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정도 가격대의 DAC에서 특정한 단점이 보인다면 그것이야 말로 문제일 것이다. 게다가 제작사는 디지털계에서 선두주자라고 일컬어지는 dCS. 제품의 치밀한 완성도는 써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몇달 전부터 IEEE1394 방식의 단자를 채용한 신버전이 나와서(같은 시기에 발매된 SACD 트랜스포트 Verdi와 연결하여 사용해보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기존 사용자들에게 실비로 업그레이드를 해주고 있으나, 그 비용이 만만치 않아(평자의 기기의 경우 400만원 정도. 시리얼 넘버의 순서에 따라 가격차이가 있다) 망설이고 있는 중. 하지만 신 기종의 신품가격을 생각해보면 충분한 값어치는 한다고 생각하므로 여력이 되면 실시할 예정이다. 업그레이드라고는 해도 외장을 재사용할 뿐 실제로는 기판 전체를 다 바꾼다고 한다.
음의 경향이 조금 선이 가늘다는 느낌을 주는 때가 있으나, 이는 사용하는 케이블 영항일 가능성이 있다(킴버의 셀렉트 밸런스). 사실 이 정도 클래스가 되면 취향문제로 호불호가 갈릴 뿐이고, 매칭하는 시스템의 문제가 될 뿐이지 기기 자체의 단점을 찾는게 좀 우습다고 생각한다. 물론 평자가 그럴만한 능력도 없지만....
살때 워낙 무리를 했고, 애정을 가진 기기인지라 오디오 기기 바꿈질의 열병이 불더라도 끝까지 끌어안고 있을 기종. 참고로 dCS 의 A/S는 그야말로 대단해서(국내 디스트리뷰터 우리무역의 공로도 크다고 생각한다) 멀리 한국의 한 소비자가 보낸 요청 하나에 성실히 응대해주었다. 물론 고장은 아니었고, 펌웨어 업그레이드였으나, 필요한 EEPROM을 재빨리 보내주고 사용 설명도 민첩하게 응대하여 실수가 없도록 해 주었다.
한마디로, 사서 쓰는 즐거움이 가득한 기기이다. 평자의 오디오 라이프의 기준이 되는 기종으로 모든 기기는 이 기기의 음을 기준으로 선택하고 있다. 평점에서 재즈와 가요가 낮은 것은, 평자가 두 장르를 잘 듣지 않기 때문으로, 역시 사용자의 취향일 뿐 기기의 열등함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단지 현재 시점에서는 가격대 성능비로 볼 때, 동사의 딜리어스가 좀더 현명한 선택이 아닐까 생각한다. 미소한 차이에 비하여 가격차이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그 차액으로 업샘플러인 퍼셀까지 조합하여 쓸 수 있다면 더욱 나은 선택일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