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된 턴테이블이라고 해서 처음으로 구입한 것이었다. 기본의 tp 16 암도 그런대로 성격은 좋다고 하지만 아예 3012로 시작하는 것이 통례가 된 셈이다. 3012의 롱암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226의 전통을 그대로 전수 받은 셈인데 실제로는 226에 비해서는 군살을 많이 뺀 녀석이다.
롱암이면서 중침압은 그리 반겨하지 않는 성깔을 갖고 있어 오르토폰 mc 계열이나 코에츠 같은 것들이 잘 어우러진다. 스크레치가 조금 있는 디스크라도 3012와 520의 틀에 들어오면 어디로 사라졌는지 깨끗한 음질로 바뀐다. 음질만 깨끗한 것이 아니고 전체적인 토날 발란스도 우수하다.
전혀 쓸일이 없다고 생각하던 회전수 조절장치도 45회전 lp몇장이 생기면서 엄청 좋은 기능으로 변하였다. 안티스케이팅 장치도 논리적이고, 그리고 내경에 들어가면 자동으로 셧 업이 되는 장치는 lp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고질적인 자리 못 뜨기 습관에서 해방시켜준다. 디스크가 다 돌라가서 내경에 바늘이 도착하면 자동으로 암이 올라가니 정말 편했다. (물론 싸구려에서는 이미 널리 퍼진 것이긴 하나)
플레이트가 조금 위 아래로 움직이는 듯한 것이 눈에 거슬리는 바 기기제작의 정밀성에서 불만족 스럽다.
현재 중고 기기 값도 옛날의 신품 가격과 비슷하다. 하지만 깨끗한 녀석을 만난다면 기기에신경쓰지 않고 음악에만 전념할 수 있는 기종이다. 험이나 까탈스러운 성깔은 없다. 단 바닥의 울림은 조금 대책을 세워주자. (40키로그램 이상의 오석으로 처리해 볼까? - 고무 후트와 오석의 조합 샌드위치 구조로 말이다. )
