친다는 중국북 소리의 무게감에 선배는 매료됐다.
하지만 나는 클래식, 특히 스피커의 레퍼런스로는 항상 말러를 표준으로 삼는다.
ATC의 말러는 묵직함이 강조돼 사실 다양한 악기가 주는 앙상블에서는 약점이 있다. 저역이 너무 강조된 탓이다. 콘트라바스 소리가 묵직하게 바뀌다보니 바이올린이나 피콜로, 트럼펫 소리에서 약점이 노출된다.
반면 틸은 ATC처럼 인상적이지는 않지만 각 대역의 균형잡힌 소리로 팔방미인에 더 가깝다.
혹자는 고역이 쏘기 때문에 순화한 2.4를 찾는다고 하지만 매칭으로 2.3만의 고역을 만든 것도 보람이다...
당분간 틸의 품안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